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격하고 소 잡아먹고…중국, 백두산 호랑이 보호 딜레마

입력 2025.07.04 (21:49) 수정 2025.07.0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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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동북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 주변에 출몰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만큼 보호는 해야 하지만, 개체 수가 늘어나면 인간에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중국 당국이 고민 중입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길 2차로 도로, 호랑이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납니다.

도로 위 차량도 오토바이도 신경 쓰지 않고, 산책하듯 유유히 어슬렁거립니다.

멸종위기종, 백두산 호랑입니다.

[호랑이 목격자/베이징청년보 인터뷰 : "유턴을 하는 것도 안 되고 멈춰선 더 안 되니까 계속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인근 주민들은 올봄 마을로 내려와 소를 잡아먹은 호랑이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다른 지역에서 호랑이가 민가에 접근해 사람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야생에 먹이가 부족해 일어난 일로 추정됩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멸종 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의 번식에 힘써왔습니다.

보호 시설 '동북호림원'에는 1980년대 8마리가 있던 게 2010년대에는 1,100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최근엔 일부 시설에 호랑이가 너무 많아져 사육 환경이 열악하단 비판이 나올 정도로 개체 수가 늘었습니다.

[호랑이 보호시설 관광객/중국 SNS : "호랑이한테 준 먹이 좀 보세요. 닭 뼈랑 복숭아가 다 썩었어요."]

이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고민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인간과의 공존입니다.

'종 복원'만을 목표로 불쑥 백두산 호랑이를 방사했다, 먹이가 부족하거나 활동 영역이 확대되면 인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야생 방사에 앞서 인근 생태계와 먹이 사슬이 회복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인간과의 공존이 숙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자료조사:김시온/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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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공격하고 소 잡아먹고…중국, 백두산 호랑이 보호 딜레마
    • 입력 2025-07-04 21:49:30
    • 수정2025-07-04 22: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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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동북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 주변에 출몰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만큼 보호는 해야 하지만, 개체 수가 늘어나면 인간에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중국 당국이 고민 중입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길 2차로 도로, 호랑이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납니다.

도로 위 차량도 오토바이도 신경 쓰지 않고, 산책하듯 유유히 어슬렁거립니다.

멸종위기종, 백두산 호랑입니다.

[호랑이 목격자/베이징청년보 인터뷰 : "유턴을 하는 것도 안 되고 멈춰선 더 안 되니까 계속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인근 주민들은 올봄 마을로 내려와 소를 잡아먹은 호랑이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다른 지역에서 호랑이가 민가에 접근해 사람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야생에 먹이가 부족해 일어난 일로 추정됩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멸종 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의 번식에 힘써왔습니다.

보호 시설 '동북호림원'에는 1980년대 8마리가 있던 게 2010년대에는 1,100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최근엔 일부 시설에 호랑이가 너무 많아져 사육 환경이 열악하단 비판이 나올 정도로 개체 수가 늘었습니다.

[호랑이 보호시설 관광객/중국 SNS : "호랑이한테 준 먹이 좀 보세요. 닭 뼈랑 복숭아가 다 썩었어요."]

이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고민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인간과의 공존입니다.

'종 복원'만을 목표로 불쑥 백두산 호랑이를 방사했다, 먹이가 부족하거나 활동 영역이 확대되면 인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야생 방사에 앞서 인근 생태계와 먹이 사슬이 회복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인간과의 공존이 숙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자료조사:김시온/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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