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통일로 미래로] 초고화질로 담은 백두산…20년의 기록
입력 2021.06.12 (09:17) 수정 2021.06.12 (09:33) 남북의 창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갈 수 없지만, 백두산은 요즘 같은 초여름부터가 본격적인 관광 성수기라고 하는데요.

네. 중국 쪽에서 해발 2,744m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 북한 지역까지 훤히 볼 수가 있는데요.

최효은 리포터! 백두산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분을 만나고 왔다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20여 년 동안 백두산의 사계절을 직접 기록해 온 이정수 사진작가를 만나고 왔습니다.

[앵커]

이분이 북한 지역 촬영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는 분이라고요?

[답변]

네, 맞습니다.

70대의 고령에도 20kg의 촬영 장비를 직접 들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특히, 금강산 관광이 가능할 때는 10여 년 동안 금강산의 사계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합니다.

노년의 사진작가가 본 북녘의 명산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부터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강남이 한눈에 들어오는 나지막한 산.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

올해 77살인 이정수 사진작가는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하는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여기가 야경 찍는 포인트에요. 아주 강남이 한눈에 보이고 야경 포인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매번 무거운 촬영 장비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이정수 작가.

[이정수/사진작가 : "맹목적으로 산행하면 힘들고 지루한데 촬영하면서 산행을 하면 목적이 있기 때문에 힘이 들어도 드는 거 같지가 않아요."]

이정수 작가는 1998년 11월에 처음 금강산을 다녀왔는데요.

화려한 풍경에 반해 본격적으로 산과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정수/사진작가 : "내가 사진을 안 했으면 모르는데 사진으로 영상으로 금강산을 촬영하자 이런 생각을 하게 돼서 금강산을 봄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수없이 오르내리게 된 거라고 생각됩니다."]

계절마다 풍경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 금강산.

봉래산이라고 불리는 금강산의 여름은 옥빛의 계곡물과 푸른 녹음이 우리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가을의 풍악산은 알록달록한 단풍이 화면에 한가득 담겼고, 겨울의 개골산에선 하늘로 뻗은 나무들과 기암괴석들이 하얀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정수 작가에게만 특별하게 공개한 곳도 있다는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수정봉이란 데를 올라가야만 이 장전항을 복주머니같이 돼 있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거든요. 이걸 3주년 때 (북한이) 저한테 선물로 촬영 허가해준 지역이기도 합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4년째. 이정수 작가는 작품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때부터 이 작가는 새로운 작업에 몰두하게 됩니다.

1년 중 절반 이상이 눈으로 덮여있는 백두산.

6월 말, 천지 주변에만 피는 좀참꽃이 만개하면 비로소 봄이 시작됩니다.

1,400여 종의 자생식물이 싹을 틔우고, 산에 활력이 넘쳐흐르는 8월이 되면, 백두산은 여름의 중턱에 접어듭니다.

여름의 푸르름도 잠시, 한 달밖에 안 되는 짧은 여름이 지나가면 백두산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어느새 상고대와 함께 기나긴 겨울이 찾아옵니다.

이정수 작가는 금강산뿐만 아니라 백두산의 사계를 무려 20여 년 동안 기록해왔다고 하는데요.

맹렬한 추위와 싸우기 일쑤였고 중국 공안한테 촬영 장비를 뺏기는 등 고비도 많았습니다.

고생 끝에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은 최근 고화질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습니다.

[이정수/사진작가 : "수년에 걸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담아온 걸 저 혼자 갖고 있으면 의의가 없지 않습니까. 만인한테 널리 우리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볼 수 있게끔 블루레이 고화질로 제작이 된 겁니다."]

작품에 숨을 불어넣는 후반 작업은 강성구 씨가 담당합니다.

이정수 작가와 15년을 함께했다고 하는데요.

["조금 날린 거 같으니까 약간 눌러주면 더 깊이가 있겠어. (지금 어떠세요?) 지금 좋아 깊이감이 있어."]

생생한 풍경을 계속 접하다 보니 백두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합니다.

[강성구/영상 편집 감독 :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사진들이 대부분이고요. 사계절을 한 번씩 (이정수 작가와) 같이 가볼 계획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단절되는 타이밍에 못 가게 돼서 아주 아쉬워요."]

이정수 작가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는 백두산에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보는 영상이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백두산 호랑이인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용맹스럽고 위협을 느끼는 건 백두산 호랑이라 그런지 카메라를 철조망 밖에서 틈으로 놓고 찍는데 무섭고 용맹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눈빛 보면 밤에 보면 불빛이 난다고 생각되죠."]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이정수 작가는 더 북녘의 산들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게 됐는데요.

촬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해방둥이인 이작가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합니다.

이정수 작가는 금강산 촬영이 한창이던 2000년대 북한 당국으로부터 북녘의 5대 명산을 사진으로 남겨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제가 북녘에 5대 명산 백두산, 금강산, 칠보산, 묘향산 황해도에 있는 구월산 이 5대 명산을 체력이 다하는 한은 꼭 가고 싶고 촬영하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 듭니다."]

50대 나이에 금강산에 처음 발을 디딘 이후 백두산의 사계를 기록하고 나니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습니다.

북한 당국의 부탁처럼 나머지 3대 명산에도 오를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 기원합니다.
  • [통일로 미래로] 초고화질로 담은 백두산…20년의 기록
    • 입력 2021-06-12 09:17:50
    • 수정2021-06-12 09:33:08
    남북의 창
[앵커]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갈 수 없지만, 백두산은 요즘 같은 초여름부터가 본격적인 관광 성수기라고 하는데요.

네. 중국 쪽에서 해발 2,744m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 북한 지역까지 훤히 볼 수가 있는데요.

최효은 리포터! 백두산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분을 만나고 왔다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20여 년 동안 백두산의 사계절을 직접 기록해 온 이정수 사진작가를 만나고 왔습니다.

[앵커]

이분이 북한 지역 촬영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는 분이라고요?

[답변]

네, 맞습니다.

70대의 고령에도 20kg의 촬영 장비를 직접 들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특히, 금강산 관광이 가능할 때는 10여 년 동안 금강산의 사계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합니다.

노년의 사진작가가 본 북녘의 명산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부터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강남이 한눈에 들어오는 나지막한 산.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

올해 77살인 이정수 사진작가는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하는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여기가 야경 찍는 포인트에요. 아주 강남이 한눈에 보이고 야경 포인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매번 무거운 촬영 장비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이정수 작가.

[이정수/사진작가 : "맹목적으로 산행하면 힘들고 지루한데 촬영하면서 산행을 하면 목적이 있기 때문에 힘이 들어도 드는 거 같지가 않아요."]

이정수 작가는 1998년 11월에 처음 금강산을 다녀왔는데요.

화려한 풍경에 반해 본격적으로 산과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정수/사진작가 : "내가 사진을 안 했으면 모르는데 사진으로 영상으로 금강산을 촬영하자 이런 생각을 하게 돼서 금강산을 봄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수없이 오르내리게 된 거라고 생각됩니다."]

계절마다 풍경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 금강산.

봉래산이라고 불리는 금강산의 여름은 옥빛의 계곡물과 푸른 녹음이 우리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가을의 풍악산은 알록달록한 단풍이 화면에 한가득 담겼고, 겨울의 개골산에선 하늘로 뻗은 나무들과 기암괴석들이 하얀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정수 작가에게만 특별하게 공개한 곳도 있다는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수정봉이란 데를 올라가야만 이 장전항을 복주머니같이 돼 있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거든요. 이걸 3주년 때 (북한이) 저한테 선물로 촬영 허가해준 지역이기도 합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4년째. 이정수 작가는 작품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때부터 이 작가는 새로운 작업에 몰두하게 됩니다.

1년 중 절반 이상이 눈으로 덮여있는 백두산.

6월 말, 천지 주변에만 피는 좀참꽃이 만개하면 비로소 봄이 시작됩니다.

1,400여 종의 자생식물이 싹을 틔우고, 산에 활력이 넘쳐흐르는 8월이 되면, 백두산은 여름의 중턱에 접어듭니다.

여름의 푸르름도 잠시, 한 달밖에 안 되는 짧은 여름이 지나가면 백두산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어느새 상고대와 함께 기나긴 겨울이 찾아옵니다.

이정수 작가는 금강산뿐만 아니라 백두산의 사계를 무려 20여 년 동안 기록해왔다고 하는데요.

맹렬한 추위와 싸우기 일쑤였고 중국 공안한테 촬영 장비를 뺏기는 등 고비도 많았습니다.

고생 끝에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은 최근 고화질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습니다.

[이정수/사진작가 : "수년에 걸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담아온 걸 저 혼자 갖고 있으면 의의가 없지 않습니까. 만인한테 널리 우리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볼 수 있게끔 블루레이 고화질로 제작이 된 겁니다."]

작품에 숨을 불어넣는 후반 작업은 강성구 씨가 담당합니다.

이정수 작가와 15년을 함께했다고 하는데요.

["조금 날린 거 같으니까 약간 눌러주면 더 깊이가 있겠어. (지금 어떠세요?) 지금 좋아 깊이감이 있어."]

생생한 풍경을 계속 접하다 보니 백두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합니다.

[강성구/영상 편집 감독 :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사진들이 대부분이고요. 사계절을 한 번씩 (이정수 작가와) 같이 가볼 계획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단절되는 타이밍에 못 가게 돼서 아주 아쉬워요."]

이정수 작가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는 백두산에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보는 영상이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백두산 호랑이인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용맹스럽고 위협을 느끼는 건 백두산 호랑이라 그런지 카메라를 철조망 밖에서 틈으로 놓고 찍는데 무섭고 용맹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눈빛 보면 밤에 보면 불빛이 난다고 생각되죠."]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이정수 작가는 더 북녘의 산들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게 됐는데요.

촬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해방둥이인 이작가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합니다.

이정수 작가는 금강산 촬영이 한창이던 2000년대 북한 당국으로부터 북녘의 5대 명산을 사진으로 남겨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정수/사진작가 : "제가 북녘에 5대 명산 백두산, 금강산, 칠보산, 묘향산 황해도에 있는 구월산 이 5대 명산을 체력이 다하는 한은 꼭 가고 싶고 촬영하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 듭니다."]

50대 나이에 금강산에 처음 발을 디딘 이후 백두산의 사계를 기록하고 나니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습니다.

북한 당국의 부탁처럼 나머지 3대 명산에도 오를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 기원합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