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면 사망” 캡슐, 스위스서 첫 사용…죽음 조력? 조장?

입력 2024.09.25 (21:36) 수정 2024.09.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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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캡슐 안에 누워 버튼만 누르면 5분 안에 사망하는 이른바 '조력 사망 기기'가 스위스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이 기기를 둘러싸고 윤리적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스위스 당국은 캡슐 사용이 위법하다며 관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송락규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보라색 캡슐, 호주 출신 의사가 발명한 조력 사망 기기 '사르코'입니다.

캡슐 안에 누워 당신은 누구인가, 어디에 있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는가 세 가지 질문에 답하고 버튼을 누르면 기기는 작동합니다.

30초도 안 돼 공기 중 산소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질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5분 안에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플로리안 윌렛/조력 사망 캡슐 지원 단체 운영자 : "저는 (사르코를 이용하는 것이) 꿈을 꾸는 밤에 자신의 침대에서 잠에 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시각 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에서 60대 미국 여성이 이 캡슐을 사용해 숨졌습니다.

'사르코'를 공개했던 단체는 사망한 여성이 평화롭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당국은 해당 캡슐이 사용 승인이 되지 않았다며 판매와 운영 관련자들을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캡슐 사용 비용은 우리 돈 약 3만 원, 단체 측은 약물 사용도 의사 개입도 없는 평화로운 방법이라 주장하지만, 비윤리적인 죽음이란 비판도 거셉니다.

[장 자크 비세/스위스 의사 조력 사망 단체 대표 : "사랑하는 가족, 친구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사르코'에 홀로 갇혀 죽는 것보다 훨씬 평온한 죽음이 될 것입니다."]

논란의 단체는 함께 조력 사망하겠다는 영국의 노부부를 위해 2인용 캡슐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혀 당분간 논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자료조사:권애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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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튼 누르면 사망” 캡슐, 스위스서 첫 사용…죽음 조력? 조장?
    • 입력 2024-09-25 21:36:07
    • 수정2024-09-25 22:07:04
    뉴스 9
[앵커]

캡슐 안에 누워 버튼만 누르면 5분 안에 사망하는 이른바 '조력 사망 기기'가 스위스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이 기기를 둘러싸고 윤리적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스위스 당국은 캡슐 사용이 위법하다며 관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송락규 특파원의 보돕니다.

[리포트]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보라색 캡슐, 호주 출신 의사가 발명한 조력 사망 기기 '사르코'입니다.

캡슐 안에 누워 당신은 누구인가, 어디에 있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는가 세 가지 질문에 답하고 버튼을 누르면 기기는 작동합니다.

30초도 안 돼 공기 중 산소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질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5분 안에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플로리안 윌렛/조력 사망 캡슐 지원 단체 운영자 : "저는 (사르코를 이용하는 것이) 꿈을 꾸는 밤에 자신의 침대에서 잠에 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시각 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에서 60대 미국 여성이 이 캡슐을 사용해 숨졌습니다.

'사르코'를 공개했던 단체는 사망한 여성이 평화롭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당국은 해당 캡슐이 사용 승인이 되지 않았다며 판매와 운영 관련자들을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캡슐 사용 비용은 우리 돈 약 3만 원, 단체 측은 약물 사용도 의사 개입도 없는 평화로운 방법이라 주장하지만, 비윤리적인 죽음이란 비판도 거셉니다.

[장 자크 비세/스위스 의사 조력 사망 단체 대표 : "사랑하는 가족, 친구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사르코'에 홀로 갇혀 죽는 것보다 훨씬 평온한 죽음이 될 것입니다."]

논란의 단체는 함께 조력 사망하겠다는 영국의 노부부를 위해 2인용 캡슐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혀 당분간 논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자료조사:권애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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