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횡령’ 청주시·제천시 공무원 줄줄이 징계

[앵커]

청주시와 제천시 공무원이 각각 수억 원대와 수천만 원대 공금을 빼돌렸다가 적발됐습니다.

공직 기강이 무너졌다는 비판 속에, 상사나 동료들까지 관리 소홀로 줄줄이 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조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시 6급 공무원 A 씨가 공금에 처음 손을 댄 건 2018년 11월.

거래 인감을 도용해 팀장 명의 계좌에 들어있던 한 협의회 자금 3백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냈습니다.

들통나지 않자 짧게는 열흘 간격으로 9개월 동안 계좌에 있던 1억 천 5백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몰래 찍은 시장 직인으로 청주시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횡령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청주시 민원과 관계자 : "(결재받은 문서가) 하나면 하나에 대해서 도장을 찍는 건데, 문서 확인이 미흡해서 날인이 1대 1로 확인이 안 돼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방학 근로활동 학생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인건비와 보험료 1억 4천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5년 반 동안 무려 45차례에 걸쳐 4억 9천여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청주시도 몰랐던 A 씨의 횡령 사실은 지난해 감사원의 '공공재정 부정지출 점검'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감사원 조사에서 A 씨는 대부분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감사원은 다른 청주시 직원들도 시장의 직인을 방치하거나 계좌 점검과 결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주시의 내부 통제 업무 전반이 부실해 범행을 계속할 여지를 제공했다는 겁니다.

이런 범행과 관리 책임을 물어 A 씨는 파면, 다른 공무원 5명은 각각 징계·주의 처분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앞서 제천시에서는 한 7급 공무원이 약 1년여 동안 공금 8천 4백여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현금으로 받은 옥순봉 출렁다리 입장료 일부를 시 세외수입 계좌에 입금하지 않는 방식으로 빼돌린 겁니다.

당시 부서 팀장 2명도 각각 정직 2개월과 1개월 처분을 받는 등 공직 사회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김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