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날아간 불씨의 위력…10초만에 확산

입력 2019.11.17 (07:17) 수정 2019.11.2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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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싹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요즘은 산불이 날 경우 큰 불로 번지기 쉽죠.

이런 날씨에 바람까지 불면 작은 불씨가 날아가 다른 곳에 불이 붙는데는 10초면 충분할만큼 순식간에 번지게 되는데요.

게다가 대부분의 산불은 실수나 부주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산불이 발생해 어떻게 번지는 지 실험을 통해 위험성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11월로 접어들면서 전국에 산불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온 산을 뒤덮는데요.

우리나라의 산불은 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10건 가운데 3건 정도는 가을과 겨울에 발생합니다.

[윤기한/기상청 기상통보관 : "가을에 계절이 바뀌면서 강수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강수량은 줄고 낙엽이 마른 상태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는 조건,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조건들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서는 특히 산불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건조한 가을철에는 떨어진 낙엽이 햇볕을 받아 건조해지기 때문에 산불 발생 시 번지는 속도와 강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요즘 시기에 산속은 얼마나 건조할까요?

["(수분량이) 거의 한 9~12%, 완전히 마른 상태여서 작은 불씨에도 쉽게 불이 붙을 수 있고 확산이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수분량이 10퍼센트 미만이면 대형 산불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현재 수분량은 8.5퍼센트, 대형 산불 기준치 보다 낮았습니다.

낙엽의 수분량 차이에 따른 연소 실험을 진행해봤는데요. 수분 함유량 10퍼센트의 낙엽과 35퍼센트의 낙엽에 불을 붙였습니다.

수분 10퍼센트 낙엽은 6초가 지나자 불이 치솟는 반면, 35퍼센트의 낙엽은 11초가 더 지나서야 불이 붙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박사 : "요즘처럼 건조한 상황에서는 낙엽에 더 빨리 쉽게 불이 붙고, 에너지도 더 많이 발생시켜서 강하게 불에 타게 합니다. 이로 인해서 산불이 더 쉽게 발생하고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산불이 일어나는 원인 대부분은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인데요.

특히 가을에는 수확을 마치고 논밭에 남아 있는 부산물이나 쓰레기 등을 태우다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을 보면 쓰레기 등을 태우다 난 불은 전체의 31퍼센트로 입산자 실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산 인근의 논밭에서 불을 피운 상황을 가정하고, 불이 어떻게 번질 수 있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작은 불씨가 바람에 날아가 다른 곳에 옮겨붙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불은 불과 10초 만에 부근 낙엽과 나무로 번져갑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박사 : "농촌 대부분 논·밭두렁들이 인접해서 산림을 끼고 있어서 그런 지역에서 소각행위를 하면, 산림과 많이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으로 인해서 언제든지 산으로 불씨가 번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 산불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수라고 하더라도 산불을 일으킨 사람은 산림 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산불은 진화작업도 어렵고 피해도 크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사전 예방이 중요한데요.

산에서는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캠핑 등 불씨를 다루게 될 경우 반드시 간이 소화 장비를 갖추고, 소화기 위치를 확인합니다.

산불이 발생했다면 초기진화만 잘해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119나 112, 산림 관서에 곧바로 신고하고요. 크게 번지지 않은 작은 불씨는 굵은 나뭇가지나 외투를 이용해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합니다.

[최재영/양천소방서 안전교육 담당 : "화재 대피 시에는 불이 지나간 타버린 장소, 바위 등으로 대피하면 됩니다. 확산 시에는 불길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져 논밭 공터 등 안전지대로 대피하시면 됩니다. 만약 계곡에 물이 있더라도 계곡으로 대피할 시에는 고립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계곡으로 절대 대피하지 않습니다."]

만약 주택가로 불길이 확산했다면 불길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문과 창문을 닫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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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날아간 불씨의 위력…10초만에 확산
    • 입력 2019-11-17 07:31:28
    • 수정2019-11-24 07:27:16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바싹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요즘은 산불이 날 경우 큰 불로 번지기 쉽죠.

이런 날씨에 바람까지 불면 작은 불씨가 날아가 다른 곳에 불이 붙는데는 10초면 충분할만큼 순식간에 번지게 되는데요.

게다가 대부분의 산불은 실수나 부주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산불이 발생해 어떻게 번지는 지 실험을 통해 위험성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11월로 접어들면서 전국에 산불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온 산을 뒤덮는데요.

우리나라의 산불은 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10건 가운데 3건 정도는 가을과 겨울에 발생합니다.

[윤기한/기상청 기상통보관 : "가을에 계절이 바뀌면서 강수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강수량은 줄고 낙엽이 마른 상태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는 조건,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조건들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서는 특히 산불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건조한 가을철에는 떨어진 낙엽이 햇볕을 받아 건조해지기 때문에 산불 발생 시 번지는 속도와 강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요즘 시기에 산속은 얼마나 건조할까요?

["(수분량이) 거의 한 9~12%, 완전히 마른 상태여서 작은 불씨에도 쉽게 불이 붙을 수 있고 확산이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수분량이 10퍼센트 미만이면 대형 산불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현재 수분량은 8.5퍼센트, 대형 산불 기준치 보다 낮았습니다.

낙엽의 수분량 차이에 따른 연소 실험을 진행해봤는데요. 수분 함유량 10퍼센트의 낙엽과 35퍼센트의 낙엽에 불을 붙였습니다.

수분 10퍼센트 낙엽은 6초가 지나자 불이 치솟는 반면, 35퍼센트의 낙엽은 11초가 더 지나서야 불이 붙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박사 : "요즘처럼 건조한 상황에서는 낙엽에 더 빨리 쉽게 불이 붙고, 에너지도 더 많이 발생시켜서 강하게 불에 타게 합니다. 이로 인해서 산불이 더 쉽게 발생하고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산불이 일어나는 원인 대부분은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인데요.

특히 가을에는 수확을 마치고 논밭에 남아 있는 부산물이나 쓰레기 등을 태우다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을 보면 쓰레기 등을 태우다 난 불은 전체의 31퍼센트로 입산자 실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산 인근의 논밭에서 불을 피운 상황을 가정하고, 불이 어떻게 번질 수 있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작은 불씨가 바람에 날아가 다른 곳에 옮겨붙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불은 불과 10초 만에 부근 낙엽과 나무로 번져갑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박사 : "농촌 대부분 논·밭두렁들이 인접해서 산림을 끼고 있어서 그런 지역에서 소각행위를 하면, 산림과 많이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으로 인해서 언제든지 산으로 불씨가 번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 산불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수라고 하더라도 산불을 일으킨 사람은 산림 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산불은 진화작업도 어렵고 피해도 크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사전 예방이 중요한데요.

산에서는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캠핑 등 불씨를 다루게 될 경우 반드시 간이 소화 장비를 갖추고, 소화기 위치를 확인합니다.

산불이 발생했다면 초기진화만 잘해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119나 112, 산림 관서에 곧바로 신고하고요. 크게 번지지 않은 작은 불씨는 굵은 나뭇가지나 외투를 이용해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합니다.

[최재영/양천소방서 안전교육 담당 : "화재 대피 시에는 불이 지나간 타버린 장소, 바위 등으로 대피하면 됩니다. 확산 시에는 불길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져 논밭 공터 등 안전지대로 대피하시면 됩니다. 만약 계곡에 물이 있더라도 계곡으로 대피할 시에는 고립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계곡으로 절대 대피하지 않습니다."]

만약 주택가로 불길이 확산했다면 불길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문과 창문을 닫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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