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재난 현장은 여전히 “복구 중”…아물지 않은 상처들

입력 2025.01.25 (21:29) 수정 2025.01.25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설명절이 코 앞인데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집중호우와 폭설같은 재난으로 집이나 일터를 잃은 우리 이웃들입니다.

성용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포도나무 지지대가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늘어서 있습니다.

폭격을 맞은 듯한 포도밭은 성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20cm가 넘는 폭설에 시설하우스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한 달 남짓 만에 겨우 복구 작업이 시작됐지만 올해 농사를 앞두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애가 탑니다.

[윤석보/포도 재배 농민 : "웬만하면 3월 하순까지는 지어져야 올해 농사가 다시 연결될 수 있어요. 이게 다 철거돼야 그다음에 새로 짓죠."]

폭설에 축사가 무너져 내린 젖소 농가.

당장 소를 키울 장소가 없어 키우던 젖소를 절반 넘게 도축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복구가 마무리되려면 아직도 석 달 넘게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호/젖소 사육 농민 : "모든 게 지금 마이너스 처리로 가고 있는 거죠. 어떻게든 그때까지, 다음 착유할 때까지라도 견뎌봐야죠."]

집중호우의 상처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7월,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에 전체가 물에 잠겼던 마을.

멈춰 선 농기계가 방치돼 있고 찢겨진 비닐하우스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주택 대부분은 복구가 마무리됐지만, 5채가량이 복구를 포기하거나 복구 비용 부담 때문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재난 지원금이 복구 비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탓입니다.

[채홍종/침수 마을 피해대책위원장 : "어마어마하게 돈이 드니까 진짜 죽고 싶다고 그래요. 돈을 끌어당길 수도 없고. 주민들은 죽고 싶다는 소리가 입에 뱄어요."]

모처럼 긴 연휴에 들뜬 명절 분위기에도 재난을 딛고 일어서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명절 앞두고 재난 현장은 여전히 “복구 중”…아물지 않은 상처들
    • 입력 2025-01-25 21:29:14
    • 수정2025-01-25 21:51:33
    뉴스 9
[앵커]

설명절이 코 앞인데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집중호우와 폭설같은 재난으로 집이나 일터를 잃은 우리 이웃들입니다.

성용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포도나무 지지대가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늘어서 있습니다.

폭격을 맞은 듯한 포도밭은 성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20cm가 넘는 폭설에 시설하우스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한 달 남짓 만에 겨우 복구 작업이 시작됐지만 올해 농사를 앞두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애가 탑니다.

[윤석보/포도 재배 농민 : "웬만하면 3월 하순까지는 지어져야 올해 농사가 다시 연결될 수 있어요. 이게 다 철거돼야 그다음에 새로 짓죠."]

폭설에 축사가 무너져 내린 젖소 농가.

당장 소를 키울 장소가 없어 키우던 젖소를 절반 넘게 도축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복구가 마무리되려면 아직도 석 달 넘게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호/젖소 사육 농민 : "모든 게 지금 마이너스 처리로 가고 있는 거죠. 어떻게든 그때까지, 다음 착유할 때까지라도 견뎌봐야죠."]

집중호우의 상처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7월,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에 전체가 물에 잠겼던 마을.

멈춰 선 농기계가 방치돼 있고 찢겨진 비닐하우스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주택 대부분은 복구가 마무리됐지만, 5채가량이 복구를 포기하거나 복구 비용 부담 때문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재난 지원금이 복구 비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탓입니다.

[채홍종/침수 마을 피해대책위원장 : "어마어마하게 돈이 드니까 진짜 죽고 싶다고 그래요. 돈을 끌어당길 수도 없고. 주민들은 죽고 싶다는 소리가 입에 뱄어요."]

모처럼 긴 연휴에 들뜬 명절 분위기에도 재난을 딛고 일어서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