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폭설에 갇힌 제주…하늘길 막히고, 바닷길 끊기고

[앵커]

강풍에 눈보라까지 몰아친 제주에서는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돼 승객 2만여 명의 발이 묶였습니다.

풍랑특보로 제주와 육지를 잇는 바닷길도 끊겼는데, 눈과 강한 바람을 동반한 요란한 날씨는 내일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공항 출발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입니다.

표를 구하려는 긴 줄이 곳곳에 늘어섰습니다.

["항공권 환불만 하실 분 계십니까? 환불?"]

기상 악화로 항공편이 대거 결항했기 때문입니다.

한 대라도 뜰까 희망을 안고 줄을 서보지만….

기약 없는 운항 소식에 발을 동동 구릅니다.

[이우성/인천 남동구 : "새벽에 첫 비행기 타고 왔는데요. 다른 거 알아보는데 오늘 건 없네요. 그래서 저희는 하루 더 자고서. 내일도 뜰지 안 뜰지 모르겠네요."]

[니콜라 허이슬러/오스트리아 : "제주에 여행으로 왔는데, 부산으로 가고 싶은데 취소가 됐습니다. 아까 확인했는데 이틀 후에 (표가 있어요)."]

청주와 광주 등 다른 지역 공항의 폭설 영향까지 겹치며 이날 하루 제주에서 뜨고 내릴 예정이던 항공기 300여 편이 결항하고, 50여 편이 지연됐습니다.

승객 2만여 명의 발이 묶였습니다.

다만 결항 사실을 사전에 알려 공항 내 대규모 체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강풍에 급변풍 특보까지 내려진 이곳 제주공항에서는 착륙을 시도하던 항공기가 내리지 못하고 회항하기도 했습니다.

해상에도 풍랑특보가 내려져 완도와 진도 등을 잇는 바닷길도 끊겼습니다.

선사 대부분이 다음날까지 이틀 연속 운항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1100도로 등 산간 도로에도 많은 눈이 내리며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고, 한라산 입산도 전면 통제됐습니다.

[신선옥/제주지방기상청 예보분석관 : "상층 한기가 남하하면서 만들어진 구름대 영향으로 제주도 대부분 지역으로 강약을 반복하면서 많은 눈이 내려 쌓이겠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더욱 낮아 춥겠으니."]

초속 25미터가 넘는 태풍급 강풍은 내일 늦은 오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말에도 하늘길 차질이 우려됩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고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