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英 윌리엄 왕세손 “가족의 죽음, 전혀 다른 고통” 고백

입력 2019.05.21 (10:47) 수정 2019.05.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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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며칠 전 방송에 나와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죽음으로 인해 겪었던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털어놨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치유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친근하게 정신 건강 치료에 앞장 서고 있는 그의 행보를 지구촌 인에서 따라가 봅니다.

[리포트]

1981년 7월, 영국 다이애나비와 찰스 왕세자의 화려했던 결혼식 장면, 기억하십니까?

둘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래오래 행복할 것을 다짐했지만, 결국 15년 만에 이혼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8월, 다이애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서른 여섯,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는데요.

당시 아들이었던 윌리엄 왕세손의 나이는 15살이었습니다.

슬픔을 표현하는 법도 이겨내는 법도 서툴렀는데요.

긴 세월이 지나 어린 소년에서 아빠가 된 윌리엄 왕세손은 며칠 전, 방송을 통해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특히 어린 나이에 가족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은, 사실 시기와는 상관없지만 삶에서 이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을 순 없을 것이라 정도의 아픔을 경험합니다."]

윌리엄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대니 로즈, 번리 FC의 피터 크라우치, 프랑스 축구국가대표 출신 티에리 앙리 등과 함께 정신건강에 관한 대화를 나눴는데요.

윌리엄 왕세손은 모친과의 사별 당시 자신의 아픔을 솔직히 고백하며, 치료를 위해선 누구라도 정신적인 상처를 편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영국 특유의 '불굴의 정신'이 영국인들에게 자신의 느낌을 말하는 것을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므로 긴장감을 풀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윌리엄 왕세손은 또 군대에서 응급구조대로 일하며 느꼈던 감정을 나눴는데요.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깊은 우울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면 죽음이 바로 눈앞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이로 피해가 발생하고 진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들었을 때, 말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윌리엄 왕세손은 동생 해리 왕자와 함께 영국 내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여러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2016년에 시작한 '헤드 투게더' 캠페인이 대표적인데요 개개인의 정신적 상처를 더 솔직하게 털어놓도록 장려했습니다.

[해리 윈저/영국 왕손 :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멋진 일을 해내고 싶다는 야망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머리를 맞대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엔 직장 내 감정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우리는 특별히 더 압박감 높은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엔 의미가 없습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 나누기를 독려하는 것이 화제가 되기 바랍니다."]

올해 2월엔 세계경제포럼 정신 건강 부문에 참가해 토론을 펼쳤고, 이달 초에는 자살 충동, 괴롭힘 등으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24시간 문자 메시지 서비스, '샤우트'를 개시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모든 국민과 함께 정신 건강에 관해 대화하고자 합니다. (중략) 보다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새로운 헤드 투게더 캠페인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자신의 고통을 말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춘 것인데요.

남에게 자신의 아픔을 솔직히 드러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마주한 아픔을 피하지 않는, 진정한 자기 고백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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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英 윌리엄 왕세손 “가족의 죽음, 전혀 다른 고통” 고백
    • 입력 2019-05-21 10:51:45
    • 수정2019-05-21 11:02:26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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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며칠 전 방송에 나와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죽음으로 인해 겪었던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털어놨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치유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친근하게 정신 건강 치료에 앞장 서고 있는 그의 행보를 지구촌 인에서 따라가 봅니다.

[리포트]

1981년 7월, 영국 다이애나비와 찰스 왕세자의 화려했던 결혼식 장면, 기억하십니까?

둘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래오래 행복할 것을 다짐했지만, 결국 15년 만에 이혼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8월, 다이애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서른 여섯,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는데요.

당시 아들이었던 윌리엄 왕세손의 나이는 15살이었습니다.

슬픔을 표현하는 법도 이겨내는 법도 서툴렀는데요.

긴 세월이 지나 어린 소년에서 아빠가 된 윌리엄 왕세손은 며칠 전, 방송을 통해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특히 어린 나이에 가족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은, 사실 시기와는 상관없지만 삶에서 이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을 순 없을 것이라 정도의 아픔을 경험합니다."]

윌리엄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대니 로즈, 번리 FC의 피터 크라우치, 프랑스 축구국가대표 출신 티에리 앙리 등과 함께 정신건강에 관한 대화를 나눴는데요.

윌리엄 왕세손은 모친과의 사별 당시 자신의 아픔을 솔직히 고백하며, 치료를 위해선 누구라도 정신적인 상처를 편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영국 특유의 '불굴의 정신'이 영국인들에게 자신의 느낌을 말하는 것을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므로 긴장감을 풀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윌리엄 왕세손은 또 군대에서 응급구조대로 일하며 느꼈던 감정을 나눴는데요.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깊은 우울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면 죽음이 바로 눈앞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이로 피해가 발생하고 진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들었을 때, 말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윌리엄 왕세손은 동생 해리 왕자와 함께 영국 내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여러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2016년에 시작한 '헤드 투게더' 캠페인이 대표적인데요 개개인의 정신적 상처를 더 솔직하게 털어놓도록 장려했습니다.

[해리 윈저/영국 왕손 :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멋진 일을 해내고 싶다는 야망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머리를 맞대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엔 직장 내 감정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우리는 특별히 더 압박감 높은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엔 의미가 없습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 나누기를 독려하는 것이 화제가 되기 바랍니다."]

올해 2월엔 세계경제포럼 정신 건강 부문에 참가해 토론을 펼쳤고, 이달 초에는 자살 충동, 괴롭힘 등으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24시간 문자 메시지 서비스, '샤우트'를 개시했습니다.

[윌리엄 윈저/영국 왕세손 : "모든 국민과 함께 정신 건강에 관해 대화하고자 합니다. (중략) 보다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새로운 헤드 투게더 캠페인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자신의 고통을 말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춘 것인데요.

남에게 자신의 아픔을 솔직히 드러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마주한 아픔을 피하지 않는, 진정한 자기 고백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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