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쌍꺼풀 수술한 여성의 이야기…뮤지컬 ‘아이참’

입력 2024.12.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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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수술하러 왔어요."

모델처럼 당당한 '워킹'으로 무대에 등장한 현석주(장윤주 분)가 흰 가운을 입은 의사에게 말한다. 의사는 한국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수술을 정말 하겠느냐고 계속 되묻고 현석주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렇게 해서 국내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한 사람이 탄생한다.

국립정동극장이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아이참'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미용사로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추구해 나간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제 1930년대 우리나라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전기 파마를 도입한 미용사 오엽주의 삶을 소재로 했다.

'아이참'(eye charm)은 쌍꺼풀을 만드는 테이프를 일컫는 말로 여성들이 생애 처음으로 자신을 꾸민다는 의미를 담았다. '매력(charm)이 있는 눈', '매력있는 나 자신'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언론에 일부 공개한 공연에서는 제목대로 여성들이 자신을 꾸미는 행동을 소재로 한 노래와 춤이 펼쳐졌다.

넘버 '그녀의 손길', '머리감기', '긴 머리' 등에 맞춰 미용 시술을 받으러 온 여성들의 머리가 휙휙 바뀐다. 현석주가 연 미용실이 주된 배경이다. 배우들은 이러한 장면을 위해 미용 기술을 연습했다.

하지만 당시 여성들이 자신을 꾸미는 행위는 쉽지 않았다. 댕기 머리를 자르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을 엄마가 쫓아오고 기자들은 현석주의 미용실을 '문란한 미용실'이자 '나라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곳'이라고 낙인찍는다. 사람들은 국내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한 현석주를 '경성 괴물'이라고 손가락질한다.

그런데도 여성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겠다고 노래한다. 현석주는 그 누구보다 당당하다. 기자들의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취재 온 기자들을 새롭게 꾸며 그들의 건강함과 아름다움을 찾아준다.

그렇다고 단발 등 당시에는 새로웠던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현석주는 딸을 쫓아온 엄마에게 쪽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것을 추구해나가는 것이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제작진은 현석주의 등장으로 다채로워지는 무대를 표현하기 위해 의상과 무대 등을 1930년대 스타일에 한정하지 않았다며 이를 '레트로 퓨처리즘'(retro futurism)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콘셉트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주인공 현석주 역은 뮤지컬 '렛미플라이', '마틸다', '펀 홈' 등에 출연한 배우 방진의와 모델 겸 배우 장윤주가 맡았다. 장윤주는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장윤주는 "20년 넘게 패션쇼를 찢었던 사람으로서 무대가 그리웠다"며 "연기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 보니 '무대에서 연기하면 내가 조금 달라질까'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성가대를 해 합창의 아름다움을 안다"며 "오랜만에 악보 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제일 재밌었다"고 말했다.

방진의는 "현석주가 건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석주가 자기 길을 개척해가는 과정들이 재밌었고 (이 역할을) 하면서 저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완 국립정동극장 공연기획팀장은 "오엽주라는 인물은 당당하게 본인이 추구하는 것을 개척해나가고 (사회적 편견과 제약에)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간 캐릭터"라며 "정동극장 색깔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29일까지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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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최초로 쌍꺼풀 수술한 여성의 이야기…뮤지컬 ‘아이참’
    • 입력 2024-12-03 18:31:07
    연합뉴스
"쌍꺼풀 수술하러 왔어요."

모델처럼 당당한 '워킹'으로 무대에 등장한 현석주(장윤주 분)가 흰 가운을 입은 의사에게 말한다. 의사는 한국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수술을 정말 하겠느냐고 계속 되묻고 현석주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렇게 해서 국내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한 사람이 탄생한다.

국립정동극장이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아이참'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미용사로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추구해 나간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제 1930년대 우리나라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전기 파마를 도입한 미용사 오엽주의 삶을 소재로 했다.

'아이참'(eye charm)은 쌍꺼풀을 만드는 테이프를 일컫는 말로 여성들이 생애 처음으로 자신을 꾸민다는 의미를 담았다. '매력(charm)이 있는 눈', '매력있는 나 자신'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언론에 일부 공개한 공연에서는 제목대로 여성들이 자신을 꾸미는 행동을 소재로 한 노래와 춤이 펼쳐졌다.

넘버 '그녀의 손길', '머리감기', '긴 머리' 등에 맞춰 미용 시술을 받으러 온 여성들의 머리가 휙휙 바뀐다. 현석주가 연 미용실이 주된 배경이다. 배우들은 이러한 장면을 위해 미용 기술을 연습했다.

하지만 당시 여성들이 자신을 꾸미는 행위는 쉽지 않았다. 댕기 머리를 자르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을 엄마가 쫓아오고 기자들은 현석주의 미용실을 '문란한 미용실'이자 '나라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곳'이라고 낙인찍는다. 사람들은 국내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한 현석주를 '경성 괴물'이라고 손가락질한다.

그런데도 여성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겠다고 노래한다. 현석주는 그 누구보다 당당하다. 기자들의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취재 온 기자들을 새롭게 꾸며 그들의 건강함과 아름다움을 찾아준다.

그렇다고 단발 등 당시에는 새로웠던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현석주는 딸을 쫓아온 엄마에게 쪽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것을 추구해나가는 것이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제작진은 현석주의 등장으로 다채로워지는 무대를 표현하기 위해 의상과 무대 등을 1930년대 스타일에 한정하지 않았다며 이를 '레트로 퓨처리즘'(retro futurism)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콘셉트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주인공 현석주 역은 뮤지컬 '렛미플라이', '마틸다', '펀 홈' 등에 출연한 배우 방진의와 모델 겸 배우 장윤주가 맡았다. 장윤주는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장윤주는 "20년 넘게 패션쇼를 찢었던 사람으로서 무대가 그리웠다"며 "연기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 보니 '무대에서 연기하면 내가 조금 달라질까'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성가대를 해 합창의 아름다움을 안다"며 "오랜만에 악보 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제일 재밌었다"고 말했다.

방진의는 "현석주가 건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석주가 자기 길을 개척해가는 과정들이 재밌었고 (이 역할을) 하면서 저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완 국립정동극장 공연기획팀장은 "오엽주라는 인물은 당당하게 본인이 추구하는 것을 개척해나가고 (사회적 편견과 제약에)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간 캐릭터"라며 "정동극장 색깔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29일까지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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