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명령에도 “전쟁이다”…이민자 추방 강행한 트럼프

[앵커]

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베네수엘라 이민자 수백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습니다.

전쟁 중에 외국인을 즉각 추방하는데 사용됐던 200년 전 법을 발동했는데 법원이 긴급명령을 내려 제동을 걸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양순 기잡니다.

[리포트]

한밤중 주택가에 무장한 군인들이 들이닥치더니 사람들을 끌고 나옵니다.

웃옷이 벗겨진 채 비행기에 태워진 이들은 강제로 머리를 삭발당하고 감옥에 수감됩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범죄조직 238명을 추방했다고 밝혔습니다.

범죄자들을 신속하게 내쫓아야 한다며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을 발동했습니다.

지금까지 단 3번, 전쟁 중에만 사용된 법을 꺼내든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은 전시입니다. 이건 침략이에요. 그들은 우리 나라를 침공했습니다. 이건 전쟁입니다. 더 위험한 게 뭐가 있습니까?"]

트럼프는 그러나 추방된 이들이 모두 베네수엘라 갱단인지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워싱턴 D.C. 연방 판사는 "비행기를 돌리라"고 긴급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명령 직전 비행기 두 대는 이미 이륙했고, 나머지 한 대는 무시하고 이륙했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미국에서 약 87억 원을 받고 추방된 이민자들을 수감하고 있는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은 SNS에 "저런 늦었네"라며 법원 명령을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나치의 강제수용소를 연상시키는 미국의 반인도적 행위에 분노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 명령을 무시했냐는 질문에 변호사에게 물어보라며 답을 피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훈/자료조사:이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