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김장 물가 빨간불…배추가 ‘금추’된 까닭?

입력 2019.10.15 (08:27) 수정 2019.10.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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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에 배추 값이 올라 그야말로 금추가 됐다는 소식 친절한 뉴스 시간을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배추 값이 오른 이유는 가을배추의 1/3 정도를 담당하는 해남의 작황 상태가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농민들은 물론 김장을 앞두고 있는 주부들도 걱정이 큰데요.

배추는 왜 금추가 됐는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전남 해남군입니다.

가을배추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배추 산지인데요.

밭 한 쪽이 텅 비어있는가 하면 노랗게 말라 죽은 배추도 보입니다.

그나마 푸른색 건강해 보이는 배추는 손을 갖다 대자 마치 뿌리가 없는 것처럼 떨어져 나옵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잔뿌리가 완전히 녹아버렸어요. 배추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가 없는 배추입니다."]

여느 때라면 곧 수확을 앞두고 있어야할 시기지만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뿌리가 썩어 배추의 성장은 이미 멈춘 상태라는 겁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지금 이 시기면 배추가 반결구라고 하죠. 이파리가 이렇게 커서 속이 차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현재 이 상태라는 이야기는 이미 김장 배추로서 자기 역할은 못하는 거죠."]

해남 김장배추 농가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김효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 : "가장 큰 이유가 태풍 피해죠. 바람이 세게 불어서 어린 배추가 뿌리가 흔들려 버린 거죠. 그때 상처를 받는 상태에서 마지막 태풍 ‘미탁’이 비를 많이 가져왔잖아요. 습해서 균이 뿌리 깊이 침투한 거란 말입니다."]

8월 파종을 하고 가을배추가 한창 생육을 할 시기인 9월과 10월.

하지만, 가을장마에 이어 세 차례 태풍이 연이어 덮치면서 고스란히 피해로 이어진 겁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지금 현재 전체 면적의 80% 정도가 피해를 입었는데 이건 거의 천문학적이죠. 소위 지역 경제가 흔들릴 정도라는 이야기입니다."]

올해로 35년째 배추 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런 흉작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저는 배추를 한 2헥타르 정도를 경작하는데 마이너스죠. 올해 같은 경우는 마이너스에요. 왜냐하면 3.3㎡당 4천 원 농약대금, 인건비가 (들어가는데) 그런데 고스란히 부채로 남는 거잖아요. 소득이 없기 때문에…."]

농민들 대부분이 생산비를 대출받아 투자하고 있는터라 수익이 나지 않으니 돈 갚을 길도 막막하다고 합니다.

배추 밭을 아예 갈아엎는 농가도 한둘이 아닙니다.

[이용선/배추 재배 농민 : "지금 배추가 보시다시피 전혀 없지 않습니까. 놔두면 풀만 자라나고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배추모종 심기만 무려 세 차례나 했지만 최근 태풍 미탁이 덮치면서 더 이상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이용선/배추 재배 농민 : "농민 심정이 그렇지 않습니까. 한번 살려본다고 영양제도 주고 비료도 주고 농약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다 했어요. 몇 번을 그렇게 해도 배추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여."]

[김애수/배추 재배 농민 : "정부에선 또 심으면 되지 않겠냐고 그러는데 시기가 있지 않습니까. 시기가. 아무 때나 심어서 되는 게 아니라 온도가 몇 도씨가 돼야지 배추가 커서 결실을 맺지."]

농지는 임대해 쓰고 있기에 당장 임대료는 엎친데덮친격입니다.

[이용선 /배추 재배 농민 : "임대로 어떻게 줄 수도 없는 것이고. (배추 농사로) 생활하고 일 년 내내 살아야 하는데 생계문제죠."]

김장용 절임배추를 판매하는 농가는 피해가 올해 한 해로 끝나는게 아니라고 하는데요.

[김애수/배추 재배 농민 : "절임 배추를 올해도 하고 내년에도 하고 계속 판매해야 되는데 올해 안 하면 내년에 고객이 오겠습니까. 내년, 내후년까지도 연계적인 피해가 되는 거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민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김효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 : " 대출금 상환 유예라든가 연기라든가 이자 보상이라든가 이런 조치들이 있지 않으면 농민들 금방 죽습니다."]

김장을 앞둔 가을배추 공급이 이처럼 차질을 빚다 보니 피해는 소비자에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배추한 포기 도매가격이 4,500원대로 지난해 10월 중순 1,800원대 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게 거래됐습니다.

한 대형마트에선 한 포기당 6천원 넘게 팔립니다.

주부들 당장 김장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은주/마트 고객 : "배춧값이 올라서 여태까지는 (김치를) 담가 먹었는데 이번에는 사 먹어야 될까…."]

[김명연/마트 고객 : "저희는 (김장을) 20kg 두 박스 정도 할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양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어요."]

김치를 만들어 파는 전통 시장의 상인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예순/시장 상인 : "김치 담그는 사람들이 마진이 없죠. 우리 같은 경우는 단골손님들이기 때문에 올릴 수도 없고…."]

[하복순/시장 상인 : "배추가 안 좋으면서 비싸. 오늘도 안 좋으면서 비싸게 올라왔어. 너무 비싸니까 힘들어요. 장사하기가."]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축 물량을 준비해 김장철 배추 가격 폭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추 농가 농민들은 물론 김장철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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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5 08:28:35
    • 수정2019-10-15 10: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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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배추 값이 올라 그야말로 금추가 됐다는 소식 친절한 뉴스 시간을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배추 값이 오른 이유는 가을배추의 1/3 정도를 담당하는 해남의 작황 상태가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농민들은 물론 김장을 앞두고 있는 주부들도 걱정이 큰데요.

배추는 왜 금추가 됐는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전남 해남군입니다.

가을배추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배추 산지인데요.

밭 한 쪽이 텅 비어있는가 하면 노랗게 말라 죽은 배추도 보입니다.

그나마 푸른색 건강해 보이는 배추는 손을 갖다 대자 마치 뿌리가 없는 것처럼 떨어져 나옵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잔뿌리가 완전히 녹아버렸어요. 배추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가 없는 배추입니다."]

여느 때라면 곧 수확을 앞두고 있어야할 시기지만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뿌리가 썩어 배추의 성장은 이미 멈춘 상태라는 겁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지금 이 시기면 배추가 반결구라고 하죠. 이파리가 이렇게 커서 속이 차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현재 이 상태라는 이야기는 이미 김장 배추로서 자기 역할은 못하는 거죠."]

해남 김장배추 농가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김효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 : "가장 큰 이유가 태풍 피해죠. 바람이 세게 불어서 어린 배추가 뿌리가 흔들려 버린 거죠. 그때 상처를 받는 상태에서 마지막 태풍 ‘미탁’이 비를 많이 가져왔잖아요. 습해서 균이 뿌리 깊이 침투한 거란 말입니다."]

8월 파종을 하고 가을배추가 한창 생육을 할 시기인 9월과 10월.

하지만, 가을장마에 이어 세 차례 태풍이 연이어 덮치면서 고스란히 피해로 이어진 겁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지금 현재 전체 면적의 80% 정도가 피해를 입었는데 이건 거의 천문학적이죠. 소위 지역 경제가 흔들릴 정도라는 이야기입니다."]

올해로 35년째 배추 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런 흉작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김영동/배추 재배 농민 : "저는 배추를 한 2헥타르 정도를 경작하는데 마이너스죠. 올해 같은 경우는 마이너스에요. 왜냐하면 3.3㎡당 4천 원 농약대금, 인건비가 (들어가는데) 그런데 고스란히 부채로 남는 거잖아요. 소득이 없기 때문에…."]

농민들 대부분이 생산비를 대출받아 투자하고 있는터라 수익이 나지 않으니 돈 갚을 길도 막막하다고 합니다.

배추 밭을 아예 갈아엎는 농가도 한둘이 아닙니다.

[이용선/배추 재배 농민 : "지금 배추가 보시다시피 전혀 없지 않습니까. 놔두면 풀만 자라나고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배추모종 심기만 무려 세 차례나 했지만 최근 태풍 미탁이 덮치면서 더 이상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이용선/배추 재배 농민 : "농민 심정이 그렇지 않습니까. 한번 살려본다고 영양제도 주고 비료도 주고 농약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다 했어요. 몇 번을 그렇게 해도 배추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여."]

[김애수/배추 재배 농민 : "정부에선 또 심으면 되지 않겠냐고 그러는데 시기가 있지 않습니까. 시기가. 아무 때나 심어서 되는 게 아니라 온도가 몇 도씨가 돼야지 배추가 커서 결실을 맺지."]

농지는 임대해 쓰고 있기에 당장 임대료는 엎친데덮친격입니다.

[이용선 /배추 재배 농민 : "임대로 어떻게 줄 수도 없는 것이고. (배추 농사로) 생활하고 일 년 내내 살아야 하는데 생계문제죠."]

김장용 절임배추를 판매하는 농가는 피해가 올해 한 해로 끝나는게 아니라고 하는데요.

[김애수/배추 재배 농민 : "절임 배추를 올해도 하고 내년에도 하고 계속 판매해야 되는데 올해 안 하면 내년에 고객이 오겠습니까. 내년, 내후년까지도 연계적인 피해가 되는 거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민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김효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 : " 대출금 상환 유예라든가 연기라든가 이자 보상이라든가 이런 조치들이 있지 않으면 농민들 금방 죽습니다."]

김장을 앞둔 가을배추 공급이 이처럼 차질을 빚다 보니 피해는 소비자에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배추한 포기 도매가격이 4,500원대로 지난해 10월 중순 1,800원대 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게 거래됐습니다.

한 대형마트에선 한 포기당 6천원 넘게 팔립니다.

주부들 당장 김장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은주/마트 고객 : "배춧값이 올라서 여태까지는 (김치를) 담가 먹었는데 이번에는 사 먹어야 될까…."]

[김명연/마트 고객 : "저희는 (김장을) 20kg 두 박스 정도 할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양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어요."]

김치를 만들어 파는 전통 시장의 상인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예순/시장 상인 : "김치 담그는 사람들이 마진이 없죠. 우리 같은 경우는 단골손님들이기 때문에 올릴 수도 없고…."]

[하복순/시장 상인 : "배추가 안 좋으면서 비싸. 오늘도 안 좋으면서 비싸게 올라왔어. 너무 비싸니까 힘들어요. 장사하기가."]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축 물량을 준비해 김장철 배추 가격 폭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추 농가 농민들은 물론 김장철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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