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홀로, 화성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입력 2021.04.18 (08:01) 수정 2021.04.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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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선 '오디세이'화성 탐사선 '오디세이'

지구에서 5억km가량 떨어진 화성에서 홀로 20년을 근무한다면 어떨까요.

20년 전인 2001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선 '오디세이' 발사를 앞두고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당시 과학계는 남극에서 발견된 한 화성 운석에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39억 년 전 화성에서 형성된 뒤, 지구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 이 운석에서 미생물 박테리아의 흔적이 발견된 겁니다.

과학계는 이를 근거로, 39억 년 전 화성에도 미생물과 비슷한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오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손에 잡힐 것만 같았습니다.

미 나사가 탐사선 오디세이 발사를 계획한 건, 이런 가운데였습니다. 직접 화성으로 날아가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보려 한 겁니다.

문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도 화성 탐사는 '실패 확률이 높은 돈 많이 드는' 사업이었다는 겁니다. 그때까지 나사가 발사한 탐사선 5대 가운데 3대가 실패로 돌아간 터였습니다.

결국, 나사는 화성 '착륙' 계획은 보류하고, 대신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을 탐사하는 우주선을 계획했습니다. 외부의 비판을 피하려고 보다 안전한 선택을 한 겁니다. 탐사선 오디세이가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그리고 오디세이 호는 2001년 4월 7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이후 6개월 동안 5억km가량을 날아가 화성 궤도에 안착했고, 탐사 임무를 시작했습니다.

2001년 '오디세이' 발사 모습.2001년 '오디세이' 발사 모습.

이후 20년 동안 오디세이는 화성 상공 400km 지점에서 궤도를 돌며 묵묵히 화성을 탐사해 왔습니다.

오디세이의 그간 성과는 다양합니다. 우선 과학계는 2002년 오디세이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화성 북극 표면 아래에 광범위한 얼음층이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또 오디세이는 화성 표면을 관측하며 세밀한 화성 지도를 만들었고, 지구로 100만 장 이상의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이는 이후 탐사 로버(탐사차)를 발사할 때, 안전한 착륙 장소를 찾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특히 오디세이는 화성 네트워크의 중계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한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오디세이를 통해 지구와 교신하고,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오디세이 발사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에서 "화성에서 가장 오래 살아온 오디세이는 다양한 화성 탐사에 도움을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인간이 화성이 진출하든, 오디세이가 축적해 온 탐사자료가 큰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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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홀로, 화성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 입력 2021-04-18 08:01:09
    • 수정2021-04-18 20:08:36
    취재K
화성 탐사선 '오디세이'
지구에서 5억km가량 떨어진 화성에서 홀로 20년을 근무한다면 어떨까요.

20년 전인 2001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선 '오디세이' 발사를 앞두고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당시 과학계는 남극에서 발견된 한 화성 운석에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39억 년 전 화성에서 형성된 뒤, 지구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 이 운석에서 미생물 박테리아의 흔적이 발견된 겁니다.

과학계는 이를 근거로, 39억 년 전 화성에도 미생물과 비슷한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오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손에 잡힐 것만 같았습니다.

미 나사가 탐사선 오디세이 발사를 계획한 건, 이런 가운데였습니다. 직접 화성으로 날아가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보려 한 겁니다.

문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도 화성 탐사는 '실패 확률이 높은 돈 많이 드는' 사업이었다는 겁니다. 그때까지 나사가 발사한 탐사선 5대 가운데 3대가 실패로 돌아간 터였습니다.

결국, 나사는 화성 '착륙' 계획은 보류하고, 대신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을 탐사하는 우주선을 계획했습니다. 외부의 비판을 피하려고 보다 안전한 선택을 한 겁니다. 탐사선 오디세이가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그리고 오디세이 호는 2001년 4월 7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이후 6개월 동안 5억km가량을 날아가 화성 궤도에 안착했고, 탐사 임무를 시작했습니다.

2001년 '오디세이' 발사 모습.
이후 20년 동안 오디세이는 화성 상공 400km 지점에서 궤도를 돌며 묵묵히 화성을 탐사해 왔습니다.

오디세이의 그간 성과는 다양합니다. 우선 과학계는 2002년 오디세이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화성 북극 표면 아래에 광범위한 얼음층이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또 오디세이는 화성 표면을 관측하며 세밀한 화성 지도를 만들었고, 지구로 100만 장 이상의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이는 이후 탐사 로버(탐사차)를 발사할 때, 안전한 착륙 장소를 찾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특히 오디세이는 화성 네트워크의 중계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한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오디세이를 통해 지구와 교신하고,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오디세이 발사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에서 "화성에서 가장 오래 살아온 오디세이는 다양한 화성 탐사에 도움을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인간이 화성이 진출하든, 오디세이가 축적해 온 탐사자료가 큰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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