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쳐만 가는 중국산, 미국 관세 회피 노린다

입력 2025.04.22 (06:24) 수정 2025.04.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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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산 제품을 한국산인 것처럼 꾸며서 제3국으로 수출하는 수법을 '불법 우회수출'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런 범행이 더 늘 조짐을 보이자, 관세청이 집중 단속에 나섰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입 통관 전의 보세 창고입니다.

철문을 여니 매트리스가 한가득.

선전에서 들어온 '중국산' 매트리스로, 부산항을 잠시 들렀다 미국에 수출될 예정입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만든 게 아니고 이것도 수입하는 거잖아요? 맞죠?) 완전 다 수입이죠. 여기서 만드는 재료는 없어요."]

그런데 원산지 서류엔 '한국산'으로 적혀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산 매트리스에 매기는 반덤핑 관세는 최고 1,731%.

한국산으로 분류되면 관세율 0%가 되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광우/관세청 조사총괄과장 : "국가 신뢰도 같은 경우가 저희(한국)가 높기 때문에 미국 측에 수입이 들어갈 때, 물건 검사라든지 그런 검사율이 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좀 낮습니다."]

합법 우회수출과 불법의 경계는 실제 '제조·조립 여부'입니다.

한국 공장에서 제조나 조립했다면 외국 회사 제품도 '한국산'이 될 수 있지만, 포장이나 라벨 정도 바꿔놓고 '한국산' 표기하는 건 불법입니다.

최근 5년간 170여 건 적발됐는데 90% 이상이 중국산이었습니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높일수록 이런 불법 우회는 늘 가능성이 큽니다.

한미 관세 당국은 한국을 스쳐만 가는 불법 우회수출에 대한 정보 공유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관세청은 원산지 둔갑을 통한 우회수출은 한국 수출품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국산으로 둔갑한 대미 우회 수출 적발액은 28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액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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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스쳐만 가는 중국산, 미국 관세 회피 노린다
    • 입력 2025-04-22 06:24:43
    • 수정2025-04-22 07:54:39
    뉴스광장 1부
[앵커]

외국산 제품을 한국산인 것처럼 꾸며서 제3국으로 수출하는 수법을 '불법 우회수출'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런 범행이 더 늘 조짐을 보이자, 관세청이 집중 단속에 나섰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입 통관 전의 보세 창고입니다.

철문을 여니 매트리스가 한가득.

선전에서 들어온 '중국산' 매트리스로, 부산항을 잠시 들렀다 미국에 수출될 예정입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만든 게 아니고 이것도 수입하는 거잖아요? 맞죠?) 완전 다 수입이죠. 여기서 만드는 재료는 없어요."]

그런데 원산지 서류엔 '한국산'으로 적혀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산 매트리스에 매기는 반덤핑 관세는 최고 1,731%.

한국산으로 분류되면 관세율 0%가 되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광우/관세청 조사총괄과장 : "국가 신뢰도 같은 경우가 저희(한국)가 높기 때문에 미국 측에 수입이 들어갈 때, 물건 검사라든지 그런 검사율이 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좀 낮습니다."]

합법 우회수출과 불법의 경계는 실제 '제조·조립 여부'입니다.

한국 공장에서 제조나 조립했다면 외국 회사 제품도 '한국산'이 될 수 있지만, 포장이나 라벨 정도 바꿔놓고 '한국산' 표기하는 건 불법입니다.

최근 5년간 170여 건 적발됐는데 90% 이상이 중국산이었습니다.

미국이 대중 관세를 높일수록 이런 불법 우회는 늘 가능성이 큽니다.

한미 관세 당국은 한국을 스쳐만 가는 불법 우회수출에 대한 정보 공유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관세청은 원산지 둔갑을 통한 우회수출은 한국 수출품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국산으로 둔갑한 대미 우회 수출 적발액은 28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액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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