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에 대기오염까지…몸살 앓는 인도

입력 2020.10.28 (10:53) 수정 2020.10.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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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전국적인 봉쇄령이 내려지자 대기오염으로 악명높은 인도에도 파란 하늘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도 하늘은 다시 뿌연 상태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12월까지가 대기오염이 가장 심할 때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인도 뉴델리 하늘이 희뿌연 먼지로 뒤덮였습니다.

먼지에 가려진 정부 청사 건물은 형태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인데요.

지난 24일, 인도 델리의 대기오염 지수는 전 세계 95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나빴습니다.

계절적으로 보면 이맘때부터 인도의 대기 질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1월에서 9월까진 보통의 상태를 유지하다 유독 10월부터 12월 사이에 급격히 악화하는데요.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이 연기 기둥 때문입니다.

농민들이 다음 농사를 준비하며 잔여물 소각을 위해 농경지를 태우고 있는 겁니다.

논과 밭 이곳저곳에서 마구잡이로 솟구쳐 오르는 연기.

바람을 타고 퍼진 연기와 재는 이내 하늘을 뿌옇게 뒤덮습니다.

11월 중순 파종기 전에 준비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농경지 소각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농경지 소각으로 발생한 연기가 수도권 상공에 머물며 도시의 매연 등과 만나 대기 질 악화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파람지트 싱/인도 농부 : "가능한 한 빨리 농사를 짓기 위해 경작지를 태우고 있습니다. 일단 추워지면, 땅이 충분히 마르지 않아 씨를 뿌릴 수 없거든요. 그건 정말 큰일입니다."]

이 시기 대기 오염도가 치솟는 또 다른 원인으로 각종 축제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인도 뉴델리에서 신화 속 악마를 형상화한 허수아비를 태우는 두세라 축제가 열렸습니다.

3층 건물 높이의 허수아비에서 불꽃이 튀더니 삽시간에 거대한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코로나19로 축제의 규모는 축소됐지만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되는 소각 이벤트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우려되고 있는 건 곧 있을 '디왈리 축제'입니다.

더 많은 빛을 발하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어 폭죽을 대량을 터뜨리는 것이 전통인데요.

이때 동시에 어마어마한 규모로 터지는 폭죽과 불길에서 나오는 연기와 재가 대기 오염의 또 다른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닐 다히야/인도 그린피스 활동가 : "축제들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쉽게 잊히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대기 상태는 매우 심각하며, 국가 보건 비상사태입니다."]

인도 보건당국은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가 최악의 대기 오염 시즌과 맞물려 더욱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기 오염은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코로나19도 폐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증세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건데요.

[아누미타 로이 초두리/인도 과학환경센터장 : "의료시스템이 잘 준비돼야 합니다. 이번 겨울엔 코로나19 대응에 대기오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까지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 세계 2위로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인도 정부는 이달 초부터 대대적인 대기오염 방지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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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코로나에 대기오염까지…몸살 앓는 인도
    • 입력 2020-10-28 10:53:53
    • 수정2020-10-28 11:10:00
    지구촌뉴스
[앵커]

지난 5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전국적인 봉쇄령이 내려지자 대기오염으로 악명높은 인도에도 파란 하늘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도 하늘은 다시 뿌연 상태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12월까지가 대기오염이 가장 심할 때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인도 뉴델리 하늘이 희뿌연 먼지로 뒤덮였습니다.

먼지에 가려진 정부 청사 건물은 형태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인데요.

지난 24일, 인도 델리의 대기오염 지수는 전 세계 95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나빴습니다.

계절적으로 보면 이맘때부터 인도의 대기 질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1월에서 9월까진 보통의 상태를 유지하다 유독 10월부터 12월 사이에 급격히 악화하는데요.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이 연기 기둥 때문입니다.

농민들이 다음 농사를 준비하며 잔여물 소각을 위해 농경지를 태우고 있는 겁니다.

논과 밭 이곳저곳에서 마구잡이로 솟구쳐 오르는 연기.

바람을 타고 퍼진 연기와 재는 이내 하늘을 뿌옇게 뒤덮습니다.

11월 중순 파종기 전에 준비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농경지 소각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농경지 소각으로 발생한 연기가 수도권 상공에 머물며 도시의 매연 등과 만나 대기 질 악화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파람지트 싱/인도 농부 : "가능한 한 빨리 농사를 짓기 위해 경작지를 태우고 있습니다. 일단 추워지면, 땅이 충분히 마르지 않아 씨를 뿌릴 수 없거든요. 그건 정말 큰일입니다."]

이 시기 대기 오염도가 치솟는 또 다른 원인으로 각종 축제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인도 뉴델리에서 신화 속 악마를 형상화한 허수아비를 태우는 두세라 축제가 열렸습니다.

3층 건물 높이의 허수아비에서 불꽃이 튀더니 삽시간에 거대한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코로나19로 축제의 규모는 축소됐지만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되는 소각 이벤트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우려되고 있는 건 곧 있을 '디왈리 축제'입니다.

더 많은 빛을 발하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어 폭죽을 대량을 터뜨리는 것이 전통인데요.

이때 동시에 어마어마한 규모로 터지는 폭죽과 불길에서 나오는 연기와 재가 대기 오염의 또 다른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닐 다히야/인도 그린피스 활동가 : "축제들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쉽게 잊히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대기 상태는 매우 심각하며, 국가 보건 비상사태입니다."]

인도 보건당국은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가 최악의 대기 오염 시즌과 맞물려 더욱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기 오염은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코로나19도 폐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증세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건데요.

[아누미타 로이 초두리/인도 과학환경센터장 : "의료시스템이 잘 준비돼야 합니다. 이번 겨울엔 코로나19 대응에 대기오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까지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 세계 2위로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인도 정부는 이달 초부터 대대적인 대기오염 방지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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