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백인 경찰에 목눌려 흑인 사망…끊이지 않는 美 인종차별

입력 2020.05.28 (20:38) 수정 2020.05.28 (20: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코로나19 사태 속 미국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흑백 갈등과 인종차별의 비극에 대해 짚어보려고 합니다.

[앵커]

안 그래도 어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제압으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 전해드렸잖아요.

[답변]

네, 영상을 다시 보겠습니다.

사건은 지난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위조수표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용의자로 의심되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던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경찰관님, 숨을 쉴 수가 없다고요. 당신들이 날 죽일 거예요."]

백인 경찰관이 길바닥에 엎드려 있는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자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울부짖는 모습인데요.

행인들이 목을 누르지 말라고 요청했는데도 경찰관은 가혹 행위를 5분간 지속했고, 플로이드는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 당국은 사건 직후 음주 상태로 보이는 용의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하자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해 숨졌다는 성명을 내놨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시민사회에 큰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경찰 당국은 경찰관 4명을 파면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앵커]

흑인이 백인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일이 최근 또 있었죠?

[답변]

네, 지난 6일 인디애나주에서 21살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1살 흑인 청년 숀 리드는 인디애나폴리스 인근 고속도로에서 경찰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리드가 과속 운전과 신호 위반을 했고 경찰의 정지 명령에 불응했다고 밝혔지만, 유족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주장했습니다.

[제이미 리드/숀의 아버지 : "이건 옳지 않아요. 아들을 위해 싸울 겁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25살 아흐마우드 알버리가 조깅을 하던 도중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았습니다.

용의자는 그레고리 맥마이클과 그의 아들로 확인됐는데요.

이들은 당시 알버리가 강도라고 의심해 추격했고,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하면서 두 달이 지나도록 체포되지 않아 지역 사회의 격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앵커]

이런 일들이 흑인들에게 잇따라 일어나니까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 목 눌려 목숨을 잃었던 날, 뉴욕에서는 한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으로부터 반려견 목줄을 채워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가 "흑인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거짓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날 일어난 이 두 사건은 미국 내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최근 일어난 흑인 남성 사망 사건은 6년 전 가너라는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에 목 졸려 숨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파장이 더 커졌습니다.

[에릭 가너/지난 2014년 : "숨을 쉴 수 없어요."]

결국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위대는 사망한 남성의 마지막 말이었던 "숨을 쉴 수 없다"는 문장을 구호로 외치며 경찰의 행동을 규탄했습니다.

[아리아나 마사쿼이/시위자 : "우리는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흑인 차별에 싫증이 났습니다. (시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시위는 시카고, 휴스턴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 심각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답변]

네, 실제로 뉴욕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위반으로 체포된 사람이 40명이었는데 이 중에 35명이 흑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핑계로 유색인종을 마구 잡아들이는 게 아니냐, 인종차별적이다... 이런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마스크를 쓰고 마트를 갔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는 흑인들의 이야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흑인들이 마스크를 썼다가 범죄자로 취급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펠던 보너/휴스턴 시민 : "상점이나 공공장소에 가면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면서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는지 물어봐요. 이 동네에서 자란 흑인 남성으로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심해졌고 인종 갈등이 점점 고조됐듯, 흑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점점 심해진 겁니다.

여기에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피해가 흑인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흑인들에 더 큰 타격을 가하면서 코로나19가 미국의 구조적인 인종적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위상이 매우 낮은 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연스럽게 표출된 인종적 불평등 문제까지 겹치면서 흑인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고 그래서 거리에 쏟아져 나온 흑인들이 더 과격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인사이드] 백인 경찰에 목눌려 흑인 사망…끊이지 않는 美 인종차별
    • 입력 2020-05-28 20:38:53
    • 수정2020-05-28 20:55:28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코로나19 사태 속 미국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흑백 갈등과 인종차별의 비극에 대해 짚어보려고 합니다.

[앵커]

안 그래도 어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제압으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 전해드렸잖아요.

[답변]

네, 영상을 다시 보겠습니다.

사건은 지난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위조수표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용의자로 의심되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던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경찰관님, 숨을 쉴 수가 없다고요. 당신들이 날 죽일 거예요."]

백인 경찰관이 길바닥에 엎드려 있는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자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울부짖는 모습인데요.

행인들이 목을 누르지 말라고 요청했는데도 경찰관은 가혹 행위를 5분간 지속했고, 플로이드는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 당국은 사건 직후 음주 상태로 보이는 용의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하자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해 숨졌다는 성명을 내놨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시민사회에 큰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경찰 당국은 경찰관 4명을 파면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앵커]

흑인이 백인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일이 최근 또 있었죠?

[답변]

네, 지난 6일 인디애나주에서 21살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1살 흑인 청년 숀 리드는 인디애나폴리스 인근 고속도로에서 경찰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리드가 과속 운전과 신호 위반을 했고 경찰의 정지 명령에 불응했다고 밝혔지만, 유족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주장했습니다.

[제이미 리드/숀의 아버지 : "이건 옳지 않아요. 아들을 위해 싸울 겁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25살 아흐마우드 알버리가 조깅을 하던 도중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았습니다.

용의자는 그레고리 맥마이클과 그의 아들로 확인됐는데요.

이들은 당시 알버리가 강도라고 의심해 추격했고,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하면서 두 달이 지나도록 체포되지 않아 지역 사회의 격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앵커]

이런 일들이 흑인들에게 잇따라 일어나니까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 목 눌려 목숨을 잃었던 날, 뉴욕에서는 한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으로부터 반려견 목줄을 채워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가 "흑인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거짓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날 일어난 이 두 사건은 미국 내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최근 일어난 흑인 남성 사망 사건은 6년 전 가너라는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에 목 졸려 숨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파장이 더 커졌습니다.

[에릭 가너/지난 2014년 : "숨을 쉴 수 없어요."]

결국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위대는 사망한 남성의 마지막 말이었던 "숨을 쉴 수 없다"는 문장을 구호로 외치며 경찰의 행동을 규탄했습니다.

[아리아나 마사쿼이/시위자 : "우리는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흑인 차별에 싫증이 났습니다. (시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시위는 시카고, 휴스턴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 심각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답변]

네, 실제로 뉴욕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위반으로 체포된 사람이 40명이었는데 이 중에 35명이 흑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핑계로 유색인종을 마구 잡아들이는 게 아니냐, 인종차별적이다... 이런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마스크를 쓰고 마트를 갔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는 흑인들의 이야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흑인들이 마스크를 썼다가 범죄자로 취급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펠던 보너/휴스턴 시민 : "상점이나 공공장소에 가면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면서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는지 물어봐요. 이 동네에서 자란 흑인 남성으로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심해졌고 인종 갈등이 점점 고조됐듯, 흑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점점 심해진 겁니다.

여기에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피해가 흑인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흑인들에 더 큰 타격을 가하면서 코로나19가 미국의 구조적인 인종적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위상이 매우 낮은 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연스럽게 표출된 인종적 불평등 문제까지 겹치면서 흑인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고 그래서 거리에 쏟아져 나온 흑인들이 더 과격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