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태국 야생 호랑이의 비극…죽음 놓고 책임 공방?

입력 2019.09.17 (20:40) 수정 2019.09.1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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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6년 야생동물 밀거래 의혹이 짙었던 태국의 한 사원에서 호랑이 140여 마리를 구조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3년 만에 절반이 넘는 80여 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유석조 특파원, 구조된 야생호랑이들이 당국 보호 아래 있었을 텐데 죽은 원인이 뭔가요?

[기자]

네, 어제 태국 국립공원 야생동식물국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구조된 직후부터 전문 의료진의 치료가 있었지만 호랑이 상당수가 죽었다는 겁니다.

당시 구조된 호랑이는 모두 147마리였는데 3년 만에 절반이 넘는 86마리가 죽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에 따르면 호랑이를 키우던 사원에서 무리한 근친 교배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다는 건데요.

3년 전 호랑이를 구조했을 때도 면역체계에 이상을 보였다는 설명입니다.

[파타라폴/태국 국립공원 야생동식물국 : "유전적 문제가 주된 이유입니다. 호랑이의 유전적 특성이 약해지면서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이들 호랑이는 대부분 시베리안 품종입니다.

호랑이 개체 중에서도 가장 체구가 크지만 밀렵에 희생되고 서식지가 감소하면서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는데요.

3년 전 호랑이를 몰수당한 사원 측은 야생동물 보호당국에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원 측과 당국 간에 책임공방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네, 사원 측은 호랑이가 근친 교배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면서 당국 발표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야생 서식지를 마련하지 못하고 좁은 우리에 가둬 키운 탓이라면서 호랑이를 사원으로 돌려보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태국 칸차나부리에 있는 이 사원은 2001년 정부가 생포한 야생호랑이 7마리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승격됐는데요.

‘호랑이 사원’으로 불리면서 관광명소로도 유명세를 탔죠.

처음에는 기부금으로 유지했지만 호랑이가 점차 늘면서 전문 인력과 사육시설을 갖추고 동물원처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관광객들이 야생호랑이를 쓰다듬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생태공원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만,

국제 동물보호단체 등은 밀거래와 불법 번식, 동물학대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습니다.

[갤스터/야생동물 보호단체 ‘프리랜드’/2015년 : "이곳 호랑이 사원은 오랫동안 의심을 받았어요. 말하자면 호랑이 불법 사육소입니다."]

2016년 당국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는데요.

사원 곳곳에서 호랑이 가죽과 송곳니 등 불법 도살이 의심되는 흔적이 나왔구요.

냉동고에서는 새끼 호랑이 사체 40구도 발견됐습니다.

사원에서 사육하던 호랑이 147마리는 그 즉시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로 옮기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구조한 호랑이마저 지금 절반 넘게 죽었으니 당국도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태국 정부는 살아남은 호랑이를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법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당국이 호랑이 압수 후 3년 동안 호랑이가 죽은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당국 책임론까지 제기되면서 정부의 야생동물 보호정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호랑이들을 구조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남은 호랑이를 어떻게 보호할 지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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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태국 야생 호랑이의 비극…죽음 놓고 책임 공방?
    • 입력 2019-09-17 20:45:53
    • 수정2019-09-17 21:02:08
    글로벌24
[앵커]

지난 2016년 야생동물 밀거래 의혹이 짙었던 태국의 한 사원에서 호랑이 140여 마리를 구조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3년 만에 절반이 넘는 80여 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유석조 특파원, 구조된 야생호랑이들이 당국 보호 아래 있었을 텐데 죽은 원인이 뭔가요?

[기자]

네, 어제 태국 국립공원 야생동식물국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구조된 직후부터 전문 의료진의 치료가 있었지만 호랑이 상당수가 죽었다는 겁니다.

당시 구조된 호랑이는 모두 147마리였는데 3년 만에 절반이 넘는 86마리가 죽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에 따르면 호랑이를 키우던 사원에서 무리한 근친 교배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다는 건데요.

3년 전 호랑이를 구조했을 때도 면역체계에 이상을 보였다는 설명입니다.

[파타라폴/태국 국립공원 야생동식물국 : "유전적 문제가 주된 이유입니다. 호랑이의 유전적 특성이 약해지면서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이들 호랑이는 대부분 시베리안 품종입니다.

호랑이 개체 중에서도 가장 체구가 크지만 밀렵에 희생되고 서식지가 감소하면서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는데요.

3년 전 호랑이를 몰수당한 사원 측은 야생동물 보호당국에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원 측과 당국 간에 책임공방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네, 사원 측은 호랑이가 근친 교배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면서 당국 발표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야생 서식지를 마련하지 못하고 좁은 우리에 가둬 키운 탓이라면서 호랑이를 사원으로 돌려보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태국 칸차나부리에 있는 이 사원은 2001년 정부가 생포한 야생호랑이 7마리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승격됐는데요.

‘호랑이 사원’으로 불리면서 관광명소로도 유명세를 탔죠.

처음에는 기부금으로 유지했지만 호랑이가 점차 늘면서 전문 인력과 사육시설을 갖추고 동물원처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관광객들이 야생호랑이를 쓰다듬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생태공원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만,

국제 동물보호단체 등은 밀거래와 불법 번식, 동물학대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습니다.

[갤스터/야생동물 보호단체 ‘프리랜드’/2015년 : "이곳 호랑이 사원은 오랫동안 의심을 받았어요. 말하자면 호랑이 불법 사육소입니다."]

2016년 당국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는데요.

사원 곳곳에서 호랑이 가죽과 송곳니 등 불법 도살이 의심되는 흔적이 나왔구요.

냉동고에서는 새끼 호랑이 사체 40구도 발견됐습니다.

사원에서 사육하던 호랑이 147마리는 그 즉시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로 옮기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구조한 호랑이마저 지금 절반 넘게 죽었으니 당국도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태국 정부는 살아남은 호랑이를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법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당국이 호랑이 압수 후 3년 동안 호랑이가 죽은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당국 책임론까지 제기되면서 정부의 야생동물 보호정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호랑이들을 구조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남은 호랑이를 어떻게 보호할 지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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