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책의 날]⑧ 2억 8천만 번의 방문…‘좋은 책이 많이 나가요’

입력 2021.04.28 (07:00) 수정 2021.05.04 (14: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을 가기 어려웠던 지난 한 해, 여행이 더 그리웠기 때문이었을까요? 전국 곳곳의 도서관에서 20대 이상 성인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책은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였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정보나루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등 천백여 곳의 도서 대출 통계를 살펴본 결과입니다.

두 번째로 많이 빌린 책은 손원영 작가의 소설 '아몬드', 세 번째로 많이 찾은 책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습니다. 이어 김지혜 교수의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옳다'가 뒤를 이었습니다.

20대 이상 인기 대출 도서(2020년)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

여행의 이유(서명) - 김영하(저자) - 2019(출판 년도)
아몬드- 손원평 - 201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2012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2019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2019
당신이 옳다 - 정혜신 - 2018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 2016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 2015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 2016
돌이킬 수 없는 약속 - 야쿠마루 가쿠 - 2017


■ 정혜신 작가 "공공도서관은 심리적 측면의 사회안전망"

'당신이 옳다'가 공공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에 오른 데 대해 정혜신 작가는 책 출간 뒤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마련한 다양한 강좌를 통해 시민들을 만났다면서, 여러 사람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은 물론 강의도 듣고, 독서모임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정혜신 작가는 무엇보다 '당신이 옳다'를 읽으며 공공도서관에서 치유적 독서모임을 하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면서, 그런 면에서 공공도서관은 심리적 측면의 사회안전망과 다름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 작가는 또 작가로서 더 많은 사람이 '당신이 옳다'를 읽기를 바란다면서, 자신의 책이 공공도서관에서 대출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많이 빌리나?...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 많이 찾아'

취재진이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관 정보나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2020년 인기 대출 도서들은 모두 2020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이었습니다.

여행의 이유 등 세 권은 2019년, 당신이 옳다는 2018년, 아몬드를 비롯해 나머지 여섯 권은 2018년 이전에 출간됐습니다. 조사 연도인 2020년에 출간된 책들은 인기 대출 도서 목록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2020년에 출간된 책들이 인기 대출 도서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먼저, 공공도서관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신간 서적이 제때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한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마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도 책을 한두 권만 구입해 놓을 경우 읽고 싶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그 결과 대출 건수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2018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이 인기 대출 도서 상위 10위권에 절반 넘게 올랐다는 것은, 도서관 이용자들이 당장 화제가 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책보다는 수년에 걸쳐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그러면서도 동시대에 출간된 책들을 선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평단이나 독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꾸준하게 독자의 사랑을 받는 이른바 스테디셀러가 공공도서관의 연간 인기 대출 도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청소년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정보나루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20년 14세에서 19세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빌린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아몬드, 소년이 온다, 82년생 김지영, 미움받을 용기 순이었습니다. 모두 다 2020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입니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처럼 2000년 출간된 책으로 분류는 돼 있으나 1970년대에 초판이 나온 책도 청소년 인기 도서 상위권에 올라가 있습니다.

청소년들도 공공도서관에서 수년에 걸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셀러를 많이 찾고 있는 겁니다.

청소년(14~19세) 인기 대출 도서(2020년)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서명) - 히가시노 게이고(저자) - 2012(출판년도)
아몬드 - 손원평 - 2017
소년이 온다 - 한강 - 2014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 2016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 2014
돌이킬 수 없는 약속 - 야쿠마루 가쿠 - 2017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 2000(초판 출간 1978)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2019
언어의 온도 - 이기주 - 2016
시간을 파는 상점 - 김선영 - 2012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상임이사는 공공도서관의 경우 과거에는 열람실을 찾아 시험공부를 하는 장소로 인식되고는 했지만 10여 년 전부터 도서관을 이용하는 형태나 방식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단순한 지식 쌓기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궁금증도 풀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찬수 상임이사는 스마트폰 등으로 검색만 하면 단편적인 답은 찾을 수 있는 시대에, 공공도서관은 청소년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또 하나의 학습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2억 8천 4백만여 명 방문... 자료실 이용자 수 2억 2백만여 명

공공도서관 방문자 수는 한 해 3억 명 가까이 됩니다. 2019년 기준, 전국 1,134곳 공공도서관 방문자 수는 2억 8천 4백만여 명, 자료실 이용자 수는 2억 2백만여 명이었습니다.


작지만 곳곳에 퍼져있는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더하면 도서관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납니다. 작은 도서관 이용자 수는 공공도서관 이용자 수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이 또한 적지 않아 전국 6,672곳의 작은 도서관 이용자 수는 3천 9백만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 코로나19에도 도서관 서비스는 계속... 2020년 방문자 수는 평년의 절반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져나가면서 공공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상의 공공도서관 관련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국립중앙도서관은 전국 1,180개 공공도서관 데이터를 수집, 제공하는 정보나루의 대출 데이터 5천 8백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바이러스로 도서관의 휴관이나 부분 개장 등이 잇따랐던 지난해에도 대출 건수는 평년의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에 의하면, 지난해 1월에서 11월까지를 기준으로 전년보다 대출 건수가 약 45.9% 감소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해 3월에는 도서관 휴관 등이 잇따르면서 대출량이 크게 감소해 89%나 줄기도 했지만, 이후 증가와 감소를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 도서관 이용이 줄었다가도 곧이어 다시 회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면서 도서대출량의 회복탄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공공도서관 방문과 이용을 생활화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 "공공도서관이 제 기능 다 할 때, 독서인구 늘고 출판시장도 활성화"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은 해외의 사례를 보면 책을 많이 읽는 나라가 공공도서관도 많고 책을 많이 구입하는 사람이 공공도서관도 자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공공도서관이 제 역할을 하고 제 기능을 다 할 때 전체 독서 인구도 늘어나고 출판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혜란 관장은 앞으로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면서 종이책이나 전자책 대여 서비스는 물론 공공도서관의 개인형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되고 도서관이 시민 생활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도서관 사서들이 도서 이용과 관련한 빅데이터 수집, 분석 업무도 적극적으로 맡는 등 앞으로 사서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미래 도서관 특별전... '첨단기술 접목, 도서관 기본 정신은 변치 않아'

코로나바이러스로 전국 곳곳의 천여 곳 공공도서관이 부분 개장을 하는 가운데, 나라를 대표하는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어제(4월 27일)부터 '미래 도서관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될 이번 특별전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빅데이터를 축적한 공공도서관이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서 '내가 읽고 싶은 책, 내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하는 모습이 소개되는 등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도서관 서비스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국립중앙도서관 측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미래 세계의 도서관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공공도서관이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공간인 만큼 미래에는 첨단 기술의 또 다른 구현 장소가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국립중앙도서관은 시대가 바뀌어도 지식과 정보의 보고로서 시민의 지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서관의 기본 정신만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5월 31일까지 계속될 이번 '미래 도서관 특별전'에서는 도서관의 존재 의의를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그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


※ KBS가 제작한 공공·학교도서관 인터랙티브 지도. 학교별 장서 수, 예산 등의 각종 도서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일부 포털에서는 인터랙티브 지도 연결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링크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하면 됩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이지연, 윤지희
인터랙티브 개발: 김명윤, 공민진
데이터 시각화: 권세라, 김현수

[연관 기사]
[세계 책의 날] 우리 아이 학교 도서관, 몇 권이나 있을까?…도서관 정보는 여기 다!
[세계 책의 날]① 공공도서관 걸어서 10분?…“여기는 30분 걸려요!”
[세계 책의 날]② “공공도서관, 가까이 있다면…” 학생들이 건립 운동에 서명하는 이유
[세계 책의 날]③ 공공도서관 10곳 중 4곳은 장서 수 ‘법정 최소 기준’ 미달
[세계 책의 날]④ ‘공공’의 도서관인데…열 중 셋은 ‘장애인, 노인, 다문화’ 예산 ‘0원’
[세계 책의 날]⑤ 학교도서관 ‘장서 수 격차 400배까지’…“투자해야 더 많이 읽어요”
[세계 책의 날]⑥ 책 살 돈 아끼는 학교…‘3% 이상 필수’ 명문화해도 절반 안 지켜
[세계 책의 날]⑦ 공공도서관 3곳 중 1곳·학교 절반, ‘사서 수 법정 최소 기준’ 안 지켜
[세계 책의 날]⑧ 2억 8천만 번의 방문…‘좋은 책이 많이 나가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세계 책의 날]⑧ 2억 8천만 번의 방문…‘좋은 책이 많이 나가요’
    • 입력 2021-04-28 07:00:15
    • 수정2021-05-04 14:56:05
    데이터룸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을 가기 어려웠던 지난 한 해, 여행이 더 그리웠기 때문이었을까요? 전국 곳곳의 도서관에서 20대 이상 성인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책은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였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정보나루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등 천백여 곳의 도서 대출 통계를 살펴본 결과입니다.

두 번째로 많이 빌린 책은 손원영 작가의 소설 '아몬드', 세 번째로 많이 찾은 책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습니다. 이어 김지혜 교수의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옳다'가 뒤를 이었습니다.

20대 이상 인기 대출 도서(2020년)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

여행의 이유(서명) - 김영하(저자) - 2019(출판 년도)
아몬드- 손원평 - 2017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2012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2019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2019
당신이 옳다 - 정혜신 - 2018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 2016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 2015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 2016
돌이킬 수 없는 약속 - 야쿠마루 가쿠 - 2017


■ 정혜신 작가 "공공도서관은 심리적 측면의 사회안전망"

'당신이 옳다'가 공공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에 오른 데 대해 정혜신 작가는 책 출간 뒤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마련한 다양한 강좌를 통해 시민들을 만났다면서, 여러 사람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은 물론 강의도 듣고, 독서모임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정혜신 작가는 무엇보다 '당신이 옳다'를 읽으며 공공도서관에서 치유적 독서모임을 하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면서, 그런 면에서 공공도서관은 심리적 측면의 사회안전망과 다름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 작가는 또 작가로서 더 많은 사람이 '당신이 옳다'를 읽기를 바란다면서, 자신의 책이 공공도서관에서 대출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많이 빌리나?...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 많이 찾아'

취재진이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관 정보나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2020년 인기 대출 도서들은 모두 2020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이었습니다.

여행의 이유 등 세 권은 2019년, 당신이 옳다는 2018년, 아몬드를 비롯해 나머지 여섯 권은 2018년 이전에 출간됐습니다. 조사 연도인 2020년에 출간된 책들은 인기 대출 도서 목록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2020년에 출간된 책들이 인기 대출 도서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먼저, 공공도서관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신간 서적이 제때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한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마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도 책을 한두 권만 구입해 놓을 경우 읽고 싶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그 결과 대출 건수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2018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이 인기 대출 도서 상위 10위권에 절반 넘게 올랐다는 것은, 도서관 이용자들이 당장 화제가 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책보다는 수년에 걸쳐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그러면서도 동시대에 출간된 책들을 선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평단이나 독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꾸준하게 독자의 사랑을 받는 이른바 스테디셀러가 공공도서관의 연간 인기 대출 도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청소년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정보나루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20년 14세에서 19세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빌린 책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아몬드, 소년이 온다, 82년생 김지영, 미움받을 용기 순이었습니다. 모두 다 2020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입니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처럼 2000년 출간된 책으로 분류는 돼 있으나 1970년대에 초판이 나온 책도 청소년 인기 도서 상위권에 올라가 있습니다.

청소년들도 공공도서관에서 수년에 걸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셀러를 많이 찾고 있는 겁니다.

청소년(14~19세) 인기 대출 도서(2020년)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서명) - 히가시노 게이고(저자) - 2012(출판년도)
아몬드 - 손원평 - 2017
소년이 온다 - 한강 - 2014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 2016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 2014
돌이킬 수 없는 약속 - 야쿠마루 가쿠 - 2017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 2000(초판 출간 1978)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2019
언어의 온도 - 이기주 - 2016
시간을 파는 상점 - 김선영 - 2012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상임이사는 공공도서관의 경우 과거에는 열람실을 찾아 시험공부를 하는 장소로 인식되고는 했지만 10여 년 전부터 도서관을 이용하는 형태나 방식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단순한 지식 쌓기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궁금증도 풀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찬수 상임이사는 스마트폰 등으로 검색만 하면 단편적인 답은 찾을 수 있는 시대에, 공공도서관은 청소년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또 하나의 학습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2억 8천 4백만여 명 방문... 자료실 이용자 수 2억 2백만여 명

공공도서관 방문자 수는 한 해 3억 명 가까이 됩니다. 2019년 기준, 전국 1,134곳 공공도서관 방문자 수는 2억 8천 4백만여 명, 자료실 이용자 수는 2억 2백만여 명이었습니다.


작지만 곳곳에 퍼져있는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더하면 도서관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납니다. 작은 도서관 이용자 수는 공공도서관 이용자 수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이 또한 적지 않아 전국 6,672곳의 작은 도서관 이용자 수는 3천 9백만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 코로나19에도 도서관 서비스는 계속... 2020년 방문자 수는 평년의 절반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져나가면서 공공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상의 공공도서관 관련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국립중앙도서관은 전국 1,180개 공공도서관 데이터를 수집, 제공하는 정보나루의 대출 데이터 5천 8백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바이러스로 도서관의 휴관이나 부분 개장 등이 잇따랐던 지난해에도 대출 건수는 평년의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에 의하면, 지난해 1월에서 11월까지를 기준으로 전년보다 대출 건수가 약 45.9% 감소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해 3월에는 도서관 휴관 등이 잇따르면서 대출량이 크게 감소해 89%나 줄기도 했지만, 이후 증가와 감소를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 도서관 이용이 줄었다가도 곧이어 다시 회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면서 도서대출량의 회복탄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공공도서관 방문과 이용을 생활화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 "공공도서관이 제 기능 다 할 때, 독서인구 늘고 출판시장도 활성화"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은 해외의 사례를 보면 책을 많이 읽는 나라가 공공도서관도 많고 책을 많이 구입하는 사람이 공공도서관도 자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공공도서관이 제 역할을 하고 제 기능을 다 할 때 전체 독서 인구도 늘어나고 출판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혜란 관장은 앞으로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면서 종이책이나 전자책 대여 서비스는 물론 공공도서관의 개인형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되고 도서관이 시민 생활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도서관 사서들이 도서 이용과 관련한 빅데이터 수집, 분석 업무도 적극적으로 맡는 등 앞으로 사서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미래 도서관 특별전... '첨단기술 접목, 도서관 기본 정신은 변치 않아'

코로나바이러스로 전국 곳곳의 천여 곳 공공도서관이 부분 개장을 하는 가운데, 나라를 대표하는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어제(4월 27일)부터 '미래 도서관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될 이번 특별전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빅데이터를 축적한 공공도서관이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서 '내가 읽고 싶은 책, 내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하는 모습이 소개되는 등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도서관 서비스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국립중앙도서관 측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미래 세계의 도서관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공공도서관이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공간인 만큼 미래에는 첨단 기술의 또 다른 구현 장소가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국립중앙도서관은 시대가 바뀌어도 지식과 정보의 보고로서 시민의 지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서관의 기본 정신만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5월 31일까지 계속될 이번 '미래 도서관 특별전'에서는 도서관의 존재 의의를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그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


※ KBS가 제작한 공공·학교도서관 인터랙티브 지도. 학교별 장서 수, 예산 등의 각종 도서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일부 포털에서는 인터랙티브 지도 연결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링크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하면 됩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이지연, 윤지희
인터랙티브 개발: 김명윤, 공민진
데이터 시각화: 권세라, 김현수

[연관 기사]
[세계 책의 날] 우리 아이 학교 도서관, 몇 권이나 있을까?…도서관 정보는 여기 다!
[세계 책의 날]① 공공도서관 걸어서 10분?…“여기는 30분 걸려요!”
[세계 책의 날]② “공공도서관, 가까이 있다면…” 학생들이 건립 운동에 서명하는 이유
[세계 책의 날]③ 공공도서관 10곳 중 4곳은 장서 수 ‘법정 최소 기준’ 미달
[세계 책의 날]④ ‘공공’의 도서관인데…열 중 셋은 ‘장애인, 노인, 다문화’ 예산 ‘0원’
[세계 책의 날]⑤ 학교도서관 ‘장서 수 격차 400배까지’…“투자해야 더 많이 읽어요”
[세계 책의 날]⑥ 책 살 돈 아끼는 학교…‘3% 이상 필수’ 명문화해도 절반 안 지켜
[세계 책의 날]⑦ 공공도서관 3곳 중 1곳·학교 절반, ‘사서 수 법정 최소 기준’ 안 지켜
[세계 책의 날]⑧ 2억 8천만 번의 방문…‘좋은 책이 많이 나가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