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엠엔엠즈 초콜릿의 하이힐을 벗겼나…미국 달군 ‘문화 전쟁’ [이정민의 워싱턴정치K]

입력 2023.06.10 (08:03) 수정 2024.01.2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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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노랑, 초록…. 한국에서도 많이 팔리는 알록달록 '엠엔엠즈' 초콜릿의 마스코트는 초콜릿에 팔다리가 달린 '사탕 대변인(spokescandy)'입니다. 남성과 여성 캐릭터가 섞여 있고 신발도 제각각입니다.

지난해, 엠엔엠즈는 이 캐릭터들의 모습을 조금 바꿨습니다. 특히 여성 사탕 대변인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뾰족하고 높았던 갈색 캐릭터의 하이힐 굽은 두껍고 낮아졌고, 초록색 캐릭터의 신발은 스니커즈로 바뀌었습니다. 화장도 연해졌습니다.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덜어내자는 취지였습니다.

 초콜릿 엠엔엠즈 ‘사탕 대변인’ 캐릭터. 2022년 바뀌기 전(위)과 바뀐 뒤(아래) 초콜릿 엠엔엠즈 ‘사탕 대변인’ 캐릭터. 2022년 바뀌기 전(위)과 바뀐 뒤(아래)

■ '초콜릿의 섹시함을 돌려달라'…보수 진영의 반발

그런데 이 바뀐 여성 '사탕 대변인'들을 보수 진영에서 문제 삼았습니다. 인터넷에선 초록색 여성 캐릭터를 '원래대로 바꿔 섹시함을 유지해달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엠엔엠즈 캐릭터의 변화를 두고 "워크(woke) 엠엔엠즈"라며 맹공을 퍼부으면서부터였습니다.

'깨어있다'라는 뜻을 가진 '워크(woke)'는 원래 "인종과 성별 등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깨어있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수 진영이 이런 성향을 가진 진보 진영을 조롱할 때 주로 쓰는 말입니다. '미국 사회가 유색인종과 여성, 성소수자, 이민자를 차별 안 하는 걸 넘어 지나치게 배려하고 주도권까지 넘기고 있다', '이건 미국의 원래 모습이 아니다'라는 게 '워크'를 비난하는 보수 진영의 주장입니다. 시달리던 엠엔엠즈 측은 결국 캐릭터들을 '직무 정지' 시켰다가 두 달 뒤에야 복귀시켰습니다.

엠엔엠즈만 논란이 된 건 아닙니다. 맥주 버드라이트는 성소수자 모델을 썼다가 매출이 폭락하는 곤욕을 치렀습니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은 성소수자 관련 상품을 진열대에 전면 배치했다가 쏟아지는 불만에 철수시켰습니다. 보수층 소비자들이 '워크'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드러내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2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뷰포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와 만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촬영=KBS)지난 2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뷰포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와 만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촬영=KBS)

■ 진화하는 '문화 전쟁'…격전지 플로리다, 중심에 선 디샌티스

이런 불만을 아예 정책과 법안으로 만들며 주도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입니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며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된 '트럼프 키즈' 디샌티스는 이제 '트럼프의 대항마'로 불립니다. 공화당 예비후보 여론조사(CNN, 5/17~20)에서 26%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53%)에 크게 뒤졌지만, 다른 후보들의 한 자릿수 지지율엔 월등히 앞섰습니다.

젊은 나이(1978년생), 해군 복무와 이라크 전쟁 참전 경력 등 보수층이 좋아할 만한 배경도 강점이지만 낙태, 총기, 동성애 등 미국 사회의 이념 지표로 여기는 민감한 이슈에 손을 댄 게 전국권 명성을 가져다줬습니다.


이후 반(反)'워크' 운동의 선봉을 자처하며 주목도를 높였습니다. 흑인 역사를 공교육 심화 과정에서 빼고 일부 도서관의 관련 책자를 빼거나, 초등학교 3학년까지만 제한을 받던 성정체성 교육을 고등학생까지로 확대하고 이와 관련한 직장과 학교에서의 토론도 금지하는 등 강경한 법안과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겁니다.

■ 흑인·성소수자 사회 직격탄…"안전 지키려 플로리다 떠난다"

하지만 디샌티스의 반'워크'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플로리다의 흑인과 성소수자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만난 마빈 던 박사는 40년 넘게 흑인역사를 가르쳐온 교육자입니다. 던 박사는 "학교가 뭘 가르쳐야 안전할지조차 모르게 된다면, 가르칠 시도조차 않게 될 거다. 정부가 만든 공포 분위기 아래서 흑인 역사는 지워지고 짓밟히며 축소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런 정책들은 "백인 인종 차별주의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디샌티스의 전략이다. (공화당) 후보 지명을 위해 표를 얻기 위해서"라고도 진단했습니다.

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빈 던 흑인 역사 교육가(좌)와 성소수자 단체 ‘컴패스’의 마이클 로어단(우) (촬영=KBS)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빈 던 흑인 역사 교육가(좌)와 성소수자 단체 ‘컴패스’의 마이클 로어단(우) (촬영=KBS)

성소수자 사회는 더 큰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디샌티스의 성소수자 교육 제한,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마(Don't say gay)' 법이 디샌티스의 대표 브랜드가 되면서 보수 진영의 타깃이 된 겁니다. "많은 가족들이 이 나쁜 법안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플로리다를 떠나고 있다"고 성소수자 센터 '컴패스'의 줄리 시버 대표는 말했습니다.

10대 때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깨달았다는 마이클 로어단 씨는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해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하면 사람들은 성소수자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거나 이상하다는 선입관을 갖게 된다.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교육을 넘어 사회 전반이 그런 생각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립 대학의 다양성 교육에 대한 예산 지출을 막고, 진보 교육으로 유명했던 플로리다 뉴칼리지의 총장과 이사진 절반을 보수 인사로 갈아치웠습니다. 이민자들의 노동을 제한하는 법안도 통과시켰습니다. 플로리다에선 성소수자와 이민자들의 시위가 부쩍 늘었고 뉴칼리지 학생들은 공식 졸업식을 거부한 채 따로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플로리다가 최근 가치와 이념을 둘러싼 전쟁터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선 이를 '문화전쟁(culture war)'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3일, 플로리다주 이모칼리에서 일어난 이민법 관련 시위 (촬영=AP) 지난 3일, 플로리다주 이모칼리에서 일어난 이민법 관련 시위 (촬영=AP)

■ 보수층의 환호…"세뇌에서 구한 우리 아이들"

반면, 플로리다의 보수 유권자들은 환호합니다. 특히 디샌티스가 손 댄 정책 상당수가 교육과 관련돼 있어 보수 학부모들의 지지가 견고합니다.

취재진이 만난 보수 학부모단체 '자유를 위한 어머니회'의 소속의 카타리나 스터비 씨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녀는 디샌티스의 정책으로 비로소 교육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안도했습니다. 그간의 플로리다 교육은 "성소수자로 아이들을 밀어부치거나 아이들을 인종으로 나누고, 적절한 역사 교육도 하지 않았다. 명백히 세뇌"라고 말했습니다. "교육이 아이들에게 미국을 싫어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건 문화전쟁이라기보단 정신의 전쟁, 혹은 선과 악, 정의의 싸움"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KBS와 인터뷰하는 보수 학부모 단체 ‘자유를 위한 어머니회’ 회원 카타리나 스터브 씨(우) (촬영=KBS) KBS와 인터뷰하는 보수 학부모 단체 ‘자유를 위한 어머니회’ 회원 카타리나 스터브 씨(우) (촬영=KBS)

일단 공화당의 주요 지지세력인 보수층 지지를 얻어야 공화당 경선 통과를 바라볼 수 있는 공화당 후보들이 최근 잇따라 디샌티스와 비슷한 반(反)'워크'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디샌티스 따라쟁이'로 보이지 않기 위해 오히려 발언 수위는 높이고 있습니다. 보수층 결집 효과는 물론 일부 중도층에도 먹히는 발언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겁니다.

정치권의 보수 여론몰이가 보수 유권자의 목소리를 높이고, 이에 대응하는 유색인종과 성소수자, 이민자, 진보 유권자의 반발을 다시 거세게 만드는 게 지금 미국의 '문화전쟁'입니다. 경선이 끝나면 좀 나아질 거란 전망과, 본격적인 대선 무드가 시작되면 더 격화될 거란 반론이 엇갈립니다. 대선이 문화전쟁의 종착역이 될까요, 기폭제가 될까요? 2024 미국 대선은 1년 5개월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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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엠엔엠즈 초콜릿의 하이힐을 벗겼나…미국 달군 ‘문화 전쟁’ [이정민의 워싱턴정치K]
    • 입력 2023-06-10 08:03:55
    • 수정2024-01-25 12: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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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노랑, 초록…. 한국에서도 많이 팔리는 알록달록 '엠엔엠즈' 초콜릿의 마스코트는 초콜릿에 팔다리가 달린 '사탕 대변인(spokescandy)'입니다. 남성과 여성 캐릭터가 섞여 있고 신발도 제각각입니다.

지난해, 엠엔엠즈는 이 캐릭터들의 모습을 조금 바꿨습니다. 특히 여성 사탕 대변인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뾰족하고 높았던 갈색 캐릭터의 하이힐 굽은 두껍고 낮아졌고, 초록색 캐릭터의 신발은 스니커즈로 바뀌었습니다. 화장도 연해졌습니다.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덜어내자는 취지였습니다.

 초콜릿 엠엔엠즈 ‘사탕 대변인’ 캐릭터. 2022년 바뀌기 전(위)과 바뀐 뒤(아래)
■ '초콜릿의 섹시함을 돌려달라'…보수 진영의 반발

그런데 이 바뀐 여성 '사탕 대변인'들을 보수 진영에서 문제 삼았습니다. 인터넷에선 초록색 여성 캐릭터를 '원래대로 바꿔 섹시함을 유지해달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엠엔엠즈 캐릭터의 변화를 두고 "워크(woke) 엠엔엠즈"라며 맹공을 퍼부으면서부터였습니다.

'깨어있다'라는 뜻을 가진 '워크(woke)'는 원래 "인종과 성별 등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깨어있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수 진영이 이런 성향을 가진 진보 진영을 조롱할 때 주로 쓰는 말입니다. '미국 사회가 유색인종과 여성, 성소수자, 이민자를 차별 안 하는 걸 넘어 지나치게 배려하고 주도권까지 넘기고 있다', '이건 미국의 원래 모습이 아니다'라는 게 '워크'를 비난하는 보수 진영의 주장입니다. 시달리던 엠엔엠즈 측은 결국 캐릭터들을 '직무 정지' 시켰다가 두 달 뒤에야 복귀시켰습니다.

엠엔엠즈만 논란이 된 건 아닙니다. 맥주 버드라이트는 성소수자 모델을 썼다가 매출이 폭락하는 곤욕을 치렀습니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은 성소수자 관련 상품을 진열대에 전면 배치했다가 쏟아지는 불만에 철수시켰습니다. 보수층 소비자들이 '워크'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드러내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2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뷰포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와 만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촬영=KBS)
■ 진화하는 '문화 전쟁'…격전지 플로리다, 중심에 선 디샌티스

이런 불만을 아예 정책과 법안으로 만들며 주도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입니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며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된 '트럼프 키즈' 디샌티스는 이제 '트럼프의 대항마'로 불립니다. 공화당 예비후보 여론조사(CNN, 5/17~20)에서 26%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53%)에 크게 뒤졌지만, 다른 후보들의 한 자릿수 지지율엔 월등히 앞섰습니다.

젊은 나이(1978년생), 해군 복무와 이라크 전쟁 참전 경력 등 보수층이 좋아할 만한 배경도 강점이지만 낙태, 총기, 동성애 등 미국 사회의 이념 지표로 여기는 민감한 이슈에 손을 댄 게 전국권 명성을 가져다줬습니다.


이후 반(反)'워크' 운동의 선봉을 자처하며 주목도를 높였습니다. 흑인 역사를 공교육 심화 과정에서 빼고 일부 도서관의 관련 책자를 빼거나, 초등학교 3학년까지만 제한을 받던 성정체성 교육을 고등학생까지로 확대하고 이와 관련한 직장과 학교에서의 토론도 금지하는 등 강경한 법안과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겁니다.

■ 흑인·성소수자 사회 직격탄…"안전 지키려 플로리다 떠난다"

하지만 디샌티스의 반'워크'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플로리다의 흑인과 성소수자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만난 마빈 던 박사는 40년 넘게 흑인역사를 가르쳐온 교육자입니다. 던 박사는 "학교가 뭘 가르쳐야 안전할지조차 모르게 된다면, 가르칠 시도조차 않게 될 거다. 정부가 만든 공포 분위기 아래서 흑인 역사는 지워지고 짓밟히며 축소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런 정책들은 "백인 인종 차별주의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디샌티스의 전략이다. (공화당) 후보 지명을 위해 표를 얻기 위해서"라고도 진단했습니다.

KBS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빈 던 흑인 역사 교육가(좌)와 성소수자 단체 ‘컴패스’의 마이클 로어단(우) (촬영=KBS)
성소수자 사회는 더 큰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디샌티스의 성소수자 교육 제한,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마(Don't say gay)' 법이 디샌티스의 대표 브랜드가 되면서 보수 진영의 타깃이 된 겁니다. "많은 가족들이 이 나쁜 법안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플로리다를 떠나고 있다"고 성소수자 센터 '컴패스'의 줄리 시버 대표는 말했습니다.

10대 때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깨달았다는 마이클 로어단 씨는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해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하면 사람들은 성소수자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거나 이상하다는 선입관을 갖게 된다.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교육을 넘어 사회 전반이 그런 생각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립 대학의 다양성 교육에 대한 예산 지출을 막고, 진보 교육으로 유명했던 플로리다 뉴칼리지의 총장과 이사진 절반을 보수 인사로 갈아치웠습니다. 이민자들의 노동을 제한하는 법안도 통과시켰습니다. 플로리다에선 성소수자와 이민자들의 시위가 부쩍 늘었고 뉴칼리지 학생들은 공식 졸업식을 거부한 채 따로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플로리다가 최근 가치와 이념을 둘러싼 전쟁터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선 이를 '문화전쟁(culture war)'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3일, 플로리다주 이모칼리에서 일어난 이민법 관련 시위 (촬영=AP)
■ 보수층의 환호…"세뇌에서 구한 우리 아이들"

반면, 플로리다의 보수 유권자들은 환호합니다. 특히 디샌티스가 손 댄 정책 상당수가 교육과 관련돼 있어 보수 학부모들의 지지가 견고합니다.

취재진이 만난 보수 학부모단체 '자유를 위한 어머니회'의 소속의 카타리나 스터비 씨는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녀는 디샌티스의 정책으로 비로소 교육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안도했습니다. 그간의 플로리다 교육은 "성소수자로 아이들을 밀어부치거나 아이들을 인종으로 나누고, 적절한 역사 교육도 하지 않았다. 명백히 세뇌"라고 말했습니다. "교육이 아이들에게 미국을 싫어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건 문화전쟁이라기보단 정신의 전쟁, 혹은 선과 악, 정의의 싸움"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KBS와 인터뷰하는 보수 학부모 단체 ‘자유를 위한 어머니회’ 회원 카타리나 스터브 씨(우) (촬영=KBS)
일단 공화당의 주요 지지세력인 보수층 지지를 얻어야 공화당 경선 통과를 바라볼 수 있는 공화당 후보들이 최근 잇따라 디샌티스와 비슷한 반(反)'워크'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디샌티스 따라쟁이'로 보이지 않기 위해 오히려 발언 수위는 높이고 있습니다. 보수층 결집 효과는 물론 일부 중도층에도 먹히는 발언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겁니다.

정치권의 보수 여론몰이가 보수 유권자의 목소리를 높이고, 이에 대응하는 유색인종과 성소수자, 이민자, 진보 유권자의 반발을 다시 거세게 만드는 게 지금 미국의 '문화전쟁'입니다. 경선이 끝나면 좀 나아질 거란 전망과, 본격적인 대선 무드가 시작되면 더 격화될 거란 반론이 엇갈립니다. 대선이 문화전쟁의 종착역이 될까요, 기폭제가 될까요? 2024 미국 대선은 1년 5개월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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