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울지마 키이우] 종전협상 대비 속 북한군 이슈 본격 대두

입력 2024.12.23 (15:25) 수정 2024.12.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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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입니다.

최전선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반격하고 있지만 지상전에서는 러시아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북한군 이슈도 국제적으로 부각된 상황이죠.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차 대전 후 가장 끔찍한 학살'이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뒤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진을 연결합니다.

금철영 기자! 내년 2월이면 전쟁이 시작된 지 만 3년이 되는데 현지의 전쟁 피로감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최근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밤마다 공습경보와 해제가 반복되는데 최근 새벽에만 3~4번 울리는 등 공습경보 발령 횟수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저희 취재진이 머물고 있는 숙소 인근에 여러 발의 미사일이 떨어져 건물이 크게 파손되고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수도 키이우는 자주 단전이 되고 있고 지방은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 등 미사일을 동원해서 러시아 남부의 군수공장을 파괴해,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공격이 잇따랐습니다.

미사일 공습에 따른 불안감 확산과 별도로 이곳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관공서에는 요인 암살과 폭탄 공격 등에 대비해 특별 경계령이 내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주 러시아 화생방 사령관인 키릴로프 중장이 모스크바에서 전동 킥보드에 장착된 폭탄에 암살된 뒤 이 사건의 배후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여전히 이대로 전쟁을 끝낼 수 없다며 전쟁 수행 의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전쟁 피로감도 커지는 분위깁니다.

여론조사에서 휴전을 원하는 응답률이 12월 들어 50퍼센트를 넘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종전 협상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이란 단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대로 휴전을 하게 되면 1년이든 5년이든 10년 후이든 언젠가 다시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영토의 회복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도 나타냈습니다.

지난주 나토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는데요.

당시 프랑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는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되찾을 힘이 우크라이나에 없다"는 언급까지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영토 회복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은 매우 절실한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나토 가입을 원한다는 뜻도 밝혔지만, 나토 가입은 물론 현 상황에선 유럽연합 가입도 힘든 상태로 보입니다.

그러나 유럽연합 일부 회원국들은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전쟁을 끝내게 되면 유럽도 위험해진다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지난주 유럽 정상들과 젤렌스키와의 만남은 사실상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 협상 추진에 대한 대책 회의 성격이 짙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엔 북한군 이슈도 부각되고 있죠.

미국도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만큼 최전선에서 북한군이 등장하고 있다는 징후가 자주 포착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시간이 갈수록 북한군 이슈가 이곳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이 북한군 동영상이라면서 공개한 영상들을 보면, 수십 명의 동양인 군인들이 개활지에서 우왕좌왕하다 드론에 공격당하는 모습과 북한군 사망자라고 주장한 시신들까지 화면에 담겨 있는데요.

취재진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담당 기관을 방문했는데 이곳 대변인은 아직 북한군 포로가 생포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내년 초엔 생포할 것으로 보고 5개 수용소 분산 계획을 마련 중이었습니다.

[앵커]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적 밀착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인데, 현지에선 어떤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군 이슈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북한군 추정 영상이 최전선에서 올라오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이 전쟁이 국제전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은 대규모 북한군 파병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EU 27개 나라는 지난주 북한군 참전을 규탄하는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북한군 파병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면 유럽도 곤란해진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군이 대규모 병력을 보낸 것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드러난다면 병력을 보내야 한다는 유럽연합 일부 국가들의 목소리도 커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종전 추진과 별개로 확전 우려가 불거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KBS 뉴스 금철영입니다.

촬영기자:신봉승 고형석/영상편집:이인영 김은주/통역:테티아나 보디아니츠카/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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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울지마 키이우] 종전협상 대비 속 북한군 이슈 본격 대두
    • 입력 2024-12-23 15:25:20
    • 수정2024-12-23 15: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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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입니다.

최전선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반격하고 있지만 지상전에서는 러시아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북한군 이슈도 국제적으로 부각된 상황이죠.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차 대전 후 가장 끔찍한 학살'이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뒤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진을 연결합니다.

금철영 기자! 내년 2월이면 전쟁이 시작된 지 만 3년이 되는데 현지의 전쟁 피로감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최근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밤마다 공습경보와 해제가 반복되는데 최근 새벽에만 3~4번 울리는 등 공습경보 발령 횟수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저희 취재진이 머물고 있는 숙소 인근에 여러 발의 미사일이 떨어져 건물이 크게 파손되고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수도 키이우는 자주 단전이 되고 있고 지방은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 등 미사일을 동원해서 러시아 남부의 군수공장을 파괴해,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공격이 잇따랐습니다.

미사일 공습에 따른 불안감 확산과 별도로 이곳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관공서에는 요인 암살과 폭탄 공격 등에 대비해 특별 경계령이 내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주 러시아 화생방 사령관인 키릴로프 중장이 모스크바에서 전동 킥보드에 장착된 폭탄에 암살된 뒤 이 사건의 배후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여전히 이대로 전쟁을 끝낼 수 없다며 전쟁 수행 의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전쟁 피로감도 커지는 분위깁니다.

여론조사에서 휴전을 원하는 응답률이 12월 들어 50퍼센트를 넘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종전 협상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이란 단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대로 휴전을 하게 되면 1년이든 5년이든 10년 후이든 언젠가 다시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영토의 회복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도 나타냈습니다.

지난주 나토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는데요.

당시 프랑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는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되찾을 힘이 우크라이나에 없다"는 언급까지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영토 회복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은 매우 절실한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나토 가입을 원한다는 뜻도 밝혔지만, 나토 가입은 물론 현 상황에선 유럽연합 가입도 힘든 상태로 보입니다.

그러나 유럽연합 일부 회원국들은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전쟁을 끝내게 되면 유럽도 위험해진다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지난주 유럽 정상들과 젤렌스키와의 만남은 사실상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 협상 추진에 대한 대책 회의 성격이 짙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엔 북한군 이슈도 부각되고 있죠.

미국도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만큼 최전선에서 북한군이 등장하고 있다는 징후가 자주 포착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시간이 갈수록 북한군 이슈가 이곳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이 북한군 동영상이라면서 공개한 영상들을 보면, 수십 명의 동양인 군인들이 개활지에서 우왕좌왕하다 드론에 공격당하는 모습과 북한군 사망자라고 주장한 시신들까지 화면에 담겨 있는데요.

취재진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담당 기관을 방문했는데 이곳 대변인은 아직 북한군 포로가 생포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내년 초엔 생포할 것으로 보고 5개 수용소 분산 계획을 마련 중이었습니다.

[앵커]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적 밀착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인데, 현지에선 어떤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군 이슈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북한군 추정 영상이 최전선에서 올라오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이 전쟁이 국제전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은 대규모 북한군 파병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EU 27개 나라는 지난주 북한군 참전을 규탄하는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북한군 파병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면 유럽도 곤란해진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군이 대규모 병력을 보낸 것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드러난다면 병력을 보내야 한다는 유럽연합 일부 국가들의 목소리도 커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종전 추진과 별개로 확전 우려가 불거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KBS 뉴스 금철영입니다.

촬영기자:신봉승 고형석/영상편집:이인영 김은주/통역:테티아나 보디아니츠카/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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