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갯벌에서 캐낸 보물…조선 왕실의 ‘용머리 장식 기와’

입력 2022.06.30 (06:53) 수정 2022.06.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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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태안의 갯벌에서 조선시대 왕실 건물 지붕을 장식할 용도로 만들어진 기와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장식용 기와의 형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됩니다.

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태안군 청포대 갯벌.

흙을 걷어내며 한참을 파 내려가자, 땅속 깊이 묻혔던 옛 물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칼자루처럼 생긴 것도 보입니다.

조각들을 맞춰보니, 이런 모양이 됩니다.

아래에는 용 머리, 위엔 작은 용, 꼭대기에 칼자루 모양이 얹힌 형태입니다.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궁궐 건물 지붕을 올려다보면 꼭대기 용마루 양쪽 끝에 솟은 뭔가가 보입니다.

조선시대에 왕실 건물의 지붕에 얹은 용머리 장식 기와 '취두'입니다.

취두 위아래 두 조각과 그 위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검파'까지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김동훈/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관 : "전체 모습을 완전하게 고고학적으로 발굴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용머리 장식 기와와 비교하면 검파의 형태와 무늬에 차이가 있고, 또 같은 지역에서 발굴된 장수상이 조선 전기 양식을 띠고 있어, 이 장식 기와 역시 조선 전기 유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이번에 발굴된 유물의 가치가 더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김성구/전 국립경주박물관장 : "왕궁에서 사용되고 현재 거의 상태가 완전하잖아요. 그래서 발굴이 끝나고 나면 일괄적으로 해가지고 보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는 그런 최상의 장식 기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사단은 서울에서 만든 기와를 싣고 가던 배가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거로 보고, 추가 발굴과 수중 탐사를 통해 관련 유물이 더 있는지, 옛 선박이 남아 있는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최창준/화면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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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갯벌에서 캐낸 보물…조선 왕실의 ‘용머리 장식 기와’
    • 입력 2022-06-30 06:53:56
    • 수정2022-06-30 07: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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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태안의 갯벌에서 조선시대 왕실 건물 지붕을 장식할 용도로 만들어진 기와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장식용 기와의 형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됩니다.

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태안군 청포대 갯벌.

흙을 걷어내며 한참을 파 내려가자, 땅속 깊이 묻혔던 옛 물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칼자루처럼 생긴 것도 보입니다.

조각들을 맞춰보니, 이런 모양이 됩니다.

아래에는 용 머리, 위엔 작은 용, 꼭대기에 칼자루 모양이 얹힌 형태입니다.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궁궐 건물 지붕을 올려다보면 꼭대기 용마루 양쪽 끝에 솟은 뭔가가 보입니다.

조선시대에 왕실 건물의 지붕에 얹은 용머리 장식 기와 '취두'입니다.

취두 위아래 두 조각과 그 위에 꽂는 칼자루 모양의 '검파'까지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김동훈/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관 : "전체 모습을 완전하게 고고학적으로 발굴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용머리 장식 기와와 비교하면 검파의 형태와 무늬에 차이가 있고, 또 같은 지역에서 발굴된 장수상이 조선 전기 양식을 띠고 있어, 이 장식 기와 역시 조선 전기 유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이번에 발굴된 유물의 가치가 더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김성구/전 국립경주박물관장 : "왕궁에서 사용되고 현재 거의 상태가 완전하잖아요. 그래서 발굴이 끝나고 나면 일괄적으로 해가지고 보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는 그런 최상의 장식 기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사단은 서울에서 만든 기와를 싣고 가던 배가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거로 보고, 추가 발굴과 수중 탐사를 통해 관련 유물이 더 있는지, 옛 선박이 남아 있는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최창준/화면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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