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열차 사고 전 작업계획서에 노반 ‘위험 경고’…열차 운행 왜 몰랐나

입력 2025.08.21 (12:00) 수정 2025.08.21 (14: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동로 내에 비탈 경사가 심하니 미끌림을 주의해야한다"

7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청도 열차 사고.

사고가 일어나기 전 작성된 작업계획서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KBS가 확보해 확인해보니 작업자들이 이동하는 구간의 노반이 경사가 심해 이동이 쉽지 않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동로 비탈 심해 미끌림 주의"…노반 이동 어렵다는 걸 미리 알았다?

사고 당시 작업은 호우로 약해진 선로 옆 비탈면 시설물 안전점검이었습니다. 점검을 맡은 용역업체와 코레일 측은 작업 전날 사전협의를 하고 작업 위험 요인과 안전 조치 방안 등을 협의해 작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당시 일일세부 작업계획서를 보면 작업현장 이동시에 "이동로 내 비탈 급경사로 작업자 미끌림 주의"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작업자들의 이동로인 노반이 경사가 심한 비탈로이니 주의하라는 의미입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작업자들은 선로 옆 노반을 따라 3~400미터를 이동해야 했습니다. 이 구간이 비탈이 심해 작업자들의 이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당시 작업계획서에는'발디딤개소' 즉 발을 디딜수 있는 곳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이동로를 조성할 것을 안전조치계획으로 담아뒀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전 확인과 이동로 조성이 실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생존 작업자들은 선로 바깥쪽으로 이동하다가 비탈면에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 선로 위로 이동하게 됐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작업자들은 결국 선로를 따라 걷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 관계자는 '이동로가 조성됐는지' 등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작업 승인받고 이동한 작업자들…열차 운행 왜 몰랐나

당시 작업자들은 현장 도착후 남성현역으로부터 작업 승인을 받고 이동했습니다.

남성현역장이 작업을 승인한 시점은 19일 오전 10시 40분.

작업자들은 10시 45분에 진입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진입을 위해 출입문을 연 시점은 오전 10시 43분 55초였습니다.

당시 작업계획서에는 해당 구간이 열차투시가 양호하지 않은 복선터널로 위험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작업 승인시에는 열차 운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왜 작업자들은 열차 운행 상황에 대해 몰랐던 건지 앞으로 수사로 밝혀져야합니다.

■ 사고 발생 전 작업자와 인근 역 사이 무전 내역 없어

사고 발생 전 작업자와 인근 역 사이에 무전 내역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레일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사고가 발생한 10시 49분 이전 작업자와 남성현역간 무전 내역은 없고, 사고발생 직후 제1903열차 기관사와 승무원, 남성현역간 무전통화를 시행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해당 열차 기관사와 남성현역 사이에도 무전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열차는 남성현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중이었습니다.

무선 분석 결과 사고 발생 전에는 열차가 지나간다는 내용의 무전 기록은 전혀 없고, 사고 사실을 알리는 무전만 있다는 뜻입니다.

당시 기관사와 남성현역 어디서도 작업자들에게 열차 통과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결국 열차가 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변을 당한 겁니다.

작업자들은 열차접근경보앱이 깔려있는 전용단말기를 4대 가지고 있었고 그 가운데 3대는 실제 켜져있었고 동작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열차 사고 전 작업계획서에 노반 ‘위험 경고’…열차 운행 왜 몰랐나
    • 입력 2025-08-21 12:00:24
    • 수정2025-08-21 14:45:15
    단독

"이동로 내에 비탈 경사가 심하니 미끌림을 주의해야한다"

7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청도 열차 사고.

사고가 일어나기 전 작성된 작업계획서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KBS가 확보해 확인해보니 작업자들이 이동하는 구간의 노반이 경사가 심해 이동이 쉽지 않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동로 비탈 심해 미끌림 주의"…노반 이동 어렵다는 걸 미리 알았다?

사고 당시 작업은 호우로 약해진 선로 옆 비탈면 시설물 안전점검이었습니다. 점검을 맡은 용역업체와 코레일 측은 작업 전날 사전협의를 하고 작업 위험 요인과 안전 조치 방안 등을 협의해 작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당시 일일세부 작업계획서를 보면 작업현장 이동시에 "이동로 내 비탈 급경사로 작업자 미끌림 주의"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작업자들의 이동로인 노반이 경사가 심한 비탈로이니 주의하라는 의미입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작업자들은 선로 옆 노반을 따라 3~400미터를 이동해야 했습니다. 이 구간이 비탈이 심해 작업자들의 이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당시 작업계획서에는'발디딤개소' 즉 발을 디딜수 있는 곳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이동로를 조성할 것을 안전조치계획으로 담아뒀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전 확인과 이동로 조성이 실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생존 작업자들은 선로 바깥쪽으로 이동하다가 비탈면에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 선로 위로 이동하게 됐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작업자들은 결국 선로를 따라 걷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 관계자는 '이동로가 조성됐는지' 등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작업 승인받고 이동한 작업자들…열차 운행 왜 몰랐나

당시 작업자들은 현장 도착후 남성현역으로부터 작업 승인을 받고 이동했습니다.

남성현역장이 작업을 승인한 시점은 19일 오전 10시 40분.

작업자들은 10시 45분에 진입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진입을 위해 출입문을 연 시점은 오전 10시 43분 55초였습니다.

당시 작업계획서에는 해당 구간이 열차투시가 양호하지 않은 복선터널로 위험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작업 승인시에는 열차 운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왜 작업자들은 열차 운행 상황에 대해 몰랐던 건지 앞으로 수사로 밝혀져야합니다.

■ 사고 발생 전 작업자와 인근 역 사이 무전 내역 없어

사고 발생 전 작업자와 인근 역 사이에 무전 내역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레일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사고가 발생한 10시 49분 이전 작업자와 남성현역간 무전 내역은 없고, 사고발생 직후 제1903열차 기관사와 승무원, 남성현역간 무전통화를 시행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해당 열차 기관사와 남성현역 사이에도 무전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열차는 남성현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중이었습니다.

무선 분석 결과 사고 발생 전에는 열차가 지나간다는 내용의 무전 기록은 전혀 없고, 사고 사실을 알리는 무전만 있다는 뜻입니다.

당시 기관사와 남성현역 어디서도 작업자들에게 열차 통과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결국 열차가 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변을 당한 겁니다.

작업자들은 열차접근경보앱이 깔려있는 전용단말기를 4대 가지고 있었고 그 가운데 3대는 실제 켜져있었고 동작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