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안건 ‘9천여 건’…방심위 5개월째 ‘개점휴업’

입력 2021.06.03 (21:47) 수정 2021.06.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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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강화됐지만, 인터넷 공간엔 불법 영상과 사진이 여전히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차단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염기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공지능 AI를 이용해 감쪽같이 영상을 합성해내는 딥페이크 기술.

이를 활용할 정도로 디지털성범죄는 진화했습니다.

연예인이나 다른 사람 얼굴을 합성해 만든 성범죄 영상 유포 행위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청원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상에 대해 삭제나 차단 결정을 내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벌써 다섯 달째 공백상탭니다.

[고주희/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지난 3월 10일 국민청원 답변 :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 심의위원 구성이 지연되고 있어 심의기능에 공백이 발생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 탓에 방심위에는 자신이 찍힌 불법 동영상 등의 유통을 막아달라는 피해자들의 요청이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이후 방심위에 들어온 디지털성범죄 안건은 무려 9천여 건.

방심위 사무처가 업체에 요청해 일부를 삭제했지만 여전히 4천3백여 건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심의위원이 없어 강제적인 삭제·차단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승호/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팀장 : "불법사이트 자체를 전체 차단하면 그게 훨씬 효율적이고 신속한 차단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위원들이 접속 차단 결정을 해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방송심의 민원은 7천9백여 건.

휴대전화 스팸 등 통신심의 안건도 11만 건 넘게 쌓여있습니다.

이런데도 여야는 서로 "먼저 추천명단을 내놓으라"며 차일피일 위원회 구성을 미루고 있습니다.

[홍원식/동덕여대 교수 : "(방심위가)독립적 기구로서 자리잡도록 정치권이 오히려 더 적극적인 개선의 의지를 보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의 이해득실 계산 속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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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성범죄 안건 ‘9천여 건’…방심위 5개월째 ‘개점휴업’
    • 입력 2021-06-03 21:47:49
    • 수정2021-06-03 22:05:33
    뉴스 9
[앵커]

이른바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강화됐지만, 인터넷 공간엔 불법 영상과 사진이 여전히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차단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염기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공지능 AI를 이용해 감쪽같이 영상을 합성해내는 딥페이크 기술.

이를 활용할 정도로 디지털성범죄는 진화했습니다.

연예인이나 다른 사람 얼굴을 합성해 만든 성범죄 영상 유포 행위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청원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상에 대해 삭제나 차단 결정을 내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벌써 다섯 달째 공백상탭니다.

[고주희/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지난 3월 10일 국민청원 답변 :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 심의위원 구성이 지연되고 있어 심의기능에 공백이 발생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 탓에 방심위에는 자신이 찍힌 불법 동영상 등의 유통을 막아달라는 피해자들의 요청이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이후 방심위에 들어온 디지털성범죄 안건은 무려 9천여 건.

방심위 사무처가 업체에 요청해 일부를 삭제했지만 여전히 4천3백여 건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심의위원이 없어 강제적인 삭제·차단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승호/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팀장 : "불법사이트 자체를 전체 차단하면 그게 훨씬 효율적이고 신속한 차단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위원들이 접속 차단 결정을 해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방송심의 민원은 7천9백여 건.

휴대전화 스팸 등 통신심의 안건도 11만 건 넘게 쌓여있습니다.

이런데도 여야는 서로 "먼저 추천명단을 내놓으라"며 차일피일 위원회 구성을 미루고 있습니다.

[홍원식/동덕여대 교수 : "(방심위가)독립적 기구로서 자리잡도록 정치권이 오히려 더 적극적인 개선의 의지를 보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의 이해득실 계산 속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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