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인데 농업경영?’…정정미 후보자 농지법 위반 의혹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새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정미 판사가 농지를 거짓으로 취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농지는 농사를 직접 짓는 사람만 취득할 수 있는데, 정 후보자는 이런 땅을 사 놓은 상태에서 지금까지 계속 판사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북 청도군에 있는 약 천2백 제곱미터 규모의 농지.

이 땅의 주인은 최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정미 판사입니다.

땅을 살 때 정 후보자가 관할 자치단체에 낸 서류입니다.

정 후보자 명의로 쓰인 농업경영계획서를 보니, 향후 영농 여부를 묻는 질문엔 "계속 영농에 종사할 것"이라고 답했고, 필요 노동력 확보 방안엔 '자기 노동력'을 쓸 거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정 후보자가 이 땅을 산 시점은 2013년 5월.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던 때입니다.

이후에도 정 후보자는 공주지원장을 거쳐 다시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맡는 등 계속해서 '판사' 생활을 유지했을 뿐, 영농에는 종사하지 않았습니다.

현행법상 농지는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만 소유할 수 있습니다.

정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대목.

후보자 측은 "부모님을 위해 매매 계약을 체결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음성변조 : "(정 후보자 부모님이) 말씀하신 토지를 임차해 가지고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2013년경에 부모님께서 토지를 매수하기를 원하셨어요. 부모님에게 이제 매수 자금 3천만 원을 보내드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보자 명의로 하자…."]

정 후보자는 또 "법적인 서류는 부친이 처리해 본인은 상세한 부분을 알지 못한다"며 "자세한 내용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류에 정 후보자 도장이 찍힌 경위에 대해선 취재진이 재차 물었지만, 더 이상의 자세한 입장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인사 청문회는 오는 29일 국회에서 열립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 유용규/영상편집:유지영/자료제공: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실/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