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부터 ‘구멍 손잡이’…“구멍만 있어도 편해요”

입력 2020.11.23 (21:49) 수정 2020.11.24 (07: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손잡이 구멍이 있는 택배상자가 오늘(23일) 우체국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상자를 나를 때 한결 편해질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민간 택배회사의 동참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짐차에서 문 앞까지, 15kg짜리 배추김치 상자를 받친 손이 잔뜩 긴장합니다.

["잡을 데가 없어."]

장갑 낀 손으로 잡을 데도 없는 무거운 상자를 들고 나르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이성규/우체국 택배기사 : "(상자) 밑에를 잡다 보니까, 무게가 더 들고요. 아무래도 허리를 좀 더 숙여야 하니까 허리도 많이 아프고..."]

실제로 우체국 택배기사의 절반 이상이 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통증 부위는 허리, 어깨, 손가락, 손목 등이었습니다.

결국, 정부가 7kg 이상의 우체국 택배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구멍 손잡이' 하나만으로도 몸이 느끼는 물건의 무게가 10% 이상 줄어듭니다.

[이일곤/서울중앙우체국 집배실장 : "이렇게 하면(손잡이 잡으면) 훨씬 더 들기...힘이 많이 경감이 되고, 업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구멍이 찢어지지 않도록 종이 재질도 강화했습니다.

[박윤수/우정사업본부 소포전자상거래과장 : "(택배 상자) 개선 요구는 평소에도 있었습니다. (택배 기사) 근골격계 개선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가 많이 제기돼서 저희도 이번에 소포 상자를 시급히 개선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일반상자에 담겨 배달되는 물건이 우체국 택배의 절반 이상, 더구나 민간 택배회사는 손잡이 상자를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예 생산 단계부터 모든 택배 상자에 손잡이를 규격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윱니다.

[윤중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우체국본부장 : "표준 규격을 만들어서 상자에 구멍 내는 것을 의무화하면 물류업계 노동자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겁니다."]

수년간의 요구 끝에 겨우 도입된 택배 상자 손잡이, 제작비용 지원 등 정부와 업계 간의 추가적인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최민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우체국 택배부터 ‘구멍 손잡이’…“구멍만 있어도 편해요”
    • 입력 2020-11-23 21:49:07
    • 수정2020-11-24 07:53:45
    뉴스 9
[앵커]

손잡이 구멍이 있는 택배상자가 오늘(23일) 우체국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상자를 나를 때 한결 편해질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민간 택배회사의 동참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짐차에서 문 앞까지, 15kg짜리 배추김치 상자를 받친 손이 잔뜩 긴장합니다.

["잡을 데가 없어."]

장갑 낀 손으로 잡을 데도 없는 무거운 상자를 들고 나르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이성규/우체국 택배기사 : "(상자) 밑에를 잡다 보니까, 무게가 더 들고요. 아무래도 허리를 좀 더 숙여야 하니까 허리도 많이 아프고..."]

실제로 우체국 택배기사의 절반 이상이 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통증 부위는 허리, 어깨, 손가락, 손목 등이었습니다.

결국, 정부가 7kg 이상의 우체국 택배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구멍 손잡이' 하나만으로도 몸이 느끼는 물건의 무게가 10% 이상 줄어듭니다.

[이일곤/서울중앙우체국 집배실장 : "이렇게 하면(손잡이 잡으면) 훨씬 더 들기...힘이 많이 경감이 되고, 업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구멍이 찢어지지 않도록 종이 재질도 강화했습니다.

[박윤수/우정사업본부 소포전자상거래과장 : "(택배 상자) 개선 요구는 평소에도 있었습니다. (택배 기사) 근골격계 개선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가 많이 제기돼서 저희도 이번에 소포 상자를 시급히 개선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일반상자에 담겨 배달되는 물건이 우체국 택배의 절반 이상, 더구나 민간 택배회사는 손잡이 상자를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예 생산 단계부터 모든 택배 상자에 손잡이를 규격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윱니다.

[윤중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우체국본부장 : "표준 규격을 만들어서 상자에 구멍 내는 것을 의무화하면 물류업계 노동자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겁니다."]

수년간의 요구 끝에 겨우 도입된 택배 상자 손잡이, 제작비용 지원 등 정부와 업계 간의 추가적인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최민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