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하는 일 있다”…경영컨설팅 실체는 ‘검은 로비’?

입력 2023.06.10 (06:31) 수정 2023.06.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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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 고위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의 모임을 주선해 온 경영 컨설턴트 한 모 씨에 대한 의혹 전해드렸는데요.

참석자들 주장처럼 그 모임이 단순한 사교였는지 더 추적해봤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부적절한 로비의 통로였다는 의심이 짙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접대 모임을 주선해 온 M그룹 회장 한 모 씨.

그의 회사는 2020년 한 중견기업과 경영 컨설팅 계약을 맺습니다.

해당 기업은 한 씨가 내세운 인맥 등을 보고 도움을 기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해당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첫 번째 모임에서 ○○○ 3인자래요. 이분도 오시고, △△△ 차관, 쟁쟁한 분들이 다 있고..."]

실제 한 씨 측은 음성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내비쳤습니다.

[양○○/한 씨 측근/음성변조 : "앞에서 하는 일보다 뒤에서 회장님이 하는 일이 훨씬 크다고 생각을 하셔야지. 그런 것도 알게 모르게 생각을 하셔야 된다는 거지."]

이른바 '로비'를 의미하는 대목입니다.

한 씨와 계약한 다른 기업 두 곳도 한 씨의 인맥을 보고 계약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한 씨는 이런 식으로 총 7개 기업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 대역 : "자기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한 회장한테 의존하고, 한 회장은 그거를 빌미로 대가를 형식적으로 갖추고..."]

계약 기업들 대부분은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대표나 임원급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늘 고위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모임 참석 국회의원/음성변조 : "무슨 행사 비슷한 것, 그냥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해서 갔던 것인데, (골프접대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거든요."]

[하승수/변호사 : "잠재적으로는 보험 성격이라고 볼 수 있고, 어떤 사안이 생겨 수사를 받거나 조사를 받거나 그랬을 때는 이제 이게 잠재적인 관계가 아니라 부적절한 정보 제공이나 아니면 청탁 같은 게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니까..."]

한 씨는 계약 기업 외에도 여러 기업을 친분에 따라 분류해 관리했습니다.

한 씨 지시로 올해 초 작성됐다는 회사 내부 문서입니다.

7개 계약 기업 외에도 30개 기업이 친소 기업으로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 대역 : "아주 막역한 사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뭔가 서로 니즈(이해관계)가 맞았지 않겠습니까?"]

이들 기업 임원들도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수시로 참석했습니다.

한 씨가 내세운 기업 경영 컨설팅의 실체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김재현/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김지훈/리서처:하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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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에서 하는 일 있다”…경영컨설팅 실체는 ‘검은 로비’?
    • 입력 2023-06-10 06:31:20
    • 수정2023-06-10 07: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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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 고위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의 모임을 주선해 온 경영 컨설턴트 한 모 씨에 대한 의혹 전해드렸는데요.

참석자들 주장처럼 그 모임이 단순한 사교였는지 더 추적해봤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부적절한 로비의 통로였다는 의심이 짙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접대 모임을 주선해 온 M그룹 회장 한 모 씨.

그의 회사는 2020년 한 중견기업과 경영 컨설팅 계약을 맺습니다.

해당 기업은 한 씨가 내세운 인맥 등을 보고 도움을 기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해당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첫 번째 모임에서 ○○○ 3인자래요. 이분도 오시고, △△△ 차관, 쟁쟁한 분들이 다 있고..."]

실제 한 씨 측은 음성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내비쳤습니다.

[양○○/한 씨 측근/음성변조 : "앞에서 하는 일보다 뒤에서 회장님이 하는 일이 훨씬 크다고 생각을 하셔야지. 그런 것도 알게 모르게 생각을 하셔야 된다는 거지."]

이른바 '로비'를 의미하는 대목입니다.

한 씨와 계약한 다른 기업 두 곳도 한 씨의 인맥을 보고 계약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한 씨는 이런 식으로 총 7개 기업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 대역 : "자기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한 회장한테 의존하고, 한 회장은 그거를 빌미로 대가를 형식적으로 갖추고..."]

계약 기업들 대부분은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대표나 임원급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늘 고위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모임 참석 국회의원/음성변조 : "무슨 행사 비슷한 것, 그냥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해서 갔던 것인데, (골프접대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거든요."]

[하승수/변호사 : "잠재적으로는 보험 성격이라고 볼 수 있고, 어떤 사안이 생겨 수사를 받거나 조사를 받거나 그랬을 때는 이제 이게 잠재적인 관계가 아니라 부적절한 정보 제공이나 아니면 청탁 같은 게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니까..."]

한 씨는 계약 기업 외에도 여러 기업을 친분에 따라 분류해 관리했습니다.

한 씨 지시로 올해 초 작성됐다는 회사 내부 문서입니다.

7개 계약 기업 외에도 30개 기업이 친소 기업으로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 대역 : "아주 막역한 사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뭔가 서로 니즈(이해관계)가 맞았지 않겠습니까?"]

이들 기업 임원들도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수시로 참석했습니다.

한 씨가 내세운 기업 경영 컨설팅의 실체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김재현/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김지훈/리서처:하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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