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기 쉽게 지어라 발주”…‘콘크리트 둔덕’ 책임 공방

입력 2025.01.02 (23:07) 수정 2025.01.0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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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속보입니다.

참사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이 만들어진 경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국토부는 조사 중이라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고, 소속, 산하 기관끼리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양샙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여 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받치고 있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시설은 2007년 개항 때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개량공사 때 바로잡을 기회가 있긴 했습니다.

2020년 한국공항공사의 개량공사 발주서, 안테나와 철탑, 기초대 등을 설계할 땐 부서지기 쉽도록 고려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개량공사를 하면서 콘크리트 둔덕 위에 오히려 30cm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어졌습니다.

소관 부처인 국토부는 최초 시공은 물론 개량공사 때 왜 부서지기 쉬운 재질을 쓰지 않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반적인 과정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공사를 발주한 한국공항공사 측은 국토부를 통해 자신들은 부서지기 쉽도록 지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부러지기 쉬움을 고려하라고 했던 것이 '둔덕 위의 레일 등 기초대를 개량 설계하면서 부러지기 쉽도록 고려하라는 취지였다'라고 한국공항공사 발주처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승인권자였던 부산지방항공청은 KBS에 "개량 공사는 노후 장비를 갈아 끼우는 것"이었다며 "근본적인 설계를 검토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각각 업체를 찾아가 봤지만, 규정대로 했다는 입장만 돌아왔습니다.

[설계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관련 규정은 아마 다 지켜서 진행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공항 설비에 대한 걸 저희가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보안규정에 따라서."]

활주로 이탈 시 '첫 번째 걸림돌이 되는 로컬라이저까지 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는 비행장 시설 설계기준은 최소 2006년부터 있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김강용/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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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서지기 쉽게 지어라 발주”…‘콘크리트 둔덕’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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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1-02 23: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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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속보입니다.

참사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이 만들어진 경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국토부는 조사 중이라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고, 소속, 산하 기관끼리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양샙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여 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받치고 있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시설은 2007년 개항 때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개량공사 때 바로잡을 기회가 있긴 했습니다.

2020년 한국공항공사의 개량공사 발주서, 안테나와 철탑, 기초대 등을 설계할 땐 부서지기 쉽도록 고려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개량공사를 하면서 콘크리트 둔덕 위에 오히려 30cm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어졌습니다.

소관 부처인 국토부는 최초 시공은 물론 개량공사 때 왜 부서지기 쉬운 재질을 쓰지 않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반적인 과정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공사를 발주한 한국공항공사 측은 국토부를 통해 자신들은 부서지기 쉽도록 지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 "부러지기 쉬움을 고려하라고 했던 것이 '둔덕 위의 레일 등 기초대를 개량 설계하면서 부러지기 쉽도록 고려하라는 취지였다'라고 한국공항공사 발주처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승인권자였던 부산지방항공청은 KBS에 "개량 공사는 노후 장비를 갈아 끼우는 것"이었다며 "근본적인 설계를 검토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각각 업체를 찾아가 봤지만, 규정대로 했다는 입장만 돌아왔습니다.

[설계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관련 규정은 아마 다 지켜서 진행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공항 설비에 대한 걸 저희가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보안규정에 따라서."]

활주로 이탈 시 '첫 번째 걸림돌이 되는 로컬라이저까지 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는 비행장 시설 설계기준은 최소 2006년부터 있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김강용/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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