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허무는 파격의 미학…‘붓을 쥔 자유인’ 황창배

입력 2022.08.29 (06:37) 수정 2022.08.2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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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너도나도 유행 따라가기 급급한 세태 속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은 선구적인 예술가들이 있죠.

한국화가 황창배가 바로 그런 예술가였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실험 정신으로 전통의 굴레에 갇힌 한국화의 일대 혁신을 이룩한 황창배 작가의 예술 세계,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먹의 농담과 색의 변주가 어울린 현대적인 산수 풍경.

거침없이 그어 내린 붓질의 흔적.

글씨마저 자유분방합니다.

우리 전통 한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이 작품.

화가의 서명만큼이나 눈에 띄는 육면체 모양의 꽃봉오리.

얽매임도, 거리낌도 없습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재질이나 또는 크기나 이런 것은 그림의 뒤에 붙이기 마련인데 선생님은 그것까지도 파격을 하셔서 앞에다가... 그림 그리는 방식은 서구식, 전체적인 구성은 여백을 활용한 동양화의 그런 특징, 이런 것을 다 하나에 담고 있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형식이죠."]

황창배란 이름을 세상에 알린 197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1978년/대한뉴스 : "대통령상 수상작인 황창배 씨의 동양화 '秘 51'을 비롯해서..."]

이때부터 이미 새로운 길을 모색한 화가는, 서예와 전각, 한학과 미술사 등 기본기를 다지는 공부에 매진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통의 굴레에 갇힌 이들과는 다른 파격의 길로 나아갑니다.

[황창배/한국화가/1992년 : "예를 들어서 한국화는 어떤 재료를 써야 된다든지 하는 식의 생각은 제가 보기에는 그건 너무 어떤 답답한 생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똑같은 제목의 말 그림도, 훗날 이렇게 달라집니다.

동서양의 경계를 과감하게 허문 그림.

2001년 쉰다섯 나이로 아깝게 세상을 떠난 화가 황창배의 유작 서른두 점이 전시장에 나왔습니다.

[박춘호/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 : "전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현재 우리한테 살아 숨 쉬는 작가로 존재한다는 것을 재인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했습니다."]

붓을 쥔 순간만큼은 진정한 자유인이었던 화가 황창배.

그가 보여준 혁신의 예술을 만날 기회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은영/화면제공:한국정책방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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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를 허무는 파격의 미학…‘붓을 쥔 자유인’ 황창배
    • 입력 2022-08-29 06:37:52
    • 수정2022-08-29 06:43:19
    뉴스광장 1부
[앵커]

너도나도 유행 따라가기 급급한 세태 속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은 선구적인 예술가들이 있죠.

한국화가 황창배가 바로 그런 예술가였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실험 정신으로 전통의 굴레에 갇힌 한국화의 일대 혁신을 이룩한 황창배 작가의 예술 세계,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먹의 농담과 색의 변주가 어울린 현대적인 산수 풍경.

거침없이 그어 내린 붓질의 흔적.

글씨마저 자유분방합니다.

우리 전통 한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이 작품.

화가의 서명만큼이나 눈에 띄는 육면체 모양의 꽃봉오리.

얽매임도, 거리낌도 없습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재질이나 또는 크기나 이런 것은 그림의 뒤에 붙이기 마련인데 선생님은 그것까지도 파격을 하셔서 앞에다가... 그림 그리는 방식은 서구식, 전체적인 구성은 여백을 활용한 동양화의 그런 특징, 이런 것을 다 하나에 담고 있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형식이죠."]

황창배란 이름을 세상에 알린 197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1978년/대한뉴스 : "대통령상 수상작인 황창배 씨의 동양화 '秘 51'을 비롯해서..."]

이때부터 이미 새로운 길을 모색한 화가는, 서예와 전각, 한학과 미술사 등 기본기를 다지는 공부에 매진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통의 굴레에 갇힌 이들과는 다른 파격의 길로 나아갑니다.

[황창배/한국화가/1992년 : "예를 들어서 한국화는 어떤 재료를 써야 된다든지 하는 식의 생각은 제가 보기에는 그건 너무 어떤 답답한 생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똑같은 제목의 말 그림도, 훗날 이렇게 달라집니다.

동서양의 경계를 과감하게 허문 그림.

2001년 쉰다섯 나이로 아깝게 세상을 떠난 화가 황창배의 유작 서른두 점이 전시장에 나왔습니다.

[박춘호/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 : "전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현재 우리한테 살아 숨 쉬는 작가로 존재한다는 것을 재인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했습니다."]

붓을 쥔 순간만큼은 진정한 자유인이었던 화가 황창배.

그가 보여준 혁신의 예술을 만날 기회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은영/화면제공:한국정책방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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