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화재 한 달…회생의 길은?

입력 2025.06.16 (19:05) 수정 2025.06.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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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74년 가동을 시작한 타이어공장 모습입니다.

도심 외곽에 있던 이 공장, 당시에는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 공장이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에 이어 1989년 곡성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성장했고 한때 세계 타이어업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2009년 기업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했고, 2018년 결국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됩니다.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광주공장에 큰 불이 났고 현재 가동을 멈췄습니다.

화재발생 한달, 노동자 2천3백여명이 일하며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공장은 멈춰섰습니다.

KBS는 화재 수습상황과 가동 중단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또 재기를 위한 해법은 있는지 연속기획으로 보도합니다.

먼저, 화재원인 조사에 대한 진행상황, 보상과 보험 문제 등을 이성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재 수습을 위한 출발점은 원인조사, 하지만 현장감식 등은 멈춰섰습니다.

붕괴 위험이 커서 건물을 해체하면서 현장조사를 진행해야할 상황,

그런데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 해체는 건물주가 계획서를 마련해 지자체에 제출하면, 국토안전관리원이 철거 안전성 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계획서 작성과 심의, 승인까지 통상 석달 넘게 걸리는데, 금호타이어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해체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성용태/금호타이어 상무/노사협력담당 : "해당 건물이 붕괴돼 있어서 진입이 불가한 상태에 있습니다. (해체) 관련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현장 원인조사가 진행돼도 조사결과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2년전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조사는 철거 없이 진행됐지만, 불이 난지 100일이 지나서야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이보다 수개월 더 늦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험금 지급은 화재 원인조사가 끝나고 손해사정을 거친 뒤 피해 규모가 확정돼야 이뤄집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화재처럼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보험금 규모나 지급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원인 미상일 경우에는 보험사와 금호타이어가 협의를 거쳐야 하리라고 봅니다. (책임을 놓고) 주장이 엇갈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는 주민 피해 보상 절차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인적·물적 피해를 신고한 만 3천여명과 영업손실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상에 나설 예정입니다.

화재 원인 조사 등 사고 수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태 장기화는 물론 보상 문제까지 지역사회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영상편집:이성훈

[앵커]

공장 정상화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3년이 걸릴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데요.

이번 화재로 타이어를 만드는 첫 단계인 생고무와 화학물질을 배합하는 정련 등 핵심 설비들이 불에 탔기 때문인데요.

무기한 가동 중단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어서 백미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한 해 생산량은 천2백만개.

국내 생산량의 45%를 차지합니다.

화재로 인한 매출 감소액만 3천 3백 70여 억원, 지역 전체로 놓고 보면 연간 4천 5백억원의 생산 감소, 천 5백51억원의 부가가치가 사라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광주 전체 세대의 연간 수입이 23만 5천원씩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휴업으로 인해 줄어든 직원들 급여만 연 6백 2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공장 정상화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자동차 수출 부진과 위니아 법정관리 등 잇따른 악재로 최근 1%대 성장에 그쳤던 지역 경기 침체가 고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봉진/광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역사회 지역 경제가 이렇게 그물망처럼 엮여 있거든요. 이게 정상화될 때까지 경제 성장을 멈추게 되는 요인으로 작동을 하면 경제가 저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라는 거죠."]

직접적인 피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백개가 넘는 이른바 협력사들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공장 내 설비를 점검· 보수하는 외부 업체와 타이어 운반에서부터 통근 차량 운행 인력까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공장 주변 식당가 등 골목 상권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유동 인구 자체가 줄어든데다 매캐한 냄새 등을 이유로 식당을 찾는 손님 발길도 뜸해졌습니다.

[공장 인근 상인/음성변조 : "아니 저희들 뭐 보시다시피 지금 점심 시간인데 손님도 없잖아요. 우리집만 그런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그전에 비하면 50%, 30% 정도밖에 안 되죠. 점심 때도 문제고 저녁에도 문제고 저녁에도 손님 없어요."]

금호타이어 화재 한달, 정상화 시점과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광주지역 전체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큽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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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화재 한 달…회생의 길은?
    • 입력 2025-06-16 19:05:24
    • 수정2025-06-16 20:08:54
    뉴스7(광주)
[앵커]

1974년 가동을 시작한 타이어공장 모습입니다.

도심 외곽에 있던 이 공장, 당시에는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 공장이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에 이어 1989년 곡성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성장했고 한때 세계 타이어업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2009년 기업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했고, 2018년 결국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됩니다.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광주공장에 큰 불이 났고 현재 가동을 멈췄습니다.

화재발생 한달, 노동자 2천3백여명이 일하며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공장은 멈춰섰습니다.

KBS는 화재 수습상황과 가동 중단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또 재기를 위한 해법은 있는지 연속기획으로 보도합니다.

먼저, 화재원인 조사에 대한 진행상황, 보상과 보험 문제 등을 이성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재 수습을 위한 출발점은 원인조사, 하지만 현장감식 등은 멈춰섰습니다.

붕괴 위험이 커서 건물을 해체하면서 현장조사를 진행해야할 상황,

그런데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 해체는 건물주가 계획서를 마련해 지자체에 제출하면, 국토안전관리원이 철거 안전성 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계획서 작성과 심의, 승인까지 통상 석달 넘게 걸리는데, 금호타이어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해체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성용태/금호타이어 상무/노사협력담당 : "해당 건물이 붕괴돼 있어서 진입이 불가한 상태에 있습니다. (해체) 관련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현장 원인조사가 진행돼도 조사결과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2년전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조사는 철거 없이 진행됐지만, 불이 난지 100일이 지나서야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이보다 수개월 더 늦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험금 지급은 화재 원인조사가 끝나고 손해사정을 거친 뒤 피해 규모가 확정돼야 이뤄집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화재처럼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보험금 규모나 지급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원인 미상일 경우에는 보험사와 금호타이어가 협의를 거쳐야 하리라고 봅니다. (책임을 놓고) 주장이 엇갈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는 주민 피해 보상 절차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인적·물적 피해를 신고한 만 3천여명과 영업손실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상에 나설 예정입니다.

화재 원인 조사 등 사고 수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태 장기화는 물론 보상 문제까지 지역사회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영상편집:이성훈

[앵커]

공장 정상화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3년이 걸릴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데요.

이번 화재로 타이어를 만드는 첫 단계인 생고무와 화학물질을 배합하는 정련 등 핵심 설비들이 불에 탔기 때문인데요.

무기한 가동 중단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어서 백미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한 해 생산량은 천2백만개.

국내 생산량의 45%를 차지합니다.

화재로 인한 매출 감소액만 3천 3백 70여 억원, 지역 전체로 놓고 보면 연간 4천 5백억원의 생산 감소, 천 5백51억원의 부가가치가 사라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광주 전체 세대의 연간 수입이 23만 5천원씩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휴업으로 인해 줄어든 직원들 급여만 연 6백 2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공장 정상화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자동차 수출 부진과 위니아 법정관리 등 잇따른 악재로 최근 1%대 성장에 그쳤던 지역 경기 침체가 고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봉진/광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역사회 지역 경제가 이렇게 그물망처럼 엮여 있거든요. 이게 정상화될 때까지 경제 성장을 멈추게 되는 요인으로 작동을 하면 경제가 저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라는 거죠."]

직접적인 피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백개가 넘는 이른바 협력사들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공장 내 설비를 점검· 보수하는 외부 업체와 타이어 운반에서부터 통근 차량 운행 인력까지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공장 주변 식당가 등 골목 상권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유동 인구 자체가 줄어든데다 매캐한 냄새 등을 이유로 식당을 찾는 손님 발길도 뜸해졌습니다.

[공장 인근 상인/음성변조 : "아니 저희들 뭐 보시다시피 지금 점심 시간인데 손님도 없잖아요. 우리집만 그런 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그전에 비하면 50%, 30% 정도밖에 안 되죠. 점심 때도 문제고 저녁에도 문제고 저녁에도 손님 없어요."]

금호타이어 화재 한달, 정상화 시점과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광주지역 전체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큽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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