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순항·탄도미사일 발사 동시 공개…김정은 군수공장 시찰

입력 2022.01.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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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7일 시험발사한 지상대지상전술유도탄. 사진출처 : 노동신문북한이 27일 시험발사한 지상대지상전술유도탄. 사진출처 : 노동신문
북한이 25일 시험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사진출처 : 노동신문북한이 25일 시험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사진출처 : 노동신문

■ 순항·탄도 미사일 발사 동시 공개

북한 매체가 지난 25일과 27일 발사한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국방과학원은 25일과 27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와 지상 대 지상(지대지) 전술유도탄 상용 전투부 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그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보도 방식을 보면, 시험발사 바로 다음 날 미사일의 종류와 시험발사 목적, 시험발사에서 확인된 성과를 공개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번엔 기존 보도 방식과 달리, 두 번의 시험발사를 한 번에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27일 발사한 지대지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5일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대해 북한은 "2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9137초를 비행하여 1800㎞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하였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 발사했을 때는 758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했습니다. 4개월 만에 비행시간과 거리가 훨씬 길어진 것입니다.


■ 북, '장기전' 준비하며 '군비경쟁'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6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습니다. 1월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14일과 17일, 27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5일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입니다.

6번의 시험발사에 두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첫째는 미국보다는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을 직접 겨냥한 무기체계라는 점, 둘째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약한 무기체계라는 점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앞으로 개발할 무기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이달 시험발사한 무기체계들과 함께,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 능력 향상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전략무기 외에 하나의 카드를 더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항들이 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첨단 군사 장비 반입 중단, 대북 제재 완화 등입니다. 모두 한국과 미국이 호응하기 어려운 분야들입니다.

때문에 북한의 무력시위는 점점 강도를 높여가며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동안 남북은 물론 동북아 지역에서 군비경쟁이 가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중국 올림픽도, 한국 대선도 '변수' 아니었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8차 당대회 계획대로 무기 시험을 계속하겠지만 2, 3월 정도까지는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월에는 '우방'인 중국의 잔치, '올림픽'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3월 한국 대선 결과와 새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지켜본 뒤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이란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올림픽을 배려하지 않았고, 한국의 새 정부를 기다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만 거듭 밝힐 뿐, 유감 표명이나 언짢은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용환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의 차기 정부를 기다리지 않겠다고 선포한 셈인데, 이는 보수 성향 정부든 진보 성향 정부든 북한으로선 다를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8일 노동신문 1면28일 노동신문 1면
28일 노동신문 2면28일 노동신문 2면

■ '경제-국방 병진' 한눈에 보여준 신문

28일자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정권의 정책 방향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1면에 채소 온실 예정지 시찰 소식을, 2면에 군수공장 방문 소식을 실었습니다.

노동신문은 대내용 선전매체입니다. 춘궁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민생 행보'를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군수공장도 방문했습니다. 군수공장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어서, 대대적으로 선전할 만한데도 2면으로 밀렸습니다.

김 위원장이 주민 먹을거리와 체제 안보를 동시에 챙기고 있는 모습을 부각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공화국의 자위권을 각방으로 침해하려 드는 미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무리들의 도전을 담대한 배짱으로 짓밟아버리시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당분간 북한은 미국과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고, 주변국의 정치적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무기 시험을 계속 벌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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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순항·탄도미사일 발사 동시 공개…김정은 군수공장 시찰
    • 입력 2022-01-28 19:05:49
    취재K
북한이 27일 시험발사한 지상대지상전술유도탄. 사진출처 : 노동신문 북한이 25일 시험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사진출처 : 노동신문
■ 순항·탄도 미사일 발사 동시 공개

북한 매체가 지난 25일과 27일 발사한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국방과학원은 25일과 27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와 지상 대 지상(지대지) 전술유도탄 상용 전투부 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그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보도 방식을 보면, 시험발사 바로 다음 날 미사일의 종류와 시험발사 목적, 시험발사에서 확인된 성과를 공개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번엔 기존 보도 방식과 달리, 두 번의 시험발사를 한 번에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27일 발사한 지대지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5일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대해 북한은 "2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9137초를 비행하여 1800㎞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하였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 발사했을 때는 758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했습니다. 4개월 만에 비행시간과 거리가 훨씬 길어진 것입니다.


■ 북, '장기전' 준비하며 '군비경쟁'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6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습니다. 1월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14일과 17일, 27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5일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입니다.

6번의 시험발사에 두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첫째는 미국보다는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을 직접 겨냥한 무기체계라는 점, 둘째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약한 무기체계라는 점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앞으로 개발할 무기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이달 시험발사한 무기체계들과 함께,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 능력 향상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전략무기 외에 하나의 카드를 더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항들이 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첨단 군사 장비 반입 중단, 대북 제재 완화 등입니다. 모두 한국과 미국이 호응하기 어려운 분야들입니다.

때문에 북한의 무력시위는 점점 강도를 높여가며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동안 남북은 물론 동북아 지역에서 군비경쟁이 가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중국 올림픽도, 한국 대선도 '변수' 아니었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8차 당대회 계획대로 무기 시험을 계속하겠지만 2, 3월 정도까지는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월에는 '우방'인 중국의 잔치, '올림픽'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3월 한국 대선 결과와 새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지켜본 뒤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이란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올림픽을 배려하지 않았고, 한국의 새 정부를 기다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만 거듭 밝힐 뿐, 유감 표명이나 언짢은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용환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의 차기 정부를 기다리지 않겠다고 선포한 셈인데, 이는 보수 성향 정부든 진보 성향 정부든 북한으로선 다를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8일 노동신문 1면 28일 노동신문 2면
■ '경제-국방 병진' 한눈에 보여준 신문

28일자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정권의 정책 방향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1면에 채소 온실 예정지 시찰 소식을, 2면에 군수공장 방문 소식을 실었습니다.

노동신문은 대내용 선전매체입니다. 춘궁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민생 행보'를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군수공장도 방문했습니다. 군수공장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어서, 대대적으로 선전할 만한데도 2면으로 밀렸습니다.

김 위원장이 주민 먹을거리와 체제 안보를 동시에 챙기고 있는 모습을 부각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공화국의 자위권을 각방으로 침해하려 드는 미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무리들의 도전을 담대한 배짱으로 짓밟아버리시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당분간 북한은 미국과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고, 주변국의 정치적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무기 시험을 계속 벌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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