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시장을 뒤흔든다…지금은 ‘채권의 시간’

입력 2021.02.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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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 국채 금리 상승에 휘청대는 시장
①미국영향 ②추가부양책 영향 ③물가상승 ④경기회복 기대감
지금은 채권의 시간이지만
중요한 건 '회복기대' 실현 여부
장기적으론 '회복 여부'와 그 '속도' 봐야


■ 모두가 미국 채권 얘기를 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말한다

평범한 우리가 미국 국채를 살 일은 없다. 평생 가도 없다. 사는 방법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왜 모두가 채권 이야기를 하나?

주식 때문이다. 우리 주식이 미 국채 영향을 받아 휘청대서다.

실제 요 며칠 코스피는 위태롭다. 급락, 급등, 급락. 화요일 75포인트(2.45%) 내리고, 다음날 104포인트(3.5%) 오른 뒤, 금요일(26일) 86포인트(2.8%) 내렸다. 연초 가파르게 상승하던 흐름은 사라졌다.

특히 미 나스닥이 3.5% 급락하고, 우리 증시도 2.8% 급락했던 어제(26일), 걱정이 증폭된다.

투자한다면 (혹은 실물 경제 흐름을 알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알아야 한다. 경기에 문제가 생긴 걸까? 지금 투자자금은 회수해야 하는 걸까?

판단하려면 준거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에 대한.


■ 美 국채금리 발 금융 발작?

단순하게 말해도 된다면 이유는 채권금리 급등이다. 美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6%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0.5%까지 내려갔던걸 감안하면 3배가 됐다. 오름폭도 오름폭이지만 그 속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래프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게 왜 증시를 뒤흔드나. 간단하게 말하면 불안감이다. 미 증시 S&P500 종목의 평균 배당률은 대략 1.48%. 위험자산인 주식 배당수익률보다 안전자산 금리가 더 높아졌다.

지금 주식 투자가 현명한 선택일까? 투자자는 불안해진다. 특히 고평가된 나스닥 기술주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애플, 테슬라와 같은 대형 기술주의 등락이 특히 심하다.


■ 우리 증시도 같은 이유로 급락하나?

그렇다. 좀 더 자세히 이해하려면 네 가지 정도 부연 설명이 가능하다.

①미국 영향: 미 국채금리 급등과 함께 한국 국채금리도 급등한다. 미 증시 급락의 영향도 고스란히 받는다.

②국채 추가발행 : 추가 경기부양책에 따른 부담감이 시장에 존재한다. 미국은 1.9조 달러, 우리도 수십 조 추경을 또 준비하고 있다.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 국채는 시장에서 소화된다. 채권의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시장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③회복 기대감 : 그리고 경기. 누구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소비를 늘릴 걸로 기대한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투자를 늘린다. 투자엔 돈이 필요하다. 빌리는 입장에선 단기채보다는 장기채 형태의 자금조달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장기채의 금리가 높아진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이런 이유로 장 단기채 금리 차가 커진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④물가 : 최근엔 물가도 오른다. 국제유가, 곡물가 중심이다. 전반적인 물가상승은 꽤 오래간만의 현상이다. 속도도 꽤 빠르다. 연준이 2% 전후로 물가 상승을 감당하겠다고는 했지만, 너무 빨리 오른다면 연준도 '긴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이렇게 다양하다. 따라서 채권금리가 시장을 뒤흔드는 듯 보이지만, 채권금리만으로 앞으로 시장 흐름을 짚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지금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 그걸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는 점 그 자체가 중요하다.

불황의 채권금리와 호황의 채권금리

1년 전과 지금의 장단기 금리 차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1년 전은 코로나로 인한 불황의 시작점이었고, 지금은 경기 개선의 초입이다.


경기가 얼어붙으면 안전자산인 국채의 경우 장기채 금리는 떨어진다.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이다.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고 금리는 더 떨어질 테니 안전자산에 대한 장기투자 심리가 커진다.

심해지면 '불황의 징조'라고 얘기하는 '장단기 금리 차 역전' 현상도 나타난다. 더 긴 기간 돈을 빌릴 때 더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어쩌면 모순적 상황이 나타난다. 딱 1년 전 나타난 현상이다.

이후 코로나 1년…. 그리고 이제는 백신과 함께 회복의 기대감이 찾아왔다.

호황엔 앞서 살펴봤듯 장기채 금리가 뛴다. 기업의 자금수요가 급증해서다. 1년 전보다 지금 장단기 금리 차가 현저히 커지긴 했지만, 앞으로 더 커져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경기순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니 금리가 오르는 자체는 막을 수 없고, 막을 이유도 없다. 그래서 연준도 지금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말치레 말고 구체적인 행동을 할 생각은 없다.

(사실 연준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불안하니 시장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습관적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는 중이다. 연준이다. 연준이 뭘 해주면 안정되지 않을까? 채권금리 안정을 위해 돈을 더 풀어주면 어떨까. 코로나 시기 3조 달러를 풀며 시장을 안심시켰더니 나타나는 학습효과이기도 하다.)

■시장금리가 절대적인 수준에서 높은 것도 아니다.

그래프는 시간의 범위를 넓히고 좁힘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통계의 착시일 수도,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앞서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했지만, 시간의 범위를 넓혀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현 금리 수준은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낮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세계 경제는 수년간 침체를 겪었는데, 당시 내려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2012년 당시 최저점보다 지금의 금리 수준이 낮다. 올랐다고 호들갑이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론 낮다.

■ 당장의 질문 : 금리 '티핑포인트' 가 어디죠?

시장은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큰일이 날까 우려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 이후 미국 연준이 자금을 회수할 때 발생했던 '긴축발작' 같은 일이 일어날지 우려한다. 1.6%일까, 1.7%일까. 극적 전환점이 어디인지 불안해한다.

답은 당연히 모른다. 전대미문의 위기에 전대미문의 돈을 풀었고 그 돈 회수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 자체가 처음 겪는 일이고, 여기에 대한 대응 역시 처음이다. 지금부터 알아가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건 채권이 아니다, 채권이나 금리 그 자체엔 답이 없다.

■ 중요한 건 실제 경기 회복 여부

지난해 세계는 돈의 힘으로 버텼다. 그 어떤 경제 위기와도 비교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2차대전과 같은 세계대전에 가깝다. 경제 외부적 요인의 거대한 충격에 대응(전쟁, 혹은 팬데믹)하는 와중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단 점에서 그렇다.

이제 '안정'이 찾아오고 '회복'이 찾아오리라는 기대감도 같다. 지금부터 중요한 건 그 '기대'가 실현되느냐, 실현된다면 어떤 속도로 실현되느냐다.

금리가 뛰더라도 경기가 그에 동행하며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시장금리나 물가 상승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른바 '보복적 소비'가 일어나고, 움츠렸던 기업이 '공장을 돌리기 위해 돈을 빌리는 일'이 일어난다면 말이다. 일자리가 회복되고 경제 순환이 빨라지는 게 지표로 확인된다면.

초반엔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지만, 실물경기가 그렇게 실제로 회복된다면 장기적으론 안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풀린 돈으로 금리가 뛰고 물가가 오르는데도 실물 회복의 기미가 없다면? 문제는 그때 발생한다. 회복의 세기가 미약하고 성장이 생각보다 더디면 올라버린 시장금리 때문에 회복세가 주저앉고, 성장이 꺾여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사실 지난 10여 년, 선진국 경제는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성장도, 금리나 물가 상승도 없는 새로운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성장은 소멸했고, 물가는 영원히 오르지 않는 경제 활력 사망상태'가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만약 코로나 이후 지금 시점에 '물가가 오르고, 금리도 계속 오르며, 성장도 일어난다'면 이는 분명 세계 경제에 전환점이 된다.

채권금리로 시장이 출렁대는 이때, 채권 금리가 아닌 '진짜 성장'이 일어나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궁금증이 더 생긴다면, 아래 KBS가 제작한 유튜브 전용 영상을 보아도 좋다)
[머니올라 160화] 심상찮은 미 장기채 금리...연준은 왜 묵인할까?
https://www.youtube.com/watch?v=yuXZifD2uiU&t=372s">https://www.youtube.com/watch?v=yuXZifD2uiU&t=37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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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 금리가 시장을 뒤흔든다…지금은 ‘채권의 시간’
    • 입력 2021-02-27 09:09:12
    취재K
미 국채 금리 상승에 휘청대는 시장<br />①미국영향 ②추가부양책 영향 ③물가상승 ④경기회복 기대감<br />지금은 채권의 시간이지만<br />중요한 건 '회복기대' 실현 여부<br />장기적으론 '회복 여부'와 그 '속도' 봐야

■ 모두가 미국 채권 얘기를 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말한다

평범한 우리가 미국 국채를 살 일은 없다. 평생 가도 없다. 사는 방법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왜 모두가 채권 이야기를 하나?

주식 때문이다. 우리 주식이 미 국채 영향을 받아 휘청대서다.

실제 요 며칠 코스피는 위태롭다. 급락, 급등, 급락. 화요일 75포인트(2.45%) 내리고, 다음날 104포인트(3.5%) 오른 뒤, 금요일(26일) 86포인트(2.8%) 내렸다. 연초 가파르게 상승하던 흐름은 사라졌다.

특히 미 나스닥이 3.5% 급락하고, 우리 증시도 2.8% 급락했던 어제(26일), 걱정이 증폭된다.

투자한다면 (혹은 실물 경제 흐름을 알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알아야 한다. 경기에 문제가 생긴 걸까? 지금 투자자금은 회수해야 하는 걸까?

판단하려면 준거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에 대한.


■ 美 국채금리 발 금융 발작?

단순하게 말해도 된다면 이유는 채권금리 급등이다. 美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6%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0.5%까지 내려갔던걸 감안하면 3배가 됐다. 오름폭도 오름폭이지만 그 속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래프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게 왜 증시를 뒤흔드나. 간단하게 말하면 불안감이다. 미 증시 S&P500 종목의 평균 배당률은 대략 1.48%. 위험자산인 주식 배당수익률보다 안전자산 금리가 더 높아졌다.

지금 주식 투자가 현명한 선택일까? 투자자는 불안해진다. 특히 고평가된 나스닥 기술주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애플, 테슬라와 같은 대형 기술주의 등락이 특히 심하다.


■ 우리 증시도 같은 이유로 급락하나?

그렇다. 좀 더 자세히 이해하려면 네 가지 정도 부연 설명이 가능하다.

①미국 영향: 미 국채금리 급등과 함께 한국 국채금리도 급등한다. 미 증시 급락의 영향도 고스란히 받는다.

②국채 추가발행 : 추가 경기부양책에 따른 부담감이 시장에 존재한다. 미국은 1.9조 달러, 우리도 수십 조 추경을 또 준비하고 있다.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 국채는 시장에서 소화된다. 채권의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시장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③회복 기대감 : 그리고 경기. 누구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소비를 늘릴 걸로 기대한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투자를 늘린다. 투자엔 돈이 필요하다. 빌리는 입장에선 단기채보다는 장기채 형태의 자금조달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장기채의 금리가 높아진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이런 이유로 장 단기채 금리 차가 커진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④물가 : 최근엔 물가도 오른다. 국제유가, 곡물가 중심이다. 전반적인 물가상승은 꽤 오래간만의 현상이다. 속도도 꽤 빠르다. 연준이 2% 전후로 물가 상승을 감당하겠다고는 했지만, 너무 빨리 오른다면 연준도 '긴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이렇게 다양하다. 따라서 채권금리가 시장을 뒤흔드는 듯 보이지만, 채권금리만으로 앞으로 시장 흐름을 짚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지금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 그걸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는 점 그 자체가 중요하다.

불황의 채권금리와 호황의 채권금리

1년 전과 지금의 장단기 금리 차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1년 전은 코로나로 인한 불황의 시작점이었고, 지금은 경기 개선의 초입이다.


경기가 얼어붙으면 안전자산인 국채의 경우 장기채 금리는 떨어진다.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이다.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고 금리는 더 떨어질 테니 안전자산에 대한 장기투자 심리가 커진다.

심해지면 '불황의 징조'라고 얘기하는 '장단기 금리 차 역전' 현상도 나타난다. 더 긴 기간 돈을 빌릴 때 더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어쩌면 모순적 상황이 나타난다. 딱 1년 전 나타난 현상이다.

이후 코로나 1년…. 그리고 이제는 백신과 함께 회복의 기대감이 찾아왔다.

호황엔 앞서 살펴봤듯 장기채 금리가 뛴다. 기업의 자금수요가 급증해서다. 1년 전보다 지금 장단기 금리 차가 현저히 커지긴 했지만, 앞으로 더 커져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경기순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니 금리가 오르는 자체는 막을 수 없고, 막을 이유도 없다. 그래서 연준도 지금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말치레 말고 구체적인 행동을 할 생각은 없다.

(사실 연준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불안하니 시장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습관적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는 중이다. 연준이다. 연준이 뭘 해주면 안정되지 않을까? 채권금리 안정을 위해 돈을 더 풀어주면 어떨까. 코로나 시기 3조 달러를 풀며 시장을 안심시켰더니 나타나는 학습효과이기도 하다.)

■시장금리가 절대적인 수준에서 높은 것도 아니다.

그래프는 시간의 범위를 넓히고 좁힘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통계의 착시일 수도,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앞서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했지만, 시간의 범위를 넓혀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현 금리 수준은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낮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세계 경제는 수년간 침체를 겪었는데, 당시 내려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2012년 당시 최저점보다 지금의 금리 수준이 낮다. 올랐다고 호들갑이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론 낮다.

■ 당장의 질문 : 금리 '티핑포인트' 가 어디죠?

시장은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큰일이 날까 우려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 이후 미국 연준이 자금을 회수할 때 발생했던 '긴축발작' 같은 일이 일어날지 우려한다. 1.6%일까, 1.7%일까. 극적 전환점이 어디인지 불안해한다.

답은 당연히 모른다. 전대미문의 위기에 전대미문의 돈을 풀었고 그 돈 회수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 자체가 처음 겪는 일이고, 여기에 대한 대응 역시 처음이다. 지금부터 알아가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건 채권이 아니다, 채권이나 금리 그 자체엔 답이 없다.

■ 중요한 건 실제 경기 회복 여부

지난해 세계는 돈의 힘으로 버텼다. 그 어떤 경제 위기와도 비교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2차대전과 같은 세계대전에 가깝다. 경제 외부적 요인의 거대한 충격에 대응(전쟁, 혹은 팬데믹)하는 와중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단 점에서 그렇다.

이제 '안정'이 찾아오고 '회복'이 찾아오리라는 기대감도 같다. 지금부터 중요한 건 그 '기대'가 실현되느냐, 실현된다면 어떤 속도로 실현되느냐다.

금리가 뛰더라도 경기가 그에 동행하며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시장금리나 물가 상승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른바 '보복적 소비'가 일어나고, 움츠렸던 기업이 '공장을 돌리기 위해 돈을 빌리는 일'이 일어난다면 말이다. 일자리가 회복되고 경제 순환이 빨라지는 게 지표로 확인된다면.

초반엔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지만, 실물경기가 그렇게 실제로 회복된다면 장기적으론 안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풀린 돈으로 금리가 뛰고 물가가 오르는데도 실물 회복의 기미가 없다면? 문제는 그때 발생한다. 회복의 세기가 미약하고 성장이 생각보다 더디면 올라버린 시장금리 때문에 회복세가 주저앉고, 성장이 꺾여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사실 지난 10여 년, 선진국 경제는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성장도, 금리나 물가 상승도 없는 새로운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성장은 소멸했고, 물가는 영원히 오르지 않는 경제 활력 사망상태'가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만약 코로나 이후 지금 시점에 '물가가 오르고, 금리도 계속 오르며, 성장도 일어난다'면 이는 분명 세계 경제에 전환점이 된다.

채권금리로 시장이 출렁대는 이때, 채권 금리가 아닌 '진짜 성장'이 일어나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궁금증이 더 생긴다면, 아래 KBS가 제작한 유튜브 전용 영상을 보아도 좋다)
[머니올라 160화] 심상찮은 미 장기채 금리...연준은 왜 묵인할까?
https://www.youtube.com/watch?v=yuXZifD2uiU&t=372s">https://www.youtube.com/watch?v=yuXZifD2uiU&t=37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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