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잔혹한 시험”…전면전으로 비화하나?

입력 2025.06.16 (15:18) 수정 2025.06.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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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더 큰 응징을 다짐하면서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투기와 드론, 미사일을 이용한 교전이 격화될 경우 자칫 중동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 이슈에서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이 점점 더 격화되는 모습인데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충돌로 번지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그동안 서로를 강력히 비난하며 해외 공관을 파괴하고 요인을 암살하는 일까지 있어서, 이전에도 이런 교전이 자주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두 나라가 상호 간에 본토를 이렇게 공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해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미사일 3백여 발을 이스라엘로 발사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서로 본토를 겨냥해서 벌써 나흘째 교전을 이어간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동안 두 나라는 서로를 적대시하면서도 상대방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해외에서 이란의 핵 개발자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를 암살하는 방식으로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은 이라크와 레바논, 팔레스타인과 예멘의 반이스라엘 세력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던 것이죠.

즉 간접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타격해 오던 '그림자 전쟁'에서 이번에 강도 높은 직접 교전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입니다.

[앵커]

두 나라가 '그림자 전쟁'에서 벗어나 왜 부담이 큰 직접 교전에 나서게 된 걸까요?

[기자]

이번 교전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일명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과 이스라엘의 본토 공격에 대한 위협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죠.

이란 국방부는 이번 이스라엘 공격으로 혁명수비대 사령관, 정규군 참모총장,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 군 참모본부 정보 부국장 등 군 고위 관계자만 9명이 숨지고, 전체 사망자는 지금까지 2백 2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기에 더해 최소한 이란의 핵 과학자 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에서도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10여 명이 숨지고 380명이 다쳤다고 집계했습니다.

핵 과학자 사망에 대해선 이란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다려 봐야겠지만 이란의 군 고위 수뇌부 다수의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란 군 지휘부가 이 같은 타격을 입은 것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때도 없었던 일입니다.

이란은 즉각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보복 공격에 나섰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앵커]

이스라엘이 선제 공격에 앞서 이란과의 전면전을 각오했을 법한데, 왜 이 시기에,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한 것일까요?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시점은 미국과 이란 간의 6차 핵 협상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실존적 위협을 규정하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이란과의 핵 협상을 비난해 왔었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강력한 로비를 통해 이를 무산시켰고 이번에도 판을 깨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도주의 위기가 심각해진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해 국내외적으로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이란을 공격했다는 것이죠.

네타냐후는 전쟁을 끝내라는 국내 시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시작했었는데 지지율도 다시 올라갔습니다.

가자지구 사태로 유럽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란을 서방세계 공동의 적으로 부각시키고 지지층 결집과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됩니다.

[앵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 사태,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지만, 미국이 명분상으론 이스라엘의 편을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타협하길 바라지만 때론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할 것" 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미국 기류가 이번 사태로 인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현재로선 더 지켜봐 할 것 같습니다.

이란의 국내외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한 편으로 보입니다.

연간 40퍼센트를 오르내리는 물가상승률로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황입니다.

청년 실업률도 20퍼센트를 웃돌고 있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국내 정치 상황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어느 선에서 보복을 멈출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군 지휘부가 큰 타격을 받은 상황이어서 국내적으로 반이스라엘 기류를 타개하기 위해 더 강력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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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5:17:59
    • 수정2025-06-16 16:05:05
    월드24
[앵커]

보신 것처럼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더 큰 응징을 다짐하면서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투기와 드론, 미사일을 이용한 교전이 격화될 경우 자칫 중동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 이슈에서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이 점점 더 격화되는 모습인데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충돌로 번지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그동안 서로를 강력히 비난하며 해외 공관을 파괴하고 요인을 암살하는 일까지 있어서, 이전에도 이런 교전이 자주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두 나라가 상호 간에 본토를 이렇게 공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해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미사일 3백여 발을 이스라엘로 발사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서로 본토를 겨냥해서 벌써 나흘째 교전을 이어간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동안 두 나라는 서로를 적대시하면서도 상대방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해외에서 이란의 핵 개발자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를 암살하는 방식으로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은 이라크와 레바논, 팔레스타인과 예멘의 반이스라엘 세력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던 것이죠.

즉 간접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타격해 오던 '그림자 전쟁'에서 이번에 강도 높은 직접 교전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입니다.

[앵커]

두 나라가 '그림자 전쟁'에서 벗어나 왜 부담이 큰 직접 교전에 나서게 된 걸까요?

[기자]

이번 교전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일명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과 이스라엘의 본토 공격에 대한 위협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죠.

이란 국방부는 이번 이스라엘 공격으로 혁명수비대 사령관, 정규군 참모총장,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 군 참모본부 정보 부국장 등 군 고위 관계자만 9명이 숨지고, 전체 사망자는 지금까지 2백 2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기에 더해 최소한 이란의 핵 과학자 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에서도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10여 명이 숨지고 380명이 다쳤다고 집계했습니다.

핵 과학자 사망에 대해선 이란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다려 봐야겠지만 이란의 군 고위 수뇌부 다수의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란 군 지휘부가 이 같은 타격을 입은 것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때도 없었던 일입니다.

이란은 즉각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보복 공격에 나섰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앵커]

이스라엘이 선제 공격에 앞서 이란과의 전면전을 각오했을 법한데, 왜 이 시기에,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한 것일까요?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시점은 미국과 이란 간의 6차 핵 협상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실존적 위협을 규정하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이란과의 핵 협상을 비난해 왔었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강력한 로비를 통해 이를 무산시켰고 이번에도 판을 깨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인도주의 위기가 심각해진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해 국내외적으로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이란을 공격했다는 것이죠.

네타냐후는 전쟁을 끝내라는 국내 시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시작했었는데 지지율도 다시 올라갔습니다.

가자지구 사태로 유럽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란을 서방세계 공동의 적으로 부각시키고 지지층 결집과 국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됩니다.

[앵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 사태,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지만, 미국이 명분상으론 이스라엘의 편을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타협하길 바라지만 때론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할 것" 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미국 기류가 이번 사태로 인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현재로선 더 지켜봐 할 것 같습니다.

이란의 국내외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한 편으로 보입니다.

연간 40퍼센트를 오르내리는 물가상승률로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황입니다.

청년 실업률도 20퍼센트를 웃돌고 있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국내 정치 상황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어느 선에서 보복을 멈출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군 지휘부가 큰 타격을 받은 상황이어서 국내적으로 반이스라엘 기류를 타개하기 위해 더 강력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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