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사고…일본은?

입력 2019.05.20 (18:07) 수정 2019.05.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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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답변]

얼마 전, 우리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경남 양산의 추돌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75세 고령으로 알려졌죠.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들어서면서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추센데요,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희생자 남편/4월 24일 : "조금이라도 운전이 불안하다면 차를 운전하지 않는 선택을 해 주세요. 주변 분들도 본인에게 그렇게 권해 주세요."]

제발 운전만은 하지 말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이 남성.

지난달, 87세 운전자 낸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습니다.

모녀를 포함해 사상자는 모두 12명.

경찰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도 고령 운전자 사고가 심각한 사회 문제죠?

[답변]

네. 화면 함께 보실까요?

일본 경찰청이 발표한 자룝니다.

지난해 교통 사망 사고는 3천4백여 건으로, 이중 75세 이상 고령자가 일으킨 사고가 460건입니다.

전체의 14.8%로 역대 최고칩니다.

인구 10만 명당 사고 건수만 보더라도 나이가 많을수록 사고 비율이 눈에 띄게 높은걸 알 수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올해도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일본 군마현에선 85세 남성이 낸 사고에 여고생 2명이 크게 다쳤고, 2월 도쿄에선 79세 변호사가 몬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1명이 숨졌습니다.

일본 경찰청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직접 운전을 하다 숨진 65세 이상 고령자도 16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잦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답변]

네. 6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안전 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가장 많았는데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하는 등의 조작 실수가 14%, 안전 부주의는 18%였습니다.

특히 75세 이상의 경우, 31%가 조작 실수로 인해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곳은 미야기현에 있는 한 자동차 강습소입니다.

우회전하는 차량 한 대.

그런데 갑자기 핸들을 왼쪽으로 꺾습니다.

["우측통행이에요."]

이 운전자는 좁은 길을 통과하려 연신 핸들을 돌려 보지만 이내 차선을 밟습니다.

["좁은 곳이니 시야가 좁아지므로 천천히 가라고 (하더라고요). 부딪히진 않았지만, 속도를 줄여 (길을) 잘 보라는 말을 들었어요."]

이날 주행 연습 과정에서 일부는 반대 차선으로 달린 경우도 있었는데요.

일본에선 실제로,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의 66%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해 일어납니다.

[앵커]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본에선 1998년부터 운전면허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실제 반납률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참여율이 저조한 편입니다.

제가 관련 통계를 준비했는데요.

스스로 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지난해에만 42만 명입니다.

상당한 수이지만, 전체적인 비율로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천8백만 명.

80세 이상도 220만 명이 넘습니다.

[앵커]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대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요?

[답변]

대다수 고령 운전자들이 아직은 운전할 수 있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자동차 운전에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65세 이상 운전자의 76%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운전면허를 언제 반납하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80세 전후가 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70세 : "아직 괜찮지 않을까. 교외라든지 고속도로는 괜찮지. (운전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앵커]

하지만 운전면허를 반납하라고, 또 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도 없는 일이잖아요.

생계를 위해 운전을 꼭 해야 하는 사람도 많은 게 현실인데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면허증 갱신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는 75세 이상 운전자의 치매 검사를 의무화했는데요.

그런데 이 또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본에서 지난해 인지기능 검사를 받은 75세 이상 운전자 중 73%가 '문제없음'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면허 갱신과 적성 검사의 주기는 3년.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그 사이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도쿄서 사고를 낸 87세 운전자 역시 면허를 갱신할 때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최근엔 지팡이를 짚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토 가나야/JAF오사카지부 사업과 과장 : "신체 능력은 개인차가 큽니다. (건강 상태나 운전 태도 등) 의식을 갖도록 만들면 안전으로 연결되죠."]

지난해 교통 사망 사고를 낸 75세 이상 운전자 414명 중 204명이 치매 또는 인지 능력 저하의 우려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기준이 일본보다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네. 일정 나이가 되면 운전면허 효력을 정지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대표적인데요.

80세가 되면 면허가 말소되는데, 다만 시험을 치러 합격점을 받으면 운전할 수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 주별로 차이가 있지만,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는 85세 이상이라면 건강 검진과 함께 도로 주행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 역시 뚜렷한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2016년에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 사망 사고는 모두 215건.

30건에 불과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셉니다.

미국 역시 주별로 면허 갱신 시험을 강화하고,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96세 이상 면허 소지자만 3천백여 명에 달하는데요.

고령 운전자를 배려하는 정책들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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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사고…일본은?
    • 입력 2019-05-20 18:14:08
    • 수정2019-05-20 22: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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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답변]

얼마 전, 우리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경남 양산의 추돌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75세 고령으로 알려졌죠.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들어서면서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추센데요,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희생자 남편/4월 24일 : "조금이라도 운전이 불안하다면 차를 운전하지 않는 선택을 해 주세요. 주변 분들도 본인에게 그렇게 권해 주세요."]

제발 운전만은 하지 말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이 남성.

지난달, 87세 운전자 낸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습니다.

모녀를 포함해 사상자는 모두 12명.

경찰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도 고령 운전자 사고가 심각한 사회 문제죠?

[답변]

네. 화면 함께 보실까요?

일본 경찰청이 발표한 자룝니다.

지난해 교통 사망 사고는 3천4백여 건으로, 이중 75세 이상 고령자가 일으킨 사고가 460건입니다.

전체의 14.8%로 역대 최고칩니다.

인구 10만 명당 사고 건수만 보더라도 나이가 많을수록 사고 비율이 눈에 띄게 높은걸 알 수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올해도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일본 군마현에선 85세 남성이 낸 사고에 여고생 2명이 크게 다쳤고, 2월 도쿄에선 79세 변호사가 몬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1명이 숨졌습니다.

일본 경찰청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직접 운전을 하다 숨진 65세 이상 고령자도 16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잦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답변]

네. 6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안전 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가장 많았는데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하는 등의 조작 실수가 14%, 안전 부주의는 18%였습니다.

특히 75세 이상의 경우, 31%가 조작 실수로 인해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곳은 미야기현에 있는 한 자동차 강습소입니다.

우회전하는 차량 한 대.

그런데 갑자기 핸들을 왼쪽으로 꺾습니다.

["우측통행이에요."]

이 운전자는 좁은 길을 통과하려 연신 핸들을 돌려 보지만 이내 차선을 밟습니다.

["좁은 곳이니 시야가 좁아지므로 천천히 가라고 (하더라고요). 부딪히진 않았지만, 속도를 줄여 (길을) 잘 보라는 말을 들었어요."]

이날 주행 연습 과정에서 일부는 반대 차선으로 달린 경우도 있었는데요.

일본에선 실제로,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의 66%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해 일어납니다.

[앵커]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본에선 1998년부터 운전면허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실제 반납률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참여율이 저조한 편입니다.

제가 관련 통계를 준비했는데요.

스스로 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지난해에만 42만 명입니다.

상당한 수이지만, 전체적인 비율로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천8백만 명.

80세 이상도 220만 명이 넘습니다.

[앵커]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대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요?

[답변]

대다수 고령 운전자들이 아직은 운전할 수 있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자동차 운전에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65세 이상 운전자의 76%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운전면허를 언제 반납하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80세 전후가 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70세 : "아직 괜찮지 않을까. 교외라든지 고속도로는 괜찮지. (운전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앵커]

하지만 운전면허를 반납하라고, 또 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도 없는 일이잖아요.

생계를 위해 운전을 꼭 해야 하는 사람도 많은 게 현실인데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면허증 갱신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는 75세 이상 운전자의 치매 검사를 의무화했는데요.

그런데 이 또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본에서 지난해 인지기능 검사를 받은 75세 이상 운전자 중 73%가 '문제없음'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면허 갱신과 적성 검사의 주기는 3년.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그 사이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도쿄서 사고를 낸 87세 운전자 역시 면허를 갱신할 때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최근엔 지팡이를 짚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토 가나야/JAF오사카지부 사업과 과장 : "신체 능력은 개인차가 큽니다. (건강 상태나 운전 태도 등) 의식을 갖도록 만들면 안전으로 연결되죠."]

지난해 교통 사망 사고를 낸 75세 이상 운전자 414명 중 204명이 치매 또는 인지 능력 저하의 우려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기준이 일본보다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네. 일정 나이가 되면 운전면허 효력을 정지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대표적인데요.

80세가 되면 면허가 말소되는데, 다만 시험을 치러 합격점을 받으면 운전할 수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 주별로 차이가 있지만,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는 85세 이상이라면 건강 검진과 함께 도로 주행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 역시 뚜렷한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2016년에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 사망 사고는 모두 215건.

30건에 불과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셉니다.

미국 역시 주별로 면허 갱신 시험을 강화하고,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96세 이상 면허 소지자만 3천백여 명에 달하는데요.

고령 운전자를 배려하는 정책들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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