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피묻은 돈을 향해…미얀마 군부의 ‘패밀리 비지니스’

입력 2021.09.20 (10:00) 수정 2021.09.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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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군 주요인사들의 가족은 에너지와 군수물품, 제약과 통신, 문화산업까지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종별 산업의 토대가 자리를 잡고 있는 미얀마에서 부모의 무한 파워를 이용해 시장을 독점하고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사진: 저스티스 포 미얀마의 트위터)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군 주요인사들의 가족은 에너지와 군수물품, 제약과 통신, 문화산업까지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종별 산업의 토대가 자리를 잡고 있는 미얀마에서 부모의 무한 파워를 이용해 시장을 독점하고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사진: 저스티스 포 미얀마의 트위터)

지난 2009년 미얀마의 1인당 국민소득은 624달러였다. 이후 민주화가 이뤄졌고 해외자본이 이 황금의 나라에 물밀듯 들어왔다. 2019년 미얀마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배나 늘어 1,500달러를 넘어섰다(CEICDATA.COM).

하지만 지난 2월 쿠데타가 발생했고, 몇몇 정치 군인들의 사욕으로 미얀마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그들은 패밀리 비지니스를 통해 서서히 자신들의 사욕을 실현하고 있다.

1.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의 아들

쿠데타 발생 50일이 지난 3월 20일, 미얀마 군부는 서부 해안에 위치한 아주라 비치리조트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이 리조트의 주인은 쿠데타 주역 민 아웅 흘라잉의 아들 아웅 삐예 손(36)이다. 아버지가 군부 실세였던 지난 2010년 후반부터 아웅 삐예 손의 사업영역은 무서운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아들 아웅 삐예 손(36)이 소유한 미얀마 ‘아주라 비치 리조트’. 지난 2015년 문을 열었다.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아들 아웅 삐예 손(36)이 소유한 미얀마 ‘아주라 비치 리조트’. 지난 2015년 문을 열었다.

역시 그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A&M'은 약품의 수입과 유통 전문 기업이다. 'A&M'은 약품의 통관과 허가에도 개입한다(미얀마는 관세청장도 군 장성 출신이다).

미얀마 제약업계에서 아웅 삐예 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금은 서비스가 중단된 'A&M'의 홈페이지에는 "우리는 한국과 네덜란드, 태국 등의 제약사들이 국내(미얀마) 규제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 중 한국의 대웅제약도 포함돼 있다. 대웅제약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A&M과 계약을 맺고 수출을 추진했지만 해당 회사가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의 아들이 운영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다. 또 A&M과의 법적인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아웅 삐에 손은 이밖에 양곤의 중심 쉐다곤파고다 근처에서 '갤러리'라는 고급 식당 겸 갤러리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0일, 미 재무부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아들과 딸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6개 기업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과 거래금지 등의 제재를 발표했다.

A&M도 6개 기업에 포함됐다. 사실 이들 가족은 군 소유 통신회사에 송신탑 대여사업을 한 지난 2013년부터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었다.

2.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딸과 며느리

민 아웅 사령관의 딸 '킨 띠리 텟(37)'은 피나클 아시아의 대주주다. 이 회사는 미얀마 4번째 이동통신사 마이텔(MYTEL)에 송신탑을 제공한다. 군부가 대주주인 MEC가 이 마이텔의 대주주다.

아버지의 군부가 만든 이동통신사에 딸의 회사가 송신탑을 제공한다. 지난 3월 미국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과 그의 두 자녀를 제재 대상에 올리자, 며칠뒤 딸 킨 띠리 텟은 피나클 아시아의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킨 띠니 텟은 영화계에서도 세력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킨과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 묘 야더 라타익 텟이 투자한 '세븐 센스' 영화제작사는 지금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사가 됐다. (킨이 제작한 영화 '몽쉐'는 수많은 대형 영화관이 앞다퉈 상영을 요청했다고 양곤의 한 제보자가 전해줬다) 미인대회와 TV 드라마까지 영토를 확장중이다.

묘 야더 나타익 텟(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제일 가운데)과 ‘세븐 센스’ 영화제작사 관계자들  사진 미얀마 나우묘 야더 나타익 텟(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제일 가운데)과 ‘세븐 센스’ 영화제작사 관계자들 사진 미얀마 나우

킨 띠니 텟과 묘 야더 라타익 텟은 양곤시내 최고급 아파트단지 '골든시티'에도 투자했다. 이들은 골든시티에 '에버핏'이라는 최고급 헬스클럽을 운영하며, 또다른 고급아파트인 '스타시티'에도 에버핏을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골든시티 아파트에 얼마나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부는 2019년까지 1,200만 달러(140억 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3.미얀마 공군 참모총장의 가족

쿠데타가 발생하고 며칠뒤 '이반 텟'은 트위터에 잇달아 글을 올렸다. 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발사하는 사진을 놓고, "그들에게 4월 축제가 더 빨리 왔다"고 조롱했다.
(미얀마는 4월 송크란 축제에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즐기는 전통이 있다).

"F***thereds(레드는 아웅 산 수 치 의 민주주주민족동맹을 상징하는 색이다)" 라는 글도 올렸다.

이반 텟은 미얀마 공군 수장인 마웅 마웅 쿄(57)의 아들이다. 2018년 공군 참모총장으로 승진한 그는 이후 공군의 첨단화 작업에 수천억 달러의 예산을 쓰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과 함께 공군 전투기 훈련을 시찰하고 있는 마웅 마웅 쿄(57) 미얀마 공군참모총장 .그는 미얀마 군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이다.  2018년, 사진 로이터민 아웅 흘라잉사령관과 함께 공군 전투기 훈련을 시찰하고 있는 마웅 마웅 쿄(57) 미얀마 공군참모총장 .그는 미얀마 군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이다. 2018년, 사진 로이터

마웅 참모총장의 아들 이반 텟은 2018년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 무렵 그의 아내는 '앨리언스 엔지니어링(Alliance Engineering Services Co., Ltd)'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군의 부품 선진화를 지원하는 기업이다. 무인정찰기 부품에서 레이더 장비까지 사들인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만든 감시용 무인정찰기 부품의 견적을 요청하는 앨리언스 엔지니어링의 서류에서 이반 텟이 서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버지가 공군 참모총장인데 민간인 아들이 주요 군수품의 수입에 깊이 관여한다.

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 의 조카 몬 예(31) 와 린 텟(33)(왼쪽 두번째와 세번째)이 2018년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석했다. 이들은 벨(bell)사의 505 jet Ranger X 구입에 관여했지만, 구입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 페이스북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 의 조카 몬 예(31) 와 린 텟(33)(왼쪽 두번째와 세번째)이 2018년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석했다. 이들은 벨(bell)사의 505 jet Ranger X 구입에 관여했지만, 구입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 페이스북

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의 조카들도 군수 납품회사나 군수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들이 미얀마 공군에 엔진이나 브레이크 관련 주요 부품의 구매를 개입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남매는 싱가포르와 런던, 산토리니 등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을 계속 SNS에 올렸는데, 어떤 사진에 등장하는 샴페인은 750 유로(100만 원 정도)짜리였다. 미얀마 공장 근로자의 다섯달치 월급이다.

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의 조카(왼쪽에서 4번째)와 아들(5번째)이 친구들과 찍은 사진. 그들은 군수관련 업종에서 일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SNS에 올리고 있다. 사진 트위터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의 조카(왼쪽에서 4번째)와 아들(5번째)이 친구들과 찍은 사진. 그들은 군수관련 업종에서 일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SNS에 올리고 있다. 사진 트위터

4. 미얀마 군수산업은 패밀리비지니스다

지난 6월 9일, 수도 네피도의 한 식당에서 미얀마 내무장관 소 툿의 아들 시투 툿이 난투극을 벌였다. 옆 테이블과 실랑이가 번졌고, 시투 툿은 주방으로 피신한 손님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식당 직원까지 폭행했다.

출동한 군경은 그런데 시투 툿이 아닌 식당 직원등 16명을 연행했다. 그의 아버지이자 내무장관인 소 툿은 현직 육군 중장이다.

연행된 시민들은 변호사 접견조차 어렵다고 현지 온라인 언론이 전했다. 시투 툿은 소 툿 장군의 막내아들로 건설업체와 여행사를 운영한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얀마 군사정권 4명의 고위 장군의 자녀와 배우자가 최소 27개 기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다 교체된 전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교츠와 민은 "군부가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집권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미얀마 군벌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추산하는 것은 쉽지않다.

시민들은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와 가족들의 비리와 의혹을 하나둘씩 모으고 있다. 군부 핵심 인사의 사업체는 물론 자녀의 직업이나 학교까지 정리하고 있다. 어느 군 장성의 아들이 도쿄의 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과 어느 쿠데타 장군의 아들이 호주의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정리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socialpunishment.com'등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군경의 총탄에 희생된 시민이 천 명을 넘었지만, 미얀마 곳곳에서 시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일주일 사이 중부 마궤 지역 강고 타운십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마을 주민 최소 25명이 사망했다(이들을 대여섯명씩 모아 시신을 화장하는 사진이 계속 올라온다)

며칠전 인근 먀잉 타운십에서는 13과 18살 청소년이 사살됐다(이라와디 보도)

국제사회가 이렇다할 답을 못 찾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6-7%씩 성장했던 미얀마는 올해 -17% 성장이 예상된다(월드뱅크).

그래도 피묻은 돈을 향한 군부 가족들의 사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계속 확장되고 있다.
그들의 묻지마식 패밀리 비지니스는 계속된다.

패밀리 비지니스를 통해 막대한 부를 구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는  지난 7월, 장교들에게 CDM(국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는 여성과 결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사진 MPA 트위터패밀리 비지니스를 통해 막대한 부를 구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는 지난 7월, 장교들에게 CDM(국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는 여성과 결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사진 MPA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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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피묻은 돈을 향해…미얀마 군부의 ‘패밀리 비지니스’
    • 입력 2021-09-20 10:00:57
    • 수정2021-09-20 11:35:16
    특파원 리포트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군 주요인사들의 가족은 에너지와 군수물품, 제약과 통신, 문화산업까지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종별 산업의 토대가 자리를 잡고 있는 미얀마에서 부모의 무한 파워를 이용해 시장을 독점하고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사진: 저스티스 포 미얀마의 트위터)
지난 2009년 미얀마의 1인당 국민소득은 624달러였다. 이후 민주화가 이뤄졌고 해외자본이 이 황금의 나라에 물밀듯 들어왔다. 2019년 미얀마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배나 늘어 1,500달러를 넘어섰다(CEICDATA.COM).

하지만 지난 2월 쿠데타가 발생했고, 몇몇 정치 군인들의 사욕으로 미얀마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그들은 패밀리 비지니스를 통해 서서히 자신들의 사욕을 실현하고 있다.

1.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의 아들

쿠데타 발생 50일이 지난 3월 20일, 미얀마 군부는 서부 해안에 위치한 아주라 비치리조트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이 리조트의 주인은 쿠데타 주역 민 아웅 흘라잉의 아들 아웅 삐예 손(36)이다. 아버지가 군부 실세였던 지난 2010년 후반부터 아웅 삐예 손의 사업영역은 무서운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아들 아웅 삐예 손(36)이 소유한 미얀마 ‘아주라 비치 리조트’. 지난 2015년 문을 열었다.
역시 그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A&M'은 약품의 수입과 유통 전문 기업이다. 'A&M'은 약품의 통관과 허가에도 개입한다(미얀마는 관세청장도 군 장성 출신이다).

미얀마 제약업계에서 아웅 삐예 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금은 서비스가 중단된 'A&M'의 홈페이지에는 "우리는 한국과 네덜란드, 태국 등의 제약사들이 국내(미얀마) 규제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지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 중 한국의 대웅제약도 포함돼 있다. 대웅제약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A&M과 계약을 맺고 수출을 추진했지만 해당 회사가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의 아들이 운영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다. 또 A&M과의 법적인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아웅 삐에 손은 이밖에 양곤의 중심 쉐다곤파고다 근처에서 '갤러리'라는 고급 식당 겸 갤러리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0일, 미 재무부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아들과 딸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6개 기업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과 거래금지 등의 제재를 발표했다.

A&M도 6개 기업에 포함됐다. 사실 이들 가족은 군 소유 통신회사에 송신탑 대여사업을 한 지난 2013년부터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었다.

2.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딸과 며느리

민 아웅 사령관의 딸 '킨 띠리 텟(37)'은 피나클 아시아의 대주주다. 이 회사는 미얀마 4번째 이동통신사 마이텔(MYTEL)에 송신탑을 제공한다. 군부가 대주주인 MEC가 이 마이텔의 대주주다.

아버지의 군부가 만든 이동통신사에 딸의 회사가 송신탑을 제공한다. 지난 3월 미국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과 그의 두 자녀를 제재 대상에 올리자, 며칠뒤 딸 킨 띠리 텟은 피나클 아시아의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킨 띠니 텟은 영화계에서도 세력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킨과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 묘 야더 라타익 텟이 투자한 '세븐 센스' 영화제작사는 지금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사가 됐다. (킨이 제작한 영화 '몽쉐'는 수많은 대형 영화관이 앞다퉈 상영을 요청했다고 양곤의 한 제보자가 전해줬다) 미인대회와 TV 드라마까지 영토를 확장중이다.

묘 야더 나타익 텟(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제일 가운데)과 ‘세븐 센스’ 영화제작사 관계자들  사진 미얀마 나우
킨 띠니 텟과 묘 야더 라타익 텟은 양곤시내 최고급 아파트단지 '골든시티'에도 투자했다. 이들은 골든시티에 '에버핏'이라는 최고급 헬스클럽을 운영하며, 또다른 고급아파트인 '스타시티'에도 에버핏을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골든시티 아파트에 얼마나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부는 2019년까지 1,200만 달러(140억 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3.미얀마 공군 참모총장의 가족

쿠데타가 발생하고 며칠뒤 '이반 텟'은 트위터에 잇달아 글을 올렸다. 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발사하는 사진을 놓고, "그들에게 4월 축제가 더 빨리 왔다"고 조롱했다.
(미얀마는 4월 송크란 축제에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즐기는 전통이 있다).

"F***thereds(레드는 아웅 산 수 치 의 민주주주민족동맹을 상징하는 색이다)" 라는 글도 올렸다.

이반 텟은 미얀마 공군 수장인 마웅 마웅 쿄(57)의 아들이다. 2018년 공군 참모총장으로 승진한 그는 이후 공군의 첨단화 작업에 수천억 달러의 예산을 쓰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과 함께 공군 전투기 훈련을 시찰하고 있는 마웅 마웅 쿄(57) 미얀마 공군참모총장 .그는 미얀마 군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이다.  2018년, 사진 로이터
마웅 참모총장의 아들 이반 텟은 2018년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 무렵 그의 아내는 '앨리언스 엔지니어링(Alliance Engineering Services Co., Ltd)'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군의 부품 선진화를 지원하는 기업이다. 무인정찰기 부품에서 레이더 장비까지 사들인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만든 감시용 무인정찰기 부품의 견적을 요청하는 앨리언스 엔지니어링의 서류에서 이반 텟이 서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버지가 공군 참모총장인데 민간인 아들이 주요 군수품의 수입에 깊이 관여한다.

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 의 조카 몬 예(31) 와 린 텟(33)(왼쪽 두번째와 세번째)이 2018년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석했다. 이들은 벨(bell)사의 505 jet Ranger X 구입에 관여했지만, 구입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 페이스북
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의 조카들도 군수 납품회사나 군수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들이 미얀마 공군에 엔진이나 브레이크 관련 주요 부품의 구매를 개입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남매는 싱가포르와 런던, 산토리니 등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을 계속 SNS에 올렸는데, 어떤 사진에 등장하는 샴페인은 750 유로(100만 원 정도)짜리였다. 미얀마 공장 근로자의 다섯달치 월급이다.

마웅 마웅 쿄 공군참모총장의 조카(왼쪽에서 4번째)와 아들(5번째)이 친구들과 찍은 사진. 그들은 군수관련 업종에서 일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SNS에 올리고 있다. 사진 트위터
4. 미얀마 군수산업은 패밀리비지니스다

지난 6월 9일, 수도 네피도의 한 식당에서 미얀마 내무장관 소 툿의 아들 시투 툿이 난투극을 벌였다. 옆 테이블과 실랑이가 번졌고, 시투 툿은 주방으로 피신한 손님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는 식당 직원까지 폭행했다.

출동한 군경은 그런데 시투 툿이 아닌 식당 직원등 16명을 연행했다. 그의 아버지이자 내무장관인 소 툿은 현직 육군 중장이다.

연행된 시민들은 변호사 접견조차 어렵다고 현지 온라인 언론이 전했다. 시투 툿은 소 툿 장군의 막내아들로 건설업체와 여행사를 운영한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얀마 군사정권 4명의 고위 장군의 자녀와 배우자가 최소 27개 기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다 교체된 전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교츠와 민은 "군부가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집권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미얀마 군벌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추산하는 것은 쉽지않다.

시민들은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와 가족들의 비리와 의혹을 하나둘씩 모으고 있다. 군부 핵심 인사의 사업체는 물론 자녀의 직업이나 학교까지 정리하고 있다. 어느 군 장성의 아들이 도쿄의 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과 어느 쿠데타 장군의 아들이 호주의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정리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socialpunishment.com'등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군경의 총탄에 희생된 시민이 천 명을 넘었지만, 미얀마 곳곳에서 시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일주일 사이 중부 마궤 지역 강고 타운십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마을 주민 최소 25명이 사망했다(이들을 대여섯명씩 모아 시신을 화장하는 사진이 계속 올라온다)

며칠전 인근 먀잉 타운십에서는 13과 18살 청소년이 사살됐다(이라와디 보도)

국제사회가 이렇다할 답을 못 찾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6-7%씩 성장했던 미얀마는 올해 -17% 성장이 예상된다(월드뱅크).

그래도 피묻은 돈을 향한 군부 가족들의 사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계속 확장되고 있다.
그들의 묻지마식 패밀리 비지니스는 계속된다.

패밀리 비지니스를 통해 막대한 부를 구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는  지난 7월, 장교들에게 CDM(국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는 여성과 결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사진 MPA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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