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TS 부산 콘서트…정부, 기업에 협찬 요청 ‘확인’

입력 2022.09.21 (21:24) 수정 2022.09.2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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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방탄소년단 BTS의 콘서트가 다음 달 열립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 보니 정부 유치위원회가 공연 비용을 대기업들에게 협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생색은 정부와 부산시가 내고 비용 모두는 대기업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강푸른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엑스포 후보지 부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BTS 콘서트.

안전 사고 우려로 장소를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옮긴 데 이어, 바가지 숙박요금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료로 진행되는 콘서트의 관객은 5만 명, 공연 준비에만 최소 70억 원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이 돈, 부산시도, 정부도 내지 않습니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마련한다는 겁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원칙적으로 하이브에서 부담을 하면서... '자체 부담하면서 협찬이나 이런 걸 통해가지고 수익을 찾는다' 그 정도로 이야기 들었던 것 같아요."]

이 돈과 관련해, 정부 엑스포 유치위원회 측은 지난달 대기업들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KBS가 입수한 메일, "10대 기업의 스폰서십 참여와 지원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고, 대외비를 강조했습니다.

협찬 금액별로 기업 홍보를 약속하는 자료를 첨부했고, 하이브 담당자와 통화하라며 이름과 연락처도 적어뒀습니다.

메일을 보낸 유치위 관계자와 통화해봤습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후원을 좀 해야 된다라는 압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서...) 그렇지는 않고요. 그냥 전달드리라 그래서 일단 드린 거고요."]

대기업들에 메일을 보낸 건 맞지만, 하이브 요청으로 전달만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세부사항을 논의하라고 적혀있는 하이브 관계자에게도 연락해봤습니다.

[하이브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나라 10대 기업한테 보내진 메일인데...) 제가요? 저는 그 메일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BTS 부산 콘서트 협찬 기업들은 유치위원회의 메일과 관계없이 자체 판단으로 협찬을 결정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국정과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에 비용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민형배/무소속 국회의원 : "어떤 기업이 국가가 그런 메일을 보내면 거기에 강제적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업을 동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전근대적이고 퇴행적인 발상이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세계에 부산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며 준비한 무대가, 여러 잡음 속에 치러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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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BTS 부산 콘서트…정부, 기업에 협찬 요청 ‘확인’
    • 입력 2022-09-21 21:24:45
    • 수정2022-09-22 13:11:00
    뉴스 9
[앵커]

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방탄소년단 BTS의 콘서트가 다음 달 열립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 보니 정부 유치위원회가 공연 비용을 대기업들에게 협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생색은 정부와 부산시가 내고 비용 모두는 대기업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강푸른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엑스포 후보지 부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BTS 콘서트.

안전 사고 우려로 장소를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옮긴 데 이어, 바가지 숙박요금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료로 진행되는 콘서트의 관객은 5만 명, 공연 준비에만 최소 70억 원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이 돈, 부산시도, 정부도 내지 않습니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마련한다는 겁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원칙적으로 하이브에서 부담을 하면서... '자체 부담하면서 협찬이나 이런 걸 통해가지고 수익을 찾는다' 그 정도로 이야기 들었던 것 같아요."]

이 돈과 관련해, 정부 엑스포 유치위원회 측은 지난달 대기업들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KBS가 입수한 메일, "10대 기업의 스폰서십 참여와 지원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고, 대외비를 강조했습니다.

협찬 금액별로 기업 홍보를 약속하는 자료를 첨부했고, 하이브 담당자와 통화하라며 이름과 연락처도 적어뒀습니다.

메일을 보낸 유치위 관계자와 통화해봤습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후원을 좀 해야 된다라는 압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서...) 그렇지는 않고요. 그냥 전달드리라 그래서 일단 드린 거고요."]

대기업들에 메일을 보낸 건 맞지만, 하이브 요청으로 전달만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세부사항을 논의하라고 적혀있는 하이브 관계자에게도 연락해봤습니다.

[하이브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나라 10대 기업한테 보내진 메일인데...) 제가요? 저는 그 메일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BTS 부산 콘서트 협찬 기업들은 유치위원회의 메일과 관계없이 자체 판단으로 협찬을 결정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국정과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에 비용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민형배/무소속 국회의원 : "어떤 기업이 국가가 그런 메일을 보내면 거기에 강제적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업을 동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전근대적이고 퇴행적인 발상이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세계에 부산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며 준비한 무대가, 여러 잡음 속에 치러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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