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손주 휴가’ 확산…일손 부족에 숙련자 붙들기

입력 2024.03.19 (07:37) 수정 2024.03.19 (08: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손주를 돌보기 위해 쓰는 이른바 '손주 휴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손이 갈수록 부족한 데다 손주 돌봄을 이유로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직장을 떠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인데요.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고리야마시 공무원 아리가 씨는 갓 돌이 지난 손주를 돌보는 시간이 요즘 부쩍 늘었습니다.

손주를 돌볼 때 쓰는 새로운 휴가 덕분입니다.

[아리가/'손주 돌봄 휴가' 사용 공무원/48살 : "손주를 위해서 당당하게 쓸 수 있는 휴가이기 때문에 열심히 손주를 돌보고 왔습니다."]

고리야마시는 자체적으로 손주 휴가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일본 공무원 정년이 단계적으로 65살까지 늘어나지만, 손주 돌봄을 이유로 그만두는 직원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스기우치/고리야마시 인사과장 : "(손주 돌봄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있어서...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부 다른 자치단체들도 지난해 손주 돌봄 휴가를 도입했거나 곧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1년에 닷새 이상은 손주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보장하는 추세입니다.

이 건설회사는 유급 휴가의 일부를 할아버지, 할머니 휴가라고 이름 붙여 사용을 장려합니다.

최고령 직원도 매주 하루 두 시간씩 일찍 퇴근해 12살 손자와 시간을 보냅니다.

[가와사키/'할아버지 휴가' 사용 직원/64살 : "손주를 위해서 사용한다는 목적이 생겼기 때문에, 역시 목적이 있으면 휴가를 내기 쉽죠."]

일본의 손주 휴가 제도는 초고령 사회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부모가 있는 가정이 제한적인 만큼 모두가 혜택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문종원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본 ‘손주 휴가’ 확산…일손 부족에 숙련자 붙들기
    • 입력 2024-03-19 07:37:49
    • 수정2024-03-19 08:02:35
    뉴스광장
[앵커]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손주를 돌보기 위해 쓰는 이른바 '손주 휴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손이 갈수록 부족한 데다 손주 돌봄을 이유로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직장을 떠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인데요.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고리야마시 공무원 아리가 씨는 갓 돌이 지난 손주를 돌보는 시간이 요즘 부쩍 늘었습니다.

손주를 돌볼 때 쓰는 새로운 휴가 덕분입니다.

[아리가/'손주 돌봄 휴가' 사용 공무원/48살 : "손주를 위해서 당당하게 쓸 수 있는 휴가이기 때문에 열심히 손주를 돌보고 왔습니다."]

고리야마시는 자체적으로 손주 휴가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일본 공무원 정년이 단계적으로 65살까지 늘어나지만, 손주 돌봄을 이유로 그만두는 직원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스기우치/고리야마시 인사과장 : "(손주 돌봄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있어서...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부 다른 자치단체들도 지난해 손주 돌봄 휴가를 도입했거나 곧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1년에 닷새 이상은 손주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보장하는 추세입니다.

이 건설회사는 유급 휴가의 일부를 할아버지, 할머니 휴가라고 이름 붙여 사용을 장려합니다.

최고령 직원도 매주 하루 두 시간씩 일찍 퇴근해 12살 손자와 시간을 보냅니다.

[가와사키/'할아버지 휴가' 사용 직원/64살 : "손주를 위해서 사용한다는 목적이 생겼기 때문에, 역시 목적이 있으면 휴가를 내기 쉽죠."]

일본의 손주 휴가 제도는 초고령 사회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부모가 있는 가정이 제한적인 만큼 모두가 혜택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문종원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