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대정부질문 ‘낙제점’…“국회 바뀌어야, 정당도 바뀐 것”

입력 2020.09.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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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공방’이 지배한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도 야박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낙제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18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대정부 질문이 추미애 법무장관 관련 질문으로 바뀌어 청문회인지 대정부 질문인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면서 “민생이 사라졌다는 면에서, 여야 모두 질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추미애 장관의 답변 태도에도 문제가 많았지만, 본질적으로는 국회가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 “‘秋 개인 집중’ 국민의힘 패착…정당 혁신, 국회 운영에서 보여줘야”


김 교수는 추 장관 자녀 의혹 질의에 집중한 국민의힘에 대해 “단언컨대, 국민의힘의 패착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정치공세’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정책 현안이 상대적으로 빠진 채 추 장관 관련 질의로 몰고 간 것”은 ‘패착’이라는 겁니다. 김 교수는 또 “국민의힘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통해,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정당이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당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국회에서 협치면 협치, 협조면 협조를 하고, 정부 비판을 한다면 사실을 토대로 해야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추 장관 질의에 집중한 배경에 대해서는 “내년 선거 등 앞으로 정치 일정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총선 패배 등으로 위축된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나가겠다는 뜻”으로 분석했습니다.


■ “집권당 수석 최고위원, 질문 아예 안 해”…“국회법 공부했으면”


김 교수는 민주당의 대정부 질문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대정부 질문은 1문 1답이 우선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집권당의 수석 최고위원이 질문을 아예 안 하고, 본인 얘기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대정부 질문에서 질의 없이 추미애 장관 관련 발언을 13분간 이어갔습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국회법을 공부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국회법 122조는 대정부 질문을 ‘국정 전반 또는 국정의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정부에 대하여 질문’, 질문 방식은 ‘일문일답의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대정부 질문 무용론’도 제기했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나라는 본회의 중심이기 때문에, 영국 의회가 ‘퀘스천 타임’(Question Time)이라고 해서 1시간 동안 총리를 상대로 아주 처절하게 토론하지만,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대정부 질문 제도를 채택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군부 권위주의 시대 때 언로가 막혀 있어, 당시 대정부 질문 제도가 나름대로 유용한 일종의 소통 창구였지만 1988년도 이후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정부 질문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대정부 질문 무용론이 굉장히 많았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대통령제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상임위 중심의 국회로 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주호영 “국민께 秋 궤변 잘 보여드렸다”…이낙연 “정치공세 동의 얻기 어려워”


전문가의 박한 평가와 달리 나흘간의 대정부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당 공식 회의에서 “추미애 장관의 세 치 혀와 억지 궤변, 불공정을 국민들에 잘 보여드린 점은 대단히 잘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어 “그런 세 치 혀와 억지 궤변을 엄히 나무라지 못하고 지나간 게 좀 아쉽다”고 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부풀리기 등 정치공세는 국민의 동의 얻기 어렵다는 게 이번에 분명해졌다”며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사실관계는 분명히 가리되 과잉 대응은 자제하는 게 옳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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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9 07:03:55
    정치
‘추미애 공방’이 지배한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도 야박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낙제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18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대정부 질문이 추미애 법무장관 관련 질문으로 바뀌어 청문회인지 대정부 질문인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면서 “민생이 사라졌다는 면에서, 여야 모두 질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추미애 장관의 답변 태도에도 문제가 많았지만, 본질적으로는 국회가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 “‘秋 개인 집중’ 국민의힘 패착…정당 혁신, 국회 운영에서 보여줘야”


김 교수는 추 장관 자녀 의혹 질의에 집중한 국민의힘에 대해 “단언컨대, 국민의힘의 패착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정치공세’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정책 현안이 상대적으로 빠진 채 추 장관 관련 질의로 몰고 간 것”은 ‘패착’이라는 겁니다. 김 교수는 또 “국민의힘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통해,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정당이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당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국회에서 협치면 협치, 협조면 협조를 하고, 정부 비판을 한다면 사실을 토대로 해야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추 장관 질의에 집중한 배경에 대해서는 “내년 선거 등 앞으로 정치 일정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총선 패배 등으로 위축된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나가겠다는 뜻”으로 분석했습니다.


■ “집권당 수석 최고위원, 질문 아예 안 해”…“국회법 공부했으면”


김 교수는 민주당의 대정부 질문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대정부 질문은 1문 1답이 우선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집권당의 수석 최고위원이 질문을 아예 안 하고, 본인 얘기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대정부 질문에서 질의 없이 추미애 장관 관련 발언을 13분간 이어갔습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국회법을 공부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국회법 122조는 대정부 질문을 ‘국정 전반 또는 국정의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정부에 대하여 질문’, 질문 방식은 ‘일문일답의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대정부 질문 무용론’도 제기했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나라는 본회의 중심이기 때문에, 영국 의회가 ‘퀘스천 타임’(Question Time)이라고 해서 1시간 동안 총리를 상대로 아주 처절하게 토론하지만,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대정부 질문 제도를 채택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군부 권위주의 시대 때 언로가 막혀 있어, 당시 대정부 질문 제도가 나름대로 유용한 일종의 소통 창구였지만 1988년도 이후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정부 질문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대정부 질문 무용론이 굉장히 많았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대통령제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상임위 중심의 국회로 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주호영 “국민께 秋 궤변 잘 보여드렸다”…이낙연 “정치공세 동의 얻기 어려워”


전문가의 박한 평가와 달리 나흘간의 대정부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당 공식 회의에서 “추미애 장관의 세 치 혀와 억지 궤변, 불공정을 국민들에 잘 보여드린 점은 대단히 잘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어 “그런 세 치 혀와 억지 궤변을 엄히 나무라지 못하고 지나간 게 좀 아쉽다”고 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부풀리기 등 정치공세는 국민의 동의 얻기 어렵다는 게 이번에 분명해졌다”며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사실관계는 분명히 가리되 과잉 대응은 자제하는 게 옳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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