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가구’ 방문 한 달…쓸쓸한 죽음 잇따라

입력 2023.03.06 (21:45) 수정 2023.03.0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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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일부 지자체가 홀로 사는 취약계층을 일일이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있는데요.

이러면서 홀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잇따라 세상에 알려지고 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 지난달 22일 60대 기초생활 수급자가 이곳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복지 공무원이 취약계층 1인 가구 4백여 명을 방문 조사하던 중이었습니다.

노숙 생활을 하다 가까스로 거처를 구해 홀로 지냈는데, 지병을 앓다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동훈/인천시 남동구 사회복지 공무원 : "'최근에 보신 적 있냐' 이렇게 하니까 (주변에서) 다들 안 본 지 조금 된 것 같다…. 저희가 (강제) 개문을 한 거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닷새 뒤 또 다른 방문 현장에서도 60대 수급자가 숨져있었습니다.

인천 남동구는 이번 조사에서 연락이 닿지 않은 50명의 안전을 추가 확인 중입니다.

인근 동네 통장들이 얼굴을 볼 수 없는 이웃을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송수인/인천시 구월동 통장 : "계세요? (….)"]

건보료 고지서도 체납이 의심될 만큼 쌓이기 시작해, 더 걱정입니다.

[송수인/인천시 구월동 통장 : "여기 우편물 있는 데를 제가 전화도 많이 해 봤고…. 한 번도 뵙지는 못했어요."]

통장 생활 7년간의 인맥을 총동원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 안부를 챙깁니다.

[송수인/인천시 구월동 통장 : "혼자 계시다가 어려운 일 당하신 분들 많아서 확인 차, 언니 또 무사한지…. 항상 편히 잘 계세요. (통장님도….) 네, 안녕히…."]

정부는 단전이나 단수 등 39종의 정보를 살핀 뒤 여러 위기 신호가 감지되면 위기 가구 방문조사 대상자로 삼습니다.

하지만 '수원 세 모녀'처럼, 위기 신호가 하나뿐일 경우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합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그 데이터들이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까지 오는데 또 문제가 있는 거예요. 통·반장 제도라든가 사회복지 명예 공무원이라든가 이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분들이 파악하시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복지 공무원 1명이 많게는 2~3백 명을 살펴 위기를 진단해야 하는 상황, 지역사회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사각지대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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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가구’ 방문 한 달…쓸쓸한 죽음 잇따라
    • 입력 2023-03-06 21:45:55
    • 수정2023-03-06 22:13:21
    뉴스 9
[앵커]

최근 일부 지자체가 홀로 사는 취약계층을 일일이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있는데요.

이러면서 홀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잇따라 세상에 알려지고 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 지난달 22일 60대 기초생활 수급자가 이곳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복지 공무원이 취약계층 1인 가구 4백여 명을 방문 조사하던 중이었습니다.

노숙 생활을 하다 가까스로 거처를 구해 홀로 지냈는데, 지병을 앓다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동훈/인천시 남동구 사회복지 공무원 : "'최근에 보신 적 있냐' 이렇게 하니까 (주변에서) 다들 안 본 지 조금 된 것 같다…. 저희가 (강제) 개문을 한 거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닷새 뒤 또 다른 방문 현장에서도 60대 수급자가 숨져있었습니다.

인천 남동구는 이번 조사에서 연락이 닿지 않은 50명의 안전을 추가 확인 중입니다.

인근 동네 통장들이 얼굴을 볼 수 없는 이웃을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송수인/인천시 구월동 통장 : "계세요? (….)"]

건보료 고지서도 체납이 의심될 만큼 쌓이기 시작해, 더 걱정입니다.

[송수인/인천시 구월동 통장 : "여기 우편물 있는 데를 제가 전화도 많이 해 봤고…. 한 번도 뵙지는 못했어요."]

통장 생활 7년간의 인맥을 총동원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 안부를 챙깁니다.

[송수인/인천시 구월동 통장 : "혼자 계시다가 어려운 일 당하신 분들 많아서 확인 차, 언니 또 무사한지…. 항상 편히 잘 계세요. (통장님도….) 네, 안녕히…."]

정부는 단전이나 단수 등 39종의 정보를 살핀 뒤 여러 위기 신호가 감지되면 위기 가구 방문조사 대상자로 삼습니다.

하지만 '수원 세 모녀'처럼, 위기 신호가 하나뿐일 경우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합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그 데이터들이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까지 오는데 또 문제가 있는 거예요. 통·반장 제도라든가 사회복지 명예 공무원이라든가 이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분들이 파악하시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복지 공무원 1명이 많게는 2~3백 명을 살펴 위기를 진단해야 하는 상황, 지역사회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사각지대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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