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수수료 ‘반값’ 애플…구글은 30% 인상

입력 2020.11.23 (18:09) 수정 2020.11.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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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유료 앱을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하죠.

그런데 이 돈이 전부 앱 개발사 몫이 아닙니다.

앱을 내려받은 플랫폼을 제공한 대가로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 앱 플랫폼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번에 서로 다른 수수료 정책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글로벌ET>에서 짚어봅니다.

은준수 기자, 애플 먼저 살펴볼까요.

이번에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발표했다는데, 대상과 폭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요?

[기자]

애플은 2008년부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앱스토어를 운영했습니다.

이때부터 모든 유료 앱에 대해선 결제액 30%를 수수료로 받아왔는데, 이걸 일부 기업엔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연 매출 100만 달러, 우리 돈 11억 원이 넘지 않는 앱, 또는 신규 앱이 대상입니다.

내년 1월부터 바뀐 수수료 정책에 따라 수수료율은 15%로 낮아집니다.

[앵커]

중소 개발사들에는 일단 좋은 소식이겠네요.

이런 개발사들이 만든 앱, 애플 앱스토어에는 얼마나 있습니까?

[기자]

현재 앱스토어에는 앱이 180만 개 넘게 있는데,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전체의 98%가 해당합니다.

거의 모든 앱이 이번 혜택을 보는 셈인데요.

애플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 속 앱 개발사를 지원하고, 앱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수수료 15%를 내다가도 연 매출이 100만 달러를 넘으면, 다시 수수료율은 30%로 올라갑니다.

[앵커]

수수료를 낮추면 당장 매출에 영향이 있지 않겠습니까, 애플 입장에선 좋은 일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어찌 된 일인지 업계 시각은 좀 다릅니다.

이번 정책이 애플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애플은 올해 3분기에 145억 5천만 달러, 16조 2천억 원을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였습니다.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그야말로 애플의 핵심 사업입니다.

그럼 수수료 인하 때문에 매출도 줄어들까요?

앞서 앱스토어에서 연 매출이 100만 달러 미만인 개발사의 비율, 98%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들이 앱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5%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애플 실적에는 타격이 거의 없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애플이 이런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낸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애플의 정책은 수수료 분쟁 등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악재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애플은 세계 1위 게임을 보유한 '에픽게임즈'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수수료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맞물려 미국 의회까지 나서 IT 공룡 기업들에 독과점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애플도 그 대상에 올랐습니다.

[앵커]

경쟁사인 구글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수수료를 더 많이 걷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요?

[기자]

네, 구글은 구글 플레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습니다.

모든 앱이 대상입니다.

올 3분기 전 세계 소비자들이 구글플레이에서 쓴 돈은 103억 달러, 우리 돈 11조 5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이상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앱 사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수수료 인상이 구글의 매출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앵커]

구글이 앱 사업자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 이렇게 수수료 인상 배경을 설명했는데도,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지 않습니까?

국내에선 집단 대응 움직임까지 나왔다고 하죠?

[기자]

구글은 지금까지 음악, 웹툰 등 다른 앱에서 자체 결제 수단을 허용해왔는데, 이걸 모두 구글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 강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앱에서 수수료 30%를 내야 하는 앱 개발사들 손실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우리 모바일 앱 시장에서 매출의 70% 이상을 구글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앱 개발사 등은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신고하는데요,

구글이 이러한 업계 반발을 의식했을까요?

내년 1월부터 신규 앱에 적용하기로 한 30% 수수료율을 내년 9월 말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구글의 이번 결정에, 애플이 수수료를 반으로 낮춘 게 영향을 줬을까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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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3 18:09:09
    • 수정2020-11-23 18: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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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유료 앱을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하죠.

그런데 이 돈이 전부 앱 개발사 몫이 아닙니다.

앱을 내려받은 플랫폼을 제공한 대가로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 앱 플랫폼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번에 서로 다른 수수료 정책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글로벌ET>에서 짚어봅니다.

은준수 기자, 애플 먼저 살펴볼까요.

이번에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발표했다는데, 대상과 폭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요?

[기자]

애플은 2008년부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앱스토어를 운영했습니다.

이때부터 모든 유료 앱에 대해선 결제액 30%를 수수료로 받아왔는데, 이걸 일부 기업엔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연 매출 100만 달러, 우리 돈 11억 원이 넘지 않는 앱, 또는 신규 앱이 대상입니다.

내년 1월부터 바뀐 수수료 정책에 따라 수수료율은 15%로 낮아집니다.

[앵커]

중소 개발사들에는 일단 좋은 소식이겠네요.

이런 개발사들이 만든 앱, 애플 앱스토어에는 얼마나 있습니까?

[기자]

현재 앱스토어에는 앱이 180만 개 넘게 있는데,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전체의 98%가 해당합니다.

거의 모든 앱이 이번 혜택을 보는 셈인데요.

애플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 속 앱 개발사를 지원하고, 앱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수수료 15%를 내다가도 연 매출이 100만 달러를 넘으면, 다시 수수료율은 30%로 올라갑니다.

[앵커]

수수료를 낮추면 당장 매출에 영향이 있지 않겠습니까, 애플 입장에선 좋은 일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어찌 된 일인지 업계 시각은 좀 다릅니다.

이번 정책이 애플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애플은 올해 3분기에 145억 5천만 달러, 16조 2천억 원을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였습니다.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그야말로 애플의 핵심 사업입니다.

그럼 수수료 인하 때문에 매출도 줄어들까요?

앞서 앱스토어에서 연 매출이 100만 달러 미만인 개발사의 비율, 98%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들이 앱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5%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애플 실적에는 타격이 거의 없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애플이 이런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낸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애플의 정책은 수수료 분쟁 등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악재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애플은 세계 1위 게임을 보유한 '에픽게임즈'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수수료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맞물려 미국 의회까지 나서 IT 공룡 기업들에 독과점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애플도 그 대상에 올랐습니다.

[앵커]

경쟁사인 구글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수수료를 더 많이 걷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요?

[기자]

네, 구글은 구글 플레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습니다.

모든 앱이 대상입니다.

올 3분기 전 세계 소비자들이 구글플레이에서 쓴 돈은 103억 달러, 우리 돈 11조 5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이상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앱 사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수수료 인상이 구글의 매출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앵커]

구글이 앱 사업자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 이렇게 수수료 인상 배경을 설명했는데도,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지 않습니까?

국내에선 집단 대응 움직임까지 나왔다고 하죠?

[기자]

구글은 지금까지 음악, 웹툰 등 다른 앱에서 자체 결제 수단을 허용해왔는데, 이걸 모두 구글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 강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앱에서 수수료 30%를 내야 하는 앱 개발사들 손실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우리 모바일 앱 시장에서 매출의 70% 이상을 구글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앱 개발사 등은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신고하는데요,

구글이 이러한 업계 반발을 의식했을까요?

내년 1월부터 신규 앱에 적용하기로 한 30% 수수료율을 내년 9월 말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구글의 이번 결정에, 애플이 수수료를 반으로 낮춘 게 영향을 줬을까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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