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일부러 다치고 합의금”…피해 호소

[앵커]

택시에 탄 뒤 다쳤다며 합의금을 받아낸 남녀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7명의 택시 기사로부터 수십만 원씩을 받아 챙겼는데, 보험 처리를 하면 보험료가 껑충 뛰어버리는 택시 기사들의 형편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옥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택시 뒷좌석에 탄 남녀.

좌회전하던 중 갑자기 남성이 균형을 잃고 쓰러집니다.

["(으악!) 어, 왜 그러세요?"]

통증을 호소하듯 어깨와 팔을 계속 만집니다.

당시 택시 속도는 시속 30㎞대였습니다.

또 다른 택시 안.

이번엔 앞 좌석에 머리를 부딪힙니다.

["(머리 박아가지고…) 아, 천천히 가자고요?"]

먼저 탄 남성이 택시 문을 열어놓자 출발 직전 여성이 올라타면서 부딪힌 것처럼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많이 다쳤습니까?"]

이들은 이런 식으로 최근 일주일 사이 택시 기사 7명에게 각각 20에서 50만 원씩, 모두 260만 원가량의 합의금을 받아냈습니다.

정식 사고 접수를 하면 기록이 남고, 보험료가 오르는 등의 피해를 보는 택시 기사들의 처지를 악용한 겁니다.

택시 기사들은 조합에서 사고 정보를 공유하던 중 모두 같은 남녀에게 피해를 봤다는 걸 깨닫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정상석/울산 개인택시 공제조합 보상 실무팀장 : "전 조합원한테 (주의) 문자를 보내고 난 뒤에 신고가 들어오니까, 똑같은 유형의 (행동을) 하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친 것도 있습니다."]

경찰은 피해를 본 택시 기사가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해당 남녀를 곧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영상제공:울산개인택시공제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