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흡연자 취업 제한하는 일본 기업들

입력 2019.05.20 (20:34) 수정 2019.05.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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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직자에게 중요한 스펙이라면 흔히 외국어 자격증,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제 일본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도 취업에 유리한 스펙이 될 듯 합니다.

일본 기업들이 흡연자는 채용하지 않겠다! 이런 방침을 내놓은 건데요.

이승철 특파원, 신입사원 채용조건에 ‘금연’이 등장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일본기업들이 근무시간 중 직원들의 흡연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채용조건으로 ‘금연’을 내세운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달 나가사키 대학이 채용공고를 냈는데요.

홈페이지에 올라온 ‘교원 모집요강’을 보면 ‘간접흡연으로부터 학생과 교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자 채용을 보류’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 생명보험회사도 내년 신입사원 응시자격에 ‘비흡연자’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건강, 제약업계, 보험사에서 두드러지는데요.

히마와리 생명은 금연서약을 하지 않는 직원은 승진에 제한을 두기로 했구요.

화이자 일본법인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계약직은 정사원 전환이 어려워졌습니다.

직원 건강이 회사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담배 피우는 휴식시간을 없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한때 일본이 ‘흡연자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담배에 관대했던 나라였잖아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네, 일본은 흡연을 규제하기보다 흡연 에티켓을 강조하는 나라였습니다만,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도는 ‘간접흡연방지 조례안’을 가결했습니다.

조례안을 보면요, 음식점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연이고 병원이나 행정기관도 옥외 흡연실을 제외하고 전면 금연입니다.

위반하면 5만 엔 이하 벌금을 내야 하는데 내년 4월부터 시행합니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 : "기초자치단체와 잘 협력하겠습니다. 조례안이 생겼으니 건강 최우선을 위한 도정을 펼치겠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세계보건기구 WHO는 2010년부터 담배 연기 없는 올림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런던에 이어 리우도 대회를 앞두고 레스토랑과 공공장소 흡연을 강력히 규제했었죠. 이번엔 도쿄 차례가 된 겁니다.

[오자키 하루오/도쿄의학협회장 : "도쿄에서 제대로 하면 다른 자치단체에도 도미노처럼 파급돼 다양한 금연정책이 시행되고, 간접흡연 방지에 도움이 될 겁니다."]

특히 대기업이 금연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인데요.

지난주에는 도쿄도 내 23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해 ‘금연추진기업 컨소시엄’도 발족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면 흡연자라서 뽑지 않겠다, 채용차별 논란은 없을까요?

[기자]

네, 일각에서는 흡연자에게 불이익을 주기보다 금연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런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올림픽을 앞두고 금연이 확산되면서 채용차별보다는 기업의 재량권을 우선시하는 분위깁니다.

건강보험 업계는 미리 변호사 자문을 구해서 금연정책이 사업과 관련성이 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후생노동성은 "성별, 장애 여부로 차별한다면 법령 위반이지만 흡연 여부는 법령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흡연자를 압박하는 분위기 속에 기업의 관련 채용기준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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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0 20:39:51
    • 수정2019-05-20 20:55:32
    글로벌24
[앵커]

구직자에게 중요한 스펙이라면 흔히 외국어 자격증,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제 일본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도 취업에 유리한 스펙이 될 듯 합니다.

일본 기업들이 흡연자는 채용하지 않겠다! 이런 방침을 내놓은 건데요.

이승철 특파원, 신입사원 채용조건에 ‘금연’이 등장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일본기업들이 근무시간 중 직원들의 흡연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채용조건으로 ‘금연’을 내세운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달 나가사키 대학이 채용공고를 냈는데요.

홈페이지에 올라온 ‘교원 모집요강’을 보면 ‘간접흡연으로부터 학생과 교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자 채용을 보류’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 생명보험회사도 내년 신입사원 응시자격에 ‘비흡연자’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건강, 제약업계, 보험사에서 두드러지는데요.

히마와리 생명은 금연서약을 하지 않는 직원은 승진에 제한을 두기로 했구요.

화이자 일본법인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계약직은 정사원 전환이 어려워졌습니다.

직원 건강이 회사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담배 피우는 휴식시간을 없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한때 일본이 ‘흡연자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담배에 관대했던 나라였잖아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네, 일본은 흡연을 규제하기보다 흡연 에티켓을 강조하는 나라였습니다만,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도는 ‘간접흡연방지 조례안’을 가결했습니다.

조례안을 보면요, 음식점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연이고 병원이나 행정기관도 옥외 흡연실을 제외하고 전면 금연입니다.

위반하면 5만 엔 이하 벌금을 내야 하는데 내년 4월부터 시행합니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 : "기초자치단체와 잘 협력하겠습니다. 조례안이 생겼으니 건강 최우선을 위한 도정을 펼치겠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세계보건기구 WHO는 2010년부터 담배 연기 없는 올림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런던에 이어 리우도 대회를 앞두고 레스토랑과 공공장소 흡연을 강력히 규제했었죠. 이번엔 도쿄 차례가 된 겁니다.

[오자키 하루오/도쿄의학협회장 : "도쿄에서 제대로 하면 다른 자치단체에도 도미노처럼 파급돼 다양한 금연정책이 시행되고, 간접흡연 방지에 도움이 될 겁니다."]

특히 대기업이 금연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인데요.

지난주에는 도쿄도 내 23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해 ‘금연추진기업 컨소시엄’도 발족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면 흡연자라서 뽑지 않겠다, 채용차별 논란은 없을까요?

[기자]

네, 일각에서는 흡연자에게 불이익을 주기보다 금연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런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올림픽을 앞두고 금연이 확산되면서 채용차별보다는 기업의 재량권을 우선시하는 분위깁니다.

건강보험 업계는 미리 변호사 자문을 구해서 금연정책이 사업과 관련성이 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후생노동성은 "성별, 장애 여부로 차별한다면 법령 위반이지만 흡연 여부는 법령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흡연자를 압박하는 분위기 속에 기업의 관련 채용기준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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