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한 러 미사일에 한미일 부품…제재 우회해 입수”

입력 2025.05.14 (11:54) 수정 2025.05.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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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신형 미사일에 한국·미국·일본 등 서방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 시각 1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지난 2월부터 오데사, 미콜라이우 등 남부 전선에서 큰 피해를 준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을 식별했습니다.

작은 꾸러미라는 뜻의 ‘S8000 반데롤’이라고 명명된 이 비행체는 115㎏의 고폭 탄두를 탑재하고 시속 400마일(약 643㎞)의 속도로 약 482㎞ 넘게 날아가는 경량 공대지 순항 미사일입니다.

대형 드론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전술 항공기를 위험에 노출하지 않은 채 깊숙이 공격할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들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기존의 러시아 미사일보다 급격한 선회 비행이 가능하며 추적 회피 기능과 상대 전파방해 방지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여러 나라의 부품이 조합된 ‘프랑켄슈타인 미사일’이라는 점입니다. 제트엔진은 중국 기업 스위윈이 제작했습니다. 이 엔진은 알리바바 등 온라인에서 1만 2,000파운드(약 2,2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미사일의 핵심 부품 중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 온 서방 기업 30곳의 제품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산 동작 추적 장비, 스위스산 마이크로컨트롤러, 호주산 정보교환 모델, 일본산 배터리팩 등입니다.

이 가운데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서보드라이브(자동제어장치를 위한 전력 증폭기)도 포함됐습니다.

이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큰 구멍이 나 있음을 보여주며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중국, 튀르키예, UAE,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 등 제3국 우회로를 거쳐 부품을 제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텔레그래프는 진단했습니다.

HUR은 러시아의 최대 전자부품 유통업체 중 하나인 ‘칩 앤드 딥’을 이 미사일의 주요 부품 공급처로 지목했는데, 이 회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제재를 받았으나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호주 등의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HUR은 “러시아 무기는 외국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외국 부품 없이는 싸울 수도, 점령할 수도, 살상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서 제재를 연구하는 마리아 샤기나는 기술의 이동은 금융 거래보다 더 추적하기가 어렵다며 “러시아의 모든 조달 네트워크와 우회로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방의 제재 집행도 부족하고, 제조사들도 공급 상대방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제기해야 할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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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11:54:09
    • 수정2025-05-14 14:05:46
    국제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신형 미사일에 한국·미국·일본 등 서방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 시각 1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지난 2월부터 오데사, 미콜라이우 등 남부 전선에서 큰 피해를 준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을 식별했습니다.

작은 꾸러미라는 뜻의 ‘S8000 반데롤’이라고 명명된 이 비행체는 115㎏의 고폭 탄두를 탑재하고 시속 400마일(약 643㎞)의 속도로 약 482㎞ 넘게 날아가는 경량 공대지 순항 미사일입니다.

대형 드론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전술 항공기를 위험에 노출하지 않은 채 깊숙이 공격할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들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기존의 러시아 미사일보다 급격한 선회 비행이 가능하며 추적 회피 기능과 상대 전파방해 방지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여러 나라의 부품이 조합된 ‘프랑켄슈타인 미사일’이라는 점입니다. 제트엔진은 중국 기업 스위윈이 제작했습니다. 이 엔진은 알리바바 등 온라인에서 1만 2,000파운드(약 2,2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미사일의 핵심 부품 중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 온 서방 기업 30곳의 제품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산 동작 추적 장비, 스위스산 마이크로컨트롤러, 호주산 정보교환 모델, 일본산 배터리팩 등입니다.

이 가운데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서보드라이브(자동제어장치를 위한 전력 증폭기)도 포함됐습니다.

이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큰 구멍이 나 있음을 보여주며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중국, 튀르키예, UAE,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 등 제3국 우회로를 거쳐 부품을 제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텔레그래프는 진단했습니다.

HUR은 러시아의 최대 전자부품 유통업체 중 하나인 ‘칩 앤드 딥’을 이 미사일의 주요 부품 공급처로 지목했는데, 이 회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제재를 받았으나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호주 등의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HUR은 “러시아 무기는 외국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외국 부품 없이는 싸울 수도, 점령할 수도, 살상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서 제재를 연구하는 마리아 샤기나는 기술의 이동은 금융 거래보다 더 추적하기가 어렵다며 “러시아의 모든 조달 네트워크와 우회로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방의 제재 집행도 부족하고, 제조사들도 공급 상대방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제기해야 할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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