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얼굴에 벼락 통증 ‘3차신경통’…‘전기 충격이 따로 없어요!’

입력 2019.1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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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이승훈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1.17(일)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얼굴의 감각이 마비되는 삼차신경통에 대해서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이승훈 교수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광식: 삼차신경통 생소한 질병인데요. 어떤 병인가요?

◆이승훈: 삼차신경은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의 이름입니다. '3차'라고 부르는 건 신경이 세 갈래로 나뉘어 얼굴의 한쪽 면을 감싸기 때문입니다. 역할은 주로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데요. 위쪽으로 뻗은 갈래는 이마, 머리, 두피까지 담당을 합니다. 2차는 뺨 쪽, 3차는 턱부터 귀 앞쪽까지 담당합니다. 측면에서 보면 3방향으로 위, 중간, 아래로 뻗는 갈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삼차신경통은 3차 신경의 주로 2번째, 3번째 가지에서 잘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뺨 쪽과 턱 쪽을 주로 침범하는 건데요. 환자에 따라서는 전체가 다 아픈 분도 있습니다. 증상은 몇 초에서 2~3분 지속하는 통증이 아주 극심하게 나타납니다. 환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칼로 베는 듯이',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전기충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제가 통증 척도 1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아프냐고 물어보면 최대치인 10점만큼 아프다고 말합니다. 여성의 경우 아이 낳는 통증보다 훨씬 더 아프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통증의 빈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만지거나 바람에 스치는 거로 유발되기도 하지만 그런 유발 인자 없이도 갑자기 닥치기도 하기 때문에 삼차신경통은 공포감이 큽니다. 하루에도 몇 차례 오기도 하지만 병이 휴지기에 들어가 통증이 한동안 계속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 드시던 것을 끊고 통증없이 잘 지내다가 갑자기 통증이 나타나는 걸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약물치료로는 병이 나았다고 말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박광식: 뺨하고 턱이 아프면 치통으로 오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승훈: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 환자들이 치과를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아나 잇몸이 아플 때 통증 위치와 많이 일치하기 때문에 오인하기가 쉽습니다. 치과에서 진료를 받는 데 치과 쪽으로 이상이 없거나 아니면 치료할 게 있어서 치료를 다 받았는데도 통증이 지속하면 이럴 땐 삼차 신경통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게다가 치통보다도 통증 강도가 세기 때문에 치과에서 처음부터 삼차신경을 의심해 환자를 전과 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광식: 병원에서 삼차신경통이 의심될 때 하는 검사가 궁금합니다.

◆이승훈: 3차신경통의 진단은 환자분의 증상이 제일 중요합니다. 문진하고 신체검진을 해서 혹시나 '감각저하'나 '감각 과민'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삼차신경통을 일으키는 다른 요인은 없는지 뇌 MRI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신경생리검사라고 해서 얼굴에 전극을 붙여서 3차신경이 피부표면에서부터 뇌관까지 들어가고 나가는 경로에 혹시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하기도 합니다.

MRI를 찍는 건 전형적인 증상을 가진 삼차신경통의 경우 혈관이 삼차 신경을 누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인데요. 실제로 압박하는 혈관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박광식: 만약 MRI 검사에서 혈관이 신경을 누르지 않으면 수술로 치료가 안 되나요?

◆이승훈: 좋은 질문인데요. 가끔 혈관이 보이지 않는데 환자 증상은 너무 전형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가 수술을 해 달라고 하면 사실 수술자 입장에서 난처해집니다. 삼차신경통을 유발하는 혈관이 눈으로 보여야지 마음을 놓고 수술을 들어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누르는 혈관이 MRI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 수술보다는 다른 치료방침을 먼저 고려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혈관 압박의 근거와 증상이 정확하게 연결된 경우는 확실히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중해야 합니다.

(좌측) 이승훈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우측)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좌측) 이승훈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우측)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박광식: 삼차신경통을 진단받으면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이승훈: 먼저 삼차신경통의 1차 치료는 약물치료입니다. 1차 약물로는 뇌전증에 쓰이는 항경련제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 약제들을 사용해 보고 그 약제가 안 들으면 용량을 올려보고 또 2차 약제로 있는 약들과 같이 섞어서 복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조합으로 먹어봤는데도 안 되면 그다음 치료로 넘어가게 됩니다.

약물치료 다음으로 경피적 침습 치료,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뇌수술인 미세혈관감압술 이렇게 크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경피적 침습치료는 주사를 머리 안쪽까지 3차신경의 뿌리까지 깊게 찔러넣는 방법인데요. 신경 뿌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거나 열을 가하거나 또는 풍선을 부풀려서 3차신경을 압착시켜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3차신경부위에 단발성 고강도로 방사선을 쬐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5~10번 나눠서 하지 않고 한 번에 하는 방사선치료입니다.

마지막으로 뇌수술인 미세 혈관 감압술은 그야말로 3차신경을 누르고 있는 혈관에 직접 끝까지 들어가서 그 신경으로부터 혈관을 떨어뜨리는 수술입니다. 말 그대로 압력을 감소시키는 수술입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2차 치료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또는 미세혈관감합술을 추천합니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높기 때문인데요. 경피적 침습 시술은 장기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미세혈관감압술은 80~85% 정도 장기적인 통증 조절 효과가 있고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그보다 5~10% 정도 낮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수술도 완치는 아니어서 한 10년 정도 지나면 절반 정도는 재발하는 힘든 병입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경우 얼굴에 주사나 칼을 안 대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전신마취를 받기 힘들 거나 연세가 너무 많거나 또는 뇌수술을 무서워하는 분들에게 선호되는 치료법입니다.

◇박광식: 삼차신경통 수술 후 주의사항이 있나요?

◆이승훈: 일반적으로 뇌수술 이후는 뇌압을 높이는 행위를 하면 안 됩니다. 물구나무서기를 한다든지 헬스장에서 너무 고되게 운동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은 1~3개월 정도 피하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뇌줄기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귀 뒤쪽으로 들어가는데 목의 두꺼운 근육을 다 절개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목도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피하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 외에는 똑같이 생활하셔도 됩니다.

※전체 방송 중 내용 일부만을 담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표현 등은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알기 쉽게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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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식의 건강365] 얼굴에 벼락 통증 ‘3차신경통’…‘전기 충격이 따로 없어요!’
    • 입력 2019-11-17 08:00:47
    박광식의 건강 365
● 프로그램명: KBS 건강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이승훈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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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건강365 박광식의 건강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얼굴의 감각이 마비되는 삼차신경통에 대해서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이승훈 교수와 함께 알아봅니다.

◇박광식: 삼차신경통 생소한 질병인데요. 어떤 병인가요?

◆이승훈: 삼차신경은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의 이름입니다. '3차'라고 부르는 건 신경이 세 갈래로 나뉘어 얼굴의 한쪽 면을 감싸기 때문입니다. 역할은 주로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데요. 위쪽으로 뻗은 갈래는 이마, 머리, 두피까지 담당을 합니다. 2차는 뺨 쪽, 3차는 턱부터 귀 앞쪽까지 담당합니다. 측면에서 보면 3방향으로 위, 중간, 아래로 뻗는 갈래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삼차신경통은 3차 신경의 주로 2번째, 3번째 가지에서 잘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뺨 쪽과 턱 쪽을 주로 침범하는 건데요. 환자에 따라서는 전체가 다 아픈 분도 있습니다. 증상은 몇 초에서 2~3분 지속하는 통증이 아주 극심하게 나타납니다. 환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칼로 베는 듯이',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전기충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제가 통증 척도 1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아프냐고 물어보면 최대치인 10점만큼 아프다고 말합니다. 여성의 경우 아이 낳는 통증보다 훨씬 더 아프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통증의 빈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만지거나 바람에 스치는 거로 유발되기도 하지만 그런 유발 인자 없이도 갑자기 닥치기도 하기 때문에 삼차신경통은 공포감이 큽니다. 하루에도 몇 차례 오기도 하지만 병이 휴지기에 들어가 통증이 한동안 계속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 드시던 것을 끊고 통증없이 잘 지내다가 갑자기 통증이 나타나는 걸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약물치료로는 병이 나았다고 말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박광식: 뺨하고 턱이 아프면 치통으로 오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승훈: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 환자들이 치과를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아나 잇몸이 아플 때 통증 위치와 많이 일치하기 때문에 오인하기가 쉽습니다. 치과에서 진료를 받는 데 치과 쪽으로 이상이 없거나 아니면 치료할 게 있어서 치료를 다 받았는데도 통증이 지속하면 이럴 땐 삼차 신경통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게다가 치통보다도 통증 강도가 세기 때문에 치과에서 처음부터 삼차신경을 의심해 환자를 전과 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광식: 병원에서 삼차신경통이 의심될 때 하는 검사가 궁금합니다.

◆이승훈: 3차신경통의 진단은 환자분의 증상이 제일 중요합니다. 문진하고 신체검진을 해서 혹시나 '감각저하'나 '감각 과민'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삼차신경통을 일으키는 다른 요인은 없는지 뇌 MRI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신경생리검사라고 해서 얼굴에 전극을 붙여서 3차신경이 피부표면에서부터 뇌관까지 들어가고 나가는 경로에 혹시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하기도 합니다.

MRI를 찍는 건 전형적인 증상을 가진 삼차신경통의 경우 혈관이 삼차 신경을 누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인데요. 실제로 압박하는 혈관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박광식: 만약 MRI 검사에서 혈관이 신경을 누르지 않으면 수술로 치료가 안 되나요?

◆이승훈: 좋은 질문인데요. 가끔 혈관이 보이지 않는데 환자 증상은 너무 전형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가 수술을 해 달라고 하면 사실 수술자 입장에서 난처해집니다. 삼차신경통을 유발하는 혈관이 눈으로 보여야지 마음을 놓고 수술을 들어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누르는 혈관이 MRI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 수술보다는 다른 치료방침을 먼저 고려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혈관 압박의 근거와 증상이 정확하게 연결된 경우는 확실히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중해야 합니다.

(좌측) 이승훈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우측)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박광식: 삼차신경통을 진단받으면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이승훈: 먼저 삼차신경통의 1차 치료는 약물치료입니다. 1차 약물로는 뇌전증에 쓰이는 항경련제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 약제들을 사용해 보고 그 약제가 안 들으면 용량을 올려보고 또 2차 약제로 있는 약들과 같이 섞어서 복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조합으로 먹어봤는데도 안 되면 그다음 치료로 넘어가게 됩니다.

약물치료 다음으로 경피적 침습 치료,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뇌수술인 미세혈관감압술 이렇게 크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경피적 침습치료는 주사를 머리 안쪽까지 3차신경의 뿌리까지 깊게 찔러넣는 방법인데요. 신경 뿌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거나 열을 가하거나 또는 풍선을 부풀려서 3차신경을 압착시켜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3차신경부위에 단발성 고강도로 방사선을 쬐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5~10번 나눠서 하지 않고 한 번에 하는 방사선치료입니다.

마지막으로 뇌수술인 미세 혈관 감압술은 그야말로 3차신경을 누르고 있는 혈관에 직접 끝까지 들어가서 그 신경으로부터 혈관을 떨어뜨리는 수술입니다. 말 그대로 압력을 감소시키는 수술입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2차 치료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또는 미세혈관감합술을 추천합니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높기 때문인데요. 경피적 침습 시술은 장기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미세혈관감압술은 80~85% 정도 장기적인 통증 조절 효과가 있고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그보다 5~10% 정도 낮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수술도 완치는 아니어서 한 10년 정도 지나면 절반 정도는 재발하는 힘든 병입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경우 얼굴에 주사나 칼을 안 대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전신마취를 받기 힘들 거나 연세가 너무 많거나 또는 뇌수술을 무서워하는 분들에게 선호되는 치료법입니다.

◇박광식: 삼차신경통 수술 후 주의사항이 있나요?

◆이승훈: 일반적으로 뇌수술 이후는 뇌압을 높이는 행위를 하면 안 됩니다. 물구나무서기를 한다든지 헬스장에서 너무 고되게 운동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은 1~3개월 정도 피하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뇌줄기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귀 뒤쪽으로 들어가는데 목의 두꺼운 근육을 다 절개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목도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피하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 외에는 똑같이 생활하셔도 됩니다.

※전체 방송 중 내용 일부만을 담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표현 등은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범위에서 알기 쉽게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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