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악마의 알이냐, 화폐의 미래냐…돌아온 비트코인

입력 2020.11.23 (14:33) 수정 2020.11.2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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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넘보는 비트코인, 삼성전자 시총 육박
'무용론' 여전하지만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


"금융위기가 낳은 '악마의 알'이다" (브누아 꾀레 ECB 이사)
"전 세계가 가질 궁극적인 '하나의 화폐'다" (잭 도시 트위터 CEO)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존 화폐를 비판하며 등장한 가상화폐 비트코인. 2017년 비트코인은 1개당 1만 9000달러를 넘어서며 금융투자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끝없는 추락. 올 초 5000달러 선까지 내려갔던 가격은 최근 1만 8000달러를 넘어서며 다시 기세가 오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 비트코인 시대는 끝났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남긴 말이 가상화폐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나는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화폐는 허공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불법 행위가 저질러질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트럼프의 발언은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트럼프의 호통에 수그러들었습니다.

그리고 올 초 벌어진 코로나19 사태. 미 나스닥을 비롯한 투자 시장에서 소위 '패닉 셀'이 나타나며 가상화폐 시장 역시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3월 5000달러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2017년 한때 1만 9000달러를 웃돌던 때와 비교하면 73%가량 폭락한 수준입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 무용론 여전하지만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

상황이 바뀐 건 지난 7월 미국 통화감독청이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 등 미 은행들의 가상화폐 수탁 서비스를 허용해주면서입니다.

기존 은행들의 수탁 대상물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기존 전통 자산들이었는데, 여기에 가상화폐가 추가됐습니다. 그동안 '버블'이나 '사기'로 불렸던 가상화폐가 제도권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섰습니다.

이어진 호재는 미 대선을 열흘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기업인 페이팔이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와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페이팔이 보유한 이용자 수만 3억 5000만 명 가량. 이들은 전 세계에 있는 2600만 개 페이팔 가맹점에서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가상화폐가 더는 '허상'이 아니라 실제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가상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것으로 분류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할 대규모 재정 지출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가상화폐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1만 8000달러 선으로 페이팔 발표 전(1만 2000달러)보다 50%가량 급등했습니다.

어제(22일)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3368억 달러(약 376조 원)로 삼성전자(386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테슬라(4641억 달러)보다는 작고, 월트디즈니(2549억 달러)보다는 큽니다. 창업자의 정체도 불투명하고, 실물 자산은 하나도 없는 디지털 화폐가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은 가상화폐 강세장이 이어져 내년 하반기에는 비트코인이 31만 8000달러(약 3억 원)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장밋빛 전망 속에 가상화폐 무용론도 여전합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다시 급등하자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기능 등을 수행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의 저장 수단으로 삼기엔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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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악마의 알이냐, 화폐의 미래냐…돌아온 비트코인
    • 입력 2020-11-23 14:33:34
    • 수정2020-11-23 19:50:56
    취재K
제도권 넘보는 비트코인, 삼성전자 시총 육박
'무용론' 여전하지만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


"금융위기가 낳은 '악마의 알'이다" (브누아 꾀레 ECB 이사)
"전 세계가 가질 궁극적인 '하나의 화폐'다" (잭 도시 트위터 CEO)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존 화폐를 비판하며 등장한 가상화폐 비트코인. 2017년 비트코인은 1개당 1만 9000달러를 넘어서며 금융투자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끝없는 추락. 올 초 5000달러 선까지 내려갔던 가격은 최근 1만 8000달러를 넘어서며 다시 기세가 오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 비트코인 시대는 끝났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남긴 말이 가상화폐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나는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화폐는 허공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불법 행위가 저질러질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트럼프의 발언은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트럼프의 호통에 수그러들었습니다.

그리고 올 초 벌어진 코로나19 사태. 미 나스닥을 비롯한 투자 시장에서 소위 '패닉 셀'이 나타나며 가상화폐 시장 역시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3월 5000달러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2017년 한때 1만 9000달러를 웃돌던 때와 비교하면 73%가량 폭락한 수준입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 무용론 여전하지만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

상황이 바뀐 건 지난 7월 미국 통화감독청이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 등 미 은행들의 가상화폐 수탁 서비스를 허용해주면서입니다.

기존 은행들의 수탁 대상물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기존 전통 자산들이었는데, 여기에 가상화폐가 추가됐습니다. 그동안 '버블'이나 '사기'로 불렸던 가상화폐가 제도권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섰습니다.

이어진 호재는 미 대선을 열흘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기업인 페이팔이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와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페이팔이 보유한 이용자 수만 3억 5000만 명 가량. 이들은 전 세계에 있는 2600만 개 페이팔 가맹점에서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가상화폐가 더는 '허상'이 아니라 실제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가상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것으로 분류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할 대규모 재정 지출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가상화폐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1만 8000달러 선으로 페이팔 발표 전(1만 2000달러)보다 50%가량 급등했습니다.

어제(22일)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3368억 달러(약 376조 원)로 삼성전자(386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테슬라(4641억 달러)보다는 작고, 월트디즈니(2549억 달러)보다는 큽니다. 창업자의 정체도 불투명하고, 실물 자산은 하나도 없는 디지털 화폐가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은 가상화폐 강세장이 이어져 내년 하반기에는 비트코인이 31만 8000달러(약 3억 원)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장밋빛 전망 속에 가상화폐 무용론도 여전합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다시 급등하자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화폐처럼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기능 등을 수행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의 저장 수단으로 삼기엔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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