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겨울왕국 ‘스벤’도 피하지 못한 “북극의 수난”

입력 2019.12.16 (10:47) 수정 2019.12.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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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

눈사람 올라프와 함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스벤'은 북극 유목민 사미족이 키우는 순록을 모델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 스벤과 실제 사미족 순록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영화 속 환상적인 겨울 나라가 실존한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태양 빛을 받은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하얀 눈밭에 보석처럼 빛나고 눈이 소복이 쌓인 나무 아래에서는 순록들이 뛰어놉니다.

스웨덴의 북극 지방의 한 마을인데요.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유목민 '사미족'들이 겨우내 살아가는 곳입니다.

사미족은 전통적으로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데, 올해는 큰 걱정이 생겼습니다.

기후변화로 순록의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건데요.

[니라 잉가/순록 목축업자 : "이 얼음층 때문에 순록이 눈 아래 있는 음식을 찾을 수 없어요. 눈비가 섞여 내려서 만들어진 얼음층이에요."]

지구온난화로 비 섞인 눈이 내리면서 땅이 얼어붙었고, 순록의 먹이인 풀과 이끼 등이 함께 파묻혀버린 겁니다.

순록은 냄새를 맡지 못해 얼음 아래 이끼를 찾을 수 없는데요.

먹이가 없어 올해는 노르웨이에서 여름을 난 사미족 순록의 절반만이 스웨덴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니라 잉가/순록 목축업자 : "1년의 8개월을 겨울인 이곳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10월부터 방목 환경이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순록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을 찾지 못한다면 모두 굶어 죽게 될 겁니다."]

북극 지역은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지구 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올해 북극의 평균기온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보다 1.9도 더 높았습니다.

측정이 시작된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오른 기온 탓에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순록이나 북극곰 등 북극 생태계와 원주민들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사나 반나르/순록 목축업자 : "우리는 돈도 필요 없어요. 돈으론 좋은 기후를 살 수 없기 때문이죠."]

얼음 구멍을 통해 먹이를 잡아먹고 사는 북금곰의 이야기는 이미 옛날이야기.

얼음이 녹아 사냥터를 잃은 굶주린 북금곰이 민가 인근에서 발견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아나톨리 코체네프/북극 생물학 연구협회 : "(북극곰이)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고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굶주림에 지쳐 바다코끼리 주변을 무리지어 어슬렁거리자 사람들도 이젠 겁을 먹기 시작했어요."]

해수면 상승도 문제입니다.

그린란드는 1992년 이후 3조8천억t에 달하는 얼음을 잃어 전 세계 해수면을 1.06cm 상승시켰습니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모두 녹아 바다로 흘러든다면 지금보다 7.4m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지대에 닥칠 최악의 재앙을 경고합니다.

이미 일부 저지대는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했는데요.

[다니카 마르티네즈/필리핀 주민 : "예전에는 집들이 대부분 저지대에 있었어요.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콘크리트 집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졌어요. 많이 변했죠."]

지구온난화로 위협받고 있는 북극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

이제 더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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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겨울왕국 ‘스벤’도 피하지 못한 “북극의 수난”
    • 입력 2019-12-16 10:52:40
    • 수정2019-12-16 11:06:43
    지구촌뉴스
[앵커]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

눈사람 올라프와 함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스벤'은 북극 유목민 사미족이 키우는 순록을 모델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 스벤과 실제 사미족 순록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입니다.

[리포트]

영화 속 환상적인 겨울 나라가 실존한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태양 빛을 받은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하얀 눈밭에 보석처럼 빛나고 눈이 소복이 쌓인 나무 아래에서는 순록들이 뛰어놉니다.

스웨덴의 북극 지방의 한 마을인데요.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유목민 '사미족'들이 겨우내 살아가는 곳입니다.

사미족은 전통적으로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데, 올해는 큰 걱정이 생겼습니다.

기후변화로 순록의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건데요.

[니라 잉가/순록 목축업자 : "이 얼음층 때문에 순록이 눈 아래 있는 음식을 찾을 수 없어요. 눈비가 섞여 내려서 만들어진 얼음층이에요."]

지구온난화로 비 섞인 눈이 내리면서 땅이 얼어붙었고, 순록의 먹이인 풀과 이끼 등이 함께 파묻혀버린 겁니다.

순록은 냄새를 맡지 못해 얼음 아래 이끼를 찾을 수 없는데요.

먹이가 없어 올해는 노르웨이에서 여름을 난 사미족 순록의 절반만이 스웨덴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니라 잉가/순록 목축업자 : "1년의 8개월을 겨울인 이곳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10월부터 방목 환경이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순록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을 찾지 못한다면 모두 굶어 죽게 될 겁니다."]

북극 지역은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지구 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올해 북극의 평균기온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보다 1.9도 더 높았습니다.

측정이 시작된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오른 기온 탓에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순록이나 북극곰 등 북극 생태계와 원주민들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사나 반나르/순록 목축업자 : "우리는 돈도 필요 없어요. 돈으론 좋은 기후를 살 수 없기 때문이죠."]

얼음 구멍을 통해 먹이를 잡아먹고 사는 북금곰의 이야기는 이미 옛날이야기.

얼음이 녹아 사냥터를 잃은 굶주린 북금곰이 민가 인근에서 발견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아나톨리 코체네프/북극 생물학 연구협회 : "(북극곰이)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고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굶주림에 지쳐 바다코끼리 주변을 무리지어 어슬렁거리자 사람들도 이젠 겁을 먹기 시작했어요."]

해수면 상승도 문제입니다.

그린란드는 1992년 이후 3조8천억t에 달하는 얼음을 잃어 전 세계 해수면을 1.06cm 상승시켰습니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모두 녹아 바다로 흘러든다면 지금보다 7.4m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지대에 닥칠 최악의 재앙을 경고합니다.

이미 일부 저지대는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했는데요.

[다니카 마르티네즈/필리핀 주민 : "예전에는 집들이 대부분 저지대에 있었어요.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콘크리트 집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졌어요. 많이 변했죠."]

지구온난화로 위협받고 있는 북극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

이제 더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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