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합시다] 지식다방 ep.4 : 국회의원, 누구를 뽑을 것인가?

입력 2020.03.01 (20:06) 수정 2020.03.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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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 지식다방으로 인사드립니다.

[최원정] 이제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저희와 함께 내 삶을 바꾸는 정치란 무엇인가, 또 우리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가? 함께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유시민 이사장님.

[유시민]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박형준 교수님 안녕하세요?

[박형준]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자리하셨습니다.

[허진모] 안녕하십니까?

[최원정] 그리고 오늘 이 주제를 위해서 저희가 특별히 영입한 분, 인재가 있습니다. 최근에 본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우리 프로그램 정치합시다에 한 방을 날리신 간 큰 분이신데요. 화면으로 먼저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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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01.21 KBS <더 라이브>

[최 욱] KBS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우리 <더 라이브>와 품질에 비해 도저히 자리가 안 잡히는 신규 시사 프로그램 <정치합시다>의 아름다운 콜라보 시간입니다. 그런데 <정치합시다>가 두 분의 지명도와 중량감에 비해서 자리를 너무 못 잡고 있거든요.

[박형준] 처음부터 디스(dis: disrespect, 무례의 준말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힙합의 하위문화 중 하나)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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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방송인 최욱 씨 오늘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최 욱] 반갑습니다.

[최원정] 이 자리가 편치만은 않으실 것 같네요. 오늘.

[최 욱] 이런 거를 보복 정치라고 하는 거죠. 상당히 좀 불편하네요. 애정 어린 비판 이었습니다.

[박형준] 우리 둘이 나갔을 때 시청률이 제일 높았고 그 뒤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최 욱] 뭐 그런 말씀을 하세요? 불러놓고 그렇게 보복을 하십니까?

[최원정] 그런데 상당히 시청률에 연연을 하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최 욱] 맞습니다. 방송이라는 건 대중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기 때문에 시청률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공영 방송답지 않아.

[최원정] 우리는 어떻게 해야 시청률이 좀 올라갈까요? 한수 좀 가르쳐주시죠.

[최 욱] 보통 시청률이 잘 안 나올 때 공영 방송답지 않아,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거든요.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이제 뭔가 좀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요.

[최원정] 어렵다?

[최 욱] 너무 어려워.

[박형준] 유튜브 시청 뷰가 몇백 만이래요.

[최원정] 저희 지금 800만 뷰래요, 800만 뷰. 더 라이브는 뷰가?

[최 욱] 800만 뷰인 이유가요. 물량 공세가 심합니다. 제가 그걸 다 알고 있어요.

[최원정] 예리하신데, 이분이.

[최 욱] 제가 이렇게 보면서.

[박형준] KBS에서 일하시는 분 맞아요?

[최 욱] 보면서 참 좋아요. 좋은데 저 자리에 내가 가면 더 좋겠다.

[최원정] 그러니까 바꿔 앉죠.

[최 욱] 아니요. 아니요. 그건 아니고요. 이 자리에서 제가 한번 역할을 해보겠습니다.

[유시민] 보조 진행자?

[최 욱] 그냥 유권자 정도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최원정] 오늘 최욱 씨가 나와서 오늘 시청률이 얼마나 오를지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최원정]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 우리 시민 분들은 과연 이 투표할 준비가 되셨는지 좀 궁금하지 않나요? 저희가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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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선거 두 달 앞, 시민들의 투표 기준은? (시민 인터뷰)

Q. 지난 선거에서 누굴 뽑았는지 기억 나시는지?

[정지혜(24)/ 서울시 마포구] 기억 안 나요.

[유광형(75)/ 서울시 동작구] 기억이 잘 안 나.

[이명동(72)/ 충청남도 논산시] 몰라 떠오르질 않아 기억력이.

Q. 지난 총선에서 누구를 뽑았나요?

[하정희(30)/ 서울시 강남구] 아니요 기억 안 나요.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국회의원 선거 때? 기억 안 나는데.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이름은 기억 안 나고 당만.

[정희정(37)/ 경기도 김포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박소희(47)/ 부산시 영도구] 잘 기억이 안 나요.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기억 안 나는데요.

[박이한(27)/ 서울시 강남구] 기억은 안 나요.

[윤혁진(28)/ 부산시 동래구] 이름이 기억 안 나요. 크게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거 같아요.

[김한두리(23)/ 경상북도 김천시] 솔직히 그만큼 많은 관심은 있지 않은 거 같아요.

Q. 여러분의 지역구를 알고 있나요?

[강석준(24)/ 서울시 서초구] 잘 모르겠습니다.

[장효진(22)/ 서울시 광진구] 모르겠어요.

[강수아(21)/ 서울시 광진구] 지역구... 모르겠어요.

[류현수(24)/ 서울시 동작구]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들어본 적은 있는데 갑구와 을구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어요.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모르겠습니다.

[박소희(47)/ 부산시 영도구] 잘 모르겠어요.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정확하게 잘 모르겠어요.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투표 지역구는 용산구인데 우리는 노인정에서 하잖아. 어, 그런 거는 모르고 그냥 노인정 가면 그걸 나눠주니까.

Q. 가장 중요한 투표 기준은 무엇인가요?

[정지혜(24)/ 서울시 마포구] 그 시대의 분위기나 흐름?

[이명동(72)/ 충청남도 논산시] 내 친구니까 친구 후배니까.

[김복례(78)/ 서울시 종로구] 우선 사람 이미지 보고.

[강속준(24)/ 서울시 서초구] TV 보고 찍었습니다.

[류현수(24)/ 서울시 동작구] (제가)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잘 몰라서.

[강형원(54)/ 경기도 군포시] 일단 공약이죠, 공약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우리는 무조건 사람을 보고 찍어. 당은 안 봐요.

[박소희(47)/ 부산시 영도구] 일단 당을 많이 봐요. 일단 당 자체가 그거(공약)를 많이 끌고 나갈 수 있으니까.

[송옥자(81)/ 경기도 안양시] 대부분 얼굴 보면 알아 그 사람 경력도 알고 인품도 알고 그래.

Q. 4월 총선에서는 누구를 뽑을 건가요?

[이명동(72)/ 충청남도 논산시] 나 모르겠어 그건.

[여인혁(30)/ 경기도 양주시] 이번에도 아무래도 당의 방향성을 좀 많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이번에는 우리 지역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

[이상협(20)/ 충청북도 괴산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 공약 이런 것을 보고

[송종숙(54)/ 서울시 성북구] 저희들 위해서 노력하는 그 점을 보겠습니다.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정치적으로 관심이 깊은 편이 아니라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당 위주로 뽑게 될 것 같은 건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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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지난 선거에서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 보여요. 또 이번에도 누구를 뽑을지 준비가 안 된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최원정] 지난달에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따르면요.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가 39.2%,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 34.1%, 기타가 23.7%로 투표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안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왜 그럴까요?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아서인 이유도 있겠죠, 분명히?

[박형준] 과거에 투표 패턴을 보면 기본적으로는 정당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그 다음에 그 정당 안에서 인물을 고려하는 게 그 다음이고 총선에서는 의외로 공약이나 이런 거 보고 하는 경우는 조금 영향력이 저는 약하다고 봅니다.

[유시민] 정당 보고 찍으면서도, 당만 보고 찍는다 그러면 왠지 비난 받을 것 같은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인물이라든가 정책 공약이라든가 대답은 하지만 예전에는 보면 실제로는 지역별로 나눠서 당 보고 다 찍었죠.

[최 욱] 제가 그런 맥락에서 궁금한 게 하나가 있는데 저도 사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공약이나 인물을 보고 뽑는다고 하면 바람직한 유권자처럼 보겠구나, 그런 느낌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지역구 선거에서 내가 누군가를 인물을 보고 찍었을 때 그 사람이 지역 사회 안에서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게 있습니까? 저는 그 부분이 항상 궁금하더라고요.

[유시민] 이제 한 예를 들면, 저도 국회에 있을 때 그런 거를 해봤는데 지하철역에 노약자용 승강기를 설치한다, 그러면 거기 가보면 도시철도공사에요, 일람표가 있어요. 수요 조사를 해서 우선순위 1번부터 시작해서 수백 번까지 이렇게 쫙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거는 억지로 70번에 있는 거를 1번으로 올리면 너무 티가 나죠. 그렇게는 못해요. 그런데 막 어필을 해서 다음번에 우선순위를 조정할 때 국회의원이 이것을 올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자료를 조사하고 한 30번으로 끌어 올려요. 그러면 30번 이렇게 끌어 올려놓으면 이게 1년에 몇 개씩 만드니까 언제쯤이면 여기에 에스컬레이터나 혹은 엘리 베이터를 설치를 할 수 있겠다, 홍보를 하는 거예요. 임기중에 했다, 이렇게. 그런데 그거 가지고 내 삶을 바꾼다고 얘기할 수 있냐? 그리고 대개 그런 것들은 어떤 국회의원 한 사람의 노력으로 된다기보다는 정말 국회의원이 거기에 힘을 보탤 수는 있어요. 그러나 거의 그게 국회의원을 누가 하냐에 따라서 누가 되면 그게 되고 누가 되면 안 될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박형준] 정책을 여기에 갖다 놓을 수도 있고 저기도 갖다 놓을 수 있는 가변성들이 있는 것들이 있어요. 만약에 그런 어떤 기획을 가진 정치인이 있고 그분이 꾸준하게 그거를 하면, 그거는 교육이나 문화나 이런 영역에 가능한데 또는 기업 유치나. 이런 거는 그 성과가 몇 년간 집중적으로 한 정치인들이 있는 곳하고 그렇지 않은 정치인들이 그냥 일상적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거하고는 차이가 날 수 있어요. 이런게 전혀 없다면 우리가 국회의원을 아무나 뽑아도 된다는 얘기하고 똑같거든요.

[유시민]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거는 기본적으로 그런 면이 있는데 대부분 알려진 것은 과장 홍보예요, 기본적으로 과장 홍보고.

[박형준] 그거를 부인하는 게 아니고.

[최원정]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더더욱 우리가 어떤 국회의원을 뽑아야 되는지 고민이 깊어지는데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게 약간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 같은 좀 부끄러운 질문이기는 한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 있는 답변이 나올 것 같아서 드려 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거는 어떤 것인지 1번 대통령 선거, 2번 국회의원 선거, 3번 지방선거 4번 기타 선거. 어떤 선거가 중요도로 따지면 제일 위에 있어야 할까요?

[유시민] 저는 두 분 의견이 궁금해요.

[최 욱] 저는.

[최원정] 다 중요하지만.

[최 욱] 이유는 묻지 마세요. 근거가 전혀 없으니까요. 저는 뭐, 그냥 직관적으로 대선이 제일 중요한 느낌이 듭니다.

[최원정] 큰 선거니까?

[최 욱] 이름부터가 대선이잖아요.

[최원정] 대선이니까. 이유는 그냥 직관적으로.

[허진모] 저도 대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좀 이유를 대자면 가장 나쁜 선택을 했을 때 국가에 어떤 자리가 제일 해악을 미칠까, 그거를 좀 고민을 해보면 아마 단일 선거로는 그게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 욱] 이분이 의외로 들을 게 있네요?

[최원정] 그러면 그동안 방송에서는 들을 게 없으셨다는?

[최 욱] 아니에요. 훌륭했습니다.

[허진모] 제가 어렵게 하는 담당자라.

[최원정] 저희가 총선을 앞두고 하는 프로그램인데 총선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좀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300명의 입법기관을 뽑는 건데 국회의원 선거도 굉장히 중요하죠? 그렇죠?

[박형준] 그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최 욱] 참 방송들 못하십니다. 이러니 자리를 못 잡지.

[최원정] 최욱씨 너무 좋아.

[박형준] 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최 욱] 그거를 빨리 치고 들어갔어야죠.

[허진모] 분위기 파악을 못했네요.

[박형준] 대선과 총선이 분리된 것 같아도 굉장히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총선의 결과가 사실상 대통령 권력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2016년 총선에서 만일 원래 예상대로 당시 여당이 과반수 이상을 얻었다면, 그때 공천 실패라든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어서 일당이 바뀌었잖아요. 그게 없었다면 사실 탄핵도 안 됐을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까 총선이라는 게 총선으로 딱 분리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권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죠. 예를 들어서 이번 선거 같은 경우에도 집권 4년차죠. 3년이 지났지만 4년차에 거의 이루어진 선거죠, 햇수로 보면. 그러면 그 3년 이후의 선거는 대개 이 총선의 결과에 따라서 대통령 권력이 어떻게 행사될 건가를 규정하는 선거가 되죠. 그러니까 이게 총선과 대선이 분리될 수는 없는 거예요.

[최원정] 맞물려 있다.

[유시민] 국회의원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대통령 한 명만 뽑잖아요. 잘못 뽑으면 대체재가 없어요. 임기 동안에. 그런데 국회의원은 300명을 뽑으니까 그중에 잘못 뽑은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또 잘 뽑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에요. 그러니까 위험이 굉장히 분산돼요. 거기에 우리 대통령 중심제 국가니까 대통령이 훌륭하게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면 좋은데 그런 보장은 없죠. 표 제 일 많이 받는 사람이 대통령 되는 거지, 제일 인격적으로 훌륭하거나 유능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대통령이 아주 이상한 사람이 청와대에 있다 하더라도 국회가 제대로 된 사람들이 다수를 구성하고 있으면 그 대통령이 하려는 거를 여러 가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무기를 사용을 해서 못 하게 해요.

[최원정] 삼권분립이 되어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최원정] 어떤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뽑느냐, 그 어떤 기준들을 좀 명확하게 세우기 위해서 이번에 세부적인 주제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당들이 후보를 제대로 뽑아서 키워내고 있는지 그것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저희가 먼저 화면을 준비해봤거든요.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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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양당 인재영입 말썽, 왜? (뉴스 영상)

- 민주당 영입인재 1호, 발레리나 출신 척수장애인 최혜영
- 민주당 영입인재 2호, 모친에 각막 기증한 청년 원종건
- 한국당 영입인재 1호, 탈북 인권운동가 지성호
- 한국당 영입인재 2호, 체육계 미투 2호 김은희

[앵 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영입 인재 1호로 추진됐다가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군인권센터를 향해서 공산주의가 연상된다면서.

[앵 커] 민주당의 청년영입인재 원종건씨가 데이트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자격을 반납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기사 헤드라인] 與 영입 5호 오영환 “조국 자녀 문제, 당시 학부모들 관행”

[기사 헤드라인] 北, 한국당 영입인재 지성호에 “포악하게 아내 구타한 범죄자”

[기사 헤드라인] ‘이벤트·보은’영입에 논란만···정치발전·세대교체는 ‘먼산’

[기사 헤드라인] 한국당, 5호 인재로 ‘당내 인사’ 영입하고 “재발견으로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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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그러니까 물갈이,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가 워낙 많다 보니까 여러 당에서, 당에서 인재 영입에 굉장히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에요. 뒤탈도 있었지만 어떻게 잘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허진모] 언제부터인가 당들이 애플 신제품 내놓듯이 한 번씩 할 때마다 신제품을 쭉 한 번씩 내놓는데 저는 비록 쇼라는 걸 알아요. 쇼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저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렇게 일부러라도 영입하지 않으면 결코 자력으로는 정치권 근처에도 못 갈, 소외된 계층이 분명히 있다고 봐요. 1회성 어쩌고 이렇게 되기도 하는데 그것도 저는 크게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안 그런 분야가 없거든요. 개그맨 공채 다 합격해 놓고 남는 사람 별로 없거든요.

[최 욱] 죄송한데 저 개그맨 아니거든요?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 개그맨이 아니올시다.

[최원정] 여기서 확실히 정리하고 가죠. 많은 분들이 최욱 씨를 개그맨으로 알고 있는데 방송인으로.

[허진모]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네요.

[유시민] 유튜브의 황제였다가 그다음에 공중파로 진출한 머리 좋은 케이스죠. 보기 드문 케이스죠. 훌륭하십니다. 평소에 존경합니다.

[최 욱] 존경합니다.

[최원정] 인재 영입 면면들을 보면 굉장히 직종이 다양해진 건 사실 아닌가요?

[박형준] 이 이야기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정치는 쇼인가? 쇼입니다. 느낌이 좋고 이미지가 좋고 감성이 같이 따라가면 지지가 되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정치는 쇼를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정치는 쇼가 아닙니다. 왜 쇼가 아니냐 하면 사실 이 정치가 세상을 운영하고 바꾸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거기에 합당한 자질과 능력과 하여튼 이런 요소들을 내부적으로, 소위 말해서 콘텐츠라고 합시다. 그 콘텐츠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쇼로만 하면 이게 금방 들통 나요. 들통이 금방 나기 때문에 그게 쇼 효과가 없어지는 겁니다. 10명, 20명 영입했는데 그중에 한두 명만 사고가 나면 그 전체가 이미지가 먹칠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양쪽이 그런 우를 범한 거죠.

[유시민] 그런데 저는 약간 다르게 보는데 왜, 왜 이런 일을 할까 정당들이. 정당은 정치인과 상당수의 당원들로만 딱 획정돼 있고 그 당원들은 다 종사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 상태에서 영입을 안 한다, 그러면 일찍이 정당 안에 들어와 있던 사람들만 계속 공직선거에 도전하게 돼요. 그렇게 되죠. 그러니까 그 문제 때문에 정당들이 어떻게든 각계각층의 유권자 집단과 연계를 만들어보려고 자기네 스타일로 영입을 하는 거예요. 그게 첫 번째 이유고요.
두 번째는 정당들이 청년 조직이 없어요. 그러니까 되게 지금 외국에서 40대, 30대에 총리가 되고 이런 사람들 20대 때 국회의원이 되고 그리고 지금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유럽의 유수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유력한 정치인들을 한번 보세요. 대개 정당 가입 시기가 17세입니다. 17세요. 그러면 스물여덟, 스물아홉 이럴 때 비례대표 등록을 시켜서 독일 같은 경우는 특히 절반이 비례대표니까요. 비례 등록을 시켜서 데뷔를 시켜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한 20년 정도 하고 나서 총리 후보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순탄하게 그 정당의 조직이 사회의 각 곳에 다 포진해 있으면서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있는 공직 후보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인데. 우리는 정치는 더러운 것, 혐오스러운 것, 정치인들은 상종 못 할 자들, 그런데 여기에 정치가 들어오면 순수성이 다 깨지고 오염이 돼. 이렇게 해서 정당을 멀리하고 정치를 혐오하고 이 정서와 이 관행이 너무 강해서요. 정당들이 자체에서 사람들을 못 길러내요.

[최원정] 오래전에도 정치 인재나 관료를 키워내는 교육 제도가 있었나요?

[허진모] 거슬러 올라가보면 조선과 고려에 있었던 성균관(고려 말·조선 시대 국립교육기관) 같은 곳도 아예 대놓고 관료 양성 제도라고.

[최원정] 그렇죠.

[허진모] 그 다음에 쭉쭉 올라가다 보면 고구려의 태학부터 아니면 신라의 국학이라든가 이런 모든 제도는 다 관료의 양성과 그냥 직결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기(※참고 – 사기 소진열전 中 “무릇 선비가 글을 배우고도 높은 벼슬과 영화를 얻을 수 없다면 많은 책을 읽은들 무슨 소용인가”)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소진이 뭐라고 얘기를 하냐 하면 글공부 이렇게 해서 벼슬 못 하면 뭔 소용이냐고. 아예 대놓고 글공부의 목적은 관료였습니다.

[유시민] 그런데 그 전에 거슬러 가면, 말해도 되나? 고대 아테네 보면 그때 리케이온(기원전 355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 아테네에 세운 학원) 이라고 해서.

[허진모] 리케이온과 아카데미아(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플라톤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학교)가 있었죠.

[유시민] 아카데미아가 있어서 대화법, 이걸 가르치고 토론 가르치고 하는 것도 다.

[허진모] 전부 다 사교육이었죠.

[유시민] 강남 일타 강사 이 정도로?

[허진모] 네, 맞습니다. 그런데 동양에도 일타 강사가 있습니다. 사기의 귀곡자(B.C.400-B.C.320 전국시대 사상가)라고.

[유시민] 귀곡자.

[허진모] 자기가 키운 제자는 전부 다 재상이 됐어요. 지금으로 치면 거의 족집게 강의입니다.

[최원정] 귀곡산장 할 때 그 귀곡자?

[허진모] 맞습니다. 그 귀곡자가 뭘 가르쳤느냐, 유세(왕을 설득하는 것)를 가르칩니다.

[유시민] 그러니까 그게 왕을 설득하는 거를 가르친 거네요.

[허진모] 그래서 역사적으로 놓고 봤을 때 관료를 딱 집어놓고 배출하는 그런 뭐랄까, 교육 시스템은 정말 참 잘 봐주면 언제냐? 프랑스 혁명 이후에 나폴레옹 시대 때 체계가 잡힌 프랑스의 그랑제꼴(Grandes Écoles: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 고등교육기관으로 18세기 나폴레옹이 설립) 정도? 지금 마크롱이나 사실 사르코지 대통령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그랑제꼴 출신이죠. 그 정도를 아마 예로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시민] 그것 때문에 프랑스에서도 소위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포함한 그 학력 경쟁이 어마어마한 나라예요. 거기를 가야 출세하니까.

[최원정]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 지도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거든요. 역 대 우리 대통령들은 다 국회의원을 거치지 않았습니까? 이때 또 정치계에 데뷔했던 그 파릇파릇한 모습들을 화면에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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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국민의 대표, 대통령들의 신인 시절 (자료 영상)

-김영삼 대통령, 1954년 경남 거제 민의원 당선
-김대중 대통령, 1961년 강원 인제 민의원 당선
-노무현 대통령, 1988년 13대 총선 부산 동구 당선
-이명박 대통령, 1992년 14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
-박근혜 대통령, 1998년 15대 총선 대구 달성구 보궐선거 당선
-문재인 대통령, 2012년 19대 총선 부산 사상구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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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대통령들의 정치 신인 시절 모습 보니까 감회가 굉장히 새롭죠? 그렇죠? 굉장히 흐뭇하게 또 뭔가 만감이 교차한다는 듯 이렇게 보고 계셨는데. 정말 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겨서 의정 활동을 하다가 경력을 쌓고 대통령이 되는 그 과정들이 다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네요.

[박형준] 김대중 대통령하고 김영삼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를 하면서 온갖 굴곡과 난관을 뚫고 대통령이 되다 보니까 그 안에서 자기 세력이라는 걸 확고하게 구축을 하고 정치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이 갖는 문제도 있지만, 소위 계파 정치라는 문제도 있지만 사실 그게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자원인 거죠.

[최 욱]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까지 국회의원의 이력이 한 번도 없었던 황교안 대표가 대선 가도를 위해서 총선에 출마 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반드시 지금 지형에서는 국회의원을 해야 대통령을 할 수 있는 겁니까?

[박형준] 몇 배는 유리하죠. 일단 국회의원을 해야 국회에 들어가서 국회의원들하고 하여튼 함께 있을 거 아니에요. 국회의원 지지를 받는 게 단순히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세력을, 그 지지를 얻는 거니까 당연히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국회에 진출해 있는 게 유리하죠. 이번에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안 했다면 대선 출마를 못 했을 거예요. 그리고 이 리더십도 유지를 못 했을 거예요. 그런데 종로 출마를 결단하는 바람에 국회의원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어떤 용기를 보여줬다는 면에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위기를 이렇게 넘어서게 하는 효과가 있었던 거지.

[최 욱] 그러면 대단히 불손한 질문인데 이번에 만약에 총선에서 떨어진다면 대통령은 어렵다고 봐야 하겠습니까?

[박형준] 저는 그렇게 안 봐요. 아까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서 얼마나 많이 떨어졌어요? 야권 전체의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로 선거에서 지고 전체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오히려 자기 희생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죠.

[유시민] 저는 약간 황 대표가 좀 실기를 했다고 보는 거는 약간 삼국지에 보면 상대방이 좀 센 사람이 나와서 뭐 이렇게 하는데 야, 누가 나가서 할 사람 없어? 이럴 때 관운장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나와서 술 한 잔 마시고 가 하니까 그 술이 식기 전에 다녀오겠습니다. 탁 하고 언월도(偃月刀: 옛날 무기의 하나로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큰 칼) 차고 가서 했단 말이에요. 그리고 말 타고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이제 그게 이낙연이야. 종로에서.

[유시민] 그러면 저쪽 진영에서 야, 누가 가서 좀 싸워봐 이러는데 사령관인 내가 저기 나가면 어떻게 해. 이렇게 꾸물꾸물하면서 이렇게 시간을 놓친 거예요. 그래서 모양이 이미 많이 망가졌어요.

[박형준] 그런데 이번에는 사실 이거는 여권의 캠페인 전략에 말린 측면이 굉장히 강하죠. 그러니까 관우가 나오는데 거기에 한판 싸우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진짜 싸워야 할 대상은 관우가 아니라 유비인데 관우하고 지금 싸우다가 유비를 놓칠 수가 있다, 이거예요.

[유시민] 일단 관우를 자빠뜨려야 해요. 그래야 유비를 잡지.

[박형준]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망을 보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야, 왜 안 나와. 치사하게, 비겁하게 그러니까, 그러다 보니까 쭈뼛쭈뼛 말려 들어서 이제는 안 나가면 정말 비겁자가 돼버리는. 그러니까 여권이 짜놓은 프레임에 어느 정도 말린 측면이 있죠. 말린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현실이니까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니까 그 현실에서 그러면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느냐? 아니면 피하는 선택을 하느냐, 그 기로에서는 하여튼 용기 있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자기 진영은 추스릴 힘을 가진 거죠.

[최 욱] 아무튼 그러면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이 되려면 총리나 UN 사무총장 이런 이력보다는 국회의원의 이력이 좀 더 많은 영향을 끼칩니까?

[박형준] 국회의원이라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정치를 하는 거잖아요. 보통 사람들이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치도 그 나름의 특수한 전문 영역입니다.

[유시민] 전문직이에요.

[박형준] 그러니까 그 경험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유시민] 그러니까 전문성이 떨어지는 우리 둘 같은 사람은 얼마 오래 못 버티고 튕겨 나가는 거예요.

[최원정] 국회의원 선거가 정치 지도자의 등용문이라는 사실을 다 알기 때문에 공천이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어떤 후보를 뽑아서 이 선거에 등판시키는 거, 그게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정당들의 그 공천 과정이 좀 궁금하거든요. 굉장히 복잡하던데 먼저 설명을 해주세요. 지금 민주당은 어떤 과정을 내세우고 있는 거죠?

[유시민] 기본적으로 룰은 여론조사 50%, 그 지역구의, 해당 지역구의 유권자들의 여론조사 50%에 권리 당원이라고 해서 당 활동을 했던 당원들의 투표 50%. 이렇게 하고요. 다만 현역 의원 경우에는 지금 명단 공개는 안했지만 평가해서 하위 20%는 20% 감점을 하고 상위 20%는 아마 가점을 주는 식으로 하는 거 같아요. 그런 곳들은 도전자가 별로 없어서 단수 공천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 다음에 가산점을 주고 이렇게 해서 신인들에게 좀 유리하게 이렇게 해서 지금 경선이 곧 1차 경선 지역을 발표를 했고 현역 의원 지역구를, 거기서 경선이 진행되고 있죠.

[박형준] 이번에 여야 공천이 다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은 지난 18, 19, 20대 야당이 공천 잘못해서 망한 거거든요.

[유시민] 그때의 여당.

[박형준] 그렇죠. 그러니까 계파 공천하고 보수 공천하고 밀실 공천하고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사람들 싣고 그런데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게 공관위가 아주 독립성을 가졌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심지어 황교안 대표나 당에서 추천한 공관 위원들이 하나도 안 됐어요. 그래서 김형오 의장이 지금 하고 있는 공관위에 대해서 통합 과정에서도 다른 세력들이 다 기본적으로 인정을 한 겁니다.

[최원정] 과거에도 지금 공천 시스템과 같은 인재 등용 시스템이 있었나요? 비슷한 공천 같은?

[허진모] 인류사를 통틀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천거(薦擧: 인재를 추천함)였습니다.

[최원정] 천거.

[허진모] 그런데 이게 자연스럽게 부작용이 생겼죠. 부정, 비리가 많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과거제도 그것을 좀 막아보려고 만든 거죠. 그 다음에 기득권 좀 해결해보려고 만든 건데 이 과거제도 와서는 거의 부정투성이죠. 조선왕조실록(※참고 – 고종 11년 4월 5일,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비들이 대동한 무뢰배들로 시험장이 난장판이 되고 있다”)에 전하, 난장판이 됐어요, 과거장이. 이런 보고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유시민] 그래서 백범 김구 선생도 과거 준비하다가 포기하잖아요.

[허진모] 그래서 어떤 제도든 간에 시행하는 사람이 청렴하고 공정한 게 중요한 거예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사람의 문제인 거죠.

[최원정] 우리가 앞으로 뉴스에서 공천과 관련된 뉴스들을 많이 접하게 될 텐데, 최욱씨는 혹시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공천 갈등과 관련해서 별별 뉴스가 나왔는데.

[최 욱] 뭐 예전에 뱀 풀고 그랬었다고.

[최원정] 뱀 푼 거 언제였어요?

[유시민] 96년도인가? 1996년도인가.

[최 욱] 참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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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뉴스 영상

[앵커]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새정치국민회의 후원의 밤 행사장에 뱀 열 마리를 풀어서 행사를 방해하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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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욱] 뱀을 풀 생각을 하냐.

[유시민] 풀지는 못했어요.

[최 욱] 풀지 못했습니까?

[유시민] 자루에 넣어서 행사장에 갖고 들어가다가 들켜서 뱀이 실제로 풀리지는 않았고. (※참고 –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에서 탈락한 모 국회의원 측근이 정당 행사에 뱀 방사를 시도)

[박형준] 유명한 일화도 있잖아요. 난닝구 백바지.(※ 참고 – 2003년 ‘난닝구’와 ‘백바지’로 대표되는 열린우리당 내 호남 민주당 당권파와 창당파 간 갈등)

[유시민] 난닝구.

[최원정] 런닝 셔츠.

[유시민] 그게 이제 여당이죠. 옛날에 야당을 오래 했을 때 그때는 우리가 권위주의 시대니까 야당이 탄압을 많이 받잖아요.

[유시민] 생존이 늘 중요한 과제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김대중 중심의)동교동계 (김영삼 중심의)상도동계 형성된 것도 그렇고 당원들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진정성 또는 충성심을 기준으로 사람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내가 공천을 못 받았어. 그러니까 내가 가서 야, 이럴 수가 있냐. 내가 그동안 이렇게 충성을 했는데 보답을 해야지. 그러니까 이제 버스 타고 올라와서 거기 가서 난닝구 바람으로 막 소리 질러. 총재님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막 이러면서 그러면 당직자 와서 말리잖아요. 그러면 주먹 휘두르고 이러면서 난닝구 찢어지고 이게 이른바 난닝구, 그게 참 슬픈 일이긴 한데 그게 또 우리 한때 대한민국이었다,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어떤 우리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 안 돼 있고 제대로 발전 안 돼 있을 때 그래도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죠. 그러니까 저는 생각해도 흉하기는 해도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져요. 그때는 그랬지.

[최원정] 그때는 그랬었지. 아픈 만큼 성숙해졌구나, 우리가.

[유시민] 지금 엄청나게 발전했죠, 우리나라 정당들이.

[박형준] 그런데 조금 있으면 과거에 봤던 장면들도.

[최 욱] 나옵니까, 나옵니까?

[최원정] 개봉 박두.

[박형준] 컷오프(Cut off: 공천배제) 하고 이렇게 되면 지역구의 주민들이 일단 당사 앞에 와서 피켓 들고 과거처럼 그렇게 난닝구, 이런 거는 안 하겠지만.

[유시민] 지금은 겨울이잖아요. 깔깔이 입어야 해요.

[최 욱] 겨울이에요.

[유시민] 다행히.

[박형준] 그래서 항의, 소동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최원정]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네요, 우리 유권자 입장에서는.

[유시민] 뱀들은 지금 다 겨울잠 자고 있고.

[박형준] 가끔 그런 장면도 있어야 볼거리도 생기고 하는 거니까. 정치라는 게.

[최원정] 잘 좀 넘어갔으면 합니다, 그래도.

[최원정] 지금까지 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면 지금부터는 우리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 문제를 다뤄보기에 앞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들은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의원들을 뽑았으며 또 그들은 우리를 얼마만큼 대표하고 있는지 거리로 나가서 또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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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고 있을까? (시민 인터뷰)

Q. 국회의원이 나를 대표하나요?

[유광형(75)/ 서울시 동작구] 그 국회의원이 나를 대표하냐고? 내가 안 찍었는데 뭘 대표해.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대표한다고 볼 수 있죠.

[이상협(20)/ 충청북도 괴산군] 저를 대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한두리(23)/ 경상북도 김천시]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투표할 때 뿐이지.

[윤혁진(28)/ 부산시 동래구] 직업이나 성별, 나이대에 몰려있다고 생각을 해요.

[하정희(30)/ 서울시 강남구] 근데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좀 비례가 맞아졌는데 아직 한참 먼 것 같고.

[박이한(27)/ 서울시 강남구] 네 괜찮은 거 같아요.

[장효종(20)/ 광주시 광산구]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자(63)/ 서울시 강동구] 그런(의원이 유권자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일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영종(50)/ 충청남도 천안시] 수치적으로는 어느 영역이나 연령대 이런게 치우침이 보이지만 저는 그게 적당하다고 봅니다.

[정지혜(24)/ 서울시 마포구] 비례성은 (아무래도) 떨어지는데 그분들이 지적으로 뛰어난 분들이니까 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회의에 지역 주민들을 대표해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대표한다고 볼 수 있죠.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일단 고학력 위주인 거는 너무 기본이고.

[정희정(37)/ 경기도 김포시] 나이대가 많은 분들 위주로 뽑히신 거 같고요.

[강수아(21)/ 서울시 광진구] 좀 센 당. 뽑히는 데만 뽑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상협(20)/ 충청북도 괴산군] 일단 남성이 더 많은 것. 정말 다수자들 좀 기득권이라고 해야 될까요.

[한은경(53)/ 서울시 관악구] 소수의 엘리트들이 하고 있는 직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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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내가 안 뽑았는데 뭘 대표해. 그 말이 참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박형준] 그런데 내가 안 뽑아도 대표하는 겁니다.

[최원정] 그런가요?

[박형준] 대의제도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들이 하여튼 내가 안 뽑았다고 하더라도 전체 총의로 대표를 뽑는 거 아니에요. 대표로 뽑혔으니까 이 대표의 자율성을 갖고 4년 동안 자기 의지대로 활동을 하게 하는 거, 이게 위임이죠.

[유시민] 내가 안 뽑았는데 뭘 나를 대표해, 이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저는. 첫 번째 실제 20대 국회에 당선된 분들의 평균 지역구 득표율이 50%가 안되잖아요. 우리가 단순 다수제(다수표를 얻은 후보를 당선자로 하는 제도)라고 그래서 그냥 지역구에서 1등만 뽑히는 거예요. 유권자들 중의 반 이상이 내가 찍은 사람이 안 뽑힌 거예요. 그러니까 선거 제도 면에서 이게 그런 결함이 있는 거예요, 우리 제도가. 두 번째는 내가 이사도 다니고 막 그러니까 내가 누구를 뽑았는지 잘 모르겠어. 그런데 만약에 국회의원들이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행동을 하는 것 같으면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하는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정치 효능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저 말씀 자체는 논리적으로는 옳은 말씀은 아닌데 심정은 이해가 돼요. 심정은.

[최원정] 20대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자세히 봐서 그 대표성이 어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나이부터 보면요. 지난 20대 국회의원을 당선자들의 평균 나이는 당선 시점 기준으로 55.5세였어요. 그러니까 선거 당시 국민 평균 연령인 40.8세보다 무려 15살이 많았던 거죠. 그러니까 연령별 비율이 50대 54% 60대 이상이 29%, 그리고 40대 17% 그리고 2~30대는 단 3명으로 1%에 그쳤습니다. 글쎄요. 전체 유권자의 36%인 2~30대를 단 1%가 대표하고 있다, 이거는 대표성에 있어서 좀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요?

[박형준] 우리는 정치 문화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문화가 역사적인 전통도 그렇고 이게 연공서열(年功序列: 학력 및 근속연수의 장단 등에 따라 종업원의 임금이나 인사이동을 결정하는 체계)형, 장유유서(長幼有序: 오륜의 하나,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가 있음)형, 이런 수직적인 문화들이 상당히 있어서 정치를 한다는 건 권력에 가까이 가는 거니까 뭔가 경험과 경륜이 있는 사람이 가는 거라는 잠재의식 속에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공천을 할 때에도 젊은 사람들을 우대해야 한다, 우대해야 한다 하면서.

[최원정]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박형준] 우리가 실제 뽑을 때에는 만약에 경선을 한다 그러면 젊은 사람에게 쉽게 투표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안 돼 있잖아요.

[허진모] 억지로 바꾼다기보다는 그냥 지금 사회 여러 분야에서 그런 나이 파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아마도 그리고 지금 정치권에서도 그 어린, 젊은 신인에 대한 필요성을 아마 갖고 있으니 조만간 서서히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정]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

[박형준] 저는 21대 국회는 젊은 사람들 진출이 과거 어느 국회보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그건 좋은데. 그러니까 문제는 본선 나가서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결국은 지금 이 고령화 된 국회를 누가 만들었냐 하면 정당들이 반 만들었고요. 그 다음에 유권자들이 반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30대, 40대 총리,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지금 우리가 막 부러워하는 서유럽, 북유럽 선진국에 막 나와요. 그거는 유권자들이 그것을 용납했기 때문이거든요.

[최 욱] 그 유권자의 탓이라는 말이 매우 공감 가는게 우리 작가님이 초선 의원이었을 때 저희 부모님이 TV 보면서 저 어린 게 건방져서 이렇게 욕을 하는 거를 제가 본 기억이 있어요.

[박형준] 건방지게 나타났어, 본인이.

[유시민] 건방지기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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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뉴스 영상

[기 자] 흰색 바지와 티셔츠에 감색 상의.

[유시민] 인정하고 관용하고 했으면 좋겠는데, 오늘 좀 문화적으로 너무 옹졸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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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모] 일단 어리면 그렇게 낙인을 찍는 편이에요.

[최 욱] 어린 게 먼저 들어갑니다. 건방이 뒤로 가고.

[최원정] <정치합시다> 제작진이 20대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들도 일일이 분석을 해봤습니다. 20대 국회의원의 당선 전 직업이 고위 공무원과 교수, 법조인, 기자, 정당인 등 주로 고학력 전문 직종에 편중돼 있는 반면에 유권자들은요. 제조, 숙박 및 음식점, 소매, 건설, 운수업 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직업 구성 비율 기준으로는요. 검사, 법관, 변호사, 기자, 대학 교수 순으로 과하게 대표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굉장히 직업이 쏠려 있다.

[박형준] 사실 편중 현상이 있는 거는 틀림없죠. 몇몇 직업으로. 그러나 정치라는, 특히 의회라는, 입법이라고 하는 그 특성과 좀 연관이 돼 있어요. 미국도 전체 국회의원의 30% 이상이 변호사입니다. 북유럽 같은 경우에도 각종 직업들이 있다고 그러지만 정치인이 훈련되는 코스는 오히려 그런 나라일수록 제한적으로 되어 있어요. 그 정치 코스에 들어가야만 정치인이 되지. 다양한 직업의 대표라고 해서 정치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가 전문화되면 전문화될수록 그 영역의 독자성을 가지고 전문성을 키우는 쪽으로 가는 거지, 직업별로 그냥 대표자들 뽑아서 이렇게 하는 건 아니다.

[유시민] 이게 소위 SKY 전문 직종 종사자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가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는 게 우리나라 학벌 사회예요. 그래서 국회의원을 선택을 할 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잖아요, 우리가. 그러니까 일단 경력사항을 봐요. 학력, 경력을. 거기에 학력란에 고졸, 이렇게 나오면 일단 안 찍어줘요. 두 번째는 대표 경력을 봐요. 어떤 자리를 지낸 사람인가. 그래서 청년들이 불리한 거예요. 스펙이, 그 선거 공보물에 넣을 스펙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 러니까 우리 아들이랑 비슷하잖아요. 얘가 무슨 국회의원이야, 이렇게 되는 거고 뭐 한다 하는 대학 출신에 외국도 좀 갔다 온 이력도 있고 고위직 지내고 판검사로도 지냈고 고위 공무원으로도 지냈고 이러면 그럴 듯한 사람이네. 이게 우리 문화거든요.

[최 욱] 희한하네요. 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을 혐오하면서도 높게 보는 경향이 있나 보네요.

[유시민] 그게 아니고 나보다 나은 사람이 국회의원 해야 해,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최욱씨는 그런 거 안 봐요? 뽑을 때.

[최 욱] 저는 학벌은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유시민] 그러면 뭘 봤어요?

[최 욱] 관상을 좀 봤던 거 같아요.

[유시민] 허진모 작가는 뭘 보고 뽑아요?

[허진모] 맨 먼저 학벌에 눈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최원정] 어떤 자질을 제일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까요?

[유시민] 제가 쓰는 방식은 예전부터 그렇게 써 왔는데 공약보다 그 사람이 뭘 하고 살았나를 좀 저는 눈여겨봐요. 그러니까 똑같은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이 사람이 변호사로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자기 자신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주로 사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해서 활동하며 산 사람 중에서는 웬만한 차이가 아니라면 저는 후자를 택해요. 말이라는 것은 교언영색(巧言令色: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 뽑히기 위해서 선거 공보에 온갖 좋은 공약을 다 넣을 수 있어요. 그러나 말이거든요. 그러나 살아온 이력은 못 바꿔요. 아무리 분칠을 해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어요. 그래서 학력, 경력 이런 거 다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왔을까를 짐작해볼 수 있거든요.

[박형준] 막스 베버(Max Weber: 독일의 사회과학자, 1864-1920.) 형님이 말씀하신 거지만 사실은 이 열정이 굉장히 중요해요. 정치 하는 사람한테는. (※참고 –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中,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을 갖고 단단한 널빤지를 세게, 서서히 구멍을 뚫는 작업이다”)

[최원정] 어떤?

[박형준] 열정, 열정. 그 열정이라고 하는 것은 사적인 열정이 아니라 공적인 부분에서 내가 어떤 뭐를 어떤 식으로 한번 좀 바꿔보고 싶다, 정치를 바꾸든, 국가를 바꾸든 사람들을, 사회적 관계를 바꾸든 그런 열정이 중요하고 저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게 통찰력이나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균형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동태적인 균형 감각이 굉장히 중요한데 어떤 한 쪽으로, 우리 정치가 자꾸 이렇게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자기 확증 편향을 가진 쪽에서 자꾸 국회의원이 만들어지면 이게 싸움이 심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좀 더 이게 문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 쪽에서 많이 나오는 게.

[유시민] 박형준 교수님 스타일.

[박형준] 그렇죠. 제 스타일이죠. 나 같은 사람이라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는 스타일.

[최원정] 최욱씨는요?

[최 욱] 저는 좀 분명합니다. 제가 좋아했던 국회의원들을 보면요. 그 사람들이 출마하기 전에 내가 이거를 왜 하려고 하는지를 설명을 해요. 그게 이제 저의 가슴을 울렸을 때는 그들은 진짜 그거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제가 목격을 했거든요. 이번에도 역시 왜 출마를 하려는지, 그 목소리에 귀를 좀 기울이겠습니다.

[유시민] 그거야 다 똑같이 이야기하잖아.

[최 욱] 좀 다릅니다.

[유시민] 조국과 겨레를 위하여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다 이렇게 나오지.

[최 욱] 그런 허무맹랑한 거로는 안 통해요.

[유시민] 그런데 저는 어떤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선택해야 하냐, 이게 규범적인 질문이에요. 그보다 제가 더 관심을 가진 문제는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할까? 현실에서. 그거에 저는 더 관심이 많은데요.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 중에서 한 3분의 2는 그냥 당을 보고 찍어요. 저 같은 사람은 보수 정당에서 세종대왕님이 나오셔도 안 찍어요, 저는.

[최원정] 세종대왕님인데도요?

[유시민] 세종대왕님이여도 안 찍어요. 그러니까.

[박형준] 이 점은 저하고 좀 다르죠. 내가 후회가 되네.

[최원정] 왜요?

[박형준] 과거에, 과거에.

[유시민] 저 같은 사람이 3분의 2는 돼요. 그러니까 3분의 1 정도가 국회의원 후보의 소속 정당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다른 요소들에 따라서는 넘나들면서 찍을 수 있는 분들이 3분의 1쯤 돼요, 제가 볼 때는. 그런데 이게 현실이고요. 사람들은 어떤 후보나 어떤 정당이 나에게 이익을 줄 것인가 이것도 고려하지만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옳은 일을 하는가. 이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그거를 그렇게 해서 이 후보와 이 정당이 하는 것이 옳아, 이런 판단이 들면그 정책이 나에게 물질적인 손해를 안겨주는 경우에도 찍어요. 그러니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좁은 의미의 이른바 계급 투표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 시각은 저는 성립할 수 있는 시각이지만 현실의 인간을 잘 설명해 주는 이론은 아니라고 봐요. 저는 가장 크게는 사람들은 자기가 옳다고 믿는 바에 따라 투표한다, 그게 첫 번째고요. 그거보다 그다음 순서로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 이걸 또한 고려한다고 봐요.

[허진모] 제 생각은 신언서판(身言書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4가지 기준으로 용모, 말씨, 글솜씨, 판단력을 일컬음) 있지 않습니까?

[유시민] 신언서판.

[허진모] 그게 어디에 나온 거냐면 당나라 때 인재를 채용하는 기준이었습니다. 당나라 이조(吏曹)에서. 그게 신(身)이면, 아까 관상. 그래서 관상이 어쩌면 인재를 뽑는 데서 예전에는 정말 출세에 그냥 목이 멘 시대였기 때문에 인재를 뽑는 데서 발전했을 거라는 학설도 있거든요. 그래서 ‘신(身)’이 있고 말한 ‘언(言)’이 있고 그다음에 글 잘 쓰는 ‘서(書)’가 있고 ‘판(判)’은 판단력입니다. 아까 말씀하셨던.

[유시민] 나네. (웃음) 개그했어요, 개그.

[허진모] ‘신’이 좀 달려서.

[최원정] 개그 아닙니다.

[박형준] 개그 속에 진심이 들어가 있어서.

[유시민]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시면서 안 되지.

[허진모] 그런데 그 중에서 지금쯤, 지금 세상에서 아마 차지할 수 있는 게 ‘언’과 ‘판’이 아닌가 싶어요. ‘언’은 말하는 거잖아요. 지금 정치는 사실은 말의 예술입니다. 폭력으로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정치인데 그래서 말을 잘하고 그러니까 욕을 한다거나 어이, 이렇게 나오면 사실은 정치에서 좀 문제가 있는 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 잘하는 것과 그 다음에 ‘판’은 판단력인데 아까 말씀하셨던 이력과 좀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 어떤 큰 사건에서 이 사람이 어떤 행동으로 어떤 판단력을 내려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보는 것, 이 정도면 아마 좀 괜찮은 판별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원정] 반대로 내 인생에 정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후보, 내 분노 게이지(gauge, gage: 측정기, 치수)만 높일 것 같은 피해야 할 후보는 어떤 후보인가요? 저는 그게 좀 더 알고 싶어요. 이런 후보는 피해야 한다.

[박형준] 적어도 저는 골목 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사람은 지방 의회를 하는게 좋다. 국회를 가기보다는.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 정치라는 게 삶의 복잡성과 아주 무궁무진함을 이해해야 정치를 잘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외골수들이 있어요. 정치를 하다보면. 외길로만 생각하는, 그걸 다 알 수는 없지만 경력이나 그 사람의 말투나 이런 거를 보면 대체로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도 사실은 좀 조심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유시민] 제가 이제 이런 후보는 진짜 피하자고 말씀드린 건 여러 유형이 있는데 딱 두 가지만 할게요.

[최 욱] 궁금하다.

[유시민] 첫 번째는 연민의 정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 그러니까 작고 여리고 약한. 그런 어떤 동시대인들의 삶, 삶의 양상, 사건 이런 것에 대해서 측은지심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사람이요. 그러니까 내가 아닌 타인이 당한 그런 불행한 일들에 대해서 연민을 보이지 않는 사람. 진짜 공직자로서 부적합해요. 두 번째는 이건 좀 사람 따라 다를 수 있는 건데, 제 기준인데요.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하는 사람. 그러니까 들으면서 누구를 바보로 아나? 이런 생각 들게 하는 사람 있어요. 그런 사람은 뽑지 말아야 해요. 그런 사람은 올바른 사람일 수도 없고 똑똑한 사람일 수도 없고요. 공정한 사람이기에는 더욱이 어려워요. 그런 유형은 좀 피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라는 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려 봅니다.

[최원정] 다양한 얘기들을 들어보니까 안목이 오늘 생기는 것 같아요.

[허진모] 저는 유권자 입장에서 좀 오래 전부터 정치인과 유권자들은 거짓말을 놓고 대결을 하는 사람 같아요. 고구려의 주몽이 알에서 태어나기 한 6, 7년 전쯤에 로마에서는 필승전략 집이 하나 나와요. 선거 전략집(※ 참고 – 키케로, 『선거에서 이기는 법』 中. “정치인이 지킬 수 있는 것만 약속하면 옆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약속을 특정하지 말고 모호하게 말해라”) 거기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모든 약속을 다 하라. 그리고 모호하게 하라라는 게 있습니다. 그 다음에 2100년이 흘러서 드골 대통령이 그러죠. 정치인은 자기가 한 말을 자기가 믿지 않기 때문에 남이 자기 말을 믿어주면 놀란대요.

[최원정] 이거 너무 웃긴다.

[유시민] 드골이 그런 말도 했구나.

[허진모] 그래서 보면 2000년 동안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거예요, 정치인들은. 그러니까 유권자들은 그것을 보고 싸워야 하는데 요즘은 문명이 발달돼서 그거를 좀 찾기가 쉬운 거죠.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오늘 좀 특별히 최욱 씨가 오고 나니까 좀 활기가 있었던 거 같아요.

[유시민] 좋네.

[최원정] 좋아요, 저는 진짜로. 오늘 어떠셨어요?

[최 욱] 저는 힘들었는데요. 두 어르신들을 한 번.

[최원정] 저희가 힘들게 했나요?

[최 욱] 한 번 심하게 싸울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눈치 보느라 시간 다 갔습니다. 오늘 그나마 보람된 거는 제가 좀 수준을 많이 떨어뜨렸다는 거로 보람을 안고 돌아가겠습니다. 저희 엄마, 아빠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을 정도, 저희 식구들 중에 제가 제일 똑똑하거든요.

[유시민] 그냥 품질을 유지하면서 더 쉽게 만들었다. 이렇게 표현해야지.

[최 욱] 쉽게 들렸다.

[유시민] 공영방송, 얘기하셨잖아. 수준을 유지하면서 쉽게 하는 거.

[최 욱] 그렇죠. 그렇죠.

[유시민] 최욱씨 오늘 잘했어요.

[최 욱] 감사합니다.

[최원정] 칭찬. 어떻게 마음에 드셨어요, 교수님도?

[박형준] 정말, 역시 유튜브 스타답게.

[최원정] 인정.

[최원정] 나의 삶, 또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후보에게 투표해야 할지 그 판단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시간이 됐길 바랍니다. 오늘 지식다방 함께해 주신 우리 유시민 이사장님, 박형준 교수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그리고 최욱 씨 대단히 감사드리고요. 저희는 바로 나흘 뒤죠. 2월 27일 돌아오는 목요일 밤 10시에 민심포차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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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합시다] 지식다방 ep.4 : 국회의원, 누구를 뽑을 것인가?
    • 입력 2020-03-01 20:16:00
    • 수정2020-03-03 10:02:24
    정치합시다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오늘 지식다방으로 인사드립니다.

[최원정] 이제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저희와 함께 내 삶을 바꾸는 정치란 무엇인가, 또 우리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가? 함께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유시민 이사장님.

[유시민]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박형준 교수님 안녕하세요?

[박형준]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자리하셨습니다.

[허진모] 안녕하십니까?

[최원정] 그리고 오늘 이 주제를 위해서 저희가 특별히 영입한 분, 인재가 있습니다. 최근에 본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우리 프로그램 정치합시다에 한 방을 날리신 간 큰 분이신데요. 화면으로 먼저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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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01.21 KBS <더 라이브>

[최 욱] KBS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우리 <더 라이브>와 품질에 비해 도저히 자리가 안 잡히는 신규 시사 프로그램 <정치합시다>의 아름다운 콜라보 시간입니다. 그런데 <정치합시다>가 두 분의 지명도와 중량감에 비해서 자리를 너무 못 잡고 있거든요.

[박형준] 처음부터 디스(dis: disrespect, 무례의 준말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힙합의 하위문화 중 하나)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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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방송인 최욱 씨 오늘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최 욱] 반갑습니다.

[최원정] 이 자리가 편치만은 않으실 것 같네요. 오늘.

[최 욱] 이런 거를 보복 정치라고 하는 거죠. 상당히 좀 불편하네요. 애정 어린 비판 이었습니다.

[박형준] 우리 둘이 나갔을 때 시청률이 제일 높았고 그 뒤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최 욱] 뭐 그런 말씀을 하세요? 불러놓고 그렇게 보복을 하십니까?

[최원정] 그런데 상당히 시청률에 연연을 하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최 욱] 맞습니다. 방송이라는 건 대중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기 때문에 시청률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공영 방송답지 않아.

[최원정] 우리는 어떻게 해야 시청률이 좀 올라갈까요? 한수 좀 가르쳐주시죠.

[최 욱] 보통 시청률이 잘 안 나올 때 공영 방송답지 않아,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거든요.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이제 뭔가 좀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요.

[최원정] 어렵다?

[최 욱] 너무 어려워.

[박형준] 유튜브 시청 뷰가 몇백 만이래요.

[최원정] 저희 지금 800만 뷰래요, 800만 뷰. 더 라이브는 뷰가?

[최 욱] 800만 뷰인 이유가요. 물량 공세가 심합니다. 제가 그걸 다 알고 있어요.

[최원정] 예리하신데, 이분이.

[최 욱] 제가 이렇게 보면서.

[박형준] KBS에서 일하시는 분 맞아요?

[최 욱] 보면서 참 좋아요. 좋은데 저 자리에 내가 가면 더 좋겠다.

[최원정] 그러니까 바꿔 앉죠.

[최 욱] 아니요. 아니요. 그건 아니고요. 이 자리에서 제가 한번 역할을 해보겠습니다.

[유시민] 보조 진행자?

[최 욱] 그냥 유권자 정도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최원정] 오늘 최욱 씨가 나와서 오늘 시청률이 얼마나 오를지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최원정]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 우리 시민 분들은 과연 이 투표할 준비가 되셨는지 좀 궁금하지 않나요? 저희가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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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선거 두 달 앞, 시민들의 투표 기준은? (시민 인터뷰)

Q. 지난 선거에서 누굴 뽑았는지 기억 나시는지?

[정지혜(24)/ 서울시 마포구] 기억 안 나요.

[유광형(75)/ 서울시 동작구] 기억이 잘 안 나.

[이명동(72)/ 충청남도 논산시] 몰라 떠오르질 않아 기억력이.

Q. 지난 총선에서 누구를 뽑았나요?

[하정희(30)/ 서울시 강남구] 아니요 기억 안 나요.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국회의원 선거 때? 기억 안 나는데.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이름은 기억 안 나고 당만.

[정희정(37)/ 경기도 김포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박소희(47)/ 부산시 영도구] 잘 기억이 안 나요.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기억 안 나는데요.

[박이한(27)/ 서울시 강남구] 기억은 안 나요.

[윤혁진(28)/ 부산시 동래구] 이름이 기억 안 나요. 크게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거 같아요.

[김한두리(23)/ 경상북도 김천시] 솔직히 그만큼 많은 관심은 있지 않은 거 같아요.

Q. 여러분의 지역구를 알고 있나요?

[강석준(24)/ 서울시 서초구] 잘 모르겠습니다.

[장효진(22)/ 서울시 광진구] 모르겠어요.

[강수아(21)/ 서울시 광진구] 지역구... 모르겠어요.

[류현수(24)/ 서울시 동작구]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들어본 적은 있는데 갑구와 을구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어요.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모르겠습니다.

[박소희(47)/ 부산시 영도구] 잘 모르겠어요.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정확하게 잘 모르겠어요.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투표 지역구는 용산구인데 우리는 노인정에서 하잖아. 어, 그런 거는 모르고 그냥 노인정 가면 그걸 나눠주니까.

Q. 가장 중요한 투표 기준은 무엇인가요?

[정지혜(24)/ 서울시 마포구] 그 시대의 분위기나 흐름?

[이명동(72)/ 충청남도 논산시] 내 친구니까 친구 후배니까.

[김복례(78)/ 서울시 종로구] 우선 사람 이미지 보고.

[강속준(24)/ 서울시 서초구] TV 보고 찍었습니다.

[류현수(24)/ 서울시 동작구] (제가)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잘 몰라서.

[강형원(54)/ 경기도 군포시] 일단 공약이죠, 공약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우리는 무조건 사람을 보고 찍어. 당은 안 봐요.

[박소희(47)/ 부산시 영도구] 일단 당을 많이 봐요. 일단 당 자체가 그거(공약)를 많이 끌고 나갈 수 있으니까.

[송옥자(81)/ 경기도 안양시] 대부분 얼굴 보면 알아 그 사람 경력도 알고 인품도 알고 그래.

Q. 4월 총선에서는 누구를 뽑을 건가요?

[이명동(72)/ 충청남도 논산시] 나 모르겠어 그건.

[여인혁(30)/ 경기도 양주시] 이번에도 아무래도 당의 방향성을 좀 많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이번에는 우리 지역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

[이상협(20)/ 충청북도 괴산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 공약 이런 것을 보고

[송종숙(54)/ 서울시 성북구] 저희들 위해서 노력하는 그 점을 보겠습니다.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정치적으로 관심이 깊은 편이 아니라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당 위주로 뽑게 될 것 같은 건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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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지난 선거에서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 보여요. 또 이번에도 누구를 뽑을지 준비가 안 된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최원정] 지난달에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따르면요.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가 39.2%,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 34.1%, 기타가 23.7%로 투표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안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왜 그럴까요?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아서인 이유도 있겠죠, 분명히?

[박형준] 과거에 투표 패턴을 보면 기본적으로는 정당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그 다음에 그 정당 안에서 인물을 고려하는 게 그 다음이고 총선에서는 의외로 공약이나 이런 거 보고 하는 경우는 조금 영향력이 저는 약하다고 봅니다.

[유시민] 정당 보고 찍으면서도, 당만 보고 찍는다 그러면 왠지 비난 받을 것 같은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인물이라든가 정책 공약이라든가 대답은 하지만 예전에는 보면 실제로는 지역별로 나눠서 당 보고 다 찍었죠.

[최 욱] 제가 그런 맥락에서 궁금한 게 하나가 있는데 저도 사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공약이나 인물을 보고 뽑는다고 하면 바람직한 유권자처럼 보겠구나, 그런 느낌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지역구 선거에서 내가 누군가를 인물을 보고 찍었을 때 그 사람이 지역 사회 안에서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게 있습니까? 저는 그 부분이 항상 궁금하더라고요.

[유시민] 이제 한 예를 들면, 저도 국회에 있을 때 그런 거를 해봤는데 지하철역에 노약자용 승강기를 설치한다, 그러면 거기 가보면 도시철도공사에요, 일람표가 있어요. 수요 조사를 해서 우선순위 1번부터 시작해서 수백 번까지 이렇게 쫙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거는 억지로 70번에 있는 거를 1번으로 올리면 너무 티가 나죠. 그렇게는 못해요. 그런데 막 어필을 해서 다음번에 우선순위를 조정할 때 국회의원이 이것을 올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자료를 조사하고 한 30번으로 끌어 올려요. 그러면 30번 이렇게 끌어 올려놓으면 이게 1년에 몇 개씩 만드니까 언제쯤이면 여기에 에스컬레이터나 혹은 엘리 베이터를 설치를 할 수 있겠다, 홍보를 하는 거예요. 임기중에 했다, 이렇게. 그런데 그거 가지고 내 삶을 바꾼다고 얘기할 수 있냐? 그리고 대개 그런 것들은 어떤 국회의원 한 사람의 노력으로 된다기보다는 정말 국회의원이 거기에 힘을 보탤 수는 있어요. 그러나 거의 그게 국회의원을 누가 하냐에 따라서 누가 되면 그게 되고 누가 되면 안 될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박형준] 정책을 여기에 갖다 놓을 수도 있고 저기도 갖다 놓을 수 있는 가변성들이 있는 것들이 있어요. 만약에 그런 어떤 기획을 가진 정치인이 있고 그분이 꾸준하게 그거를 하면, 그거는 교육이나 문화나 이런 영역에 가능한데 또는 기업 유치나. 이런 거는 그 성과가 몇 년간 집중적으로 한 정치인들이 있는 곳하고 그렇지 않은 정치인들이 그냥 일상적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거하고는 차이가 날 수 있어요. 이런게 전혀 없다면 우리가 국회의원을 아무나 뽑아도 된다는 얘기하고 똑같거든요.

[유시민]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거는 기본적으로 그런 면이 있는데 대부분 알려진 것은 과장 홍보예요, 기본적으로 과장 홍보고.

[박형준] 그거를 부인하는 게 아니고.

[최원정]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더더욱 우리가 어떤 국회의원을 뽑아야 되는지 고민이 깊어지는데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게 약간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 같은 좀 부끄러운 질문이기는 한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 있는 답변이 나올 것 같아서 드려 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거는 어떤 것인지 1번 대통령 선거, 2번 국회의원 선거, 3번 지방선거 4번 기타 선거. 어떤 선거가 중요도로 따지면 제일 위에 있어야 할까요?

[유시민] 저는 두 분 의견이 궁금해요.

[최 욱] 저는.

[최원정] 다 중요하지만.

[최 욱] 이유는 묻지 마세요. 근거가 전혀 없으니까요. 저는 뭐, 그냥 직관적으로 대선이 제일 중요한 느낌이 듭니다.

[최원정] 큰 선거니까?

[최 욱] 이름부터가 대선이잖아요.

[최원정] 대선이니까. 이유는 그냥 직관적으로.

[허진모] 저도 대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좀 이유를 대자면 가장 나쁜 선택을 했을 때 국가에 어떤 자리가 제일 해악을 미칠까, 그거를 좀 고민을 해보면 아마 단일 선거로는 그게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 욱] 이분이 의외로 들을 게 있네요?

[최원정] 그러면 그동안 방송에서는 들을 게 없으셨다는?

[최 욱] 아니에요. 훌륭했습니다.

[허진모] 제가 어렵게 하는 담당자라.

[최원정] 저희가 총선을 앞두고 하는 프로그램인데 총선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좀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300명의 입법기관을 뽑는 건데 국회의원 선거도 굉장히 중요하죠? 그렇죠?

[박형준] 그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최 욱] 참 방송들 못하십니다. 이러니 자리를 못 잡지.

[최원정] 최욱씨 너무 좋아.

[박형준] 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최 욱] 그거를 빨리 치고 들어갔어야죠.

[허진모] 분위기 파악을 못했네요.

[박형준] 대선과 총선이 분리된 것 같아도 굉장히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총선의 결과가 사실상 대통령 권력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2016년 총선에서 만일 원래 예상대로 당시 여당이 과반수 이상을 얻었다면, 그때 공천 실패라든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어서 일당이 바뀌었잖아요. 그게 없었다면 사실 탄핵도 안 됐을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까 총선이라는 게 총선으로 딱 분리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권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죠. 예를 들어서 이번 선거 같은 경우에도 집권 4년차죠. 3년이 지났지만 4년차에 거의 이루어진 선거죠, 햇수로 보면. 그러면 그 3년 이후의 선거는 대개 이 총선의 결과에 따라서 대통령 권력이 어떻게 행사될 건가를 규정하는 선거가 되죠. 그러니까 이게 총선과 대선이 분리될 수는 없는 거예요.

[최원정] 맞물려 있다.

[유시민] 국회의원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대통령 한 명만 뽑잖아요. 잘못 뽑으면 대체재가 없어요. 임기 동안에. 그런데 국회의원은 300명을 뽑으니까 그중에 잘못 뽑은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또 잘 뽑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에요. 그러니까 위험이 굉장히 분산돼요. 거기에 우리 대통령 중심제 국가니까 대통령이 훌륭하게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면 좋은데 그런 보장은 없죠. 표 제 일 많이 받는 사람이 대통령 되는 거지, 제일 인격적으로 훌륭하거나 유능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대통령이 아주 이상한 사람이 청와대에 있다 하더라도 국회가 제대로 된 사람들이 다수를 구성하고 있으면 그 대통령이 하려는 거를 여러 가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무기를 사용을 해서 못 하게 해요.

[최원정] 삼권분립이 되어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최원정] 어떤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뽑느냐, 그 어떤 기준들을 좀 명확하게 세우기 위해서 이번에 세부적인 주제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당들이 후보를 제대로 뽑아서 키워내고 있는지 그것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저희가 먼저 화면을 준비해봤거든요.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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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그러니까 물갈이,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가 워낙 많다 보니까 여러 당에서, 당에서 인재 영입에 굉장히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에요. 뒤탈도 있었지만 어떻게 잘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허진모] 언제부터인가 당들이 애플 신제품 내놓듯이 한 번씩 할 때마다 신제품을 쭉 한 번씩 내놓는데 저는 비록 쇼라는 걸 알아요. 쇼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저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렇게 일부러라도 영입하지 않으면 결코 자력으로는 정치권 근처에도 못 갈, 소외된 계층이 분명히 있다고 봐요. 1회성 어쩌고 이렇게 되기도 하는데 그것도 저는 크게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안 그런 분야가 없거든요. 개그맨 공채 다 합격해 놓고 남는 사람 별로 없거든요.

[최 욱] 죄송한데 저 개그맨 아니거든요? 말씀이 좀 지나치시네. 개그맨이 아니올시다.

[최원정] 여기서 확실히 정리하고 가죠. 많은 분들이 최욱 씨를 개그맨으로 알고 있는데 방송인으로.

[허진모]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네요.

[유시민] 유튜브의 황제였다가 그다음에 공중파로 진출한 머리 좋은 케이스죠. 보기 드문 케이스죠. 훌륭하십니다. 평소에 존경합니다.

[최 욱] 존경합니다.

[최원정] 인재 영입 면면들을 보면 굉장히 직종이 다양해진 건 사실 아닌가요?

[박형준] 이 이야기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정치는 쇼인가? 쇼입니다. 느낌이 좋고 이미지가 좋고 감성이 같이 따라가면 지지가 되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정치는 쇼를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정치는 쇼가 아닙니다. 왜 쇼가 아니냐 하면 사실 이 정치가 세상을 운영하고 바꾸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거기에 합당한 자질과 능력과 하여튼 이런 요소들을 내부적으로, 소위 말해서 콘텐츠라고 합시다. 그 콘텐츠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쇼로만 하면 이게 금방 들통 나요. 들통이 금방 나기 때문에 그게 쇼 효과가 없어지는 겁니다. 10명, 20명 영입했는데 그중에 한두 명만 사고가 나면 그 전체가 이미지가 먹칠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양쪽이 그런 우를 범한 거죠.

[유시민] 그런데 저는 약간 다르게 보는데 왜, 왜 이런 일을 할까 정당들이. 정당은 정치인과 상당수의 당원들로만 딱 획정돼 있고 그 당원들은 다 종사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 상태에서 영입을 안 한다, 그러면 일찍이 정당 안에 들어와 있던 사람들만 계속 공직선거에 도전하게 돼요. 그렇게 되죠. 그러니까 그 문제 때문에 정당들이 어떻게든 각계각층의 유권자 집단과 연계를 만들어보려고 자기네 스타일로 영입을 하는 거예요. 그게 첫 번째 이유고요.
두 번째는 정당들이 청년 조직이 없어요. 그러니까 되게 지금 외국에서 40대, 30대에 총리가 되고 이런 사람들 20대 때 국회의원이 되고 그리고 지금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유럽의 유수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유력한 정치인들을 한번 보세요. 대개 정당 가입 시기가 17세입니다. 17세요. 그러면 스물여덟, 스물아홉 이럴 때 비례대표 등록을 시켜서 독일 같은 경우는 특히 절반이 비례대표니까요. 비례 등록을 시켜서 데뷔를 시켜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한 20년 정도 하고 나서 총리 후보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순탄하게 그 정당의 조직이 사회의 각 곳에 다 포진해 있으면서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있는 공직 후보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인데. 우리는 정치는 더러운 것, 혐오스러운 것, 정치인들은 상종 못 할 자들, 그런데 여기에 정치가 들어오면 순수성이 다 깨지고 오염이 돼. 이렇게 해서 정당을 멀리하고 정치를 혐오하고 이 정서와 이 관행이 너무 강해서요. 정당들이 자체에서 사람들을 못 길러내요.

[최원정] 오래전에도 정치 인재나 관료를 키워내는 교육 제도가 있었나요?

[허진모] 거슬러 올라가보면 조선과 고려에 있었던 성균관(고려 말·조선 시대 국립교육기관) 같은 곳도 아예 대놓고 관료 양성 제도라고.

[최원정] 그렇죠.

[허진모] 그 다음에 쭉쭉 올라가다 보면 고구려의 태학부터 아니면 신라의 국학이라든가 이런 모든 제도는 다 관료의 양성과 그냥 직결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기(※참고 – 사기 소진열전 中 “무릇 선비가 글을 배우고도 높은 벼슬과 영화를 얻을 수 없다면 많은 책을 읽은들 무슨 소용인가”)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소진이 뭐라고 얘기를 하냐 하면 글공부 이렇게 해서 벼슬 못 하면 뭔 소용이냐고. 아예 대놓고 글공부의 목적은 관료였습니다.

[유시민] 그런데 그 전에 거슬러 가면, 말해도 되나? 고대 아테네 보면 그때 리케이온(기원전 355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 아테네에 세운 학원) 이라고 해서.

[허진모] 리케이온과 아카데미아(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플라톤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학교)가 있었죠.

[유시민] 아카데미아가 있어서 대화법, 이걸 가르치고 토론 가르치고 하는 것도 다.

[허진모] 전부 다 사교육이었죠.

[유시민] 강남 일타 강사 이 정도로?

[허진모] 네, 맞습니다. 그런데 동양에도 일타 강사가 있습니다. 사기의 귀곡자(B.C.400-B.C.320 전국시대 사상가)라고.

[유시민] 귀곡자.

[허진모] 자기가 키운 제자는 전부 다 재상이 됐어요. 지금으로 치면 거의 족집게 강의입니다.

[최원정] 귀곡산장 할 때 그 귀곡자?

[허진모] 맞습니다. 그 귀곡자가 뭘 가르쳤느냐, 유세(왕을 설득하는 것)를 가르칩니다.

[유시민] 그러니까 그게 왕을 설득하는 거를 가르친 거네요.

[허진모] 그래서 역사적으로 놓고 봤을 때 관료를 딱 집어놓고 배출하는 그런 뭐랄까, 교육 시스템은 정말 참 잘 봐주면 언제냐? 프랑스 혁명 이후에 나폴레옹 시대 때 체계가 잡힌 프랑스의 그랑제꼴(Grandes Écoles: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 고등교육기관으로 18세기 나폴레옹이 설립) 정도? 지금 마크롱이나 사실 사르코지 대통령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그랑제꼴 출신이죠. 그 정도를 아마 예로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시민] 그것 때문에 프랑스에서도 소위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포함한 그 학력 경쟁이 어마어마한 나라예요. 거기를 가야 출세하니까.

[최원정]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 지도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거든요. 역 대 우리 대통령들은 다 국회의원을 거치지 않았습니까? 이때 또 정치계에 데뷔했던 그 파릇파릇한 모습들을 화면에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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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국민의 대표, 대통령들의 신인 시절 (자료 영상)

-김영삼 대통령, 1954년 경남 거제 민의원 당선
-김대중 대통령, 1961년 강원 인제 민의원 당선
-노무현 대통령, 1988년 13대 총선 부산 동구 당선
-이명박 대통령, 1992년 14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
-박근혜 대통령, 1998년 15대 총선 대구 달성구 보궐선거 당선
-문재인 대통령, 2012년 19대 총선 부산 사상구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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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대통령들의 정치 신인 시절 모습 보니까 감회가 굉장히 새롭죠? 그렇죠? 굉장히 흐뭇하게 또 뭔가 만감이 교차한다는 듯 이렇게 보고 계셨는데. 정말 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겨서 의정 활동을 하다가 경력을 쌓고 대통령이 되는 그 과정들이 다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네요.

[박형준] 김대중 대통령하고 김영삼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를 하면서 온갖 굴곡과 난관을 뚫고 대통령이 되다 보니까 그 안에서 자기 세력이라는 걸 확고하게 구축을 하고 정치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이 갖는 문제도 있지만, 소위 계파 정치라는 문제도 있지만 사실 그게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자원인 거죠.

[최 욱]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까지 국회의원의 이력이 한 번도 없었던 황교안 대표가 대선 가도를 위해서 총선에 출마 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반드시 지금 지형에서는 국회의원을 해야 대통령을 할 수 있는 겁니까?

[박형준] 몇 배는 유리하죠. 일단 국회의원을 해야 국회에 들어가서 국회의원들하고 하여튼 함께 있을 거 아니에요. 국회의원 지지를 받는 게 단순히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세력을, 그 지지를 얻는 거니까 당연히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국회에 진출해 있는 게 유리하죠. 이번에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안 했다면 대선 출마를 못 했을 거예요. 그리고 이 리더십도 유지를 못 했을 거예요. 그런데 종로 출마를 결단하는 바람에 국회의원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어떤 용기를 보여줬다는 면에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위기를 이렇게 넘어서게 하는 효과가 있었던 거지.

[최 욱] 그러면 대단히 불손한 질문인데 이번에 만약에 총선에서 떨어진다면 대통령은 어렵다고 봐야 하겠습니까?

[박형준] 저는 그렇게 안 봐요. 아까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서 얼마나 많이 떨어졌어요? 야권 전체의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로 선거에서 지고 전체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오히려 자기 희생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죠.

[유시민] 저는 약간 황 대표가 좀 실기를 했다고 보는 거는 약간 삼국지에 보면 상대방이 좀 센 사람이 나와서 뭐 이렇게 하는데 야, 누가 나가서 할 사람 없어? 이럴 때 관운장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나와서 술 한 잔 마시고 가 하니까 그 술이 식기 전에 다녀오겠습니다. 탁 하고 언월도(偃月刀: 옛날 무기의 하나로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큰 칼) 차고 가서 했단 말이에요. 그리고 말 타고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이제 그게 이낙연이야. 종로에서.

[유시민] 그러면 저쪽 진영에서 야, 누가 가서 좀 싸워봐 이러는데 사령관인 내가 저기 나가면 어떻게 해. 이렇게 꾸물꾸물하면서 이렇게 시간을 놓친 거예요. 그래서 모양이 이미 많이 망가졌어요.

[박형준] 그런데 이번에는 사실 이거는 여권의 캠페인 전략에 말린 측면이 굉장히 강하죠. 그러니까 관우가 나오는데 거기에 한판 싸우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진짜 싸워야 할 대상은 관우가 아니라 유비인데 관우하고 지금 싸우다가 유비를 놓칠 수가 있다, 이거예요.

[유시민] 일단 관우를 자빠뜨려야 해요. 그래야 유비를 잡지.

[박형준]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망을 보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야, 왜 안 나와. 치사하게, 비겁하게 그러니까, 그러다 보니까 쭈뼛쭈뼛 말려 들어서 이제는 안 나가면 정말 비겁자가 돼버리는. 그러니까 여권이 짜놓은 프레임에 어느 정도 말린 측면이 있죠. 말린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현실이니까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니까 그 현실에서 그러면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느냐? 아니면 피하는 선택을 하느냐, 그 기로에서는 하여튼 용기 있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자기 진영은 추스릴 힘을 가진 거죠.

[최 욱] 아무튼 그러면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이 되려면 총리나 UN 사무총장 이런 이력보다는 국회의원의 이력이 좀 더 많은 영향을 끼칩니까?

[박형준] 국회의원이라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정치를 하는 거잖아요. 보통 사람들이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치도 그 나름의 특수한 전문 영역입니다.

[유시민] 전문직이에요.

[박형준] 그러니까 그 경험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유시민] 그러니까 전문성이 떨어지는 우리 둘 같은 사람은 얼마 오래 못 버티고 튕겨 나가는 거예요.

[최원정] 국회의원 선거가 정치 지도자의 등용문이라는 사실을 다 알기 때문에 공천이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어떤 후보를 뽑아서 이 선거에 등판시키는 거, 그게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정당들의 그 공천 과정이 좀 궁금하거든요. 굉장히 복잡하던데 먼저 설명을 해주세요. 지금 민주당은 어떤 과정을 내세우고 있는 거죠?

[유시민] 기본적으로 룰은 여론조사 50%, 그 지역구의, 해당 지역구의 유권자들의 여론조사 50%에 권리 당원이라고 해서 당 활동을 했던 당원들의 투표 50%. 이렇게 하고요. 다만 현역 의원 경우에는 지금 명단 공개는 안했지만 평가해서 하위 20%는 20% 감점을 하고 상위 20%는 아마 가점을 주는 식으로 하는 거 같아요. 그런 곳들은 도전자가 별로 없어서 단수 공천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 다음에 가산점을 주고 이렇게 해서 신인들에게 좀 유리하게 이렇게 해서 지금 경선이 곧 1차 경선 지역을 발표를 했고 현역 의원 지역구를, 거기서 경선이 진행되고 있죠.

[박형준] 이번에 여야 공천이 다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은 지난 18, 19, 20대 야당이 공천 잘못해서 망한 거거든요.

[유시민] 그때의 여당.

[박형준] 그렇죠. 그러니까 계파 공천하고 보수 공천하고 밀실 공천하고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사람들 싣고 그런데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게 공관위가 아주 독립성을 가졌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심지어 황교안 대표나 당에서 추천한 공관 위원들이 하나도 안 됐어요. 그래서 김형오 의장이 지금 하고 있는 공관위에 대해서 통합 과정에서도 다른 세력들이 다 기본적으로 인정을 한 겁니다.

[최원정] 과거에도 지금 공천 시스템과 같은 인재 등용 시스템이 있었나요? 비슷한 공천 같은?

[허진모] 인류사를 통틀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천거(薦擧: 인재를 추천함)였습니다.

[최원정] 천거.

[허진모] 그런데 이게 자연스럽게 부작용이 생겼죠. 부정, 비리가 많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과거제도 그것을 좀 막아보려고 만든 거죠. 그 다음에 기득권 좀 해결해보려고 만든 건데 이 과거제도 와서는 거의 부정투성이죠. 조선왕조실록(※참고 – 고종 11년 4월 5일,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비들이 대동한 무뢰배들로 시험장이 난장판이 되고 있다”)에 전하, 난장판이 됐어요, 과거장이. 이런 보고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유시민] 그래서 백범 김구 선생도 과거 준비하다가 포기하잖아요.

[허진모] 그래서 어떤 제도든 간에 시행하는 사람이 청렴하고 공정한 게 중요한 거예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사람의 문제인 거죠.

[최원정] 우리가 앞으로 뉴스에서 공천과 관련된 뉴스들을 많이 접하게 될 텐데, 최욱씨는 혹시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공천 갈등과 관련해서 별별 뉴스가 나왔는데.

[최 욱] 뭐 예전에 뱀 풀고 그랬었다고.

[최원정] 뱀 푼 거 언제였어요?

[유시민] 96년도인가? 1996년도인가.

[최 욱] 참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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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뉴스 영상

[앵커]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새정치국민회의 후원의 밤 행사장에 뱀 열 마리를 풀어서 행사를 방해하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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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욱] 뱀을 풀 생각을 하냐.

[유시민] 풀지는 못했어요.

[최 욱] 풀지 못했습니까?

[유시민] 자루에 넣어서 행사장에 갖고 들어가다가 들켜서 뱀이 실제로 풀리지는 않았고. (※참고 –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에서 탈락한 모 국회의원 측근이 정당 행사에 뱀 방사를 시도)

[박형준] 유명한 일화도 있잖아요. 난닝구 백바지.(※ 참고 – 2003년 ‘난닝구’와 ‘백바지’로 대표되는 열린우리당 내 호남 민주당 당권파와 창당파 간 갈등)

[유시민] 난닝구.

[최원정] 런닝 셔츠.

[유시민] 그게 이제 여당이죠. 옛날에 야당을 오래 했을 때 그때는 우리가 권위주의 시대니까 야당이 탄압을 많이 받잖아요.

[유시민] 생존이 늘 중요한 과제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김대중 중심의)동교동계 (김영삼 중심의)상도동계 형성된 것도 그렇고 당원들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진정성 또는 충성심을 기준으로 사람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내가 공천을 못 받았어. 그러니까 내가 가서 야, 이럴 수가 있냐. 내가 그동안 이렇게 충성을 했는데 보답을 해야지. 그러니까 이제 버스 타고 올라와서 거기 가서 난닝구 바람으로 막 소리 질러. 총재님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막 이러면서 그러면 당직자 와서 말리잖아요. 그러면 주먹 휘두르고 이러면서 난닝구 찢어지고 이게 이른바 난닝구, 그게 참 슬픈 일이긴 한데 그게 또 우리 한때 대한민국이었다,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어떤 우리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 안 돼 있고 제대로 발전 안 돼 있을 때 그래도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죠. 그러니까 저는 생각해도 흉하기는 해도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져요. 그때는 그랬지.

[최원정] 그때는 그랬었지. 아픈 만큼 성숙해졌구나, 우리가.

[유시민] 지금 엄청나게 발전했죠, 우리나라 정당들이.

[박형준] 그런데 조금 있으면 과거에 봤던 장면들도.

[최 욱] 나옵니까, 나옵니까?

[최원정] 개봉 박두.

[박형준] 컷오프(Cut off: 공천배제) 하고 이렇게 되면 지역구의 주민들이 일단 당사 앞에 와서 피켓 들고 과거처럼 그렇게 난닝구, 이런 거는 안 하겠지만.

[유시민] 지금은 겨울이잖아요. 깔깔이 입어야 해요.

[최 욱] 겨울이에요.

[유시민] 다행히.

[박형준] 그래서 항의, 소동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최원정]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네요, 우리 유권자 입장에서는.

[유시민] 뱀들은 지금 다 겨울잠 자고 있고.

[박형준] 가끔 그런 장면도 있어야 볼거리도 생기고 하는 거니까. 정치라는 게.

[최원정] 잘 좀 넘어갔으면 합니다, 그래도.

[최원정] 지금까지 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면 지금부터는 우리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 문제를 다뤄보기에 앞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들은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의원들을 뽑았으며 또 그들은 우리를 얼마만큼 대표하고 있는지 거리로 나가서 또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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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고 있을까? (시민 인터뷰)

Q. 국회의원이 나를 대표하나요?

[유광형(75)/ 서울시 동작구] 그 국회의원이 나를 대표하냐고? 내가 안 찍었는데 뭘 대표해.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대표한다고 볼 수 있죠.

[이상협(20)/ 충청북도 괴산군] 저를 대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한두리(23)/ 경상북도 김천시]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손성옥(71)/ 서울시 용산구] 투표할 때 뿐이지.

[윤혁진(28)/ 부산시 동래구] 직업이나 성별, 나이대에 몰려있다고 생각을 해요.

[하정희(30)/ 서울시 강남구] 근데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좀 비례가 맞아졌는데 아직 한참 먼 것 같고.

[박이한(27)/ 서울시 강남구] 네 괜찮은 거 같아요.

[장효종(20)/ 광주시 광산구]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자(63)/ 서울시 강동구] 그런(의원이 유권자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일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영종(50)/ 충청남도 천안시] 수치적으로는 어느 영역이나 연령대 이런게 치우침이 보이지만 저는 그게 적당하다고 봅니다.

[정지혜(24)/ 서울시 마포구] 비례성은 (아무래도) 떨어지는데 그분들이 지적으로 뛰어난 분들이니까 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이태범(49)/ 경기도 수원시] 회의에 지역 주민들을 대표해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대표한다고 볼 수 있죠.

[김희경(49)/ 서울시 서초구] 일단 고학력 위주인 거는 너무 기본이고.

[정희정(37)/ 경기도 김포시] 나이대가 많은 분들 위주로 뽑히신 거 같고요.

[강수아(21)/ 서울시 광진구] 좀 센 당. 뽑히는 데만 뽑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상협(20)/ 충청북도 괴산군] 일단 남성이 더 많은 것. 정말 다수자들 좀 기득권이라고 해야 될까요.

[한은경(53)/ 서울시 관악구] 소수의 엘리트들이 하고 있는 직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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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내가 안 뽑았는데 뭘 대표해. 그 말이 참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박형준] 그런데 내가 안 뽑아도 대표하는 겁니다.

[최원정] 그런가요?

[박형준] 대의제도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들이 하여튼 내가 안 뽑았다고 하더라도 전체 총의로 대표를 뽑는 거 아니에요. 대표로 뽑혔으니까 이 대표의 자율성을 갖고 4년 동안 자기 의지대로 활동을 하게 하는 거, 이게 위임이죠.

[유시민] 내가 안 뽑았는데 뭘 나를 대표해, 이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저는. 첫 번째 실제 20대 국회에 당선된 분들의 평균 지역구 득표율이 50%가 안되잖아요. 우리가 단순 다수제(다수표를 얻은 후보를 당선자로 하는 제도)라고 그래서 그냥 지역구에서 1등만 뽑히는 거예요. 유권자들 중의 반 이상이 내가 찍은 사람이 안 뽑힌 거예요. 그러니까 선거 제도 면에서 이게 그런 결함이 있는 거예요, 우리 제도가. 두 번째는 내가 이사도 다니고 막 그러니까 내가 누구를 뽑았는지 잘 모르겠어. 그런데 만약에 국회의원들이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행동을 하는 것 같으면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하는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정치 효능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저 말씀 자체는 논리적으로는 옳은 말씀은 아닌데 심정은 이해가 돼요. 심정은.

[최원정] 20대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자세히 봐서 그 대표성이 어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나이부터 보면요. 지난 20대 국회의원을 당선자들의 평균 나이는 당선 시점 기준으로 55.5세였어요. 그러니까 선거 당시 국민 평균 연령인 40.8세보다 무려 15살이 많았던 거죠. 그러니까 연령별 비율이 50대 54% 60대 이상이 29%, 그리고 40대 17% 그리고 2~30대는 단 3명으로 1%에 그쳤습니다. 글쎄요. 전체 유권자의 36%인 2~30대를 단 1%가 대표하고 있다, 이거는 대표성에 있어서 좀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요?

[박형준] 우리는 정치 문화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문화가 역사적인 전통도 그렇고 이게 연공서열(年功序列: 학력 및 근속연수의 장단 등에 따라 종업원의 임금이나 인사이동을 결정하는 체계)형, 장유유서(長幼有序: 오륜의 하나,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가 있음)형, 이런 수직적인 문화들이 상당히 있어서 정치를 한다는 건 권력에 가까이 가는 거니까 뭔가 경험과 경륜이 있는 사람이 가는 거라는 잠재의식 속에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공천을 할 때에도 젊은 사람들을 우대해야 한다, 우대해야 한다 하면서.

[최원정]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박형준] 우리가 실제 뽑을 때에는 만약에 경선을 한다 그러면 젊은 사람에게 쉽게 투표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안 돼 있잖아요.

[허진모] 억지로 바꾼다기보다는 그냥 지금 사회 여러 분야에서 그런 나이 파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아마도 그리고 지금 정치권에서도 그 어린, 젊은 신인에 대한 필요성을 아마 갖고 있으니 조만간 서서히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정]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

[박형준] 저는 21대 국회는 젊은 사람들 진출이 과거 어느 국회보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그건 좋은데. 그러니까 문제는 본선 나가서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결국은 지금 이 고령화 된 국회를 누가 만들었냐 하면 정당들이 반 만들었고요. 그 다음에 유권자들이 반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30대, 40대 총리,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지금 우리가 막 부러워하는 서유럽, 북유럽 선진국에 막 나와요. 그거는 유권자들이 그것을 용납했기 때문이거든요.

[최 욱] 그 유권자의 탓이라는 말이 매우 공감 가는게 우리 작가님이 초선 의원이었을 때 저희 부모님이 TV 보면서 저 어린 게 건방져서 이렇게 욕을 하는 거를 제가 본 기억이 있어요.

[박형준] 건방지게 나타났어, 본인이.

[유시민] 건방지기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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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뉴스 영상

[기 자] 흰색 바지와 티셔츠에 감색 상의.

[유시민] 인정하고 관용하고 했으면 좋겠는데, 오늘 좀 문화적으로 너무 옹졸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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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모] 일단 어리면 그렇게 낙인을 찍는 편이에요.

[최 욱] 어린 게 먼저 들어갑니다. 건방이 뒤로 가고.

[최원정] <정치합시다> 제작진이 20대 국회의원들의 출신 직업들도 일일이 분석을 해봤습니다. 20대 국회의원의 당선 전 직업이 고위 공무원과 교수, 법조인, 기자, 정당인 등 주로 고학력 전문 직종에 편중돼 있는 반면에 유권자들은요. 제조, 숙박 및 음식점, 소매, 건설, 운수업 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직업 구성 비율 기준으로는요. 검사, 법관, 변호사, 기자, 대학 교수 순으로 과하게 대표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굉장히 직업이 쏠려 있다.

[박형준] 사실 편중 현상이 있는 거는 틀림없죠. 몇몇 직업으로. 그러나 정치라는, 특히 의회라는, 입법이라고 하는 그 특성과 좀 연관이 돼 있어요. 미국도 전체 국회의원의 30% 이상이 변호사입니다. 북유럽 같은 경우에도 각종 직업들이 있다고 그러지만 정치인이 훈련되는 코스는 오히려 그런 나라일수록 제한적으로 되어 있어요. 그 정치 코스에 들어가야만 정치인이 되지. 다양한 직업의 대표라고 해서 정치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치가 전문화되면 전문화될수록 그 영역의 독자성을 가지고 전문성을 키우는 쪽으로 가는 거지, 직업별로 그냥 대표자들 뽑아서 이렇게 하는 건 아니다.

[유시민] 이게 소위 SKY 전문 직종 종사자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가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는 게 우리나라 학벌 사회예요. 그래서 국회의원을 선택을 할 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잖아요, 우리가. 그러니까 일단 경력사항을 봐요. 학력, 경력을. 거기에 학력란에 고졸, 이렇게 나오면 일단 안 찍어줘요. 두 번째는 대표 경력을 봐요. 어떤 자리를 지낸 사람인가. 그래서 청년들이 불리한 거예요. 스펙이, 그 선거 공보물에 넣을 스펙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 러니까 우리 아들이랑 비슷하잖아요. 얘가 무슨 국회의원이야, 이렇게 되는 거고 뭐 한다 하는 대학 출신에 외국도 좀 갔다 온 이력도 있고 고위직 지내고 판검사로도 지냈고 고위 공무원으로도 지냈고 이러면 그럴 듯한 사람이네. 이게 우리 문화거든요.

[최 욱] 희한하네요. 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을 혐오하면서도 높게 보는 경향이 있나 보네요.

[유시민] 그게 아니고 나보다 나은 사람이 국회의원 해야 해,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최욱씨는 그런 거 안 봐요? 뽑을 때.

[최 욱] 저는 학벌은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유시민] 그러면 뭘 봤어요?

[최 욱] 관상을 좀 봤던 거 같아요.

[유시민] 허진모 작가는 뭘 보고 뽑아요?

[허진모] 맨 먼저 학벌에 눈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최원정] 어떤 자질을 제일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까요?

[유시민] 제가 쓰는 방식은 예전부터 그렇게 써 왔는데 공약보다 그 사람이 뭘 하고 살았나를 좀 저는 눈여겨봐요. 그러니까 똑같은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이 사람이 변호사로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자기 자신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주로 사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해서 활동하며 산 사람 중에서는 웬만한 차이가 아니라면 저는 후자를 택해요. 말이라는 것은 교언영색(巧言令色: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 뽑히기 위해서 선거 공보에 온갖 좋은 공약을 다 넣을 수 있어요. 그러나 말이거든요. 그러나 살아온 이력은 못 바꿔요. 아무리 분칠을 해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어요. 그래서 학력, 경력 이런 거 다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왔을까를 짐작해볼 수 있거든요.

[박형준] 막스 베버(Max Weber: 독일의 사회과학자, 1864-1920.) 형님이 말씀하신 거지만 사실은 이 열정이 굉장히 중요해요. 정치 하는 사람한테는. (※참고 –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中,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을 갖고 단단한 널빤지를 세게, 서서히 구멍을 뚫는 작업이다”)

[최원정] 어떤?

[박형준] 열정, 열정. 그 열정이라고 하는 것은 사적인 열정이 아니라 공적인 부분에서 내가 어떤 뭐를 어떤 식으로 한번 좀 바꿔보고 싶다, 정치를 바꾸든, 국가를 바꾸든 사람들을, 사회적 관계를 바꾸든 그런 열정이 중요하고 저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게 통찰력이나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균형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동태적인 균형 감각이 굉장히 중요한데 어떤 한 쪽으로, 우리 정치가 자꾸 이렇게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자기 확증 편향을 가진 쪽에서 자꾸 국회의원이 만들어지면 이게 싸움이 심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좀 더 이게 문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 쪽에서 많이 나오는 게.

[유시민] 박형준 교수님 스타일.

[박형준] 그렇죠. 제 스타일이죠. 나 같은 사람이라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는 스타일.

[최원정] 최욱씨는요?

[최 욱] 저는 좀 분명합니다. 제가 좋아했던 국회의원들을 보면요. 그 사람들이 출마하기 전에 내가 이거를 왜 하려고 하는지를 설명을 해요. 그게 이제 저의 가슴을 울렸을 때는 그들은 진짜 그거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제가 목격을 했거든요. 이번에도 역시 왜 출마를 하려는지, 그 목소리에 귀를 좀 기울이겠습니다.

[유시민] 그거야 다 똑같이 이야기하잖아.

[최 욱] 좀 다릅니다.

[유시민] 조국과 겨레를 위하여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다 이렇게 나오지.

[최 욱] 그런 허무맹랑한 거로는 안 통해요.

[유시민] 그런데 저는 어떤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선택해야 하냐, 이게 규범적인 질문이에요. 그보다 제가 더 관심을 가진 문제는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할까? 현실에서. 그거에 저는 더 관심이 많은데요.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 중에서 한 3분의 2는 그냥 당을 보고 찍어요. 저 같은 사람은 보수 정당에서 세종대왕님이 나오셔도 안 찍어요, 저는.

[최원정] 세종대왕님인데도요?

[유시민] 세종대왕님이여도 안 찍어요. 그러니까.

[박형준] 이 점은 저하고 좀 다르죠. 내가 후회가 되네.

[최원정] 왜요?

[박형준] 과거에, 과거에.

[유시민] 저 같은 사람이 3분의 2는 돼요. 그러니까 3분의 1 정도가 국회의원 후보의 소속 정당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다른 요소들에 따라서는 넘나들면서 찍을 수 있는 분들이 3분의 1쯤 돼요, 제가 볼 때는. 그런데 이게 현실이고요. 사람들은 어떤 후보나 어떤 정당이 나에게 이익을 줄 것인가 이것도 고려하지만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옳은 일을 하는가. 이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그거를 그렇게 해서 이 후보와 이 정당이 하는 것이 옳아, 이런 판단이 들면그 정책이 나에게 물질적인 손해를 안겨주는 경우에도 찍어요. 그러니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좁은 의미의 이른바 계급 투표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 시각은 저는 성립할 수 있는 시각이지만 현실의 인간을 잘 설명해 주는 이론은 아니라고 봐요. 저는 가장 크게는 사람들은 자기가 옳다고 믿는 바에 따라 투표한다, 그게 첫 번째고요. 그거보다 그다음 순서로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 이걸 또한 고려한다고 봐요.

[허진모] 제 생각은 신언서판(身言書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4가지 기준으로 용모, 말씨, 글솜씨, 판단력을 일컬음) 있지 않습니까?

[유시민] 신언서판.

[허진모] 그게 어디에 나온 거냐면 당나라 때 인재를 채용하는 기준이었습니다. 당나라 이조(吏曹)에서. 그게 신(身)이면, 아까 관상. 그래서 관상이 어쩌면 인재를 뽑는 데서 예전에는 정말 출세에 그냥 목이 멘 시대였기 때문에 인재를 뽑는 데서 발전했을 거라는 학설도 있거든요. 그래서 ‘신(身)’이 있고 말한 ‘언(言)’이 있고 그다음에 글 잘 쓰는 ‘서(書)’가 있고 ‘판(判)’은 판단력입니다. 아까 말씀하셨던.

[유시민] 나네. (웃음) 개그했어요, 개그.

[허진모] ‘신’이 좀 달려서.

[최원정] 개그 아닙니다.

[박형준] 개그 속에 진심이 들어가 있어서.

[유시민]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시면서 안 되지.

[허진모] 그런데 그 중에서 지금쯤, 지금 세상에서 아마 차지할 수 있는 게 ‘언’과 ‘판’이 아닌가 싶어요. ‘언’은 말하는 거잖아요. 지금 정치는 사실은 말의 예술입니다. 폭력으로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정치인데 그래서 말을 잘하고 그러니까 욕을 한다거나 어이, 이렇게 나오면 사실은 정치에서 좀 문제가 있는 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 잘하는 것과 그 다음에 ‘판’은 판단력인데 아까 말씀하셨던 이력과 좀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 어떤 큰 사건에서 이 사람이 어떤 행동으로 어떤 판단력을 내려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보는 것, 이 정도면 아마 좀 괜찮은 판별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원정] 반대로 내 인생에 정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후보, 내 분노 게이지(gauge, gage: 측정기, 치수)만 높일 것 같은 피해야 할 후보는 어떤 후보인가요? 저는 그게 좀 더 알고 싶어요. 이런 후보는 피해야 한다.

[박형준] 적어도 저는 골목 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사람은 지방 의회를 하는게 좋다. 국회를 가기보다는.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 정치라는 게 삶의 복잡성과 아주 무궁무진함을 이해해야 정치를 잘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외골수들이 있어요. 정치를 하다보면. 외길로만 생각하는, 그걸 다 알 수는 없지만 경력이나 그 사람의 말투나 이런 거를 보면 대체로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도 사실은 좀 조심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유시민] 제가 이제 이런 후보는 진짜 피하자고 말씀드린 건 여러 유형이 있는데 딱 두 가지만 할게요.

[최 욱] 궁금하다.

[유시민] 첫 번째는 연민의 정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 그러니까 작고 여리고 약한. 그런 어떤 동시대인들의 삶, 삶의 양상, 사건 이런 것에 대해서 측은지심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사람이요. 그러니까 내가 아닌 타인이 당한 그런 불행한 일들에 대해서 연민을 보이지 않는 사람. 진짜 공직자로서 부적합해요. 두 번째는 이건 좀 사람 따라 다를 수 있는 건데, 제 기준인데요.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하는 사람. 그러니까 들으면서 누구를 바보로 아나? 이런 생각 들게 하는 사람 있어요. 그런 사람은 뽑지 말아야 해요. 그런 사람은 올바른 사람일 수도 없고 똑똑한 사람일 수도 없고요. 공정한 사람이기에는 더욱이 어려워요. 그런 유형은 좀 피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라는 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려 봅니다.

[최원정] 다양한 얘기들을 들어보니까 안목이 오늘 생기는 것 같아요.

[허진모] 저는 유권자 입장에서 좀 오래 전부터 정치인과 유권자들은 거짓말을 놓고 대결을 하는 사람 같아요. 고구려의 주몽이 알에서 태어나기 한 6, 7년 전쯤에 로마에서는 필승전략 집이 하나 나와요. 선거 전략집(※ 참고 – 키케로, 『선거에서 이기는 법』 中. “정치인이 지킬 수 있는 것만 약속하면 옆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약속을 특정하지 말고 모호하게 말해라”) 거기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모든 약속을 다 하라. 그리고 모호하게 하라라는 게 있습니다. 그 다음에 2100년이 흘러서 드골 대통령이 그러죠. 정치인은 자기가 한 말을 자기가 믿지 않기 때문에 남이 자기 말을 믿어주면 놀란대요.

[최원정] 이거 너무 웃긴다.

[유시민] 드골이 그런 말도 했구나.

[허진모] 그래서 보면 2000년 동안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거예요, 정치인들은. 그러니까 유권자들은 그것을 보고 싸워야 하는데 요즘은 문명이 발달돼서 그거를 좀 찾기가 쉬운 거죠.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오늘 좀 특별히 최욱 씨가 오고 나니까 좀 활기가 있었던 거 같아요.

[유시민] 좋네.

[최원정] 좋아요, 저는 진짜로. 오늘 어떠셨어요?

[최 욱] 저는 힘들었는데요. 두 어르신들을 한 번.

[최원정] 저희가 힘들게 했나요?

[최 욱] 한 번 심하게 싸울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눈치 보느라 시간 다 갔습니다. 오늘 그나마 보람된 거는 제가 좀 수준을 많이 떨어뜨렸다는 거로 보람을 안고 돌아가겠습니다. 저희 엄마, 아빠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을 정도, 저희 식구들 중에 제가 제일 똑똑하거든요.

[유시민] 그냥 품질을 유지하면서 더 쉽게 만들었다. 이렇게 표현해야지.

[최 욱] 쉽게 들렸다.

[유시민] 공영방송, 얘기하셨잖아. 수준을 유지하면서 쉽게 하는 거.

[최 욱] 그렇죠. 그렇죠.

[유시민] 최욱씨 오늘 잘했어요.

[최 욱] 감사합니다.

[최원정] 칭찬. 어떻게 마음에 드셨어요, 교수님도?

[박형준] 정말, 역시 유튜브 스타답게.

[최원정] 인정.

[최원정] 나의 삶, 또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후보에게 투표해야 할지 그 판단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시간이 됐길 바랍니다. 오늘 지식다방 함께해 주신 우리 유시민 이사장님, 박형준 교수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그리고 최욱 씨 대단히 감사드리고요. 저희는 바로 나흘 뒤죠. 2월 27일 돌아오는 목요일 밤 10시에 민심포차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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