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론 머스크 방문에 ‘들썩’…시진핑 주석 만날까?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05.31 (14:47) 수정 2023.05.3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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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두)(출처: 바이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어제 중국을 찾았습니다. 3년 만의 방중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어제 두 달 만에 200달러를 회복했는데요. 머스크가 중국에서 자동차 사업을 추가로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머스크의 방중 소식이 반가운 건 주식 시장만은 아닌가 봅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뭘 먹는지까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전 세계가 북한의 군사 위성 발사 소식에 떠들썩했다면, 중국에서 북한 위성 발사 소식은 일론 머스크의 행보에 밀렸을 정도입니다.

■"머스크가 첫 저녁으로 먹은 것은?" 화제…북한 정찰위성 발사 소식도 제쳐


현지시각 오늘 오전 11시 기준 중국의 유명 포털 바이두 검색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론 머스크는 베이징에 도착한 첫날 무엇을 먹었을까'입니다. 그가 베이징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았다는 연회장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머스크는 베이징의 대표 음식으로 알려진 카오야(오리구이)가 아닌 항정살과 베이징식 자장면 등 16가지 준비된 음식을 먹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를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연회 메뉴판 (출처: 바이두)일론 머스크를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연회 메뉴판 (출처: 바이두)

눈에 띄는 것은 머크스를 위해 준비된 메뉴판입니다. 두 마리 말과 함께 테슬라라고 적힌 메뉴판에는 '이마땅시엔 (一马当先)'이라는 말이 쓰여 있습니다. 원래 전투 중에 말을 채찍질하며 앞장서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인데, 일 할 때 대중 앞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머스크는 중국 한자어의 발음을 차용해 '마스커(马斯克)라고 쓰는데요. 머스크의 이름에 사용되는 말 마(马)자가 들어간 '이마땅시엔 (一马当先)'이라는 문구를 일부러 찾아서 메뉴판에 넣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메뉴판 안에도 '마(马)'가 들어간 표현을 넣었습니다. 마따오청공(马到成功),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시작하자마자 바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머스크만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한 극진한 대접입니다.

어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머스크. 중국인들과 어울려 저녁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바이두)어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머스크. 중국인들과 어울려 저녁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바이두)

특히 이번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한 장의 사진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머스크가 중국인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공개된 장소에서 편하게 어울리며 저녁을 먹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유명 CEO임에도 따로 개인실에 자리를 마련해 식사하지 않고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저녁을 먹은 것 자체만으로 눈길을 끈 것으로 풀이됩니다.

■머스크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 왜?

중국의 뜨거운 반응은 머스크의 '친중적' 발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일론 머스크 (출처: 중국 외교부)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일론 머스크 (출처: 중국 외교부)

그동안에도 중국 편을 들어주는 발언을 수시로 해왔던 그는 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서 "테슬라는 미·중 디커플링(중국 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는 서로 뗄 수 없는 샴쌍둥이처럼 얽혀 있다.……테슬라는 미·중 디커플링에 반대한다." -일론 머스크, 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 지도부들이 '흡족해할' 만한 머스크의 발언들은 이전에도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과거에 "중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더욱 열심히 일한다"며 "미국인들은 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요. 지난달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의 타이완 수복 의지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친화적인' 발언을 수시로 하는 미국 대표 CEO가 직접 중국을 방문하다니, 그야말로 중국 내 반응이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머스크는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는 한편 상하이로 가서 테슬라의 중국 첫 번째 자동차 공장인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 만날까?…둘 '밀착'에 당혹스러운 미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 3월 양회에서 주석으로 3연임에 성공한 뒤 선서를 하고 있다. (촬영: KBS 이창준 촬영기자)시진핑 주석이 지난 3월 양회에서 주석으로 3연임에 성공한 뒤 선서를 하고 있다. (촬영: KBS 이창준 촬영기자)

최대 관심은 머스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날지 여부입니다.

테슬라에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2%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나왔습니다.

중국은 전기차 등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각종 정책과 제재안을 쏟아내는 미국과 대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중국 시장이 절실하고 중국은 머스크의 친중 행보가 반갑습니다. 서로 만나는 것이 쌍방(win-win) 이익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중이 전기차 산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시 주석이 머크스를 직접 만나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의 수장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와 단독 회동하는 '이례적' 모습을 보게 될지, 미국이 둘의 '끈끈한 사이'에 당혹스러운 상황이 될지는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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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일론 머스크 방문에 ‘들썩’…시진핑 주석 만날까?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3-05-31 14:47:31
    • 수정2023-05-31 15: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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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어제 중국을 찾았습니다. 3년 만의 방중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어제 두 달 만에 200달러를 회복했는데요. 머스크가 중국에서 자동차 사업을 추가로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머스크의 방중 소식이 반가운 건 주식 시장만은 아닌가 봅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뭘 먹는지까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전 세계가 북한의 군사 위성 발사 소식에 떠들썩했다면, 중국에서 북한 위성 발사 소식은 일론 머스크의 행보에 밀렸을 정도입니다.

■"머스크가 첫 저녁으로 먹은 것은?" 화제…북한 정찰위성 발사 소식도 제쳐


현지시각 오늘 오전 11시 기준 중국의 유명 포털 바이두 검색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론 머스크는 베이징에 도착한 첫날 무엇을 먹었을까'입니다. 그가 베이징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았다는 연회장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머스크는 베이징의 대표 음식으로 알려진 카오야(오리구이)가 아닌 항정살과 베이징식 자장면 등 16가지 준비된 음식을 먹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를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연회 메뉴판 (출처: 바이두)
눈에 띄는 것은 머크스를 위해 준비된 메뉴판입니다. 두 마리 말과 함께 테슬라라고 적힌 메뉴판에는 '이마땅시엔 (一马当先)'이라는 말이 쓰여 있습니다. 원래 전투 중에 말을 채찍질하며 앞장서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인데, 일 할 때 대중 앞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머스크는 중국 한자어의 발음을 차용해 '마스커(马斯克)라고 쓰는데요. 머스크의 이름에 사용되는 말 마(马)자가 들어간 '이마땅시엔 (一马当先)'이라는 문구를 일부러 찾아서 메뉴판에 넣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메뉴판 안에도 '마(马)'가 들어간 표현을 넣었습니다. 마따오청공(马到成功),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시작하자마자 바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머스크만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한 극진한 대접입니다.

어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머스크. 중국인들과 어울려 저녁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바이두)
특히 이번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한 장의 사진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머스크가 중국인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공개된 장소에서 편하게 어울리며 저녁을 먹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유명 CEO임에도 따로 개인실에 자리를 마련해 식사하지 않고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저녁을 먹은 것 자체만으로 눈길을 끈 것으로 풀이됩니다.

■머스크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 왜?

중국의 뜨거운 반응은 머스크의 '친중적' 발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일론 머스크 (출처: 중국 외교부)
그동안에도 중국 편을 들어주는 발언을 수시로 해왔던 그는 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서 "테슬라는 미·중 디커플링(중국 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는 서로 뗄 수 없는 샴쌍둥이처럼 얽혀 있다.……테슬라는 미·중 디커플링에 반대한다." -일론 머스크, 어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 지도부들이 '흡족해할' 만한 머스크의 발언들은 이전에도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과거에 "중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더욱 열심히 일한다"며 "미국인들은 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요. 지난달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의 타이완 수복 의지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친화적인' 발언을 수시로 하는 미국 대표 CEO가 직접 중국을 방문하다니, 그야말로 중국 내 반응이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머스크는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는 한편 상하이로 가서 테슬라의 중국 첫 번째 자동차 공장인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 만날까?…둘 '밀착'에 당혹스러운 미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 3월 양회에서 주석으로 3연임에 성공한 뒤 선서를 하고 있다. (촬영: KBS 이창준 촬영기자)
최대 관심은 머스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날지 여부입니다.

테슬라에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2%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나왔습니다.

중국은 전기차 등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각종 정책과 제재안을 쏟아내는 미국과 대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중국 시장이 절실하고 중국은 머스크의 친중 행보가 반갑습니다. 서로 만나는 것이 쌍방(win-win) 이익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중이 전기차 산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시 주석이 머크스를 직접 만나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의 수장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와 단독 회동하는 '이례적' 모습을 보게 될지, 미국이 둘의 '끈끈한 사이'에 당혹스러운 상황이 될지는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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