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사찰 양주 회암사지…5백년 만의 부활

입력 2020.05.31 (21:28) 수정 2020.06.0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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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 초까지 왕실 사찰로 번영을 누리다 수수께끼처럼 사라진 경기도 양주의 '회암사'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발굴조사가 성과를 내고 있는 건데요.

양주시와 불교계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천보산을 등진 광활한 터.

6만 제곱미터가 넘는 이곳은 500년 전, 회암사라는 사찰이 있던 자리입니다.

양주 회암사는 1328년 인도 승려 지공이 창건했고, 고려 공민왕의 왕사를 지낸 승려 나옹이 다시 지었습니다.

이후 무학대사가 왕실 사찰로 크게 발전시킵니다.

[만수 스님 : "스님들이 공양을 하면 냇가가 쌀뜨물이 뿌옇게 내려갈 정도로 그렇게 스님들이 많고."]

태조 이성계도 회암사에서 말년을 보냈습니다.

[이방원/유동근 : "양주에 가 계시는 아버님께 문안 인사를 여쭐 때가 되었습니다."]

[김종임/학예 연구사 : "실록에 나오는데 4차례 이상 (회암사에) 행차를 하시고, 상왕이 된 이후엔 아예 회암사에 궁실을 짓고 머물러 살았다."]

한때 승려가 3천 명이 넘을 만큼 번영을 구가했던 회암사.

하지만 16세기 중후반 역사의 무대에서 홀연 사라집니다.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절이 사라진 과정은 수수께끼로 남았고, 지금은 절 터를 내려다보는 산 기슭에 지공과 나옹, 무학대사의 부도탑만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500년에 이르는 기나긴 침묵 끝에 회암사는 차츰 옛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열두 차례 발굴 조사를 통해, 과거 회암사의 공간 구성이 14세기 불교 사상의 교류를 건축학적으로 구현한 사례였음이 확인됐습니다.

2012년엔 박물관도 세워졌습니다.

[김종임/학예 연구사 : "건물지가 발굴 조사를 통해 70여 개 소 이상 나왔는데, 그 중 35개소 이상에서 온돌 유구가 나왔어요. 회암사지가 국내 최대 온돌 유적이기도 하고요."]

양주시와 불교계는 지금까지 확인된 발굴 성과를 토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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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실사찰 양주 회암사지…5백년 만의 부활
    • 입력 2020-05-31 21:31:09
    • 수정2020-06-01 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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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 초까지 왕실 사찰로 번영을 누리다 수수께끼처럼 사라진 경기도 양주의 '회암사'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발굴조사가 성과를 내고 있는 건데요.

양주시와 불교계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천보산을 등진 광활한 터.

6만 제곱미터가 넘는 이곳은 500년 전, 회암사라는 사찰이 있던 자리입니다.

양주 회암사는 1328년 인도 승려 지공이 창건했고, 고려 공민왕의 왕사를 지낸 승려 나옹이 다시 지었습니다.

이후 무학대사가 왕실 사찰로 크게 발전시킵니다.

[만수 스님 : "스님들이 공양을 하면 냇가가 쌀뜨물이 뿌옇게 내려갈 정도로 그렇게 스님들이 많고."]

태조 이성계도 회암사에서 말년을 보냈습니다.

[이방원/유동근 : "양주에 가 계시는 아버님께 문안 인사를 여쭐 때가 되었습니다."]

[김종임/학예 연구사 : "실록에 나오는데 4차례 이상 (회암사에) 행차를 하시고, 상왕이 된 이후엔 아예 회암사에 궁실을 짓고 머물러 살았다."]

한때 승려가 3천 명이 넘을 만큼 번영을 구가했던 회암사.

하지만 16세기 중후반 역사의 무대에서 홀연 사라집니다.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절이 사라진 과정은 수수께끼로 남았고, 지금은 절 터를 내려다보는 산 기슭에 지공과 나옹, 무학대사의 부도탑만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500년에 이르는 기나긴 침묵 끝에 회암사는 차츰 옛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열두 차례 발굴 조사를 통해, 과거 회암사의 공간 구성이 14세기 불교 사상의 교류를 건축학적으로 구현한 사례였음이 확인됐습니다.

2012년엔 박물관도 세워졌습니다.

[김종임/학예 연구사 : "건물지가 발굴 조사를 통해 70여 개 소 이상 나왔는데, 그 중 35개소 이상에서 온돌 유구가 나왔어요. 회암사지가 국내 최대 온돌 유적이기도 하고요."]

양주시와 불교계는 지금까지 확인된 발굴 성과를 토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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