한국 SF소설의 새 지평…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입력 2021.05.23 (21:28) 수정 2021.05.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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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지난주 원로작가 현기영의 대표작 순이삼촌으로 문을 열었죠.

두 번째로 만나볼 작품은 최근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킨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입니다.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소설이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고민을 더 생생히 드러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석 기자가 이 젊은 작가의 작품 세계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밤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

["정말로 우리는 혼자인가? 이 넓은 우주에 정말 우리뿐인가?"]

[김초엽/소설가 :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렇게 작고, 저 위에 있는 세계가 저렇게 넓은데, 하필이면 이 지구에서만 지성 생명체가 생겨났고, 왜 저 바깥에서 오는 신호들을 받을 수 없을까, 이런 의문이 들더라고요."]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 우주로 떠난 여성 과학자.

조난을 당해 어느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외계 생명체를 만납니다.

인간의 언어로 소통할 순 없었지만, 외계인들은 정성껏 지구인을 돌봤고, 그 속에서 서로를 향한 이해가 싹틉니다.

마침내 떠나는 지구인에게 외계인이 그려준 그림에 담긴 메시지.

소설은 그렇게 완전히 다른 남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보입니다.

60관왕이 넘는 수상 기록을 쓴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초엽/소설가 : "소설 속에 어떤 미래가 등장하든지 사실 그건 우리가 가볼 수 없는 미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조금은 더 나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그런 작품들을 쓰고 싶거든요."]

유전자 변형으로 모든 질병이 사라지면 인간은 행복해질까.

과학 기술은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선사할 것인가.

김초엽의 소설은 그런 질문들을 미래의 장밋빛 환상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의 고민으로 풀어냅니다.

[박인성/문학평론가/부산가톨릭대 교수 : "유토피아적 세계를 만들면 해결이 될 것처럼 생각을 하지만, 결코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거. 그건 지속되는 문제니까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여기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라는 방식으로 항상 되돌아가는 거죠."]

소설의 주인공들은 현실 속의 우리처럼 불완전한 존재들.

하지만 현실과 부딪쳐가며 세상을 알아가겠다는 용기,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그댈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단편소설 일곱 편을 실은 김초엽의 첫 소설집은 한국 SF 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 속에 최근 판매 부수 2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김초엽/소설가 : "(소설은) 다른 세계를 여행하게 하는 감각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여행을 미리 다녀와서 독자님들에게 가이드가 되어 드리는 거죠. 내 책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그게 작업을 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계기이자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김초엽 작가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한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새롭게 고치고 가다듬어 올여름 정식 출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배정철/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김현수 김지훈/문자그래픽:기연지/내레이션:이상협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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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SF소설의 새 지평…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입력 2021-05-23 21:28:37
    • 수정2021-05-23 21: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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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지난주 원로작가 현기영의 대표작 순이삼촌으로 문을 열었죠.

두 번째로 만나볼 작품은 최근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킨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입니다.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소설이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고민을 더 생생히 드러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석 기자가 이 젊은 작가의 작품 세계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밤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

["정말로 우리는 혼자인가? 이 넓은 우주에 정말 우리뿐인가?"]

[김초엽/소설가 :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렇게 작고, 저 위에 있는 세계가 저렇게 넓은데, 하필이면 이 지구에서만 지성 생명체가 생겨났고, 왜 저 바깥에서 오는 신호들을 받을 수 없을까, 이런 의문이 들더라고요."]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 우주로 떠난 여성 과학자.

조난을 당해 어느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외계 생명체를 만납니다.

인간의 언어로 소통할 순 없었지만, 외계인들은 정성껏 지구인을 돌봤고, 그 속에서 서로를 향한 이해가 싹틉니다.

마침내 떠나는 지구인에게 외계인이 그려준 그림에 담긴 메시지.

소설은 그렇게 완전히 다른 남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보입니다.

60관왕이 넘는 수상 기록을 쓴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초엽/소설가 : "소설 속에 어떤 미래가 등장하든지 사실 그건 우리가 가볼 수 없는 미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조금은 더 나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그런 작품들을 쓰고 싶거든요."]

유전자 변형으로 모든 질병이 사라지면 인간은 행복해질까.

과학 기술은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선사할 것인가.

김초엽의 소설은 그런 질문들을 미래의 장밋빛 환상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의 고민으로 풀어냅니다.

[박인성/문학평론가/부산가톨릭대 교수 : "유토피아적 세계를 만들면 해결이 될 것처럼 생각을 하지만, 결코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거. 그건 지속되는 문제니까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여기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라는 방식으로 항상 되돌아가는 거죠."]

소설의 주인공들은 현실 속의 우리처럼 불완전한 존재들.

하지만 현실과 부딪쳐가며 세상을 알아가겠다는 용기,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그댈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단편소설 일곱 편을 실은 김초엽의 첫 소설집은 한국 SF 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 속에 최근 판매 부수 2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김초엽/소설가 : "(소설은) 다른 세계를 여행하게 하는 감각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여행을 미리 다녀와서 독자님들에게 가이드가 되어 드리는 거죠. 내 책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그게 작업을 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계기이자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김초엽 작가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한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새롭게 고치고 가다듬어 올여름 정식 출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배정철/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김현수 김지훈/문자그래픽:기연지/내레이션:이상협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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