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진격의 이산화탄소’…코로나19 2년 만에 다시 ‘원점’

입력 2022.01.28 (07:00) 수정 2022.01.2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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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서울타워 꼭대기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장비가 설치돼있습니다. 바로 서울 도심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018년부터 4년째 이곳에서 이산화탄소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남산의 해발고도까지 합치면 420m에 이르는 고층 철탑에 장비가 설치돼있어 다양한 배출원에서 쏟아져나오는 탄소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탄다든지 건물에서,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들, 이런 것들이 다 탄소의 배출원이죠.

서울은 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도시 가운데 10위 안에 듭니다. 서울 도심의 탄소 농도는 450ppm 안팎을 오르내리는데 전 지구 농도(하와이 배경대기)보다 30ppm가량 높습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타워에 설치돼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탄소 측정 장비서울타워에 설치돼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탄소 측정 장비

■ '사회적 거리두기'로 탄소 농도 급감?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가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서울의 탄소 농도에 커다란 변화가 포착된 겁니다.

먼저 코로나 19 첫 해 상황을 보면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차 대유행을 맞았습니다. 8월 들어서는 도심 집회를 연결고리로 2차 대유행이 찾아왔는데요.

당시 서울의 탄소 농도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국내 첫 유행이 시작된 2020년 1월 20일 탄소 농도는 32.9ppm이었습니다. 주변에 인위적인 배출원이 없는 '배경대기'(관악산)보다 32.9ppm 높았는데요. 이때는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이라 '코로나 이전'으로 보면 됩니다.

그런데 5월 들어 거리두기 1.5단계가 시작되자 탄소 농도가 11.9ppm, 그러니까 코로나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된 8월엔 탄소 농도가 최저치인 8.4ppm을 기록했습니다. 전력 수요 증가로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여름이었음에도 거리두기의 강력한 영향력이 나타난 겁니다.

[연관기사] 거리두기로 ‘탄소감축’ 입증…이동량 늘자 ‘반등’(1월 22일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79005


■ 유동인구·이동량 ↓, 탄소 배출도 뚝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져 갔습니다. 하지만 탄소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감축 효과가 나타난 건데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탄소 농도 감소로 이어졌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탄소 농도는 탄소 배출량을 보여주는 지수거든요. 코로나19가 처음 터졌을 때는 유동인구나 차량 통행이 크게 줄었어요. 재택 근무와 원격 수업의 영향도 있었죠. 거리두기를 강화했을 때 배출량이 굉장히 많이 줄었고 실제 대기 중 농도가 감소했다는 점은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거죠. "


■ 2020년 전 지구 탄소 배출량 최대치 감소

전 세계적인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하늘길이 막히고 국경이 봉쇄되며 인구 이동이 크게 줄었습니다. 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이례적인 탄소 감소 현상이 포착됐습니다.

자료: 기초과학연구원(IBS)자료: 기초과학연구원(IBS)

전 지구 탄소 배출량을 보여주는 위 그림을 보면 석유파동과 소련 붕괴,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탄소 그래프는 줄곧 '우상향'이었습니다. 심지어 지구의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도 제동을 걸지 못했는데요.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탄소 그래프는 곤두박질쳤습니다. 2020년 세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4기가이산화탄소톤(GtCO₂)으로 2019년보다 7% 감소했습니다. 그 어떤 변수보다도 가파른 감소세가 나타난 겁니다.

코로나 19 첫 해에 탄소가 감소한 결정적인 이유는 2020년 말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아래 연구 결과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료: 네이처 기후변화 Nature Climate Change자료: 네이처 기후변화 Nature Climate Change

팬데믹 상황에서 지상 교통과 항공 분야 탄소 배출이 급감한 것은 물론 산업과 전력, 공공 분야에서도 감소세가 목격됐습니다. 하지만 2020년 4월을 최소치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과연 코로나19 2년차에도 탄소가 줄어드는 추세, 계속됐을까요?


■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회복'된 탄소 농도


우리나라 상황으로 다시 돌아오면 서울의 탄소 농도는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떨어지고, 완화되면 올라가는 추세가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이전의 공식과 다른 움직임이 발견됐습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2021년 7월에는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갔습니다. 탄소가 크게 줄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2.5단계 때보다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후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서울의 탄소 농도는 기준인 배경대기보다 30.4ppm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수준(32.9ppm)을 거의 회복한 겁니다.


■ '방역패스'로 늘어난 이동량, 거리두기 효과↓

그 원인에 대해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코로나19 1년차에는 백신도 없었고 치료제도 기대할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위험할 거란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접촉을 줄이고 이동을 자제했죠. 하지만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적응하기 시작했어요. 2021년 초 백신까지 나오면서 거리두기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접종 완료자에게 사적 모임 제한을 완화하는 등 혜택을 준 점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강화됐지만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생겨나면서 오히려 이동량은 증가하게 됐습니다.

실제로도 그럴까요. 지난해 9월 열린 '지속가능한 K-방역 2.0 준비를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가 발표한 자료를 보겠습니다.

자료: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자료: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

청록색 점은 2020년, 빨간색 점은 2021년 상황을 나타냅니다.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에는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증가하면(가로축 오른쪽) 이동량이 감소하는(세로축 아래)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을 나타내는 빨간색 점은 오른쪽에만 집중돼있는데요.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동량이 반응하지 않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카오스'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즉 코로나19 추이와 관계없이 사람들이 움직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2021년 봄 이후 거리두기 효과 전혀 없었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는 1차 유행 시기(2020년 2월~5월)에 가장 크게 나타났고 이 시기의 서울의 탄소 농도 역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차 대유행이 있었던 2020년 8월에는 거리두기 2.5단계에서 탄소 농도가 최소치까지 떨어졌는데요.

그러나 3차 유행이 지속된 2020년 10월~2021년 2월에는 거리두기 효과가 감퇴 되기 시작했고 2021년 봄 이후 4차 유행 시기에는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거리두기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던 탄소 농도 역시 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탄소 중립 가능할까?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는 보통 2년이 지난 시점에 나옵니다. 가장 최근에 확정돼 발표된 통계는 2019년 자료인데요. 2020년과 2021년 배출량을 보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상황을 대표할 수 있는 서울의 탄소 농도를 살펴봤습니다.


코로나 19 시대는 전 지구적으로 경제가 잠시 멈췄던 시기였습니다. 마치 지구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변수를 엄격하게 통제한 채 이뤄진 '임상시험' 같은데요. 유례없는 재난으로 2020년 탄소 배출이 크게 줄었지만, 원래대로 돌아오기도 쉽다는 점을 우리는 알게 됐습니다.

대기 중에 수백 년간 장기 체류하는 탄소가 강력한 정책으로 단시간에 줄었다는 점은 탄소 중립 시대,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회복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다시 폭증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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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진격의 이산화탄소’…코로나19 2년 만에 다시 ‘원점’
    • 입력 2022-01-28 07:00:43
    • 수정2022-01-28 07:04:06
    취재후·사건후

남산 서울타워 꼭대기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장비가 설치돼있습니다. 바로 서울 도심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018년부터 4년째 이곳에서 이산화탄소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남산의 해발고도까지 합치면 420m에 이르는 고층 철탑에 장비가 설치돼있어 다양한 배출원에서 쏟아져나오는 탄소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탄다든지 건물에서,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들, 이런 것들이 다 탄소의 배출원이죠.

서울은 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도시 가운데 10위 안에 듭니다. 서울 도심의 탄소 농도는 450ppm 안팎을 오르내리는데 전 지구 농도(하와이 배경대기)보다 30ppm가량 높습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타워에 설치돼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탄소 측정 장비
■ '사회적 거리두기'로 탄소 농도 급감?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가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서울의 탄소 농도에 커다란 변화가 포착된 겁니다.

먼저 코로나 19 첫 해 상황을 보면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차 대유행을 맞았습니다. 8월 들어서는 도심 집회를 연결고리로 2차 대유행이 찾아왔는데요.

당시 서울의 탄소 농도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국내 첫 유행이 시작된 2020년 1월 20일 탄소 농도는 32.9ppm이었습니다. 주변에 인위적인 배출원이 없는 '배경대기'(관악산)보다 32.9ppm 높았는데요. 이때는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이라 '코로나 이전'으로 보면 됩니다.

그런데 5월 들어 거리두기 1.5단계가 시작되자 탄소 농도가 11.9ppm, 그러니까 코로나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된 8월엔 탄소 농도가 최저치인 8.4ppm을 기록했습니다. 전력 수요 증가로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여름이었음에도 거리두기의 강력한 영향력이 나타난 겁니다.

[연관기사] 거리두기로 ‘탄소감축’ 입증…이동량 늘자 ‘반등’(1월 22일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79005


■ 유동인구·이동량 ↓, 탄소 배출도 뚝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져 갔습니다. 하지만 탄소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감축 효과가 나타난 건데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탄소 농도 감소로 이어졌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탄소 농도는 탄소 배출량을 보여주는 지수거든요. 코로나19가 처음 터졌을 때는 유동인구나 차량 통행이 크게 줄었어요. 재택 근무와 원격 수업의 영향도 있었죠. 거리두기를 강화했을 때 배출량이 굉장히 많이 줄었고 실제 대기 중 농도가 감소했다는 점은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거죠. "


■ 2020년 전 지구 탄소 배출량 최대치 감소

전 세계적인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하늘길이 막히고 국경이 봉쇄되며 인구 이동이 크게 줄었습니다. 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이례적인 탄소 감소 현상이 포착됐습니다.

자료: 기초과학연구원(IBS)
전 지구 탄소 배출량을 보여주는 위 그림을 보면 석유파동과 소련 붕괴,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탄소 그래프는 줄곧 '우상향'이었습니다. 심지어 지구의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도 제동을 걸지 못했는데요.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탄소 그래프는 곤두박질쳤습니다. 2020년 세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4기가이산화탄소톤(GtCO₂)으로 2019년보다 7% 감소했습니다. 그 어떤 변수보다도 가파른 감소세가 나타난 겁니다.

코로나 19 첫 해에 탄소가 감소한 결정적인 이유는 2020년 말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아래 연구 결과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료: 네이처 기후변화 Nature Climate Change
팬데믹 상황에서 지상 교통과 항공 분야 탄소 배출이 급감한 것은 물론 산업과 전력, 공공 분야에서도 감소세가 목격됐습니다. 하지만 2020년 4월을 최소치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과연 코로나19 2년차에도 탄소가 줄어드는 추세, 계속됐을까요?


■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회복'된 탄소 농도


우리나라 상황으로 다시 돌아오면 서울의 탄소 농도는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떨어지고, 완화되면 올라가는 추세가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이전의 공식과 다른 움직임이 발견됐습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2021년 7월에는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갔습니다. 탄소가 크게 줄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2.5단계 때보다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후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서울의 탄소 농도는 기준인 배경대기보다 30.4ppm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수준(32.9ppm)을 거의 회복한 겁니다.


■ '방역패스'로 늘어난 이동량, 거리두기 효과↓

그 원인에 대해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코로나19 1년차에는 백신도 없었고 치료제도 기대할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위험할 거란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접촉을 줄이고 이동을 자제했죠. 하지만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적응하기 시작했어요. 2021년 초 백신까지 나오면서 거리두기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접종 완료자에게 사적 모임 제한을 완화하는 등 혜택을 준 점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강화됐지만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생겨나면서 오히려 이동량은 증가하게 됐습니다.

실제로도 그럴까요. 지난해 9월 열린 '지속가능한 K-방역 2.0 준비를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가 발표한 자료를 보겠습니다.

자료: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
청록색 점은 2020년, 빨간색 점은 2021년 상황을 나타냅니다.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에는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증가하면(가로축 오른쪽) 이동량이 감소하는(세로축 아래)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을 나타내는 빨간색 점은 오른쪽에만 집중돼있는데요.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동량이 반응하지 않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카오스'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즉 코로나19 추이와 관계없이 사람들이 움직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2021년 봄 이후 거리두기 효과 전혀 없었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는 1차 유행 시기(2020년 2월~5월)에 가장 크게 나타났고 이 시기의 서울의 탄소 농도 역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차 대유행이 있었던 2020년 8월에는 거리두기 2.5단계에서 탄소 농도가 최소치까지 떨어졌는데요.

그러나 3차 유행이 지속된 2020년 10월~2021년 2월에는 거리두기 효과가 감퇴 되기 시작했고 2021년 봄 이후 4차 유행 시기에는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거리두기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던 탄소 농도 역시 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탄소 중립 가능할까?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는 보통 2년이 지난 시점에 나옵니다. 가장 최근에 확정돼 발표된 통계는 2019년 자료인데요. 2020년과 2021년 배출량을 보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상황을 대표할 수 있는 서울의 탄소 농도를 살펴봤습니다.


코로나 19 시대는 전 지구적으로 경제가 잠시 멈췄던 시기였습니다. 마치 지구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변수를 엄격하게 통제한 채 이뤄진 '임상시험' 같은데요. 유례없는 재난으로 2020년 탄소 배출이 크게 줄었지만, 원래대로 돌아오기도 쉽다는 점을 우리는 알게 됐습니다.

대기 중에 수백 년간 장기 체류하는 탄소가 강력한 정책으로 단시간에 줄었다는 점은 탄소 중립 시대,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회복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다시 폭증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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