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역대 대통령 진료’ 국군서울지구병원, 용산으로 이전 검토

입력 2024.04.18 (19:00) 수정 2024.04.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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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서울지구병원국군서울지구병원

대통령실이 이른바 ‘국가원수 진료 병원’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국군서울지구병원을 용산미군기지 반환부지 내 미 육군 제 121후송병원(121병원) 건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지구병원의 이전 계획과 관련해 “121병원으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논의가 시작된 만큼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청와대 인근에 있는 서울지구병원은 전·현직 대통령 본인과 가족, 군 장성,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부대 장병 등을 진료하는 군 병원으로 활용됐습니다.

■‘대통령 전용 병원’으로 빈번히 보도된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은 원래 서울 종로구 삼청동이 아니라, 경복궁 동쪽 소격동에 그 건물이 있었습니다. 유래를 보면,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소격동에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을 세우고 총독과 일제 고관대작을 위한 병원으로 활용했습니다. 해방 후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제2부속병원이 됐고, 6·25전쟁 때 수도육군병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소격동의 국군수도병원은 1971년 서울 등촌동에 수도통합병원이 생겨 이전하자, 그 분원으로서 그 자리에 남아 있었고, 이후 이 병원시설이 개편되면서 국군서울지구병원이 됐습니다. 이어서 201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자리를 내주고 지금의 위치인 삼청동으로 옮겼습니다.

국군서울지구병원이 대중적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이 병원이 1979년 10·26 사태 때 총격을 당해 후송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병원으로 알려지면서입니다.

그 뒤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과로와 위장장애로 입원하면서 대통령 전용 병원으로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2002년 서울지구병원에서 퇴원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2002년 서울지구병원에서 퇴원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보도를 보면 청와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원한 뒤 마땅한 입원실이 없어 불편을 겪었다며 국방부 예산 30억 원을 들여 병원 시설 전반을 보수하고 대통령 전용 병실을 전면 수리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 뒤로도 수차례 이 병원에 입원해 진료와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국군서울지구병원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건 이명박 정부 때 병원을 미술관 부지로 내놓으면서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경복궁 옆에 보면 기무사령부가 있는데 그 옆에 대통령 전용 병원이 있다”며 “대통령 한 사람이 양보하면 되니 국민들에게 돌려줘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뒤 미술관이 들어설 때까지 ‘대통령 병원’의 국민 환원 과정이 빈번히 보도됐습니다.

■ 용산 대통령실과 직선거리 6km 넘어…“골든타임 놓칠라” 지적도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지구병원과의 거리도 멀어졌습니다.

직선거리로 6km가 넘고 서울 도심을 통과하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는 차량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한남동 관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용산 대통령실 이전 논란 과정에서 야당 의원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022년 9월 대정부질문에서 군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서울 지구병원은 (관저와) 너무 멀어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어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지구병원의 용산 이전은 대통령 집무실· 관저와 병원 사이 거리를 좁히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 ‘121병원’ 빈 건물만 남아있고 국방부 명의

121병원은 원래 일제강점기 용산 총독관저가 있던 자리에 지어졌습니다.

유래를 살펴보면, 용산 총독관저는 광복 이후 미 7사단 위관장교 숙소로, 1949년 7월 주한미군 철수 직후에는 미 군사고문단(KMAG) 장교 클럽으로 사용됐습니다.

이후 6·25전쟁 때 폭격을 받아 상단 부분이 파괴 되었고 1950년대 후반 주한미군이 그 자리에 병원을 지었습니다.

미 121병원미 121병원

이후 ‘서울 미군병원’으로 운영되다 1971년 ‘미 육군 제 121후송병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21병원은 용산미군기지 소속 미군들이 사용하던 시설로 용산기지 반환 계획에 따라 현재는 미군 측 인력과 장비가 철수한 상태입니다.

대통령실과 거리는 600여 미터에 불과하고 미군기지 반환 협상의 결과로 명의가 국방부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대안이 없을 정도의 최적지인 셈입니다.

다만 용산공원 국제공모당선 계획안에는 121병원을 해체하고 정원과 문화시설, 수경시설을 배치할 계획으로 되어 있습니다.

서울지구병원 이전을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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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4-18 20: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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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서울지구병원
대통령실이 이른바 ‘국가원수 진료 병원’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국군서울지구병원을 용산미군기지 반환부지 내 미 육군 제 121후송병원(121병원) 건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지구병원의 이전 계획과 관련해 “121병원으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논의가 시작된 만큼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청와대 인근에 있는 서울지구병원은 전·현직 대통령 본인과 가족, 군 장성,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부대 장병 등을 진료하는 군 병원으로 활용됐습니다.

■‘대통령 전용 병원’으로 빈번히 보도된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은 원래 서울 종로구 삼청동이 아니라, 경복궁 동쪽 소격동에 그 건물이 있었습니다. 유래를 보면,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소격동에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을 세우고 총독과 일제 고관대작을 위한 병원으로 활용했습니다. 해방 후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제2부속병원이 됐고, 6·25전쟁 때 수도육군병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소격동의 국군수도병원은 1971년 서울 등촌동에 수도통합병원이 생겨 이전하자, 그 분원으로서 그 자리에 남아 있었고, 이후 이 병원시설이 개편되면서 국군서울지구병원이 됐습니다. 이어서 201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자리를 내주고 지금의 위치인 삼청동으로 옮겼습니다.

국군서울지구병원이 대중적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이 병원이 1979년 10·26 사태 때 총격을 당해 후송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병원으로 알려지면서입니다.

그 뒤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과로와 위장장애로 입원하면서 대통령 전용 병원으로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2002년 서울지구병원에서 퇴원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보도를 보면 청와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원한 뒤 마땅한 입원실이 없어 불편을 겪었다며 국방부 예산 30억 원을 들여 병원 시설 전반을 보수하고 대통령 전용 병실을 전면 수리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 뒤로도 수차례 이 병원에 입원해 진료와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국군서울지구병원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건 이명박 정부 때 병원을 미술관 부지로 내놓으면서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경복궁 옆에 보면 기무사령부가 있는데 그 옆에 대통령 전용 병원이 있다”며 “대통령 한 사람이 양보하면 되니 국민들에게 돌려줘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뒤 미술관이 들어설 때까지 ‘대통령 병원’의 국민 환원 과정이 빈번히 보도됐습니다.

■ 용산 대통령실과 직선거리 6km 넘어…“골든타임 놓칠라” 지적도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지구병원과의 거리도 멀어졌습니다.

직선거리로 6km가 넘고 서울 도심을 통과하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는 차량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한남동 관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용산 대통령실 이전 논란 과정에서 야당 의원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022년 9월 대정부질문에서 군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서울 지구병원은 (관저와) 너무 멀어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어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지구병원의 용산 이전은 대통령 집무실· 관저와 병원 사이 거리를 좁히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 ‘121병원’ 빈 건물만 남아있고 국방부 명의

121병원은 원래 일제강점기 용산 총독관저가 있던 자리에 지어졌습니다.

유래를 살펴보면, 용산 총독관저는 광복 이후 미 7사단 위관장교 숙소로, 1949년 7월 주한미군 철수 직후에는 미 군사고문단(KMAG) 장교 클럽으로 사용됐습니다.

이후 6·25전쟁 때 폭격을 받아 상단 부분이 파괴 되었고 1950년대 후반 주한미군이 그 자리에 병원을 지었습니다.

미 121병원
이후 ‘서울 미군병원’으로 운영되다 1971년 ‘미 육군 제 121후송병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21병원은 용산미군기지 소속 미군들이 사용하던 시설로 용산기지 반환 계획에 따라 현재는 미군 측 인력과 장비가 철수한 상태입니다.

대통령실과 거리는 600여 미터에 불과하고 미군기지 반환 협상의 결과로 명의가 국방부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대안이 없을 정도의 최적지인 셈입니다.

다만 용산공원 국제공모당선 계획안에는 121병원을 해체하고 정원과 문화시설, 수경시설을 배치할 계획으로 되어 있습니다.

서울지구병원 이전을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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